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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AP 코르키, 부여왕 이즈리얼... 협곡 강타한 하이브리드 메타

암살자 득세함에 따라 생존력 올리는 아이템 트리 유행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서준호(index) 2021-12-28 10:13:23

'얼리 어답터'는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고 평가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신문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를 일컫는 만큼, 시대를 이끌어간다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죠. <리그 오브 레전드>에도 이러한 얼리 어답터가 존재합니다. 새롭게 출시된 인게임 아이템이나 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메타를 창조한 유저가 적지 않으니까요. 

 

최근 이러한 협곡 얼리 어답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뉴메타가 등장했습니다. 물리 대미지(이하 AD)와 마법 대미지(이하 AP) 아이템을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원거리 딜러(이하 원딜)'인데요, 코르키와 이즈리얼, 카이사 등이 대표주자에 해당합니다. 과연 하이브리드 원딜은 협곡에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까요? 오피지지에서 근무 중인 강석우 데이터 분석가의 도움을 받아 뉴 메타의 원인과 장단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챔피언, 아이템 이미지: 라이엇 게임즈)

 

# 원딜이었던 코르키가 마법사가 된 사연

  

코르키는 굉장히 특이한 챔피언입니다. 껍데기는 원딜이지만, 미드에서 활동하는 데다 평타 대미지의 80%를 AP로 전환함은 물론, 스킬 대부분이 AP로 구성돼있기 때문이죠. 원딜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AP 딜러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그간 코르키가 AD 아이템을 구매했던 건 몇몇 스킬에 붙어있는 높은 AD 계수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르키의 '게틀링 건'은 최대 추가 AD 계수가 1.6이며, 패시브를 통한 '폭탄 꾸러미'는 초당 2, 최대 10이라는 엄청난 추가 AD 계수를 자랑합니다. 궁극기 역시 AD 계수 상승폭이 꽤 큰 편이죠. AD 성장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셈입니다.

 

하지만 AD 코르키에게도 딜레마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템 트리입니다. 

 

스킬 의존도가 높은 코르키에게 마나를 늘려주는 마나무네는 2코어 내로 올려야 하는 필수 아이템입니다. 3코어까지 계속해서 치명타 아이템을 구매하는 일반 원거리 딜러에 비하면 대미지 상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코르키는 3코어로 정수 약탈자나 고속 연사포 등 공격력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아이템을 구매하는데요, 이 역시 코르키의 높은 AD 성장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는 트리로 꼽히곤 합니다. 잠재력은 확실하지만, 이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아이템 트리는 없었던 거죠.

 

최근 하이브리드로 활용되는 코르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반면, 최근 급부상한 '루덴의 폭풍' 코르키는 AD 성장 잠재력을 포기하는 대신 AP 딜러 특유의 마법 관통력과 광역 대미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빅토르, 조이에 비해 사거리도 짧고 CC기도 부족하지만, 확실한 생존기를 보유했으며 궁극기 쿨타임이 짧아 딜로스가 거의 없는 코르키의 장점을 극대화한 거죠. 

 

루덴의 폭풍 코르키는 천상계에서도 제법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레딧 브리온의 '라바' 김태훈과 담원 기아의 '쇼메이커' 허수 등 유명 미드 라이너들도 적극 연구 중일 정도니까요. 농심 레드포스에서 미드 연습생으로 활동 중인 '칼릭스' 신현빈은 "루덴의 폭풍은 암살자들이 득세한 현 상황에서 코르키의 고질적 약점인 사거리를 보완해주기에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스킬 대미지에 무게를 둔 루덴의 폭풍 코르키가 떠오르고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이러한 구도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루덴의 폭풍 코르키의 승률이 채 50%를 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이에 대해 강석우 분석가는 "AP 코르키는 라인전이 강한 데다 상대 아이템 트리에도 혼란을 준다"라며 "예전부터 연구된 빌드지만, 아직 정답이 나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는 견해를 전했습니다. 나쁘지 않은 건 분명하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직·간접적으로 전한 셈이죠. 게다가 강석우 분석가는 "OP인 빅토르를 두고 굳이 코르키를 AP로 쓸 이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라고 꼬집기까지 했습니다. 

 

과연 AP 코르키는 여러 우려를 딛고 일어나 확실한 대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요?

 

루덴의 폭풍을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템트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 '부여왕'으로 죽지 않는 숟가락 살인마​가 된 이즈리얼과 카이사

 

이즈리얼과 카이사는 원딜임에도 불구하고 AP와의 거리가 꽤 가까운 편입니다. 스킬 업그레이드를 위해 특정 AP 수치가 필요한가 하면, 순수 AP 아이템만 구매하는 빌드가 유행한 적도 있으니까요. 원딜 챔피언 중 AP 신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챔피언들인 셈입니다.

