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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을 수 있는 회사 찾는다면 꼭"…EA코리아 인터뷰

여성 직원 중심 참여 그룹 WUT 운영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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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2-10-25 12:22:34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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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을 수 있는 회사 찾는다면 꼭"…EA코리아 인터뷰

여성 직원 중심 참여 그룹 WUT 운영하는 이유는?

편견과 차별을 당연한 근무조건쯤으로 여기며 일하는 직장인이 여전히 적지 않다. 혹독한 업무 환경도 우리네 일터에 일상처럼 스며있다. ‘선진 기업문화’는 많은 경우 보고서와 그래프 안에만 살아 숨 쉰다. 잘 알려져 있듯 게임 업계도 절대 예외는 아니다.


<피파 온라인>개발 및 운영으로 잘 알려진 EA코리아의 직원 복지 행보는 그런 면에서 한 번쯤 주목할 만하다. 2019년 이들은 EA 본사를 따라 여성 직원 중심 참여그룹 WUT(Women’s Ultimate Team)을 론칭했다. 포용성 및 다양성 제고를 목표하는 WUT는 현재 직원들의 자기 계발, 힐링, 소통의 창구로도 기능하고 있다.

국내 정서에 비춰보면 다소 낯선 유형의 조직. 도입한 이유와 목적은 과연 뭘까? 강남에 위치한 EA코리아 사무실에서 류선영 Head of Asia Studios & Sims Franchise Marketing​, 이상우 Asia People Partnerships Director​을 만나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다. WUT는 EA코리아의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일 뿐, 다양한 직원 배려의 노력에는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자.

이상우  Asia People Partnerships Director​​ (왼쪽), 류선영 Head of Asia Studios & Sims Franchise Marketing


# EA코리아에게 WUT란

Q. 디스이즈게임: EA의 글로벌 조직 WUT를 국내에서도 론칭한 목적과 의의는 무엇인지?

A. 이상우 Asia People Partnerships Director​​​ (이하 이): EA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회사이다. 이런 가치를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추구할 수 있는 ERG(Employee Resource Group)라는 조직이 사내에 많이 존재한다. WUT 또한 ERG중 하나인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0명 정도가 소속되어 활동 중이다.

EA코리아 역시 본사와 같이 다양성과 포용성 가치를 추구할 방법을 고민한 결과 WUT를 2019년 론칭하게 됐다. WUT 외에도 ERG 그룹이 여럿 있지만 여성 직원 경력개발 등 여러 주요 이슈를 얘기할 수 있는 장점을 생각해 우선적으로 도입했다.

A. ​류선영 Head of Asia Studios & Sims Franchise Marketing ​​(이하 류):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EA코리아의 여성 직원 비율이 높지는 않다. 각 팀이 성별에 상관 없이 서로 챙기고 신뢰하는 문화지만 그래도 같은 여자끼리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따로 있기 마련이다. WUT가 생기면서 남성 동료와 공유하기 힘든 이런 부분을 얘기하기 쉬워진 점이 있다.

A. ​이: WUT는 이름과 달리 남자분들도 가입할 수 있고 나 또한 소속되어 있다. 이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 직원들이 많다. 기혼 남성 직원들의 경우 배우자의 상황을 더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Q. WUT의 주요 활동 설명을 부탁드린다.

A. ​이: 우선 런치 밋업을 통해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어도비 코리아 우미영 대표님, 헤이조이스 이나리 대표님 등 다른 기업 리더분들을 모셔 세미나를 개최해 여성 직원들의 경력개발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아름다운 가게와 연계해서 헌옷 기부 이벤트를 열었다. 최근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우먼 인 풋볼’이라는 이름의 축구대회도 진행했다. 참여하신 분들이 처음에는 걱정도 하셨지만 결국 많이 즐거워하셨다. 저를 포함해 남성 직원분들도 서포트로 참여하고 나중엔 직접 경기를 뛰기도 했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A. ​류: 여성 직원들이 주축이 되는 그룹은 맞지만 다루는 관심사가 여성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가족, 육아, 사회문제 등 전반적이고 광범위한 주제도 다룬다. 앞서 말했듯 풋볼 행사에도 남자 직원들이 참여했다. 다 같이 만들어가는 그룹이다

A. ​이: WUT는 다양성, 포용성 등 추구하고 있는 별도의 가치관이 있다. 그 가치에 공감하는 남자 직원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계시다.

WUT의 국내 론칭 행사가 열렸던 메인 홀. 행사는 본사 임원이 방문한 가운데 대규모로 이뤄졌다.


