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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20] LoL 디렉터에게 직접 물었다. "클래식 롤 나와요?"

16주년 맞은 LoL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김승주(사랑해요4) 2025-03-18 10:51:52

서비스 16주년을 맞은 <LoL>은 어떤 미래에 대비하고 있을까.

세상에 영원한 왕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게임 시장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한국 서비스 기준으로 15주년을 맞이한 <LoL>은 여전히 국내 게임 랭킹 1위에 위치해 있다. 그야말로 초장수 국민 게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e스포츠 분야에서도 독보적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 <LoL>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

<LoL>이 단순한 절대자의 포지션은 아니다. 게이머 사이에서 "시즌 999호 롤 망함"이라는 농담이 있을 만큼 <LoL>에도 꾸준한 위기론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년도의 경우 시작부터 마법공학 상자의 삭제 논란 등 글로벌적으로 피드백이 빗발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준한 변화와 독보적인 재미로 인기를 유지해 오는 것이 <LoL>이다. 마법공학 상자 삭제 이슈도 피드백을 받아들여 일부 개편으로 빠르게 바꾸었다.

TIG 20주년을 맞아, 16주년을 맞이한 장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이끄는 개발자에게 미래를 물었다. <LoL>은 다가오는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사무실에서 피유 리우 리그 스튜디오 디렉터를 만났다.


피유 리우 리그 스튜디오 디렉터



#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15년 후에도 <LoL>을 즐길 수 있도록


Q. 디스이즈게임: 이번 시즌 테마를 '녹서스'로 정하며 많은 변화를 줬다. 디자인 콘셉트가 바뀌었고, 음악이 바뀌었고, 여러 매커니즘과 오브젝트가 추가됐다. 


소환사의 협곡에 이런 변화를 준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 1년마다 전체적인 게임플레이에 큰 변화를 줄 시즌 변화점이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해 봐도 되나?

A. 피유 리우 리그 스튜디오 디렉터: 저희가 항상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플레이어가 어떤 변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녹서스 테마의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소환사의 협곡 뿐만 아닌 아레나 등에서도 업데이트가 있었다. 일관적이고 통합된 경험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된 업데이트를 통해 우리의 결정이 옳았는지 평가받고자 한다. 이번이 올해 첫 시즌이고, 앞으로 2개 시즌 정도가 남았는데 이 정도의 변화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신규 모드 등의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만족할 만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누군가는 녹서스 테마의 업데이트가 너무 어둡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년초마다 진행되는 초기 시즌에는 이번 녹서스 업데이트 급의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Q. 2025년은 유독 변화가 많은 해인 것 같다. 소환사의 협곡이 녹서스 풍으로 바뀌었고, 새로운 배경음악이 추가됐고, e스포츠에는 피어리스가 도입돼 밴픽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 라이엇 게임즈가 올해부터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변화'인가?

A.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LoL>은 16년 동안 라이브 서비스를 해 온 게임이니 더더욱 중요하다. 얼마만큼의 변화를 줄 것이냐를 명확히 정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때로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에 맞춰 변할 것이고, 요청이 없더라도 저희가 게임 경험 개선을 위해 변화를 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피어리스는 여러 방면에서 원한다는 요청이 많았다. 2023년부터 여러 지역에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도입을 원하는 의견이 더 컸다. 한국 커뮤니티나 프로 팀의 요청을 받아 변화한 부분도 있다. 수락 버튼에 대한 변화나 랭크 리셋을 1년으로 되돌리는 업데이트에서는 한국 커뮤니티의 의견을 면밀히 살폈다.

우리는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15년 후에도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LoL>을 즐겨주길 바란다. 그래서 변화를 추구하고, 시즌제를 만들고, 앞서 말한 '공통된 경험'을 지속적으로 주려 한다. 너무나 빠르게, 플레이어가 예상하지 못하거나 원치 않는 방식으로 <LoL>이 변화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변화한 소환사의 협곡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라이엇도 <LoL>의 장기 지속성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 <LoL>이 현재도 강력한 MAU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 16년 간 문제 없이 서비스가 됐더라도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LoL>은 아무리 시즌마다 변화를 주더라도 결국 소환사의 협곡이라는 맵에서 진행하는 5 vs 5 게임이라는 틀은 같다. 아무리 큰 변화를 주더라도 신작 게임에 버금가는 신선함을 주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엇이 <LoL>의 장기 흥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고 있는가?

