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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획] 중국은 '미니게임 천국'? 위챗에서는 지금...

中 위챗 미니게임 열풍... 대형 게임사들도 눈독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4-07-29 17:21:00

차이나조이 B2B관에서 "지금 중국 게임업계의 화두가 무엇이냐"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돌아온 대답은 위챗 미니게임(微信小游戏)이었습니다. 대체 미니게임이 뭐길래 이러는 걸까요?


메신저로 출발해 SNS, 결제, 지도, 교통 등 전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는 텐센트의 위챗(微信)에는 과거부터 '앱 인 앱'이라고 부를 수 있는 미니 프로그램(小程序)이 많이 있었습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차이나조이를 찾은 2019년에도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서 번역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용량이 적고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 덕에 중국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 위챗 안에는 수백만 개의 미니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부터 위챗에는 미니 프로그램과 미니게임이 있었습니다. 2017년 출시된 <탸오이탸오>(跳一跳)는 핀을 점프시켜 박스 위로 이동시키는 간단한 플랫포머로 이미 한 차례 현지에서 열풍이었던 적 있습니다. 


그런데 2022년부터 2년 간 미니게임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되고, 차이나조이를 찾은 5명 중 4명이 오늘날 중국게임의 키워드로 꼽고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중국 상하이=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차이나조이에서 만난 사람들은 위챗 미니게임을 중국 게임업계의 화두로 꼽았습니다.


# 미니게임에 몰린 5억 명의 중국인... 200억 위안짜리 마켓


2024년 차이나조이가 열리기 약 1주일 전, 텐센트는 베이징에서 '위챗 미니게임 개발자 컨퍼런스'(小游戏开发者大会​)를 열었습니다.


위챗의 텐센트는 이 자리에서 "비로소 6년의 개발 끝에 미니게임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며 장기적인 운영환경을 갖추게 되었다"며 그간의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위챗 미니게임에는 40만 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몰려들었고, 80% 이상이 30명 미만의 소규모 팀이며, 이들 게임 중 240개 이상의 게임이 분기 수익 1,000만 위안(약 19억 1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지금 위챗 미니게임에는 5억 명 이상의 월 활성 이용자(MAU)가 모여있습니다. 이들이 위챗 전체 광고 수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15%입니다. 미니게임의 수익은 광고 시청(IAA)과 인앱결제(IAP)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지난해 중국 내 미니게임 시장 수익은 총 200억 위안(약 3조 8,020억 원)원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컨퍼런스에서 텐센트는 소규모 게임 개발자의 현금 인출을 쉽게 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미니게임은 위챗만의 트랜드가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틱톡'으로 알려진 더우인(抖音)에서도 미니게임을 제공 중인데, 그 트래픽은 올해 들어 계속 상승세에 있다고 합니다. 미니게임은 지금 중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게임 분야입니다. 


7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위챗 미니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출처: 제휴매체 17173)


# 한국의 인기 모바일게임, 사실은 위챗 미니게임 출신


지금 위챗에서는 어떤 미니게임이 화제일까요? <탸오이탸오> 이후 가장 핫한 미니게임은 <양러거양>(羊了个羊​)이 있습니다.​ 


<양러거양>은 2022년 9월 출시되었고 현재는 위챗과 도우인에서 두루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3매치 퍼즐 게임으로 실패할 때 광고를 봐야지 재도전할 수 있는 레벨 설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이 여러 중국 내 채널에서 대박이 나자 '광고를 보지 않으면 클리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기존 3매치퍼즐 게임을 표절한 것이다'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최상위 미니게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기자는 수일간 위챗 미니게임을 둘러봤는데요. 위챗 미니게임 또한 방치형게임이 대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시엔위즈왕>(咸鱼之王)은 물고기 캐릭터들을 모아 업그레이드시키고, 탑을 오르며 적들을 물리치며 성장하는 게임입니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는 물론이고 중국 현지 마켓인 탭탭에도 두루 등재되어 있지만, 별도 설치가 필요 없다는 장점 덕에 위챗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부류의 게임으로는 <뻥쾅치쉬투안>(疯狂骑士团)이 있습니다.


몇몇 게임이 한국에 수출된 사례도 있습니다. <버섯커 키우기>의 중국명은 <마오시엔따쭈워짠​>(冒险大作战)입니다. 기자가 체험한 바, 둘은 같은 게임으로 중국 시장에서 미니게임으로 성과를 낸 뒤에 H5에서 모바일게임으로 포팅되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바일 SLG에 스트라이크 요소를 도입한 <탑 워: 배틀 게임>도 한국에서 흥행했는데, 중국에서는 '口袋奇兵'이라는 이름의 미니게임으로 서비스되던 게임입니다.


해외 게임의 트렌드가 위챗 미니게임에 재빠르게 반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잠시 <수박게임>이 인기를 끌었을 때에는 이와 유사한 <흐어청따씨꽈>(合成大西瓜)가 미니게임으로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부류의 적을 피하면서 빌드를 올리는 게임이 한창 유행했을 때는 <탕탕특공대​>(弹壳特攻队)가 유행했습니다.


