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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on 2024] 김용하 본부장이 말하는 '미소녀 게임 개발과 AI'

"아직 AI가 개발자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 같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11-15 20:09:04

"AI는 아직 개발자나 창작자를 돕는 수준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2024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 본부장은 'AI 시대의 2차원 게임 개발'이라는 강연을 진행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9월 前 미호요 공동 창립자 '차이하오위'가 AI의 발전을 두고 "게임 개발자는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을 인상 깊게 보았다고 한 김용하 본부장은, AI를 통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현재 자신이 AI와 2차원 게임(서브컬처 게임) 개발에 대해 고민해 온 것을 토대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 본부장


# 김용하 본부장이 생각하는 '2차원 게임'의 핵심

김용하 본부장은 AI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서브컬처 게임'보다는 '2차원 게임'이 조금 더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2차원 게임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해외 매상 추이만 보더라도 매우 급격히 성장함을 알 수 있다. 김용하 본부장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의 보급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가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게임 쪽에서는 '그래픽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영향을 끼쳤다. 2010년대까지 게임 그래픽은 상당히 빠르게 발전했지만, 현재는 그래픽 기술이 고도화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비용이 엄청나게 커지며 정체된 상태다. 

김용하 본부장은 "이렇다 보니 2차원이나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이 '효율적'으로 세계관과 매력을 보여주기 쉽기 때문에 각광받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어 "가챠와 같은 BM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IP의 확장성도 2차원 게임의 강점이다. IP 설정의 진입 장벽이 낮아 외연 확장과 2차 창작이 용이해 창작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가깝다.

2차원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해 중요한 점은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을 제공하고, 그 몰입도를 유지시키는 데 있다.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며, 플레이어가 주인공으로써 스토리에 관여하고 캐릭터와 관계를 이어가는 부분을 잘 표현해야 한다. 게임의 비주얼, 용어, 시스템이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 AI 기술 발전의 현재

2022년 챗GPT가 공개되며 AI는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형 IT 기업에서 앞다투어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김용하 본부장은 "현재는 AGI(인공 일반 지능)까지 구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AGI는 모든 상황에 일반적으로 두루 적용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회사 전체의 일을 AI가 혼자 할 수 있는 셈이다.

AI의 발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여러 가지 고민을 던지고 있다. 가령 AI 감독이 AI 배우를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영화를 매번 새롭게 만들어 보여주면,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있다. 김용하 본부장은 "하지만, AI로 무엇이든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면 오히려 IP의 중요성과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AI가 가진 한계도 아직 분명히 존재하는 시점이다. 김용하 본부장은 자신이 AI를 학습시켜 '소코반' 게임을 시키거나, AI를 통한 캐릭터 모션 캡처, AI를 통한 자동 리깅 등을 시도한 사례를 보여 주며 "아직은 직접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다"라고 했다. 가령 AI를 통한 리깅을 테스트하자 작동은 하지만 아주 간단한 움직임이 가능할 정도로만 리깅되는 식이다.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 모델을 활용해, AI 모션 캡처 기능을 활용해 본 결과

AI를 통한 모델 리깅 테스트

김용하 본부장은 "현업에 AI를 쓰기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 많다. 현업에서 요구되는 능력과 현재 AI의 기능에는 차이가 있다"라며 "높은 비용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라고 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AI 운용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가공 및 학습에 대한 비용은 일반 기업에서 감당하기 어렵기도 하다.

김용하 개발자는 "다만, 기술의 발전이 정말로 빠르기에 제가 말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 틀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 AI는 개발을 더욱 잘 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

김용하 본부장은 "하지만 AI의 실무 적용에 대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첫째로 업무에서 '루틴화된 것을 커버'해 주는 AI 활용을 생각할 수 있다. 가령 사내 메신저에 활용하는 '근태 봇'이 있다. 팀원이 연차나 용무, 반차를 사용하면 AI가 자동으로 정리해 주는 것이다. 해외의 파트너와 이야기할 때 문서의 형태로 메시지를 보내, 문서를 번역하는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AI를 활용한 기존 개발 스펙의 자동화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블루 아카이브>로 따지면 '가챠 등장 연출'을 자동화하는 툴을 개발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것들은 작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툴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UI에 대한 피드백까지 받아야 하기에 오히려 더욱 많은 리소스가 들어갈 수 있다.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캐릭터와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앞서 강조했던 '2차원 게임'의 '몰입도'와 연관된 것이기도 하다

김용하 본부장은 입술 애니메이션을 자동화할 수 있는 AI를 활용해 '메모리얼 로비'에서 언어 별로 립싱크를 하는 방안을 강구해 보기도 했다고 이야기하며, 여러 면에서 판단한 결과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포기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대신 아로나가 게임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에 적용하는 식으로 해결했다고 이야기했다. 넥슨게임즈 내부에 요청에 따라 AI 활용방안에 대한 검증을 해 보는 부서가 존재하기도 한다.


AI를 통한 캐릭터 립 애니메이션 적용 방안
캐릭터 메모리얼에는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아로나에는 적용해 게임의 몰입도를 올리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김용하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AI는 어디까지나 창작자나 개발자를 돕기 위한 '툴' 정도로만 사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기보단,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창의력을 서포트하는 관점 정도에서만 도입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하 본부장은 이전에 루머가 돌았던 <블루 아카이브> 모모톡 시스템의 AI 활용 관련한 기획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김용하 본부장은 "애초에 캐릭터와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스템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이것을 AI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장르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답변을 AI가 할 경우의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아 너무나 위험하다.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에게 '졸업은 언제 하니?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라는 질문을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넥슨게임즈 IO본부의 ML(머신 러닝)팀 업무 프로세스
실무 단에서 기획 요청이 들어오면, 타당성을 검토하고 R&D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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