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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GIGDC2023] 홍수 겪은 대학생이 안전교육 받아가며 게임 만든 사연

'불이 나도 비가 와도'를 개발한 '뜨아아'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신동하(그리던) 2023-10-12 14:57:21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디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년 독창적인 게임 콘텐츠를 소개하는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가 올해에도 진행되었습니다.


GIGDC는 한국콘텐츠협회와 게임개발자협회가 직접 주관하는 게임 공모전입니다. 수상자에는 '대상'의 수상자에게는 500 만원의 상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됩니다. 그렇기에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게임은 '국가대표 인디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TIG에서는 올해 GIGDC에서 수상한 스무 곳의 개발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팀은 '뜨아아'입니다. 한양여대에 재학 중인 '함채영 팀장'과 '양세영 개발자', '서규민 개발자', '이정인 개발자'로 이루어진 팀은 졸업작품인 <불이 나도 비가 와도>로 GIGDC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기획부문 대학부 동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팀원 중 한 명이 지난 해에 있었던 집중호우를 겪은 것을 계기로 '화재'와 '홍수' 시 대처법을 게임으로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방서에 이메일로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안전 교육을 수료해 가며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게임명: <불이 나도 비가 와도>

개발사: 뜨아아

장르: 시뮬레이션

플랫폼: 모바일


게임소개:​ 재난 상황을 마주하게 된 주인공의 시점으로 모든 위험 요소를 넘어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소개에 따르면, 홍수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조이스틱을 이용해 맵을 이동하는 이동 모드와 터치, 드래그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안전 설비의 사용법을 익히는 미니게임 모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첫 번째 챕터에서는 집중호우로 침수된 반지하에서 감전, 차량 침수 등의 상황을 피해 탈출해야 하며, 두 번째 챕터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사무실에서 정전, 유독 가스를 피해 탈출해야 합니다.


수상경력

- 2023 GIGDC 기획부문 대학부 동상





Q. 자기 소개 및 수상작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함채영 팀장: 저희는 한양여자대학교에서 재학 중인 개발자 네 명이 뭉쳐 만든 팀이에요. 졸업작품으로 <불이 나도 비가 와도>를 기획하여 GIGDC에서 동상을 받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요.


<불이 나도 비가 와도>는 화재 및 홍수로 인한 재난 상황과 그 위험을 대처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게임이에요. 안전 재난 상황에서 사용하는 안전 설비의 사용 방법을 미니게임을 통해 배울 수 있어요. 플레이어의 올바르거나 올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나리오도 살펴볼 수 있고요.



Q. <불이 나도 비가 와도>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함채영 팀장: 게임은 하나의 매체로서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요. 게임 시장도 매일이 다르게 성장하고 있고요. 그런데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오락거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게임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던 저희는 사회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게임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졸업작품을 목적으로 결성되었지만, 모두 이러한 뜻을 가지고 있어서 개발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희는 GIGDC 이전에도 여러 IT 공모전을 준비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같은 소프트웨어 공모전에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게임 분야의 경우 박한 평가를 주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게임도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Q. <불이 나도 비가 와도>를 개발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A. 함채영 팀장: 저희 팀은 모두 개발자들로만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디자인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무도 할 줄 몰랐거든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여러 방안을 생각해야 했어요. 그러던 중에 만난 것이 '복셀'이었어요. 그래픽이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길 건너 친구들>을 많이 참고했어요.


A. 서규민 개발자: 그래도 게임을 하다보면 미니 게임별로 아트 스타일이 다른 게 티가 나더라고요. 최대한 이질감이 덜하도록 작업을 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디자인을 전담으로 맡아줄 수 있는 팀원이 추가되면, 게임에 나오는 일러스트들을 동일한 스타일로 맞추어 리메이크하는 작업을 부탁하고 싶어요. 유저가 하나의 게임이라고 더욱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요. UI도 마찬가지인데요. 현재 게임에는 하얀색 깔끔한 디자인의 조이스틱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것도 게임 컨셉에 맞추어 바뀌면 완성도가 높아질 것 같아요.



<불이 나도 비가 와도>를 개발한 '뜨아아' (사진 제공: 뜨아아)


Q. '안전 불감증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해요. 이렇게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서규민 개발자: 학교를 다니다보면 뜬금없이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그럴 때마다 사이렌 소리가 나고 있는데 같은 반 친구들이 나갈 생각도 없이 하던 일을 계속 하더라고요. 그때 처음 '와, 우리 사회는 정말 민감하지 못하구나!'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기획 과정에서 이에 대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학교에서는 미리 고지된 훈련이 아니라면 사이렌이 울려도 대피한 경험이 없다고 입을 모았어요. 그런데 실제 사고가 났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훈련이 아니니 대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 너무 이상했어요.


하지만요. 실제 안전사고를 겪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일인데 사람들은 그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안전재난문자만 하더라도 경각심을 가지기 보다는 성가시다며 짜증을 내는 경우가 더 많잖아요. 저희는 이러한 안전 불감증 문제가 꼭 고쳐져야 할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보았어요.



Q. 많은 위험 요소 중에서 화재와 홍수를 주제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이정인 개발자: 화재는 재산과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재난이에요. 동시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재난으로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고요. 그러나 어떻게 초기에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피해의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그래서 소방 대응법을 알리고 싶었어요.


