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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오디션 봤던 한국계 배우, 이제는 '에펙'·'옵치' 성우

미국 성우 업계에서 독보적 입지에 오른 비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0-11-30 09:58:07

“저 어렸을 때만 해도 한국을 모르는 미국인이 많았어요. 제 다음 한국계 배우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백인들의 잔치’로 불리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동양인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가까이는 BTS가 미국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올랐다. 팝 부문에서는 한국인 최초다.

 

미국 게임 씬에서도 한국계 배우들의 앞길을 먼저 닦고 있는 선구자가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크립토, <오버워치> 단편 애니메이션 <슈팅스타>에서 ‘대현’의 영문판 목소리를 연기한 조니 영이다.

 

LA에 거주 중인 그와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 내내 한국 문화, 게임, 연기를 향한 그의 진심 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1시간 남짓한 대화를 여기 옮긴다. 인터뷰는 우리말로 진행됐다.

 

출처: 조니 영 트위터 / @JohnnyYoung115

 


 

# 크립토 뒤에는 디바가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반갑다. 현재 <에이펙스 레전드> 영어판 ‘크립토’로 활동 중인데, 한국에서는 <에이펙스 레전드>가 조금 비주류 게임이어서 잘 모르는 분도 있을 것 같다. 크립토 역에 캐스팅되기까지 과정을 간단히 설명 해줄 수 있나?

 

조니 영: 미국 연예계 사정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전에 한국에서도 연예계 활동을 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미국은 매니저 채용, 프로필사진 촬영, 오디션 등을 모두 소속사가 아닌 배우가 스스로 알아서 한다. 나 같은 경우 연극, 드라마, 영화 분야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게임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친한 동료 배우 샬렛 정의 권유였다. 샬렛은 <오버워치>의 디바,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3> 세라프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샬렛의 작품활동을 보며 게임 성우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샬렛 역시 내 연기와 성향을 보고 게임 업계 진출을 권유했다.

 

그 뒤로 약 1년 동안 게임 성우 오디션을 봤다. 처음으로 주어진 기회는 <월드 워 Z>의 일본인 캐릭터였다. 그 다음에는 <오버워치> 단편 애니메이션의 ‘대현’ 역할을 맡았다. 대현을 연기하고 난 뒤에 <에이펙스 레전드> 크립토 배역 오디션 제의가 들어와서 최종 캐스팅될 수 있었다.

 

 

영어판 디바 성우 샬렛 정과 친분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생긴 인연인지?

 

ABC, CBS,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사는 정기적으로 동양인, 흑인, 히스패닉 등 백인을 제외한 배우들을 상대로 다양성 쇼케이스(diversity showcase)라는 유형의 오디션을 진행한다. 약 5,000명으로 시작해서 12명 정도로 좁혀지는 일종의 경연이다.

 

나도 여기 참가했다가 안타깝게도 마무리 단계에서 떨어졌다(웃음). 이 때 나의 대본 리딩 상대역이 바로 샬렛이었다. 샬렛은 동양인으로서 잘 되어야 한다며 나를 응원해줬다. 그렇게 서로 친해졌다. (샬렛 정은 한국인, 일본인 혼혈로서 미국 국적을 지닌 배우)

 

 

# 캐릭터 구축을 위한 노력

 

<에이펙스 레전드>의 크립토와 공감대를 느끼는 부분이 있나? 캐릭터 해석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작가분들은 나와 크립토가 비슷하다고 하는데, 내 생각엔 성격이 많이 다른 것 같다(웃음).

 

처음에 대본을 전달 받았을 때는 영화 <매트릭스> 주인공 ‘네오’ 같은 캐릭터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내 해석은 조금 달랐다. 크립토 특징을 제대로 살리기에 네오는 약간 가벼운(?)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립토는 대기업의 비밀을 알아냈다가 양동생을 잃고, 그 살해누명까지 쓴 채 복수를 노리며 도망다니는 해커다.)

 

그래서, 크립토의 개성에 더 어울리는 영화 캐릭터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저씨>와 <우는 남자>의 주인공들을 참고해 크립토 캐릭터를 완성했다.

 

 

<우는 남자> 주연 장동건 선배님과는 그의 첫 헐리우드 영화 <워리어스 웨이>에서 1년 정도 같이 작업을 한 인연도 있다. 이 때 장동건 선배를 통해 한국 억양이 섞인 영어 발음을 익힐 기회가 있었고, 이것을 크립토에게 적용했다.

