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넥슨이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도타 2>의 프로와 아마추어 리그를 통합한 정규 리그 ‘코리아 도타 2 리그’(이하 KDL) 출범을 발표했다.
KDL 소개에 앞서 넥슨 박성민 팀장은 “다른 스포츠처럼 <도타 2>도 어떤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꿈을 이루고 싶고, 다른 사람은 누군가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보는 재미와 직접 즐기는 재미가 하나가 되고 모든 유저가 즐길 수 리그가 KDL이다”고 강조했다.
넥슨 <도타 2> 사업팀 박성민 팀장
보는 재미와 참가하는 재미 모두 노린 통합리그
KDL은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공인 리그로 연간 각 8주차씩 4개의 시즌에 걸쳐 진행되며, 각 팀의 실력에 따라 티어1, 티어2, 티어3 총 세 단계로 나뉘어 운영된다.
티어1과 티어2는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와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유저를 위한 단계다. 티어1은 최상위 실력을 보유한 4개의 프로 팀들로 구성되며 경기마다 큰 규모의 상금이 걸려 있다. 티어2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공존하는 그룹으로, 총 6개 팀이 경합을 벌인다. 티어3는 직접 참가하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를 대상으로 한 그룹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력에 따라 티어가 바뀌는 승강전
KDL은 실력에 따라 상위 티어로 승격하거나 하위 티어로 강등될 수 있는 ‘스위치 시스템’과 연승 혜택을 통해 시즌 내에서 연승하는 팀에게 더 많은 상금을 주는 ‘위너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스위치 시스템은 팀의 성적에 따라 차기 시즌에서 티어 승격 강등 여부가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티어1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한 2개 팀은 강등 위험에 처하며, 반대로 티어2의 최상위 2개 팀은 승격 기회를 얻는다. 강등 위기와 승격 기회의 4팀은 다음 시즌에 앞서 티어1 진출을 두고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의 승강전을 벌이게 된다.
티어3에 참가한 팀들은 아마추어 리그, 오프라인 PC방 리그, 커뮤니티 리그 등 다양한 경기에서 우승할 때마다 주어지는 ‘티어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 포인트를 가장 많이 획득한 상위 2개 팀은 티어2로 승격할 수 있다.
잘하면 올라가고 못하면 떨어지는 스위치 시스템.
티어3는 3개의 아마추어 리그로 구성되며, 입상한 팀은 포인트를 얻게 된다.
승자에게 상급 즉시 지급, 위너 시스템
위너 시스템은 티어1과 티어2 선수들에게 경기마다 승리수당을 제공하는 것이다. 승리수당은 경기가 끝나면 이긴 팀에게 바로 지급된다. 또한, 팀이 연승할수록 추가 상금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티어1의 승리수당은 500만 원이지만 2연승을 하면 600만 원이 제공된다. 전승하면 한 시즌에서 최대 5,500만 원까지 획득할 수 있다.
넥슨은 위너 시스템을 통해 경기마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우승에서 멀어진 팀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연승 혜택을 통해 선수와 유저에게 얼마나 연승을 이어갈지 등 긴장감을 제공하며 보는 재미도 살리겠다는 계획이다. 각 티어의 순위 역시 누적 상금으로 매겨진다.
시즌 마지막에는 해당 시즌 중 가장 높은 누적상금을 기록한 2팀이 파이널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우승상금과 함께 해당 팀을 모델로 한 전용 아이템이 만들어진다. 이 아이템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가 우승팀에게 제공된다.
이기면 상금을 바로 준다. 연승하면 보너스 상금이 점점 불어난다.
우승하면 상금과 함께 전용 아이템이 제작된다. 아이템 판매 수익의 일부도 제공된다.
시즌별 우승팀에게는 프로게이머 자격증 부여
KeSPA 공인리그로 채택된 KDL은 매 시즌 우승, 준우승 팀에게 프로게이머 자격증 및 대학입학 추천서 등을 제공한다. 또한, 선수들은 프로게이머 정기 소양교육에 참가할 수 있거나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다.
KDL은 오는 2월 16일부터 연말까지 총 4개 시즌이 진행되며, 티어1과 티어2의 속한 모든 팀의 경기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와 일요일 오후 2시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넥슨은 1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10일 동안 <도타 2> 공식 홈페이지(//dota2.nexon.com)에서 ‘티어 결정전’ 참가 팀을 모집한다. 이후 2월 9일 ‘티어 결정전’을 통해 참가한 팀들의 티어를 확정할 예정이다.
KDL은 스포티비 게임즈와 스포티비, 네이버,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으로 생중계된다.
아래는 KDL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KDL은 KeSPA의 공인리그로 출범하면서 정확하게 어떤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인가?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국장: 대학 추천서, 프로게이머 자격증 등을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것 외에도 e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티어3인 아마추어 리그의 저변 확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협회에서는 PC방 등을 기반으로 <도타 2>를 생활e스포츠로서 아마추어 리그의 저변을 넓히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KDL이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리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KDL은 티어가 나뉘어 있다. 이 티어는 어떻게 나눠지는가?