A. 지난 16년 간 게임은 크게 바뀌었다. 사람들이 게임에 바라는 것도 달라졌다. 성장해 가며 접하는 게임도 달라졌다. 저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도타> 같은 게임을 하며 자랐지만, 요즘 세대는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같은 게임을 하며 성장했다. 게임이라는 개념에서 익숙해하는 것이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르다. 예를 들어 요즘은 게임에서 온라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흔하다. 제 시절에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 PC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는 높은 수준의 경쟁을 원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 그리고 <LoL>은 이런 사람들에게 적합한 게임이다. 아무리 변화를 주더라도 게임의 모토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장르가 완전히 다른 <갓 오브 워> 시리즈와 경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바라는 것이 다르다.

누구나 <LoL>을 할 필요는 없고,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PvP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LoL>이 계속해서 메리트를 가지고 서비스될 수 있는 게임이고자 한다. 환경의 변화는 있지만 <LoL>의 모토는 경쟁성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신규 모드를 만든다면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Q. 이전에는 3vs3모드나 도미니언 모드가 있었는데, 이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있을까? 특히 도미니언 모드는 경과에 따라 음악이 바뀌는 등 상당히 힘을 줘 개발한 것처럼 당시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껴졌다. 

A. 흥미로운 질문이다. 도미니언은 출시 당시에는 인기가 상당히 있었는데, 삭제 결정을 할 정도로 빠르게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3vs3 모드도 마찬가지다. 당시 많은 것을 배웠고 현재의 <LoL>에도 교훈을 적용하고 있다. 교훈은 '소환사의 협곡만큼 복잡하고, 경쟁력 있고, 플레이어의 숙련도를 뽐낼 수 있는' 모드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게임을 통틀어 그렇다.

이 두 모드는 소환사의 협곡만큼 전략적 깊이를 느낄 수 없었다. 기왕 경쟁 게임을 즐긴다면 소환사의 협곡에 더욱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어, 사람들이 하던 모드로 돌아갔기에 인기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LoL>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절대는 없다(Never say never). 확답은 드리긴 어렵지만, 영구적이진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열리는 이벤트 모드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과거의 것들을 가져오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지만, <LoL>이 16년 서비스된 게임인 만큼 플레이어에게 향수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가장 잘 살펴야 하는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다. 플레이어에게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줘야 한다. 인기 모드인 '칼바람 나락'을 이야기해 보자. 플레이하는 이유가 명확하다. <LoL>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고, 간편하게 즐기려는 것이다. 칼바람 나락에서 소환사의 협곡처럼 경쟁하고 승리하기 위해 플레이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모드가 잘 정착하려면 근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존의 모드와 공존할 수 있다. 도미니언과 3vs3 모드는 소환사의 협곡과 동일한 경쟁 기반이기에 공존하기 어려웠다.

2011년 경 출시됐던 도미니언 모드 (수정의 상처)
출시 당시에는 인기가 있었으나, 인기가 빠르게 떨어졌다. 결국 삭제됐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향수를 언급했으니 이 자리에서 물어보겠다. '클래식 LoL'이 나올 수 있을까?

A. 저희도 '포트나이트 OG'* 모드와 같은 것을 보며 클래식 콘텐츠가 가진 힘을 보았다. 

다만, <LoL>은 16년 서비스됐다 보니 사람들이 클래식에 바라는 바가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시즌 1가 클래식으로 베스트라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시즌 3 시절을 원할 수 있다. 과거의 시즌 복귀를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확답드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 부분도 절대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참고: '포트나이트 OG'는 3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에 존재하는 한 모드다. 게임 초기 출시의 맵과 총기가 그대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Q. 이전에 '집중포화' 모드가 큰 호평을 받았다. 한국은 클라이언트에 대기열을 걸었을 정도다. 어떻게 개발이 시작됐나? 내부적으로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이런 이벤트 모드가 더욱 늘어날 수 있나?

A. 집중포화는 흥미로운 케이스다. PvE 모드에 대한 요청은 꾸준히 있었기에 개발하게 됐다. 이런 모드를 개발할 때 중요한 것은 챔피언이다. PvE 모드라고 야스오를 픽해 미니언만 사냥하면 재미가 없으니, 집중포화 모드에서는 야스오의 느낌은 유지하되 전투 모델을 크게 바꿨다. 덕분인지 한 번도 <LoL>을 플레이하지 않는 사람이 집중포화는 하시러 오시더라. 물론, 게임에 남지는 않았다(웃음).

집중포화의 성공 이유라 한다면, 전체적인 디자인이 좋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친구와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oL>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이 집중포화 모드를 통해 소환사의 협곡에 정착하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우리의 목표가 아니었다. 목표는 신선함이다. 랭크 게임을 잠시 쉬고, 서로 다른 랭크에 있는 사람이 한데 모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이런 새로운 모드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칼바람 나락이나 아레나에 여러 투자를 한 이유도 같다. 때로는 경쟁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챔피언을 즐기고, 플래티넘과 챌린저가 한데 모여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낼 것이다. 집중포화는 하나의 걸음일 뿐이다.

