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베데스다 게임을 기대하세요”
3월 10일 Xbox가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이하 베데스다)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이하 제니맥스)의 MS ‘공식 합류’를 자축했습니다. MS의 인수 소식은 2020년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Xbox 게임패스 이용자들은 제니맥스 산하 스튜디오 게임들의 화려한 라인업이 서비스에 추가되리란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니맥스 게임의 합류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딘 편이었는데요. 기존에 포함됐던 <폴아웃 76>, <디스아너드 2>를 제외하면 그동안 <둠 이터널>, <울펜슈타인 영블러드>, <레이지 2>와 같은 작품들이 띄엄띄엄 추가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합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Xbox 공식 트위터 계정은 최근 트윗에서 베데스다 게임의 추가 합류가 임박했다고 암시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니맥스가 공식적으로 ‘MS 가족’이 되면서 베데스다 이외 스튜디오 게임들도 더 빠르게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패스 이용자들을 설레게 해 줄 제니맥스의 수작 게임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몇 가지 선정해보았습니다.
#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미국지역 서비스에는 포함)
베데스다의 상징과 같은 작품입니다. ▲방대하고 살아있는 월드 ▲알찬 사이드 퀘스트 ▲자유도 높은 캐릭터 육성 ▲풍부한 탐험요소 등으로 당시 게이머들에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현재까지 지속하는 오픈월드 트렌드의 시초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메인스토리의 흡인력이 약했고, 버그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모딩 커뮤니티의 힘입니다. 모드로 그래픽, 시스템, UI, AI, 심지어는 퀘스트까지 게임의 수많은 요소가 수정·추가되면서 게임은 생명력을 연장하는 중입니다.
# <폴아웃 4>
정식 <폴아웃> 시리즈의 마지막 싱글플레이 게임입니다. 포스트아포칼립스 장르 게임의 상징 <폴아웃>을 3D로 구현해 찬사받은 <폴아웃 3>의 후속작입니다. 전작보다 크게 발전한 그래픽, 편의성, 액션성으로 더 많은 팬을 끌어들였습니다. 새로 도입된 정착지 건설 시스템도 평가가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메인 스토리의 설득력 부족, 대화시스템의 지나친 간략화, 반복성이 심한 사이드 퀘스트 등이 꼽힙니다. 한편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과 마찬가지로 베데스다 오픈월드 게임답게 모딩을 강력 지원하며, 관련 커뮤니티도 아직 유지되고 있습니다.
# <둠>
고전명작 <둠>의 리부트 작품으로 2016년 출시됐습니다. 출시 전 원작 훼손을 걱정하는 팬덤의 우려가 컸으나, 원작의 호쾌함과 모던 슈터의 세련됨을 잘 융합시킨 작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후속작 <둠 이터널>은 게임패스에 이미 포함돼 있는데요. <둠 이터널>를 재미있게 플레이한 유저라면 <둠> 역시 추천할 만합니다. 등장 무기와 분위기가 비슷해 익숙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시에 핵심 게임플레이에서는 또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둠 이터널>은 각종 무기와 특수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복잡한 플레이로 ‘퍼즐 액션’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게임입니다. 반면 <둠>은 다이나믹한 액션에 조금 더 치중했고, 주인공 ‘둠가이’의 강력함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 <울펜슈타인: 더 뉴 오더>
<둠>과 마찬가지로, 고전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계승한 작품입니다. 시리즈의 이전 작품들이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했던 것과는 달리,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패배했다는 가정하에 펼쳐지는 대체역사물로서, 시간적 배경은 60년대입니다.
다양한 무기, 완성도 높은 건플레이, 잘 안배된 난이도 설정으로 FPS적 재미를 충실히 구현하는 한편, 기존보다 월등히 강화된 드라마적 내러티브도 호평받았습니다. 나치 독일이 승리한 가상세계의 설정은 몰입감이 넘쳐 ‘절망적 상황 속 분투하는 주인공’이라는 액션영화적 분위기를 잘 연출해냅니다. 2편은 1편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습니다.
# <이블 위딘> 시리즈
1편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카미 신지 프로듀서가 총괄해 주목받은 호러게임입니다. 게임플레이 역시 <바이오하자드> 초기작의 장·단점을 모두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장점으로는 수준 높은 공포 연출,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어려움이 꼽힙니다. 단점으로는 불친절한 스토리, 불편한 조작감 등이 지적됩니다.
2편에서는 미카미 신지 프로듀서가 하차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의 전반적인 대중성도 높아졌습니다. 전편보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명료해졌고, 공포도 덜합니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렸으나, 조작감 및 편의성 개선으로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 <프레이>
또 하나의 리부트 작품입니다. 2006년 출시된 동명의 작품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달 궤도를 공전하는 우주정거장 ‘탈로스 1호’에서 괴물들을 상대하며 정거장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우주 속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SF 액션 게임 <시스템 쇼크>, <데드 스페이스>의 분위기나 시스템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자유도 높은 육성, 창발적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반면 독창성 부족한 스토리, 자잘한 버그 등은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 <데스루프>
리스트 중 유일한 미발매 작품입니다. 2021년 5월 21일 출시 예정입니다. 초능력, 은신, 암살을 잘 조화시켰던 <디스아너드>의 아케인 스튜디오가 개발했습니다. 게임플레이의 핵심도 <디스아너드> 시리즈를 닮았습니다.
주인공은 시간이 무한히 반복(루프)되는 기묘한 섬 ‘블랙 리프’에 갇힙니다. 주인공이 루프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영생을 노리는 8명의 ‘선지자들’을 하루가 끝나기 전에 모두 제거하는 것입니다. 염력, 순간이동, 총기, 근접무기 등을 활용한 화려한 액션이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후에 나올 제니맥스의 차기 기대작 <스타필드>, <엘더스크롤 6>, <울펜슈타인 3> 등 작품은 사정이 다를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제니맥스 합류를 발표하면서 필 스펜서 Xbox 대표는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이는 업계 선두 퍼스트파티 스튜디오 팀 마련을 위한 한걸음이다. 베데스다 크리에이티브 팀이 합류함으로써, 이제 게이머들은 Xbox 콘솔, PC, 게임패스가 베데스다의 미래 작품들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점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중 몇몇 작품은 PC 및 Xbox 독점으로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