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과 <우마무스메>가 세계적 인기입니다. 우리는 이미 서브컬처 시대에 살고 있어요. 덕후와 덕질을 주제로 보다 많은 이야기가 소통되고, 덕후가 능력자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지금 저희는 '덕후의 역사'를 쫓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스카알렛 오하라&디스이즈게임
서브컬처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보통 2D라 지칭하는 것은 본래 과학에서 나온 단어지만 사실 그 2D를 말하는 것은 아니죠.
2D와 3D는 말 그대로 수학에서 말하는 2-Dimensional space 와 3-Dimensional space 의 약자예요. 2D는 두개의 좌표축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말하죠. 두개의 좌표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평면이죠. 그림을 평면에 표현해 놓은 것을 2D 아트라고 하게 돼요.
3D는 세개의 좌표축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말하죠. 세개의 좌표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입체 공간이죠. 그림을 입체 공간에 표현해 놓는다면 그것을 3D 아트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러한 정의대로 말한다면, 사진은 2D죠. 영화도 2D공간인 스크린에 표현되고 있으니 2D예요.
그런데 이런 용어가 처음 정의될 당시 우리는 표현되는 방법보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준으로 2D냐 3D냐 구별을 했어요. 그림을 2D 공간인 종이에 그렸을 때 2D라고 하고, 3D공간인 실제 공간에서 촬영을 했거나 3D 공간에 그린 후 렌더링 등을 통해 표현되는 것들은 3D라고 칭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칭하다 보니, 두가지 표현 방법의 차이 때문에 2D와 3D는 확연한 차이가 생기게 되었어요.
첫번째는 쉐이프의 복잡함이고요.
두번째는 색깔의 다양함 이예요.
2D는 3D에 비해 역사가 훨씬 깊어요. 그림은 선사시대부터 그려왔으니까요.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기 보다는 시간을 들여 만들어 내온 것이 2D의 역사예요. 2D는 색깔을 내는 재료를 이용해 왔고, 자연 속에서 색깔을 낼 수 있는 재료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색깔에 제한이 있어요.
3D는 기술의 발전에 의해 등장했죠. 사진, 영상, CAD의 순으로 발전해왔고, 기술의 특성상 자연상태의 모양과 색깔을 거의 그대로 표현하게 되었어요. 즉, 모양과 색깔의 복잡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요. 2D도 오랜 시간을 들이면 3D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색깔을 연출할 수 있겠지만, 그에 따른 시간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해요.
이런 관계로 2D는 좀 더 단순한 모양과 적은 색깔을 이용하는 그림이 되었고, 그에 비해 3D는 자연에 가까운 복잡함과 다양한 색깔을 지니게 되었어요.
20세기 초중반 북미에서, 그리고 중후반에는 일본에서 만화(혹은 코믹)이 크게 흥행했어요. 텍스트로 이루어져 상상을 해야만 했던 스토리와 세계관, 액션 등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손으로 그려지는 2D 그림이었어요.
실제의 사람과 배경 등을 한 컷도 아니고 수많은 컷신으로 그려야 하니 그림은 매우 단순화되고 색깔은 아예 생략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사람의 눈은 패턴을 볼 수 있어요.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능력이예요.
대충 눈코입을 둥글게 둥글게 그려내도 우리는 사람의 얼굴로 인식하죠. 그 덕에 구름이나 바위모양이나 벽의 얼룩 등에서 신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두려운 존재를 떠올리기도 해요.
패턴을 파악해서 인식하는 사람의 능력을 작가들은 잘 이용했어요. 간단한 그림으로도 멋진 얼굴과 용감한 모습, 근육, 감정 등을 표현해 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단순히 보이는 것을 모사만 해서는 표현력에 한계가 있어요.
일본 만화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려 만화산업이 정착하게 만든 테즈카 오사무는 만화 작화의 3요소를 생략, 과장, 변형이라고 했죠. 제한된 그림으로 스토리에 등장하는 배경과 인물의 개성, 그리고 동작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들은 생략하고 과장과 변형을 통해 제한된 정보를 보다 강력하게 전달해야 했어요.
간단한 얼굴로 표현하기에 부족한 것들은 캐릭터 주변에 간단한 신호를 그려 넣어 독자가 보다 쉽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왔어요. 점이나 별, 음표, 하트 등이 대표적인 예였죠.
미키마우스 데뷔작, Plane Crazy의 한장면.
과장과 함께 캐릭터 주변의 신호를 통해 놀람, 흥겨움 등의 감정상황을 표현해 주고 있다.
미국만화에서 초창기 표현한 신호는 노라쿠로의 다가와 스이호에게서 풍부 해졌고 테즈카 오사무와 요코야마 미쯔테루 대에서는 표현력이 한단계 높아졌어요.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직관 만으로도 만화의 신호를 해석할 수 있어 풍부한 상황 표현과 감정 표현이 가능했어요.
테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 땀방울, 배경톤, 그리고 말풍선까지 활용해서 감정과 역동적 느낌을 보조해 준다.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삼국지와 바벨2세. 땀 한방울이 감정의 미묘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미쯔테루는 배경 톤을 상황과 감정 표현에 가장 잘 사용했던 작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