 

(북미에서는 비영어권 출신 캐릭터의 경우 모국어 억양이 섞인 영어를 쓰는 경우가 흔하다. 크립토 역시 한국식 영어발음을 구사한다.)

 

 

크립토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더 신경쓴 부분 있다면?

 

캐릭터에 가장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아내려 노력했다. 크립토는 항상 쫓기는 도망자기 때문에 과도하게 조심하는(paranoid) 성격이다. 그래서 항상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누가 자기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크립토의 한국어 억양을 살리기 위해서 모든 영어 대사를 일단 발음나는 대로 한글로 전부 옮겨 적기도 했다. 그래서 녹음할 때는 ‘잇 사운즈 라이크 디스’(It sounds like this)하는 식으로 읽었다. 그러면 녹음 감독이 미국인 입장에서 너무 딱딱한 부분은 좀 더 부드럽게 발음해 달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부분만 다시 녹음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한국어 억양은 살아있되 미국인같이 들리는 영어로 녹음할 수 있었다.

 

 

# 진성 게이머입니다

 

현재 트위치에서 <에이펙스 레전드>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주로 크립토를 플레이하던데, 크립토의 인게임 캐릭터 분석도 해줄 수 있나? 꽤 사용하기 까다로운 캐릭터로 평가 받는다.

 

미국에서도 쓰기 어렵다고들 한다. 크립토를 플레이하다 보면 다른 레전드처럼 전투 도중에 스킬을 써가며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크립토는 적 사살보다는 서포트 역할이라고 생각을 아예 바꾸시는 게 좋다. ‘잘 쏘는’ 동료가 충분히 활약할 수 있도록 적 탐지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적절히 EMP(궁극기)를 써주는 역할이다. 사격에 자신이 없거나 동료들을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쓰기에 적절한 레전드다.

 

 

게임에 관심이 항상 많았다고 했는데, 얼마나 즐겨왔나? 방송을 보니 빈말이 아니라 실력도 좋다.

 

이걸 한국어로는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너드(nerd)였는데, ‘오타쿠’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매니아? 매니아라고 하면 될까?(함께 폭소) 그래, 어렸을 때부터 게임 매니아였다. 어렸을 때 누나가 닌텐도 게임기를 사온 이래 쭉 게임을 좋아했다. 슈퍼닌텐도나 세가 제네시스같은 콘솔을 다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첫 PC가 생겼다. 한국 분들은 그때 PC방을 엄청 많이 가셨을 텐데 미국에는 그런 문화가 없어서 친구들이랑 컴퓨터를 사 맞춰서 놀았다.

 

이때쯤 <퀘이크>, <철권>, <하프라이프> 같은 게임을 많이 했다. 인터넷 연결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보니 컴퓨터를 들고 친구네 모여서 노는 ‘랜파티’(LAN party)를 많이 했다. 매주 금요일에 학교가 끝나면 어머니께서 컴퓨터와 모니터를 차에 싣고 친구네 데려다 주셨다. 그래서 일요일까지 게임을 했다. 거의 매주 그랬다.

 

그렇게 어렸을 때 주변에 게임 좋아하는 친구가 많았고, 배우 일에 뛰어든 이후에도 스트레스 풀 일이 있으면 항상 게임을 한다.

 

 

# 한국계 미국 배우로 산다는 것

 

미국에서 동양인 배우 입지는 매우 좁다. 동양인만 등장하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감독 ‘존 추’도 동양 배우들의 연기 기회가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 동의하는지, 미국에서 동양인 배우로 일하는 경험이 어떤지 궁금하다.

 

영화, 연극, 그리고 특히 TV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정말 역할이 많지 않다. 하지만 내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 동양인 배역이 늘었고,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기업은 다양성에 더욱 신경을 써주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배우 숫자에 비해 배역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동양계 배우 친구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동양인만 등장하는 영화로서 보기 드물게 북미 등지에서 흥행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내가 한국말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업계 환경과 관련이 있다. 18살에 처음으로 연기를 시작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미국에는 기회가 적다며 한국에 가서 활동해보라고 권유하셨다. 그래서 연세어학당에 들어가 한국어를 배운 것이다.

