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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스코필드 "칼리스토 프로토콜, 한국 좀비물에도 영향 받았다"

신작 소개, 크래프톤과의 협업 등 이야기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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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시몬) 2022-08-30 15:37:26
시몬 (임상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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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스코필드 "칼리스토 프로토콜, 한국 좀비물에도 영향 받았다"

신작 소개, 크래프톤과의 협업 등 이야기한 인터뷰

시대, 혹은 장르의 '아이콘'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이 있다. 글렌 스코필드의 SF 액션 호러 <데드 스페이스>가 여태껏 호러 게임 팬 사이에서 언급되는 이유는 아직도 해당 장르의 대표로 삼기에 부족함 없는 작품으로 뇌리에 남아있어서다.

2022년 게임스컴 현장에서 글렌 스코필드를 만나 <칼리스토 프로토콜>로 같은 장르에 다시 도전하는 소감을 묻자 그는 "다른 분류의 게임으로 봐 달라"고 요청해왔다. 두 게임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싸우는 방식도 다르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새로운 맥락에서 또 한 번의 독자적 공포를 구축해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엿보이는 대답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호러는 이전과 어떻게 다를까? 글렌 스코필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 대표, 그리고 크래프톤 남영선 본부장과 함께 두 기업이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라는 비전의 실현을 위해 어떤 협력을 이뤘는지 이야기 나눠봤다. /쾰른(독일)=디스이즈게임 임상훈 대표, 정리= 방승언 기자

글렌 스코필드 SDS 대표(우)와 크래프톤 남영선 본부장


 

 

Q. 디스이즈게임: SF 호러에 애정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일상 호러와 비교해서 이 장르 고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존에 SF 호러 게임장르를 발전시킬 아이디어가 많고, 이를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적용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 예시를 들어줄 수 있나요?

A. 글렌 스코필드: 제가 생각하는 SF 호러 고유의 매력은 어디에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으로 사람들을 데려다준다는 데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장소를 설정할 때, 새로운 곳이지만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고 사람들이 믿을 수 있을 만한 곳으로 보통 설정합니다.

저희 게임의 경우, 죽은 위성이라는 뜻을 가진 칼리스토 안에 아무도 나올 수 없는 감옥이라는 설정을 넣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설정한 데에는 여러 연구와 조사 과정이 뒷받침하고 있죠. 새로운 곳을 그냥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곳에 물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 인류가 그곳을 식민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일부 과학자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혹한 환경이긴 하지만 저희 인류가 결국 갈 수도 있는 지역인 셈이죠. 저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게임 속 흥미로운 요소들을 제가 새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SF의 매력을 느낍니다.


Q. <칼리스토 프로토콜>에서 심리적 공포를 어떻게 빚어냈는지, 교도소라는 공간을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A. 글렌 스코필드: ​감옥 안에 사는 것도 공포스러운데, 버려진 행성 안에 아무도 나올 수 없는 감옥이라는 설정까지 넣으면 고립감을 더 느끼고 공포감도 더 크게 오겠죠.

 

게임 곳곳에 공포가 존재합니다.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이죠. 감옥이라는 공간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면, 사실 감옥 안이 가장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누가 감옥에 가고 싶어 하겠어요. 이렇게 두려운 감옥 안에 몬스터를 집어넣는 설정이 더 두려우리라 생각했어요. 어떻게 탈출할지 생각하는 것 자체로도 무섭기 때문이죠.



Q.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같은 새로운 그래픽 기술, 3D 오디오 기술 등이 호러 게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게임에 기술들이 어떻게 적용됐는지 설명해주세요.

A. 글렌 스코필드: ​레이 트레이싱 기술은 게임 안에 등장하는 세계가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고 사람들이 믿을 수 있게끔, 정말 실재하는 환경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공간이 더 현실적일수록, 사람들은 더 몰입되고 무서움을 느끼기 마련이죠.

저는 이 게임에서 몰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리고 캐릭터도 현실에 있을 법한, 그럴듯한 캐릭터들로 만들었죠. 사람들이 캐릭터에도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크래프톤 덕분에 저희가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질과 애니메이션이 중요한 우선순위였기 때문이죠. 애니메이션을 현실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아울러, 새로운 기술은 고어 시스템을 더 공포스럽고 더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오디오 기술 역시 가까이 있지 않고 저 멀리 있는 몬스터들의 소리를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게 해줍니다.

사실 소니와 MS에 큰 도약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만들지 못한 것들을 저희가 이번에 새로 만들어냈거든요. 새로운 기술들이 게임 내 다양한 요소들을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고, 이는 사람들로부터 더 큰 몰입감을 끌어내며 무서움과 공포를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Q. 최근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의 성공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데드 스페이스>를 뛰어넘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 많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유저 반응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A. 글렌 스코필드: <데드 스페이스>와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다른 카테고리의 별개 게임으로 구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장에서 두 게임이 많이 비교되긴 하지만, 사실 다른 게임이거든요.

