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두 번째로 아프리카 방송 BJ로 활동하고 있는 그레이엄 서버의 안티노라를 만나봤습니다. 아직 초보 BJ지만, 즐겁고 재미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네요. 한 번 BJ 안티노라를 만나볼까요? / 테라 디스이즈게임 순귀
순귀]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티노라] 안녕하세요.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대한건아! 그레이엄 서버에서 마법사로 활동하고 있는 안티노라입니다.
순귀] <테라>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안티노라] <테라>는 제가 2008년쯤 군대 가기 전에 기대작으로 기억하고 있었어요. 전역 후 마비노기 영웅전이라는 게임을 하다가 <테라>가 오픈해서 길드원과 함께 시작했죠. 그 당시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는데 길드원이 계속하기에 한 번 해볼까 하는 심정으로 설치한 것이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순귀] 그럼 방송은 언제부터 하게 된 건가요?
안티노라] 작년 11월쯤 일거에요. 제가 마비노기 영웅전을 하면서 서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장비를 가지고 있어 방송을 시작했죠. 그때는 어쩌다 하는 정도였는데 <테라>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많은 시청자가 모였을 땐 초보라서 어리바리 하기도 했었는데 인기 BJ 러너님이 조언도 해주고 많이 도와줘서 정말 감사했죠.
그리고 방송하면서 베스트 BJ가 되겠다고 말했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결국 베스트 BJ가 돼서 다행이에요. <테라>로 베스트 BJ가 된 건 저뿐이라는데 확실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방송 경력 1년도 안됐지만 Best BJ가 됐다.
순귀] 방송을 하면서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안티노라] 아무래도 시청자가 별풍선을 줬을 때일까요? (웃음) 농담입니다. 절대 아니에요. 나름 준비한 인터뷰용 아메리칸 조크입니다. 제가 방송을 처음 할 때부터 찾아와주시고 지금까지 계속 시청해주시는 시청자 분들이 계셔서 흐뭇하기도 해요. 가끔 <테라>에 관련된 홈페이지에 제 얘기가 언급될 때 뭔가 묘하죠.
순귀] 뿌듯하시겠어요. 방송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으세요?
안티노라] 특별한 건 아니지만 있어요. 저는 군대에서 욕을 배워서 복무 중에만 욕을 했고 전역하고선 전혀 안 하는데 어느 시청자 분께서 “안티노라님 방송은 욕을 안 해서 좋아요. 부모님 앞에서 봐도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묘하게 찡했습니다.
제가 원래 욕을 안 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욕을 곁들이면 시청자들도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욕이 없는 방송을 함으로써 제 방송을 편하게 보는 분들 또한 계시기에 앞으로도 욕 없는 방송으로 계속 하려고요.
▲ 욕 없는 깨끗한 방송. 공익광고 협의회(???).
순귀] 그렇군요. 평소에 전장 위주로 방송하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안티노라] 녹화해서 올리는 파일 대부분이 전장에 관련된 것이지 전장 방송만 하지는 않아요. 죽는 모습만 보여드리긴 하지만, 인던도 자주 돌고 예전같은 경우는 길드 대 길드 단위로 대규모 전투도 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사람들도 없고 길드전도 잘 안해서 방송에선 못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순귀] 아하! 전장에 참여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어요?
안티노라] 음. 전장이라는 게 5명이서 싸우는 곳이다 보니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어요. 하지만, 제 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일부러 타이밍 맞춰 같이 신청하기도 하죠. 그렇게 만난 분들은 저만 죽이려고 쫓아 오시기도 해요. 건방진 시청자 분들... 농담인거 아시죠? 사랑합니다. 여러분.
순귀] 방송을 보다보면 다양한 음악과 효과음을 사용하던데...
안티노라] 티비에서 보면 어떤 프로그램이던 적절한 음악과 효과음을 사용하잖아요? 그런 상황에 맞는 음악이나 효과음이 나오면 그 장면이 부각되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죠. 그래서 저도 방송하면서 인간 극장 OST나 축하 음악 같은 걸 적절히 섞는 겁니다.
방송 뿐만 아니라 다큐나 영화, 뮤지컬 등등 모든 곳에 적절한 상황에 따른 음악이 필요한 법이죠. 적절한 음악이 첨가되면 분위기도 좋아지고 몰입도 잘 되니까요. 테라 뿐만 아니라 PvP를 하는 데 뽀뽀뽀 음악이나 장송곡 같은 걸 틀어 놓으면 흥이 안나는 것과 똑같은 거죠.
순귀] 장송곡...인가요? (웃음) 다양한 음악을 사용했을 때 시청자 분들의 반응은 어때요?
안티노라] 다들 좋아하시고 방송 분위기가 즐거워 지죠. BJ가 말 안하는 방송은 죽은 방송이라고 볼 수 있어요. 쉴새없이 말해야 하고 상황에 맞는 멘트해야 하고 거기에 맞는 음악도 선택해야 해요. 음악이라고 해서 그냥 음원 사이트에서 최신가요만 틀어놓는 것도 지루하죠. 저도 아직 초보 BJ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아요. 다른 BJ 분들의 노하우를 배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 적절한 효과음은 방송의 재미를 살린다.
순귀] 안티노라님은 전장 위주로 방송하시는데 전장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티노라] 솔직히 문제가 많습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될 정도로 하는 사람만 하고 지루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은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그럴 땐 타 게임처럼 필드에서 싸우고 상대 종족 진영으로 넘어가서 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죠.