넥슨 도타팀 박성민 팀장: 각 시즌은 별도의 예선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 지난 시즌의 성적에 따라 티어가 나뉘게 된다. 다만 처음 시작하는 KDL 시즌1은 티어 결정전을 치를 예정으로 24일부터 참가자를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 기존에 진행했었던 NSL 등의 기록을 연동하는 방안도 고민했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의도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해외 유명 팀도 참가할 수 있지만 이들 역시 참가 신청부터 해야 한다.
KDL이 개막한 후에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거나 해외 팀이 참가할 때도 티어3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존의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도 유명 선수들이 챌린지 리그나 듀얼 토너먼트 등을 뚫고 올라온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미 기존에 다양한 e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연출이 필요할 텐데, 어떤 연출을 선보일 계획인가?
스포티비 안성국 PD: 리그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새로운 스포츠 형태를 만들기 위해 같이 고민했다. 다만 아직 리그가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진행될지 밝히긴 어려울 것 같다. 기존의 e스포츠 대회와 차별화된, 생소하지만 색다른 느낌의 대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힌트를 제공하자면, 기존 대회가 경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KDL은 쇼에 가까운 느낌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스타가 되듯이 이 리그를 통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다른 <도타 2> 리그인 NSL이 진행 중이다. 그러면 2개의 리그가 함께 진행되는 건가?
박성민 팀장: NSL은 오는 2월 15일 결승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KDL의 첫 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NSL처럼 다른 방송사나 업체와 함께 리그를 진행할 여지는 여전히 있다. 다만 지금은 KDL에 집중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국장, 넥슨 도타팀 박성민 팀장, 스포티비 안성국 PD.
티어1은 4팀이고 티어2는 6팀이다. 경기는 각 티어끼리 진행되는데 시즌은 2달 동안 이어진다. 같은 팀 간의 경기가 반복될 우려가 있을 것 같다.
박성민 팀장: 그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 등 다양한 e스포츠 리그를 분석해 왔다. 그 결과 유저가 만족할 만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팀은 10개를 넘지 않았다. 상위 팀을 20개 정도로 늘리면 오히려 대회의 질과 경기의 박진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대회는 리그전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각 팀은 다른 팀들과 각각 2번씩만 겨루며 최종 1, 2위 팀이 그랜드 파이널을 치르게 된다.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이슈 중 하나가 선수생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다. 비슷한 장르인 <도타 2>는 이를 어떻게 해소하려고 하는가?
박성민 팀장: 우리가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도타 2>는 손의 빠르기와 반사속도도 중요하나 전략과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게임에 비해 선수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길게 선수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타 2>는 KDL 외에도 세계대회인 ‘디 인터내셔널 2014’(이하 TI4) 등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챔피언스 리그와 롤드컵이 연계되는 것처럼 연관성이 있는가?
박성민 팀장: 연관성은 없다. 다만 국내 선수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진 상황이고 KDL을 통해 더욱 실력이 올라간다면 TI4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TI4 시드권 등에 대해서는 밸브와 논의 중이다.
만약 국내 팀이 TI4에 진출하면 KDL 3차 시즌과 일정이 겹칠 우려가 있다.
박성민 팀장: 만약 한국 팀이 TI4에 진출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원할 것이다. TI4가 약 10일 동안 진행되는 만큼 리그 일정을 조절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해당 팀을 일단 제외하고 리그를 진행할 수도 있다.
연승할 경우 상금이 추가된다. 시즌을 연속해서 우승한다면 추가 혜택이 있는가?
박성민 팀장: 별도의 혜택은 없다. 대신 시즌마다 상금이 제공되고 전용 아이템도 매번 받게 된다. 만약 1년 동안 모든 시즌에서 우승하면 전용 아이템 4개를 받게 되며, 이를 통해 얻은 수익도 제공된다. 또한, 연말에 열리는 그랜드 파이널은 각 시즌 우승 팀이 아닌 시즌을 진행하는 동안 누적상금이 가장 많은 4개팀을 초청하는 방식이다.
티어3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박성민 팀장: KDL은 방송으로 중계하는 대회 외에도 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리그를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대회를 하는 것도 리그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소규모 대회를 티어3가 포함하는 것이다.
티어3는 온라인, 오프라인 그리고 통합 리그가 있으며 누구나 쉽게 참가할 수 있다. 티어3는 8주 단위로 진행되며 매주 대회를 개최하고 우승한 팀에게 포인트를 제공한다. 8주 동안 가장 높은 포인트를 얻은 두 팀은 티어2로 진출할 수 있는 승강전에 참가할 기회를 얻는다. 티어3는 많은 유저가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고 직접 즐기는 것이 중요한 리그인 만큼 티어1과 티어2와 달리 다양한 방식의 리그를 시도할 계획이다.
캐스터는 성승헌과 김철민, 해설자는 정인호·온상민·유대현으로 결정됐다.
왼쪽 끝부터 KeSPA 조만수 국장, 김철학 국장, 넥슨 한재호 본부장, 넥슨 <도타 2> 사업실 박성민 팀장, 스포티비 게임즈 박창현 국장, 안성국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