집중포화


# 서비스 기간 16년... 챔피언은 170개, 어떻게 패치하고 있나?

Q. 챔피언이 크게 늘어난 만큼 챔피언 밸런싱도 어려워지고 있을 것 같다. 챔피언을 조절할 때마다 솔로 랭크, 대회, 칼바람 나락 등의 여러 모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소환사의 협곡에 큰 변화를 줄 때도 챔피언의 밸런스를 신경 써야 한다. 특정 시스템의 변경으로 인해 평범했던 챔피언이 갑자기 OP가 되는 등 나비효과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밸런스 패치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밸런스는 항상 어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말씀한 부분이 맞다. 오래되고 거대한 게임이다 보니 자칫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챔피언도 사실, 현재 <LoL>에는 170명의 챔피언이 있어 새로운 캐릭터를 내기 쉽지 않기도 하다. 게임에서 유니크한 포지션은 모두 채워졌기에 빈 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신규 챔피언을 개발하며 누구를 목표할 것인지, 사람들이 이 챔피언을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있다. 게임플레이적인 면을 넘어 <LoL>의 생태계도 신경쓰고 있다. 멜이 좋은 예시 같다. 드라마 <아케인>과의 서사가 있어 특징을 잡기 쉬웠다.

밸런스 부분은 담당 팀이 열심히 하고 있다. 여기서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밸런스와 관련한 프레임워크와 툴이 있다. 프레임워크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도움을 준다. 아이디어나 가이드라인, 규칙을 정할 때 도움이 된다. 툴은 데이터 수집에 관한 것인데 플레이어의 실력별로 승률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챔피언이 얼마 정도의 숙련도로 플레이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챔피언마다 특징이 있다는 점도 봐야 한다. 이즈리얼은 인기가 많다. 플레이어 폭이 넓지만, 깊이 있게 플레이 하는 사람은 적다. 반대로 오른을 플레이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깊이 있게 플레이한다.

지난 여러 해를 살피면 밸런스 팀이 열심히 해 왔다고 느낀다. 프로 경기와 솔로 랭크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물론, 패치별로 1~2개의 OP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크산테처럼 여러 패치에 걸쳐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이야기드리고 싶은 게 있다. 메타는 단순히 밸런스 패치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 정글 다리우스가 인기있지 않나? 저희가 (가까운 시기) 버프한 것이 아니라 인식이 바뀌어서 그렇다.* 사람들의 인식이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도 있어 이 부분도 잘 살펴야 한다.

* 참고: 정글 다리우스는 2025년 패시브의 출혈 효과가 정글 몬스터에게 300%의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 발굴되며 유행했다. 다리우스가 정글 몬스터에게 300%의 출혈 피해를 입히도록 변경한 패치는 2021년 진행된 11.8 패치다. 참고로 다리우스의 몬스터 대상 출혈 대미지 너프는 2025년 진행되는 25.6 패치에서 확정됐다.

2021년 11.8 패치에서 정글 버프를 받은 다리우스 (출처: 라이엇 게임즈)

25.6 패치에서 너프가 예고됐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라인 스왑 문제 "정말 막고 싶었다"

Q. e스포츠와 실제 <LoL>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스포츠는 시청하지만, <LoL>을 플레이하지는 않는 사람도 많다. 라이엇은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이전에 <LoL> 커뮤니티에서 '야스오 궁극기'의 발동 조건을 이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난리가 났던 적이 있다.

A. e스포츠 시청자와 <LoL> 플레이어 모두 결국 하나의 생태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하지 않고 e스포츠만 봐도 괜찮다. 어떤 분이라도 환영한다.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 사건이 있었다면, 야스오의 궁극기를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른 덕분에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닌가? 이를 계기로 <LoL>을 좋아하는 친구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LoL>의 핵심 중 하나는 스토리다. 프로 선수 개개인의 스토리 뿐만 아니라, 나와 내 친구가 겪는 것도 하나의 스토리다. '프로 참견러'와 토론하는 것도 <LoL>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저희는 <LoL>을 통해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게임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Q. 정말 과감한 방식으로 라인 스왑을 막았다. 유저 사이에서도 "어쩔 수 없이 극단책을 사용한 것"이라며 인정하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다. 

