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LCK 팬분들이 밴픽에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현 메타 특성상 밴픽의 핵심은 원거리 딜러이며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죠.
이번 기사에서는 샌드박스 아카데미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대근 선수의 도움을 받아 현재 LCK에 주로 등장하고 있는 4명의 원거리 챔피언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과연 누가 성적이 가장 좋을까요?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자타공인 필승 카드 제리
아마 모든 사람이 최고의 원거리 챔피언으로 제리를 뽑을 것입니다. 12승 4패로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 또한 엄청나기 때문이죠. 라인전에서는 분명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라인전 단계만 넘어가면 딜링과 생존 면에서 타 원거리 딜러에 비해 독보적인 능력을 뽐낼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패치에서 제리는 단 7번 밴됐습니다. LCK 팀들이 보기에 제리에게 라인전이 밀리지 않고 중후반에 더 좋은 기대치를 가진 챔피언이나 (코그모, 트위치), 제리를 라인전 단계에서 완벽하게 압도할 수 있는 챔피언으로 (루시안, 드레이븐, 칼리스타) 제리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반대로 LPL의 경우 LCK와 달리 제리를 철저히 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LPL에서 제리는 12.13 패치 동안 44번 밴됐습니다. 원거리 딜러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승패는 8승 6패로 비교적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6패는 대부분 최하위권 팀에서 기록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원거리 딜러보다 눈에 띄는 KDA인 8.7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제리의 퍼포먼스 자체는 LPL에서도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리의 장점은 생존력입니다. 현재 제리는 LCK, LPL 두 리그에서 모두 높은 KDA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원거리 딜러가 오래 살아남아 끝까지 딜을 해야 하는 메타에서 생존력이 뛰어나고 오래 싸울수록 강한 제리의 가치가 빛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틸 서포터뿐만 아니라 노틸러스와 같은 이니시형 챔피언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는 점 또한 플러스 요소입니다.
다만, 마찬가지로 메타 챔피언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비르에게 비교적 좋지 못한 상대 전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제리의 성장 기대치가 더 높긴 하지만 시비르의 라인 푸시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초반부터 중후반 단계까지 주도권을 잡기 힘들어 팀적인 운영에까지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으로 보이네요.
# 가장 무난한 픽, 아펠리오스
아펠리오스는 LCK에서 제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선택받은 원거리 딜러이며, 5승 4패로 무난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LPL에서는 무려 40번이나 픽되며 두 번째로 많이 선택받은 시비르(17번)보다 두 배나 많이 선택됐습니다.
아펠리오스가 사랑받는 이유는 강력한 후반 캐리력을 가지고 있으며, 궁극기를 통해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루시안-나미 조합을 아펠-룰루 조합으로 받아칠 수 있어 밴픽 단계에서도 강점이 있으며, 특별한 단점이 없기에 픽률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픽률과 승률만 봤을 때는 무난하지만, 세부적인 지표면에서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8월 1주차부터는 티어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LPL에서 아펠리오스는 17승 23패를 기록하며 약간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이상적인 메타 챔피언, 시비르
제리의 위상까지 넘지는 못했지만, 현재 시비르는 성공적으로 바텀 메타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비르가 성공적으로 바텀 메타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 이유는 메타 챔피언이 블루 진영 및 레드 진영 양쪽 모두에게 동일한 가치를 갖는 것이 이상적인데, 시비르가 이 점을 어느 정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리의 경우 블루 진영에서 9번 픽을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밴이 되지 않았지만 레드 진영에서는 7번의 픽과 7번의 밴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시비르는 블루 진영에서 5번의 픽과 2번을 밴을 기록하였으며 레드 진영에서는 3번의 픽과 1번의 밴을 기록했습니다. 제리에 비하면 밴픽 밸런스가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비르의 등장은 밴픽 흐름에도 변화를 끼쳤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시비르의 카운터 픽 알리스타의 등장입니다. 시비르의 스펠 실드로는 알리스타의 W-Q 콤보를 막을 수 없기에 대표적인 카운터로 꼽히고 있죠. 덕분에 이전까지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알리스타는 12.13 패치 이후 LPL, LCK에서 모두 10%대의 밴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리브 샌드박스와 DRX와의 경기에서 시비르를 카운터 치기 위해 등장한 베인 또한 시비르가 가져온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시비르의 장점은 라인 클리어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갱킹을 받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다른 라인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후반 성장 기대치 또한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즉, 현재 바텀 메타에서 가져야 할 캐리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경기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죠. 다만, 태생적으로 팔이 짧기 때문에 포지셔닝이 무너지면 한타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사실은 함정 카드? 최근 1승 7패 기록한 루시안
밴픽의 절대자에 올라 있던 루시안이 12.13 패치로 진행된 경기에서 1승 7패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미 12.11 패치 이후 루시안의 밴률은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반드시 파트너로 나미가 필요하며, 루시안-나미 조합이 초반 갱킹에 매우 취약하다는 약점이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이 약점 때문에 당연히 라인전에서 엄청난 이득을 봐야 하는 조합이었던 루시안-나미 조합이 반대로 라인전을 무난하게 넘기는 걸 목표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죠.
그럼에도 루시안, 나미 조합이 여전히 쓰이는 이유는 중후반 이후 충분히 본래 강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루시안이 중후반 단계에서 약하다고 평가받은 이유는 루시안의 짧은 평타 사정거리 때문인데, 돌풍과 고속 연사포 아이템 그리고 나미의 유틸리티가 이를 보완해 줍니다. 특히 루시안의 궁극기를 통한 변수 창출 능력이 상당히 쉽고 강하기 때문에 중후반 단계에서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평가입니다.
더불어 루시안은 성적이 좋지 않아 GPM 부분에서는 매우 낮음에도 오늘 소개한 4명의 챔피언들 중에서 가장 높은 DPM(분당 대미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5분 골드 격차 지표에서도 12.12패치에서 기록한 -240에서 보다 개선된 172를 기록하였습니다.
즉, 딜링 부분에서는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라인전 능력도 어느 정도 되찾은 모습입니다. 승률은 나빴지만, 챔피언의 성능이나 지표를 봤을 때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외에도 주목할 만한 원거리 챔피언들
외에도 너무나 자주 밴이 되어서 이번 글에서는 제외한 칼리스타와 LPL에서 사랑받고 있는 드레이븐과 징크스가 주목할 만한 원거리 챔피언입니다.
칼리스타의 경우 라인전이 매우 강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티 캐리 능력과 초중반 존재감이 독보적이기에 진영 가리지 않고 밴이 되는 상황입니다. 칼리스타는 LCK에서 97번 밴되고 36번 픽됐습니다. 밴픽률도 80.1%로 원거리 딜러 중 2등이죠. 다만 성적이 약간 아쉽습니다. 14번 승리하고 22번 패배해 38.9%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드레이븐의 경우 안정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칼리스타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LCK의 경우 T1을 상대하는 팀이 드레이븐을 자주 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드레이븐은 LCK에서 22번 밴되고 9번 픽됐으며, 5승 4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징크스는 LCK에도 LPL과 같이 아펠리오스의 맞상대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아펠리오스 상대로 징크스가 두 차례 등장하며 승리를 거둔 바 있죠. LCK 전체 성적 또한 14승 10패로 무난한 편입니다.
플레이오프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한 현재, 밴픽의 핵심은 원거리 챔피언입니다. 강력한 성능을 가진 원거리 챔피언이 많은 상황에서 각 팀이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지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