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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시청자 수 감소, 스타 선수 부재... 'LCK 위기설'에 대하여

하락세라 단정 짓기엔 희망의 씨앗이 너무 많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1-04-27 09:41:03

2021년부터 프랜차이즈 체제에 돌입한 LCK를 향한 목소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페이커' 이상혁을 이을 슈퍼스타가 없다는 지적부터 전반적인 시청자 수가 떨어졌다는 우려도 들립니다. 심지어 T1 경기 말고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죠. 'LCK 위기설'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분의 우려처럼 정말 LCK는 위기에 봉착한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위기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핵심 근거인 '시청자 수 감소'와 '스타 선수 부재'는 얼마나 심각한 상황일까요? LCK 시청자 수 지표와 스타 선수에 대한 기자의 솔직한 생각을 통해 LCK의 현주소를 돌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 LCK는 '건재'합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제공: 라이엇 게임즈)

  

 

# 시청자 수 줄어든 건 분명하지만... '상황' 감안하면 긍정적

 

LCK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분들의 가장 핵심 근거는 '시청자 수 감소'입니다. 

 

e스포츠 뷰어십 자료를 제공하는 ES차트에 따르면 2021 LCK 스프링(이하 2021 스프링) 시청자 수는 작년 스프링에 비해 평균 시청자 수는 물론, 최고 시청자 수 역시 감소한 상황입니다. 특히 최고 시청자 수의 경우, 100만 명을 웃돌았던 2020 스프링에 비해 약 20만 명 하락했죠. 숫자만 놓고 보면 걱정할 수밖에 없는 흐름입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LCK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2020 스프링과 2021 스프링이 마주한 환경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죠.

 

2020 스프링은 개막 전부터 다양한 이슈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T1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 '클리드' 김태민이 젠지로 이적한 사건은 많은 팬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죠. 확실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두 팀은 시즌 내내 호각을 다퉜고, 결승에서도 격돌하며 백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쵸비' 정지훈, '데프트' 김혁규를 주축으로 매력적인 신인 선수들이 뭉친 DRX 역시 구름 같은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실제로 2020 스프링 시청자 수 상위권에는 DRX의 경기가 무려 두 개나 존재합니다. 당시 DRX가 T1과 젠지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음을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T1과 젠지는 시즌 내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며 이목을 끌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반면, 2021 LCK 스프링은 지난해와 다른 의미의 이슈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DRX 1기는 공중분해 됐고, T1 역시 다양한 라인업을 실험하며 부침을 겪었습니다. 젠지는 꾸역꾸역 승수를 쌓긴 했지만, 시즌 후반이 돼서야 제 페이스를 찾았죠. 몇몇 팀의 약진이 있긴 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팬덤이 쌓일 수 있는 여지는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2021 스프링 시청자 수는 2020 서머에 비해 소폭 증가했습니다. 롤드컵 진출이 결정되는 서머 시즌의 중요도를 생각하면 인상적인 숫자입니다.

 

타 리그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올 시즌 LCK가 기록한 최고 시청자 수는 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중 가장 높습니다. 2위 유럽(LEC)은 831,198명이었고 브라질(CBLoL, 416,335명)이 그 뒤를 이었죠. 물론 중국(LPL) 시청자 수에 중국인이 집계되지 않았음을 감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LCK의 지표가 형편없다고 비판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 스타 선수가 탄생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LCK 위기설의 두 번째 근거는 '스타 선수 부재'입니다. 페이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스타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거죠. 하지만 이는 현 LCK를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해석한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전설로 자리매김한 페이커 역시 처음엔 한 명의 '뛰어난 미드 라이너'에 불과했습니다. 마치 지금의 '쇼메이커' 허수, '쵸비' 정지훈, '비디디' 곽보성처럼 말이죠. 하지만 페이커는 T1과 함께 대기록을 써 내려갔고 결국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대표하는 인물로 거듭났습니다. 스타 선수가 탄생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기록이 수반돼야 함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물론 쇼메이커, 쵸비, 비디디가 페이커의 대기록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냉정히 말해,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높죠. 페이커가 기록한 '롤드컵 3회, MSI 2회, LCK 9회 우승'은 말 그대로 불가사의한 업적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페이커의 뒤를 이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담원기아의 쇼메이커는 지난해 LCK와 롤드컵을 들어 올린 데 이어 2021 스프링에서도 왕좌에 오르며 부지런히 전설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페이커의 뒤를 이을 스타 선수들의 태동이 시작된 셈이죠.

  

스타 선수들의 태동은 이미 시작됐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현재 LCK를 주관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역할입니다. 

 

2018년까지 LCK를 제작한 OGN은 선수들에 다양한 캐릭터를 부여하며 스토리를 만든 바 있습니다. '마린' 장경환에겐 리그를 뒤흔드는 '마선실세'를, 페이커에겐 결승전 '의자 오프닝'을 부여하며 한국 e스포츠의 새로운 황제가 탄생했음을 공표하기도 했죠. 반면, 프랜차이즈가 시작된 LCK에는 이러한 스토리가 잘 생산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숙소에서 경기를 치르는 지금, 선수들에 캐릭터를 부여한다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2021 스프링은 물론, 결승전에서도 선수들을 활용한 콘텐츠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따라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시즌을 소화하게 되면 조금 더 다양한 스토리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 선수가 탄생하는 시기도 자연스레 앞당겨지겠죠.

 

OGN은 선수들에 다양한 캐릭터를 부여하며 스토리를 빚어냈다 (출처: OGN)

 

# 하락세라 하기엔 '희망의 씨앗'이 너무 많다

 

어쩌면 특정 스포츠가 위기에 봉착한다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글로벌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축구'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축구의 위기를 더욱 가속했죠. 이에 유럽 축구 클럽들은 빅클럽 15개가 펼치는 '슈퍼 리그' 창설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모두가 굶어 죽는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극단적인 승부수였습니다.

 

반면 LCK는 아주 '평온'해 보입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시청자 수는 줄어들었지만, 이는 리그 상황에 따른 결과였죠. 게다가 현 LCK는 말 그대로 '태동' 중입니다. 1세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막눈' 윤하운에서 페이커를 필두로 한 2세대를 거쳐 3세대가 자리 잡고 있는 시기죠.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숫자만 두고 LCK를 하락세라 단정 짓기엔 희망의 씨앗이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향후 LCK에는 수많은 드라마와 새로운 별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 그들의 눈물과 환희를 보며 새로운 감동에 젖어들겠죠. LCK가 마주했던 지난 시간 못지않게 앞으로 다가올 LCK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마주한 LCK (출처: O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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