캐릭터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죽는 방법 등이 다르고 정말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어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깊은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뉘앙스에 귀 기울이고, 게임 내 오디오에 집중하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퍼즐을 맞추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게임의 게임 전투 방식 역시 굉장히 다릅니다. <데드 스페이스>는 어떻게 보면 이진법적으로 팔과 다리를 자르는 것에서 무서움을 느꼈다면, <칼리스토 프로토콜>에는 고어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어깨도 잘리고, 머리의 일부분만 잘리고 이런 모든 요소가 신기술을 통해 이루어졌고, <데드 스페이스>와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 무기 시스템도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무기를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습니다. 그립 건(grip gun)이라는 총은 적들을 캐릭터 쪽으로 끌어당기는 중력 총의 한 형태예요. 적들을 여기저기 던지면서 움직이게 할 수도 있고 끔찍하게 공격하고 찢을 수도 있죠. 이외에도 절단 등과 같이 고어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들을 많이 추가했습니다. 원하는 대로 전투를 할 수 있고,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Q. 크래프톤과 손을 잡게 된 배경은요? 함께 일해보니 어떤가요? 창작 환경 측면에서의 소감이 특히 궁금합니다.

A. 글렌 스코필드: 저는 사실 전 세계의 많은 큰 회사들과 얘기를 해봤습니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님과 남영선 본부장님과 대화했을 때, 두 분은 제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두 분은 제 진심에 공감해 주셨습니다. 두 분은 말씀하셨죠. 크리에이티브한 분들이 창의적으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다고요. 실제로 김창한 대표님은 개발자이시면서 엔지니어시기 때문에 더 좋았고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크래프톤은 제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피칭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이 과정에서 어떠한 요청이나 관여 없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제가 게임 피칭하는 과정에서 크래프톤은 제 열정과 진정성을 존중해줬습니다.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줬죠. 게임 산업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들은 이를 존중해줬습니다.

남영선 Game Production & Media Expansion 본부장(이하 남영선 본부장): 글렌 대표님이 좋은 말씀 해 주셨는데요. 실제로 ‘BE ORIGINAL, STAY CREATIVE’가 크래프톤의 핵심 가치입니다. 글렌 대표님을 처음 만났을 때, 게임 개발에 열정이 가득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래프톤과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가 서로의 경험으로부터 같이 배우고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저희도 글렌 대표님으로부터 하이 퀄리티 게임 제작을 배울 수 있고, 글렌 대표님도 <PUBG: 배틀그라운드> IP를 개발한 저희의 게임 비즈니스 경험, 라이브 서비스 경험, 그리고 아시안 마켓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고, 굉장히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관계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글렌 스코필드: 맞습니다. 저는 아시안 마켓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에 크래프톤으로부터 많이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전세계 베스트셀러 <PUBG: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회사를 제가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셨잖아요.

남영선 본부장: 크리에이터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해 준다는 점에서 저희의 차별성이 있는 것 같아요. 크리에이티브를 존중해줌과 동시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보는 것도 중요한데, 저희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정직하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미팅을 가졌고, 실제로 한국에 SDS 조직도 있고요. 이렇게 깊이 있는 협력관계가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한국 내에서도 이렇게 긴밀한 협업을 하는 회사는 별로 없을 거예요.

글렌 스코필드: 속도가 필요한 시점들이 있기 마련인데, 크래프톤이 이러한 시점들에 속도를 낼 수 있게 했고요. 지난 3년간 제가 느낀 점은, 더 좋은 게임, 더 나은 게임을 위해서 크래프톤과 협업을 더 강화하고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협조하고 싶다는 겁니다.

남영선 본부장: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저희는 SDS와 글렌 대표님의 개방적인 태도를 굉장히 존중합니다. 크리에이티브한 분들은 바운더리 안에 그들의 아이디어를 주장하는 경향도 있긴 한데, SDS와 글렌 대표님은 오히려 굉장히 개방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하세요. 창의성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저희 측에 도움을 주시기도 하셨죠.



Q. SDS의 개발 방향과 크래프톤의 경영방침이 좋은 시너지를 이루나요? 크래프톤 차원에서 어떤 역량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A. 남영선 본부장: 저는 SDS와 글렌 대표님과의 협업을 시작했을 때, 이 협업 관계가 굉장히 긴밀하고 강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서로가 서로한테 배울 지점이 확실하게 있었죠.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에 ‘ONE TEAM ONE DREAM’이라는 핵심 가치가 항상 있었다는 점이에요. 현재 애니메이터, 개발자, QA, 오디오 디렉터 등 약 20명 정도의 인력이 크래프톤 본사 서울에서 서로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SDS에 저희의 역량, 저희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서로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런 긴밀한 협업을 하는 회사들이 한국 내에서도 많지 않거든요. SDS와 크래프톤이 현재 가진 견고한 관계는 향후 더욱더 큰 시너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해요.


Q. <칼리스토 프로토콜> 런칭 이후 SDS와 크래프톤이 함께하는 미래 사업계획이 있다면 설명해주길 바랍니다.

A. 글렌 스코필드: 게임 런칭 이후에도 향후 SDS와 크래프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곧 더 자세하게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전세계에 크래프톤의 인지도를 더욱더 높이고 싶거든요. SDS뿐 아니라 크래프톤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용이나 기업 브랜딩 측면에서도 더 이야기할 것이 많아지죠. 또 하나는 여러 관점에서 오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입니다. 스튜디오 내에서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는 이유죠.



Q. 마지막으로 게임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또,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A. 글렌 스코필드: 서바이벌 호러 장르 게임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들 때 사실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보기도 하는데, 저희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걷고 움직이는 형태가 사실 한국 영화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은 부분입니다.

좀비 관련해서는 한국이 최고인 것 같아요. <부산행>부터 시작해서 <킹덤>, <반도>와 같은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 작품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한국 팬들은 물론 아시아 팬들이 게임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게임 내 한국적인 요소와 배경이 많이 있기도 하고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자주 한국 팬분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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