 

이번 프리시즌에서 먼저 방아쇠를 당긴 건 이즈리얼이었습니다. 프리시즌 최고의 아이템으로 꼽히는 '부서진 여왕의 왕관'(이화 부여왕)을 3코어로 올리는 '새로운 이즈리얼'이 연구되기 시작한 거죠.

 

이즈리얼은 원딜임에도 불구, 예전부터 죽음의 무도나 얼어붙은 심장과 같은 생존 아이템을 자주 올리곤 했습니다. 스킬만 잘 맞추면 2코어부터 대미지가 나오는 데다 우월한 생존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챔피언이기 때문이죠. 챔피언으로부터 받는 피해를 75%나 줄여주는 부여왕이 최대한 오래 생존해야하는 이즈리얼에게 '운명의 아이템'으로 다가온 이유입니다.

 

관련 기사: 롤 프리시즌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AP 아이템 지침서'

 

(출처: 라이엇 게임즈)

 

카이사는 넓은 범위를 날아가는 궁극기 '사냥본능' 덕분에 적진 한복판에서 싸우는 상황이 자주 펼쳐지는 챔피언입니다. 그럼에도 카이사가 이즈리얼과 달리 공격적인 아이템을 택했던 이유는 '진화'에 있습니다. 챔피언 특성상 스킬을 강화하려면 일정 수치의 AD 또는 AP가 필요했으니까요.

 

다만, 11.24 패치를 통해 카이사에 적용된 패시브 추가피해, '이케시아 폭우', '공허추적자' 버프는 유저들의 시선을 바꿔놨습니다. 톱날 단검, 마나무네, 내셔의 이빨, 부여왕 트리를 활용하면 모든 스킬을 진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죠. 부여왕으로 생존력은 올리되 스킬 진화로 대미지를 메꾸는 새로운 형태의 카이사가 등장한 배경입니다.

 

부여왕 이즈리얼과 카이사가 대세로 떠오른 건 메타와도 연결돼있습니다.

 

현재 소환사의 협곡에는 대암살자 시대가 열린 상황입니다. 오피지지가 선정한 미드 1, 2티어 챔피언에 카타리나, 제드, 키아나, 르블랑 등 수많은 암살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원딜 입장에서는 조금만 포지션을 잘못 잡아도 즉사할 수밖에 없는 지옥이 펼쳐진 셈입니다.

 

하지만 부여왕은 상대 대미지를 줄여주는 효과를 통해 이러한 암살자들의 공습을 어느 정도 카운터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번에 터지지만 않으면 되는 원딜들에게 구세주가 찾아온 거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원딜의 눈물겨운 노력이 부여왕 이즈리얼과 카이사로 연결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협곡에 펼쳐진 대암살자 시대, 부여왕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챔피언, 로고 이미지 출처: 라이엇 게임즈)

 

다만, 부여왕 이즈리얼과 카이사가 절대적 정답은 아니라는 걸 잊어선 안되겠습니다. 

 

강석우 분석가는 부여왕 원딜들이 초반에 굉장히 약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신화템을 3코어로 올리기에 강해지는 타이밍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해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려야 하는 현 메타와도 거리가 있고요. 강석우 분석가는 "강력한 챔피언을 골라 타워골드를 뜯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3코어를 바라보는 거라면 오히려 베인이 좋은 선택지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현상금 시스템으로 인해 게임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물론 상대가 강해질수록 부여왕의 효율도 올라가지만, 베인과 징크스 등 캐리력 높은 원딜의 대미지 또한 수직 상승하니까요. 상대적으로 생존에 힘을 실은 부여왕 원딜 입장에서는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여왕 이즈는 엄청난 생존율을 자랑한다

 

그간 소환사의 협곡에는 다양한 뉴메타가 떠오르고 사라졌습니다. 미드 대신 원딜로 활용되며 롤드컵까지 등장한 직스나 기둥을 통해 변수를 만들어낸 서포터 트런들처럼 성공한 뉴메타도 있었지만, 강타 블리츠크랭크와 미드 방관 케이틀린 등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사라진 사례도 적지 않죠.

 

과연 루덴의 폭풍 코르키와 부여왕 이즈리얼, 카이사는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선구자와 의미 없는 반짝 유행의 갈림길에 놓인 뉴메타의 행보를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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