한국에서 높은 순위를 거두었던 중국산 모바일게임은, 사실 위챗 미니게임으로 한 번 성과를 냈던 게임이었던 것입니다.


<마오시엔따쭈워짠​>(冒险大作战)
<흐어청따씨꽈>(合成大西瓜)
<탕탕특공대​>(弹壳特攻队​)


# 판호를 안 받아도 된다?


위챗 미니게임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 '판호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현재 개인 개발자가 미니게임을 만들어서 올리는 것 자체에는 판호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아예 판호 없이 서비스되는 주요 게임으로는 <양러거양>이 있습니다. 이 게임의 유통사는 ICP 등록 사업자로 인터넷 정보 서비스 사업 면허를 가지고 있고, <양러거양>을 소프트웨어로 등록해 권리를 위챗 내 운영 권리를 취득했다고 합니다.


현지 매체 씬푸찌아(信服嘉)는 "<양러거양>은 인기를 얻었지만 아직 게임 판호를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하며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광고 이외의 수익 창출은 제한된다고 전했습니다. 인앱결제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면 판호를 받아야 하지만, 위챗 미니게임 시장에서 광고시청만으로 수익을 내면 판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양러거양>이 보여준 것입니다.


실제로 위챗에서 <양러거양>을 실행해 봐도 소프트웨어 등록번호 '2022SR0979779'만 등장할 뿐, 'ISBN OOO-O-OOO-OOOOO-O'에 해당하는 출판번호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모든 미니게임이 판호를 받지 않은 채 서비스되는 것은 아닙니다. <탑 워: 배틀 게임>은 ​2020년 'ISBN 978-7-498-08157-5'의 번호를 받고 곳곳에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 그러므로 미니게임에서는 ⓐ 소프트웨어로 등록해 광고시청만으로 수익을 내는 게임과 ⓑ 정식으로 판호를 받고 서비스되는 게임 두 가지 케이스가 확인됩니다. 


광고 노출로 돈을 버는 <양러거양>에는 소프트웨어 등록번호만 있지만,
<탑 워: 배틀 게임>의 원작이 되는 '口袋奇兵'에는 출판번호가 나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는 지난 4월 <중국 게임산업, 23년 결산과 24년 전망>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에는 "위챗 미니게임은 2017년에 처음 등장해 2018년부터 그 수가 점차 증가했으며, 2018년 중국 정부가 8개월간 판호 발급을 중단한 기간에도 판호 없이 서비스가 가능했다"고 분석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북경센터는 "현재 미니게임의 수익화 모델은 인앱광고와 인앱결제, 이 둘을 혼합한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중 인앱결제 방식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며 미니게임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보고했습니다.



# "시간이 없다"! 대형 게임사들도 드라이브... 한국은?

지금 중국에서 미니게임이 돈이 되는 시장인 것이 밝혀지자 대형 게임사들이 바삐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북경센터는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지비트네트워크(吉比特), 킹넷네트워크(恺英网络), 라스타그룹(星辉娱乐), 센추리화퉁그룹(世纪华通) 등 10여 곳의 A주 상장 게임회사들이 앞다투어 미니게임 사업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미니게임 판이 커지면, 자연히 한국의 게임사들도 미니게임 진출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판호를 받지 않고 광고시청을 하는 캐주얼게임을 출시시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일종의 우회로가 열리는 셈이지요.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또는 끌고 있는) 한국산 IP로는 <미르의 전설>(열혈전기), <라그나로크>, <크로스파이어>, 그리고 <던전앤파이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길이 언제 막힐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미니게임 시장이 괄목할 만큼 커진 것은 맞는데, 당국이 언제 제재를 할지 모른다"며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고 있으니 시간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내 파트너십이 공고하지 않은 개발사는 위챗 미니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게임을 라이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니티엔진으로 만든 게임을 H5로 옮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의 중론이었습니다.


한 관계자는 "인앱결제 없는 게임에 대해서 지금 봐주고 있는 것"이라며 "인앱결제 BM 없는 게임이 판호 없이 미니게임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위챗 미니게임에서 결제가 이루어질 때, 텐센트는 30~40%에 달하는 서버 유지 및 인증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가져갈 회사가 중국 내에 없다면 인앱결제가 있는 미니게임을 서비스하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끝으로 기자가 중국에서 위챗 미니게임 중 하나인 <뻥쾅치쉬투안>을 플레이하며 초보자 패키지를 얻기 위해서 6위안을 충전하려 했을 때 방식을 소개합니다.


미니게임 내에서 재화 충전을 요청 → 위챗 <뻥쾅치쉬투안> 서비스센터와 ​1:1 대화로 이동 → ​6위안을 결제하는 위챗 페이 링크로 연결 ​→ 페이 결제 옵션(등록된 중국 카드 또는 페이 잔액)​으로 결제 완료  → 미니게임으로 돌아가면 충전이 완료


위챗 미니게임의 재화 충전 과정
게임에서 다시 메신저로 돌아갔다가
또다른 팝업창을 클릭해 결제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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