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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Xbox 시리즈 X의 국내 성공? 제대로된 운영이 필수다

이제는 MS가 직접 나서야 할 차례, 적극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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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진(홀리스) 2020-11-06 15:09:14

9세대 콘솔 게임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전망은 현재 분위기를 보면 장밋빛이다. 기기의 성능부터 이를 뒷받쳐주는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꽤 낙관적인듯 하다.

 

MS는 과거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한 경쟁에서 탈피, 판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Xbox 게임패스(이하 게임패스)에 편입된 X클라우드는 지난 E3 2019에서 단숨에 주목받는데 성공하며 E3 이전 공개한 구글 스태디아 보다 우위를 점했다. 스태디아를 비롯해 지포스 나우 등 경쟁 서비스가 나오기는 했으나 X클라우드와 경쟁력을 논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여기에, 9월 22일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8조 7천 억 원에 인수하며 Xbox 플랫폼의 큰 구멍이었던 콘텐츠 부족을 단숨에 메꿨다. <엘더스크롤>, <폴아웃>을 비롯해 <둠>, <퀘이크>, <디스아너드>, <울펜슈타인>, <디 이블 위딘> 등 양질의 게임사, IP를 손에 넣었다. Xbox 게임 스튜디오는 그야말로 '공룡'이 됐다.

 

사양과 더불어, Xbox 차세대기의 기능 역시 주목받고 있다. 즐기고자 하는 게임으로 넘어가는 '퀵 리즘'은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당시 그대로, 10초를 갓 넘기는 시간만 할애하면 빠르게 이어준다. 정말 대단한 기능이다.

 

게임패스를 통해 제공되는 하위호환 기능은 수 세대 전부터 MS가 준비했다. 자동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도입해 수천 개의 Xbox 게임을 고퀄리티로 지원한다. 69개의 게임이 네이티브 4K 이상 해상도를 지원한다. 적어도 Xbox 플랫폼에서는 하위호환을 물어보는 일은 이제 없다. Xbox가 정말 좋은 상황에 놓인 것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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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초만 하더라도 Xbox에 대한 유저들의 분위기는 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달랐다. 한 외신에서는 영어권 국가 외 국가에 대한 부실한 대응을 이유로 "Xbox는 세계 시장을 포기하고 있다"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도 체념 상태나 다름없었다.

 

MS의 한국 시장 움직임은 그야말로 '전무'에 가까웠다. 유저들의 피드백이나 의견에도 움직임이 없었다. 이는 기본적인 유저 대응 자체를 하지 않거나,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에 근간을 두고 있다.

 

발매 당일에 한글화를 취소하는가 하면, 이벤트로 커스텀 Xbox One을 증정한다고 하고 별다른 얘기 없이 석고칠을 한 콘솔을 증정하기도 했다. Xbox 라이브 아태지역에서 한국만 최대 13회 무료게임이 중복 제공되기도 했고,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한 유저에게 영어로 직접 본사에 건의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취재했던, 작년 초 <배틀그라운드> 한정판 그리즈프루프 컨트롤러는 재작년 9월 최초 이벤트 진행을 밝힌 이후 해를 넘겨도 가까이 진행하지 않은 데다 어떠한 상황 공유도 없어 애먼 유튜버들이 오해를 사기도 했다. 본지 취재 7개월 가까이 지나서야 겨우 상황을 공유받았다.

 

한국 Xbox 유저는 의견이나 건의 진행을 하려면 이와 같이 레딧 내 리퀘스트 란에 직접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 한정판 그리즈프루프 컨트롤러는 해를 넘겨 7개월 가까이 지나서 이벤트를 마쳤다.

 

2015년 중후반 이후, 한국MS의 Xbox 프로모션은 거의 없었다. 부실한 로컬라이징으로 다수의 인기 게임이 한국어화되지 못하거나, 국내 출시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국 스토어에 게임이 없으니 해외 스토어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은 다반사. 해외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참고로 작년 2월 기준 Xbox 한국 스토어 내 출시한 게임 수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최하위였다.

 

최근까지 나온 불만 요소로는 언어지원 표시가 있다. Xbox 한국 스토어 내 출시하는, 'Xbox 플레이 애니웨어'가 지원되는 몇몇 게임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게임은 현재 언어지원 표시가 안 되어 있다. 어디에도 관련 정보가 표시되어 있지 않기에 유저가 이를 확인하려면 직접 구입하거나, 아니면 개발사/퍼블리셔 문의를 해야 했다. 