A. 정말로, 라인 스왑은 퍼스트 스탠드 전에 막고 싶었다. 왜냐하면 지난 MSI를 기점으로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가 라인 스왑이 빈번히 이루어지는 3번째 국제 대회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라인 스왑에 대한 의견을 여러 곳에서 받았는데 대부분이 "지루하다"고 했다. 탑은 고통받고, 늘 같은 타이밍에 다이브와 텔레포트 사용이 나오는 등 시청 측면에서도 나빴다.

뿐만 아니라 솔로 랭크와의 간극이 컸다. 챌린저 랭크 게임이라 하더라도 라인 스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괴리를 해결하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해결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방법을 시도했던 상황에서도 메타상 프로 선수들이 계속해서 라인 스왑을 할 수밖에 없었기에, 효과적인 억제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번 국제 대회에서 궁극적으로 보고 싶었던 것은 '라인에서 선수들이 맞붙는 것'이다. 덕분에 제우스의 라인전 능력이 선보여지거나, 갱플랭크와 잭스가 맞붙는 등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 피어리스 밴픽과의 연계도 생각했다.

라인 스왑은 감지되면 엄청난 패널티를 가하는 방식으로 막았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라인 스왑 금지와 피어리스 덕분에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는 국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챔피언이 나와 활약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곤란한 질문이겠지만, 마법공학 상자 삭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배경에서 그러한 결정이 이루어졌는가? 그리고 피드백을 받아 변경점을 일부 되돌린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A. 기존 보상 체계가 복잡하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열 때마다 늘 좋은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도 했다. 스킨과 관련 없는 것이 나오기도 했고, 스킨 파편을 주황색 정수로 바꿔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제거하고 전투 패스로 여러 스킨을 제공하는 것이 어떤가 했다. 

유료 콘텐츠와 무료 콘텐츠를 분명히 구분하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플레이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상자를 여는 그 경험을 좋아했다. 우리가 이 부분을 간과했다. 


Q. 스킨은 상당히 과감한 결정을 했다. 일정을 미뤄서라도 퀄리티를 개편하겠다고 언급했다. 스킨 출시는 수익성에 상당히 연결된 부분임에도 이런 결정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A. 모데카이저 고귀 스킨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 맞다. 비싼 스킨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옳다고 느끼는 이유는 실제 스킨을 내놨을 때 상응하는 퀄리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줬기에 반영해야 했다. 스킨 퀄리티가 별로면 안 팔리는 것도 있다.

고귀 스킨은 새로운 하나의 브랜드다. 상응하는 가치, 프리미엄이라는 느낌을 줘야 한다. 지난 번 전설의 전당 아리 스킨을 만들 때도 퀄리티를 위해 많이 소통했다.

치러야 할 대가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옳은 결정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준치를 높여 좋은 퀄리티의 스킨을 선보여 "저거 멋지다. 사고 싶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물론, "취향에 안 맞네, 이 스킨은 안 사야지"라고 할 수 있다. "비싸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별로다"라는 말은 들어서는 안 된다.

문제의 산 우잘 모데카이저 고귀 스킨. 현재 퀄리티를 다시 다듬는 중이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라이엇 게임즈는 다르다.

Q. 앞으로 <LoL>에 여러 변화가 계속해서 찾아올 것 같은데, 그때마다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기대해도 되는가?

A. 당연하다. 피드백은 항상 살피고 있고, 늘 저희에게 있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라이엇은 느리다'는 인식은 없었으면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리스크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균형을 잘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데이터를 참조해 변화를 결정하고, 각 지역의 관점도 반영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에게 반응하는 것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한 두 달의 일이지만, 플레이어에겐 영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어뷰징이나 수락 버튼의 문제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원했다. 앞으로도 최대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현 시점에서 라이엇이 <LoL>에 변화를 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전처럼 “플레이어가 최우선”(Player focus)이라는 모토에 맞춰 행동하는 것인가?

A. 그렇다. 우리의 좌우명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말을 해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플레이어'라는 개념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때로는 저희가 여러 신규 모드에 투자하고 있기에 "소환사의 협곡에 집중해라. 자원 낭비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저는 이런 견해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플레이어가 같지는 않고, 선호하는 것도 다르기에 게임에 가치를 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소환사의 협곡, e스포츠, 아케인 등등 모든 것이 모여 <LoL>이라는 생태계를 구성한다.

그리고 제가 첫 직장이 라이엇은 아니다. 그렇기에 꼭 말씀드리고 싶다. 라이엇 게임즈는 정말로 다르다. 대부분의 직원은 더 나은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직원도 결국은 플레이어고, e스포츠를 즐기는 <LoL> 생태계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최우선이란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니, 미디어 일정을 마친 밸런스 패치 담당 개발자가 한국 솔로 랭크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한국에 올 때마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자유 시간에는 항상 랭크 게임을 한다고.

Are ya winning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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