 

게임업계나 성우업계는 사정이 다르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의 개인적 경험이 워낙 특수한 것 같아서 뭐라고 단정하기 힘들다.

 

나 같은 경우 지난 3~4년 사이에 ‘갑자기’ 큰 프로젝트를 4개 맡게 됐다. 한국말, 영어가 모두 가능하면서 20년 넘게 연기한 사람이 여기에는 거의 없다. 거기에 게임 관련 지식까지 있는 사람은 더욱 없다더라. 신기하게도 내 인생사에 쌓여 온 이런저런 경험이 ‘준비된 이력’처럼 작용한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인종을 떠나서 성우업계는 문이 정말 좁다고 들었다. 나는 운이 좋아서 그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한국에서 데뷔를 준비하셨던 줄은 몰랐다. 혹시 그때의 경험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

 

솔직한 말로 워낙 어릴 때여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다. 그때가 노홍철 씨가 거리에서 MC하시던 시절이다. 슈퍼주니어도 데뷔하기 전이다. 내가 다니던 어학당에 슈퍼주니어 활동 예정인 멤버가 있었다.

 

그때는 압구정로데오 같은 핫한 동네에서 소속사 분들이 돌아다니면서 술자리나 길거리에서 캐스팅 많이 했다. 나도 몇 번 제안을 받았고 어린 마음에 정확한 회사명도 모른 채 어떤 소속사 분과 같이 다니고 그랬다. 그때 CF도 하나 찍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 오디션도 봤었다. 그런데 한국어 억양이 아직 좋지 않았고 대본도 잘 못 읽었던 시절이다. 기회를 찾아서 미국을 떠나온 것이었는데 결국 한국에서도 기회가 많지 않았다(웃음).

 

 

<괴물> 오디션을 봤었다고? 어떤 배역이었나?

 

한국어, 영어 다 사용하는 과학자 역할이었다. 나중에 보니까 나보다 20년 정도 더 일하신 선배분께서 캐스팅 됐더라.

 

왼쪽 인물 배역으로 추정 (출처: 영화 <괴물>)

 

 

# 한국인과 한국어,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던 진심

 

한국인 소비자 입장에서, 외국 작품에 어색하거나 이상한 한국어 대사가 나오면 가끔 그런 의문이 든다. ‘제작진, 출연진 중에 한국인도 있을 텐데 대체 왜?’ 개인적으로 <에이펙스 레전드>에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한국어 대사는 어떻게 쓰였나? 본인이 관여한 부분도 있나?

 

대사를 읽다가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작가분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서 바꿔나갔다.  작가님들은 그런 부분에서 매우 오픈돼있다. 크립토의 한국어 대사가 잘 이해되지 않으면 작가들한테 ‘원래 하고싶은 말’이 뭔지 물어봤다. 그리고 상황에 더 잘 맞는 한국어 표현을 찾아 주는 식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에 한국인 직원도 몇 명 계신다. 내가 생각한 한국어 표현이 정말 괜찮은지 그분들한테 다시 한 번 확인을 받았다. 아무래도 내가 한국말은 할 수 있지만 사고방식은 미국 사람이니까 단어 선택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대부분 문제 없었고, 어쩌다가 한 번씩 그 분들에게 교정을 받았다.

 

 

이렇게 대화를 나눠보니 우리말을 정말 잘 하신다. 덕분에 인게임 대사도 잘 표현된 것 같아서 한국어 사용자로서 깊이 감사드린다.

 

천만의 말씀이다. 유명한 게임인데 거기 나오는 한국인 캐릭터가 이상한 말을 하면 한국말 하시는 분들에게 욕을 먹을까봐 사실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그래서 더 신경을 썼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한국인 캐릭터, 그것도 신비스러운 과거를 가진 무게있고 멋있는 캐릭터다. 이런 한국인 캐릭터가 많지 않다.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했다.

 

물론 크립토가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쓰는 모습이 어떤 분들한테는 어색하게 보일 수 있다. 이것은 국제적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런 것 같다.

 

관련해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한국분들은 모르실 수 있는데, 크립토가 한국어로 말하는 대사들은 모두 다른 캐릭터들이 알아듣지 않길 바라는 ‘비밀 이야기’들이다.

 

 

적을 발견했을 때 말하는 “쟤들은 나 못봤겠지”같은 혼잣말이 그런 사례인가

 

맞다.

