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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 빛난 부산의 인디게임 축제, BIC 2022를 돌아보며

[기자수첩] 다시 만난 BIC, 반가움과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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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9-05 17:45:34

오프라인으로 다시 열린 부산 인디게임 축제는 반가움으로 가득했다. 

 

2022년 9월 1일부터 9월 4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이 개최됐다. 코로나19로 도저히 행사를 열 수 없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BIC는 온라인(+메타버스) 형태로 전시를 이어갔지만, 역시 '현장감'에 주는 희열은 분명했다.

 

160여 가지가 넘는 게임들이 2개 전시관에서 전시됐고, 개발자들과 새 게임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분명 코로나19 이전에는 익숙하게 했던 일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개발자들도 웃는 얼굴로, 또는 진지한 얼굴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 게임, 한 게임 모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총 7편의 소개 기사가 나왔다. 시간과 능력의 한계 탓에 모든 게임을 소개할 수는 없었는데, 지스타나 플레이엑스포에서 다룬 게임보다는 처음 보는 게임 소개에 집중하자고 결정했다.

 

기자가 만난 사람들도 하나 같이 다시 열린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반가움을 드러냈다. 첫날 리셉션 현장에서 만난 김성완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에도 외국에서 온 개발자들이 많아서 대단히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모스 부호 컨트롤러를 들고 온 영국인 알렉스 요한슨(Alex Johansson)도 "(관객들의) 열정적인 참여에 즐겁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건 속에도 수 십여 종의 외국 게임이 BIC에 전시됐다.

 

<모스>의 알렉스 요한슨

 

기자가 보기에도 이번 BIC에서 모바일게임은 눈에 띄게 줄었다. BIC 컨퍼런스 강연을 겸해 부산을 찾은 주승호 액션핏 대표는 이번 BIC에 "PC·콘솔작이 더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인디게임 전문 블로거 쿠타르크(송한상)도 "PC·콘솔 게임 비중이 부쩍 늘어난 게 눈에 보인다"라며 '장르나 콘셉트도 다양해진 느낌"이라고 평했다. 

 

인터뷰 중 이득우 심사위원장은 "모바일게임 시장은 광고 정책 때문에 휘청거리기도 한다"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플랫폼 측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이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 중 한 사람(BIC 심사위원단은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공개되지 않는다)은 "전반적으로 BIC 출품작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라며 "특히 방치형 모바일게임의 경우 심사의 허들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BIC에서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컨퍼런스 무대에 오른 연사 중 한 명은 "현장에서 패스 하나만 달랑 받고 어떤 안내도 못 들었다"라며 운영 측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2년간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지 못했고, BIC 사무국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자리를 옮기다 보니 운영 관련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른 참가자는 "(컨벤션 홀에 들어가려는 데) 목걸이를 확인 안 하더라"라며 웃었다.

 

같은 날짜에 3개의 인디게임 행사가 몰렸다는 것도 안타까운 점으로 지목됐다. 9월 3일 토요일에는 부산의 BIC는 물론, 구글플레이 주관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22 결승전'과, 한국게임산업협회 주관 '게임제작동아리 연합 발표회'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개의 행사가 몰린 상황을 두고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이날 행사가 있다'라는 점을 인지하고 조금씩 일정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라며 "추석 연휴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섬세함은 부족해 보인다"라며 여러 행사에 관심을 둘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봤다.

 

BIC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예술의 시작, 게임’을 주제로 강연 중인 서울미술관 류임상 연구실장
 

사족으로 기자는 BPEX까지 가는 길을 헤맸다. 부산역에서 BPEX가 위치한 부산항까지는 육교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육교는 공사 중으로 행사장까지 곧장 갈 수 없었다. 이뿐 아니라 부산역에서 행사장까지 가는 길이 분명하게 안내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고, 부산시의 표지판에는 안전상의 문제로 17시까지 육교가 운영된다고 쓰여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통행에는 지장이 없었다.

 

지나치게 멀리 간 생각일 수도 있지만, 미래에 부산과 일본을 잇는 여객선 노선이 정상화되면 여행객과 BIC 관람객이 서로 얽혀 부산항 일대의 번잡도가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2030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일대를 부지런히 정비 중인 부산광역시에서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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