A. 함채영 팀장: 홍수를 주제로 설정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데요. 지난 해 여름에 저희 팀원 중 한 명이 살던 지역에 집중호우가 크게 발생했어요.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까 절대 쉽게 생각할 수 없겠더라고요. 생태학자들은 환경이 오염되면서 집중호우는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하는데 대처 방법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고 있어서 고르게 되었어요.



Q. 직접 소방 수료증을 취득하면서 게임을 기획했다고 들었어요. 교육을 들으며 배운 내용 중에 <불이 나도 비가 와도>에 반영된 것이 있나요?


A. 함채영 팀장: <불이 나도 비가 와도>를 통해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게임에 포함되는 모든 정보는 인근 소방서에 이메일로 자문을 구한 뒤 사용하기도 했고요.


소방 교육을 통해 받은 내용은 주인공의 행동양상을 디자인 하는 데에 반영되었어요. 화재 대피 상황에서 사람들은 본능대로 행동하게 된다고 배웠는데요. 돌아온 길 또는 자주 다니는 길로 탈출하려 하는 '귀소본능', 밝은 곳으로 피난하려고 하는 '지광본능',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 행동하거나 대피하려고 하는 '추종본능', 반사적으로 화재로부터 먼 위치로 피난하려는 '퇴피본능', 갈림길이 나왔을 때 좌측이나 우측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좌회본능' 등이 있다고 해요. 교육을 들을 때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게임 시나리오 중 일부로 포함시켰어요.




Q. 앞으로도 사실에 근거한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인가요?


A. 서규민 개발자: 아직 구체적으로 기획된 내용은 아니지만 추가 콘텐츠 중 하나로 'CPR' 챕터를 만들고자 구상하고 있어요. 이때 CPR 교육에서 배웠던 내용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폐소생술을 위해서는 적절한 손 위치, 5cm의 압박 깊이, 분당 100에서 120회에 달하는 압박 속도를 동일하게 유지해야 해요. 이 과정은 환자가 깨지 않는 이상 구급대원이 도착해 차에서 내린 후 직접 교대할 때까지 이어져야 하고요. 이러한 주의점을 게임 내에서도 전달하고 싶어요. 현재 구상으로는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계속하거나, AED의 전기가 작동할 때 환자와 접촉하면 게임오버가 되는 형태로 제작될 것 같아요.


A. 함채영 팀장: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방청과 같은 안전관련 기관과 연계하여 주기적으로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해 자문을 얻거나 특정 안전 대응 방법에 관한 게임 콘텐츠 제작을 요청받아 게임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어요.



Q. <불이 나도 비가 와도>는 수익 창출을 위한 게임보다는 교육용 게임에 가까워 보이는데 이렇게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함채영 팀장: 네. 그래서 GIGDC에 제출한 기획안에도 '수익을 창출하지 않겠다'고 밝혔어요. 안전 매뉴얼이 유료라면 아무도 찾아보지 않을 것 같거든요. 올바른 정보를 널리 알리는 것이 저희 팀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고요. 대신에 개발 경험을 얻어간다고 생각하고 개발하고 있어요. 


사실 공익 목적의 교육성 게임을 만드는 일은 일반적인 게임개발회사에서는 시도하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모인 저희 팀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해요.



Q. <불이 나도 비가 와도>는 어떻게 개발되고 있나요?


A. 양세영 개발자: <불이 나도 비가 와도>는 11월 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기존에는 '화재'와 '홍수' 두 가지만을 다루었는데요. 새로운 주제로 '완강기를 이용한 건물 탈출'과 '소화기를 사용한 화재 진압시도'를 추가로 개발하고 있어요.


완강기는 자주 보고 들어 익숙하지만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완강기함 안에 무엇이 들어있고, 어떤 순서로 탈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어요.


A. 함채영 팀장: '소화기를 사용한 화재 진압시도'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서 소화기를 사용할 때 무의식적으로 손잡이를 움켜쥔 채로 안전핀을 잡아 당기는 경우가 있어요. 이렇게 되면 안전핀이 손잡이에 맞물려 강하게 고정되는 바람에 제거되지 않아 초기 진압에 실패할 수도 있어요. 소회기와 관련된 잘 다루어지지 않고 간과하기 쉬운 부분들을 다룰 예정이에요.




Q. <불이 나도 비가 와도>가 정식 출시가 되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요?


A. 함채영 팀장: 정식 출시되면 '내 자식이 첫 발을 뗐네?'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아직 다 크진 않았지만 잘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잖아요. 새로운 시작이니 막막할 것 같기도 하고요.


서규민 개발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검색하면 저희 콘텐츠가 나온다는 게 너무 신기할 것 같아요. 항상 유저 입장이었는데!


이정인 개발자: 유저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뿌듯할 것 같아요.


양세영 개발자: 싱숭생숭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1년 동안 노력한만큼 성취감도 클 것 같아요.



Q. 다음 GIGDC를 준비하는 예비 참여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함채영 팀장: 뜨아아 팀원들은 전원이 게임 기획, 유니티 C# 개발, 2D 및 3D 디자인 작업을 나누어 맡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팀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어요. 좋은 팀원들을 만난 덕분에 귀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이 나도 비가 와도>의 마지막까지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선 인터뷰에서 아무도 주지 않았던 꿀팁을 하나 드릴게요. 신청서를 작성하다 보면 게임의 '대표 이미지'를 제출해야 하는데요. '700px * 394px' 해상도에 맞춘 이미지를 내면 수상했을 때 홈페이지에 예쁜 비율로 업로드 할 수 있어요. 상을 받고 말겠다는 각오로 기획서를 작성하며 미리 제작해 보세요.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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