 

 

# 그들이 앞서서 닦고 있는 길

 

봉준호 감독 얘기가 나왔다. 봉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 당시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는 한국계로서 너무 감격했다고 말했다. 북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동양계 배우분들에게 의미 있는 일이었을 것 같다.

 

나도 봉준호 감독님이 상을 받았을 때 너무 자랑스러웠다. <기생충> LA 시사회에서 영화를 직접 봤을 때도 대단한 작품이라고 느꼈고, 그 전에 한국에 살면서 한국 영화와 한국 음악의 수준이 대단히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국이 ‘잘 한다’는 사실이 이 기회에 알려져서 좋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기뻐하던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출처: ABC)

 

요즘에는 블랙핑크나 BTS 노래가 그냥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정말 신기하다. 예전에는 ‘한국’이 뭔지 사람들이 아예 몰랐었다. 그래서 무시도 많이 당했다. 요즘엔 한국 영화와 음악이 정말 정말 인기가 많아졌다.



그런 변화가 향후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한국인 배우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솔직히 나 자신은 직접적으로 도움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더 어린 배우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한국 사람들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한국 배경을 지닌 친구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본인의 게임계 성우 활동 역시 후배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웃음) 정말 감사하다. 그런데 나는 아직 ‘초보’다. 같이 일하는 ‘미라지’ 성우나 다른 분들은 훨씬 오래 성우로 활동했다.

 

 

‘초보’라고 하셨는데, 미국에서 배우 커리어와 성우 커리어는 철저하게 분리되는 편인가?

 

그렇지는 않다. 한국은 성우와 배우의 활동과 연기를 따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미국에서는 두 분야가 많이 섞여 있다.

 

배역을 분석하고 상황에 맞게 연기하면 된다는 점에서 두 직군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본다. 다만 연기 스타일이 달라질 뿐이다. 다른 연기 분야도 스타일을 달리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연극 연기는 상대적으로 크고 밝은 반면 영화 연기는 더 조용하고 진지하다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목소리 연기도 그렇게 스타일을 조절하면 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 코로나19 속 현재와 미래, 그리고 희망 - "한국 여러분께 더 알려지고 싶어"

 

전세계가 처해있는 상황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미국 배우 업계,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은 어떻다고 보나? 체감하는 차이가 있나?

 

솔직한 말씀으로 성우 쪽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재택하며 작업이 가능하고, 스튜디오에 나가서 녹음하더라도 사운드 엔지니어 등 다른 사람을 대면하지 않은 채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래 현장 촬영을 나가던 분들은 전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게임과 스트리밍 산업은 오히려 호황인 부분도 있다. 왜냐하면 한국은 그나마 사회생활이 가능한 상태지만, 미국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도 거의 1년 동안 대부분 집 안에서만 지냈다. 기껏해야 1주일에 2~3번 잠깐씩 산책을 나가거나 했을 뿐이다. 식당도 문을 닫고 헬스장도 문을 닫았다. 할 게 없다. 그래서 한국에 가야하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은 한국에 계신다. 한국에 친구도 꽤 있다.

 

트위치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트위치 johnnyyoung115)

 

이런 상황에서 디스코드, 유튜브, 트위치 등으로 저를 찾아주시는 팬 분들에게 더더욱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감사하다. 집에 계속 있지만 사람과 대화는 해야하지 않은가? 팬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오버워치> 대현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일부 팬은 <오버워치 2>에서 대현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출시될지 모른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면 아마도 블리자드와 다시 일하게 될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러면 물론 좋을 것 같다. 한국 캐릭터가 많지 않으니 역시 좋은 기회다. 그리고 <에이펙스 레전드>와 <오버워치>에 둘 다 참여하는 성우는 몇 명 없는데,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웃음).

 

현재 <오버워치>의 시메트라 역을 맡은 안잘리 비마니가 <에이펙스 레전드>의 램퍼트 역을 맡고 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 역할의 대린 드 폴은 <에이펙스 레전드>의 레버넌트를 연기한다.

 

 

한국 유저들과도 소통하고픈 마음이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한다.

 

아직 많은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다. 일단 시차문제 때문에 방송 시간을 잡기가 어렵다. 한국 구독자분들이 많아진다면 한국 분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을 진행해 볼 생각이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핏줄은 한국 사람이다.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있다. 한국 여러분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싶다. 지금 사랑해주시는 모든 한국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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