그리고 컨트롤도 어느 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팀의 조합과 누가 더 돈이 많아서 회복물약을 계속 먹을 수 있느냐 에요. 돈만 있다면 급속, 지속성 물약을 많이 사가면 쉽게 죽지 않거든요. 결국, 전장 승리 비결은 팀 조합과 재력 승부라고 볼 수 있죠.
순귀] 그럼 물약 없으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겠네요?
안티노라] 그렇죠. 이걸 해결하려면 전장에선 버프 주문서나 물약을 못 먹게 하는 방법이 있겠죠. 그리고 전장에 들어가면 전장 장비 아이템의 하향 평준화가 적용됐으면 좋겠어요. 필드에서는 원래 능력치를 발휘하되 전장에서는 7강 장비 아이템 정도의 능력치만 발휘되게 말이죠. 그래야지 전장 장비 아이템이 없는 유저들도 참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순귀] 전장 어뷰징도 문제가 많지 않나요?
안티노라] 많이 심각하죠. 어뷰징은 막지 못하는 개발사 측에 잘못이 90%가 있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시스템부터 잘못 확립한 거 같기도 하고 사람의 심리가 남들보다 좀 더 강해지고, 강해져서 싸움에서 이기고, 이겨서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는 거죠. 즉, 남들보다 강해지는데 무슨 방법인들 못 할까요?
PvP는 하고 싶은데 전장 장비 아이템이 없고, 남들이 어뷰징하니 자신도 어뷰징을 하게 되는 거죠. 예전에 방송에서 했던 말 중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눈이 3개인 종족이 사는 마을에 눈이 2개뿐인 사람이 있으면, 눈이 2개인 사람이 비정상적인 취급을 받는다.”
즉, 대부분 유저가 어뷰징을 하는 시점에서 어뷰징을 안 하면 바보 취급 받는 이런 분위기 자체가 개발사의 잘못이죠.
▲ 재밌는 전장 콘텐츠가 빛을 못 보는 것이 아쉬울 뿐.
순귀] 그렇다면, 어뷰징을 막을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안티노라] 지금 전장 시스템은 승률에 의한 매치 메이킹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뷰징하기 쉽죠. 개인적으로 포인트 매치 메이킹 시스템을 적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순귀] 포인트 매치 메이킹이라면 어떤 시스템인가요?
안티노라] 요즘 전장 팀 조합 대세는 2정령 조합 2무사 조합, 2궁수 조합 등이 있죠. 힐러, 궁수, 무사, 광전사 직업은 한 명 이상은 필수고요. 객관적으로 보면 마법사나 창기사, 검투사는 다른 직업들에 비해 선호도가 굉장히 낮죠. 그만큼 전장에서 활약하기도 어렵고요.
직업마다 일정 수치의 포인트를 주는 거에요. 예를 들어 힐러는 3~4, 무사 2, 광전사 3, 궁수 3, 마법사 2, 검투사 1, 창기사 1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되면 포인트가 일정 이상 차이나는 파티는 전장에서 만나지 않는 겁니다.
이렇게 바꾸면 아마 어뷰징 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필승을 위한 조합은 필승을 위한 조합끼리 만나기 때문에 무참히 지는 일도 줄어들 겁니다. 물론, 이건 이론상이기 때문에 조율할 것이 많겠죠. 다양한 변수를 포함했을 때 원활한 매치 메이킹이 될 거에요.
순귀] 변수라면 어떻게 있나요?
안티노라] 가장 기본적인 전장 장비를 들 수 있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장 장비의 파츠별로 메이킹 포인트를 다르게 해서 적용하는 거에요. 단, 전장 등록을 한순간부터 전장이 끝날 때까지 장비 교체는 안 되도록 해야겠죠. 그리고 승률 같은 경우, 일정 % 마다 수치를 적용해야겠죠. 안 그럼 지금 시스템이랑 차이가 없을테니까요.
이런 식으로 변수들을 포인트화 시켜서 전장 매치를 하면 어뷰징은 물론이고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신 개발사 측은 공지로 알리지 말고 변경했다는 정도만 알려서 새로운 어뷰징에 대한 대비도 해야겠죠.
▲ BJ 안티노라의 의견이 반영돼 전장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순귀] 그렇군요. 하루 빨리 어뷰징이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테라>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안티노라] 레벨 제한을 풀어서 유저들 레벨 업 하게 만들지 말고 콘텐츠를 추가해 줬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바람은 다른 서버로 침공해서 서버 대 서버로 전장 형식이 아닌 필드 형식으로 싸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픈한 지 반년 정도 됐으니 어느 정도 적응했을 테고 유저들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을 시점이잖아요.
만 레벨 달성하고 할 게 없다는 유저가 태반인데 계정 결제일에 맞춰서 큰 업데이트 준비하지 말고 정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순귀] 마지막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분들, 그리고 테라를 즐기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해요.
안티노라] 에헴! 친애하고 사랑하는 시청자 여러분. 제 방송을 사랑해주시고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너무 뻔한 레퍼토리겠죠? 제가 방송상에서 장난치고 재미를 위해 건방진 컨셉도 보이고 하는데 진심이 아니라는 거 알고 계시죠? 전부 아메리칸 조크니 웃어넘겨 주시고 앞으로도 방송 꾸준히 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BJ가 되겠습니다.
아무튼, 저녁에 방송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BJ 안티노라가 제일 좋아하는 각도... 아, 이건 비밀이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