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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한령, 사실상 끝났다?", 韓 드라마 방영하는 中, 판호 발급으로 시장 진출 기대

[분석] 코로나19 통제에 따른 보완책? VPN·게임 스트리밍 통제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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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4-18 17:00:31

최근 중국이 한국산 콘텐츠에 대한 문을 열면서 게임 업계를 옥죄었던 한한령이 사실상 해제된 게 아니냐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내자 판호에 대한 심사도 재개하면서 그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국 내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대한 보완책에 불과하며,  VPN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판호를 받지 않은 게임의 스트리밍은 금지하는 정책이 발표되는 등 통제 기조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한국 드라마 방송 시작 & 판호 발급 재개... 통제 국면 물러가고 봄 오나?


최근 <인현황후의 남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또 오해영>,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의 드라마가 OTT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영됐다. 2017년 '사드' 배치 사태 이후 중국이 한국산 콘텐츠에 대한 소비를 전면 금지시킨 뒤 5년 만에 K-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한국 드라마 10여 편이 광전총국에 방송 심의를 신청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처: JTBC)

 

2020년부터는 게임 판호도 발급이 재개됐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한국 게임에도 그간 발급이 중단됐던 판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간 외자판호를 받은 것으로 공식 확인되는 게임은 <서머너즈 워>, <룸즈>, <검은사막 모바일>, <카운터사이드>​ 등이 있다. 미국에 법인을 둔 콩스튜디오의 <가디언테일즈>와 펄어비스 자회사 CCP게임즈의 <이브 에코스>도 판호를 받았다. 

2021년 9월부터 3월까지는 중국산, 외국산 등 개발 지역을 불문하고 판호 발급이 중단됐다. 그리고 지난 12일, 중국산 게임 45종에 대한 판호가 새로 발급됐다. 당국은 청소년 게임 중독 방지를 위한 사용 시간 규제, 본인 인증 시스템 도입 등을 의무화하면서 일정 기간의 휴지기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지 업계의 미성년자 보호 조치가 일정 부분 완료된 것으로 판단하고 내자판호를 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이 외자판호에도 이어진다면 한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도 기대해볼 만하다. 당장 오는 26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에서 공개 테스트를 진행한다. 게임은 현지 유력 매체 17173이 선정하는 '가장 기대되는 게임'을 받으며 '대세감'을 형성하고 있다. PC MMORPG <검은사막>은 과거 중국에서 외자판호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신작 효과 또한 상대적으로 크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한한령은 '사실상' 해소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차원의 한한령은 어떠한 공식 문서나 발표, 지시 없이 수면 아래에서 '눈치껏' 이루어졌다. 국내 일각에서는 문체부의 강경 대응이나 외교부의 공식적인 개입 등을 요구했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는 어려웠다.

한-중 업계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게임 업계에 큰 타격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상화의 흐름이 감지된다"라며 "중국 매체들은 (한한령의 해소에 대해서) 보도하기 조심스러워 하고, 네티즌들은 유화 국면에 일단 환영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담금질에 들어간 <검은사막 모바일>

 

# 제로코로나 위해 드라마 보고 게임 해라?... 통제 기조는 여전

 

그러나 유화 국면이 기대처럼 본격적이지 않으며, 중국의 강력한 통제 아래에서 진행될 것이란 예측도 존재한다.

현재 중국은 거대 도시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는 등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문화 콘텐츠 분야를 풀어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또다른 취재원은 "제로코로나와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게임 쪽을 풀기 시작한 것 같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차이나조이는 7월 29일부터 8월 1일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 개최를 확정지었다. 

중국 내 게임 통제 기조 또한 여전하다. 기존의 ▲​ 선혈 표현 금지 ▲ 미성년 보호 시스템과 같은 규제와 더불어, 최근에는 ▲ VPN 제도 변경과 ▲ 판호 미발급 게임 스트리밍 금지까지 더해졌다.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내 ​유력 IT 기업들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VPN(가속기) 서비스를 판매 중이다. 유저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해 유튜브, 구글, 스팀, <던파 모바일> 등을 이용해왔다. 한국으로 따지면, 네이버 카카오가 외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VPN을 판매하는 셈이다. 13일, 텐센트는 공지를 발표하고 VPN 이용자라 하더라도, 중국 내 미승인 게임의 접속을 차단시켰다. 업계 1위인 텐센트가 이러한 조치를 내린 데 따라서, 타 VPN 서비스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판호 미발급 게임 스트리밍 금지도 비슷한 시점에 발표됐다. 광전총국은 15일 허가받지 않은(판호를 받지 않은) 온라인게임의 생방송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에는 "한동안 무질서한 온라인 생방송과 10대의 게임 중독과 같은 문제에 대한 우려가 널리 제기됐고 실효성 있는 대책에 대한 시급한 요구가 있었다"라는 강력한 문구가 확인된다.

취재원은 "최근 중국에서 <엘든 링> 플레이 방송이 인기였는데, 노골적 표현이 등장하는 게임​인데 판호를 안 받은 게임이라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야기했다. 당국은 10대 청소년이 (중국 입장에서) 무허가 게임인 <엘든 링> 방송을 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든 링>은 선혈 표현이 등장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피의 색상을 바꾸거나, 피 자체를 없애야 한다. 유화 조치가 폭넓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중국화'를 완료해야 정상적으로 게임을 보여주고, 서비스할 수 있는 셈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판과 관련해 "청소년 건강 시스템을 적용하여 청소년 게임접속 시간을 금토일(공휴일) 각각 1시간으로 제한하고, 연령별 결제 한도를 적용하는 등 중국 정부가 제시한 청소년 보호 조치 시스템을 적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광전총국의 이번 조치로 비리비리, 더우위 등의 영상 플랫폼에서 판호를 받지 않은 게임의 영상을 만나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 이번 조치가 생방송에만 해당하는지 트레일러, 핸즈온 같은 짧은 영상에도 해당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2019년 차이나조이의 비리비리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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