 

결국 유저가 직접 앱 혹은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개발해 MS 대신 정보를 알리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Xbox MVP '유정군'은 본지 인터뷰에서 "국내 Xbox One이 출시됐을 때부터 게임 한국어화 여부를 상세히 알고 싶었지만 알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정리해서 커뮤니티에 공유해오던 것이 벌써 7~8년째가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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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 유저들은 MS와 얘기할 수 있는 소통창구나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고 얘기한다. 한국MS가 아니라 싱가포르 아태(APEC) 지역에서 전달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유저와 MS가 정보를 주고받는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는 것. 글로벌하게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대응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한국 Xbox 시장과 긴밀하게 엮였다고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위 사례는 Xbox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 중 일부에 불과하다. 현지화부터 마케팅 전략 부족, 한국MS 내 Xbox 전담 인력 부재(A/S 포함) 등. Xbox One 국내 출시 이후, 약 6년간 산적한 아쉬움은 제법 많다. 그리고 이는 '체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 Xbox 유저는 꽤 불편함 속에 Xbox를 이용해왔다. 이래서는 안된다.

코타쿠는 ‘한국 게이머,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Xbox 360을 부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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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일을 과거로만 두기에는 올해 초까지 이어온 위 문제는 꽤 기본적이고 앞으로 국내 서비스할 차세대 Xbox를 위해 해결돼야 할 것들이다. 그렇다면, 불과 1년도 안 된 과거의 이 이야기들을 MS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이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11월 10일. 이제 Xbox 차세대기 출시가 몇 일 남지 않았다. 서비스와 플랫폼과 콘텐츠 모두가 삼박자를 갖춰 쾌조를 보였더라도 시작만 좋아서는 시장을 리딩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분위기를 계속 이끄는 환경이며 장기적으로 모든 한국 Xbox 유저가 MS의 국내 서비스를 신뢰하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판을 조성하고, 20억 명의 전 세계 게임 유저에게 Xbox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통합 전략은 탁월하다. MS라면 충분히 가능할 법도 하다. 하지만 한국 Xbox 유저가 느끼는 국내 시장에서의 앞날은 기대가 큰 만큼 불안함도 크다. 9세대 콘솔 시장 역시 이런 분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불안함은 더 큰 실망감으로 이어진다.

 


 

소니의 경우를 살펴보자. PS4의 국내는 가히 성공적이다. 이는 단순히 기기의 성능, 매력적인 타이틀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SIEK의 현지 대응도 적지 않은 몫을 차지한다. 2001년 전신인 SCEK 설립 후 PS2부터 PS3, PSP, PS4까지 꾸준히 유저 대응을 펼쳐왔다. 침체기도 있었지만, 현지 인력들의 쇄신 끝에 PS4 국내 출시를 전후로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는 데 성공했다.

 

좋은 플랫폼과 콘텐츠, 서비스 환경에 놓여있는 차세대 Xbox지만, 한국 유저들은 이를 토대로 소니와 같은 적극적인 국내 운영을 바라고 있다. 좀 더 겸손하게 표현하면 '제대로 된 운영이라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표현하면서도, 꽤 서글픔이 든다.

 

현재 국내 한국 MS에서 Xbox를 담당하는 인력은 여전히 전무한 상태다. Xbox One 초중반까지는 있었지만, 앞서 언급됐듯 지금은 국외 지역에서 총괄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들이 잘 컨트롤을 해주겠지만, 기민하게 국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현지 담당 인력이 있을 때다. 현재는 이것도 없는 상황이니 이 역시 기본적인 시장 대응 미흡이다.

 

기자는 부디, 이런 호재를 넋 놓고 보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바란다. 같은 경쟁보다 판을 흔들려고 시도하며 시장 전체의 장악을 노리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한국 시장에도 적용하고자 하는 바람를 가지고 있다면 한국 시장에 대한 니즈를 분명히 해줘야 한다.

 

SK텔레콤이 작년부터 X클라우드의 국내 시장 퍼블리싱에 나서는 것이 Xbox가 국내 시장 대응에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Xbox 게임패스 서비스에 대한 것일 뿐, Xbox 전체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은 Xbox 한국 서비스의 주체도 아니고, 대리자도 아니다. 결국 MS(또는 한국MS)가 직접 나서야 한다.

 

MS는 한국 Xbox 유저들, 그리고 플랫폼을 막론하고 Xbox를 바라보는 게임 유저들에게 확신에 대한 느낌표를 던져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덮고 넘기기에는, 올해 초까지 보여준 모습은 너무 어이가 없다. 결국은 MS(또는 한국MS)가 어떻게 한국 시장을 대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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