# EA코리아 임직원에게 WUT란

Q. WUT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자기계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여가 중심의 ‘사내 동아리’와는 개념이 다르다. 안 그래도 힘든 회사 생활에 WUT 활동이 위안을 줄 수 있을까?

A. ​류: 기업문화상 성별을 따지지 않고 지내니 여성 직원으로서 겪는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기업 내 여성 비율이 적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함께 자유롭게 만나서 공통 관심사를 나누거나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그룹이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재택 근무가 실시되었고, 각자 부서에서 각자 바쁘게 일하다 보니 서로 만나는 기회가 적었다. 그래서 각기 다른 부서별 직원끼리 공통 관심사, 업무, 일상 얘기를 하고자 캐주얼 미팅을 많이 갖는데, 여기에 WUT가 지원을 많이 한다.

더 나아가, 봉사활동을 하거나 사회에 기여하면서 느낄 수 있는 종류의 희열이 있지 않나. 그런데 이걸 혼자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함께 봉사활동도 전개하는 WUT가 개개인에 소속감을 주는 동시에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의미있었던 경험을 얘기하자면, 최근 3년간 재택을 하며 서로 못 만나고 집에서 일하다 보니 우울감을 느꼈다. 다른 직원들도 종일 혼자 일하며 고립감, 우울감을 느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WUT에서 정기적으로 티타임을 가지면서 개인적 문제, 감정, 육아 스트레스 등을 공유하며 팁을 얻고 힐링을 많이 했다.

저와 함께 이런 월간 미팅을 주최하는 다른 리드분들도 계시는데, 준비하면서도 힐링을 받는다. 남성 직원 분들도 참여하신다. 규모로 따지면 소모임으로 진행할 때는 15명, 전사적으로 대규모 모임 이벤트를 벌일 때는 최대 80명까지도 오신다.


Q. WUT이 제공하는 자기 계발 기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직원 개인의 업무 내·외적 성장에 있어 어떤 도움을 기대하면 좋을지?

A. ​류: 일단 커리어에 관련된 개인 성장에 있어서는 매니저와 상사가 많은 도움을 준다. 이것을 전혀 꺼리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그래도 WUT 내부에서 물어봤을 때 더 편하겠다 싶은 질문들이 있다. 다른 부서끼리도 공감할 만한, 커리어 및 역량 확대를 위한 조언을 서로에게 주고는 한다. 더 나아가 여성 연사를 초청, 세미나를 진행해 회사 밖에서의 커리어 스토리를 듣는 등 활동이 있다.



# 모두에게 안전한 직장

Q.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게임업계에서는 여성 직원 대상 차별, 괴롭힘 이슈 폭로가 이어졌다. EA코리아의 경우 이와 관련해 어떤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사실 해당 소식들을 듣고 많이 놀랐다. 같은 외국계 게임사로서, 이 방면에서 (문제가 된 회사들에도) 굉장히 촘촘하고 강력한 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EA의 경우 관련 행동강령(code of conduct)이 있다. 성희롱 등 문제에 있어 모든 직원이 지켜야 하는 강력한 룰이다. 여기에서 요구하는 윤리 수준은 각 국가 법에서 요구되는 기준보다 더 엄격하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강령을 매년 강조하고,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직원 서명을 받는 등 활동을 진행한다.

그러나 아무리 방지를 해도 문제가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얼마나 빨리 문제가 해결되는지, 그리고 직원들이 얼마나 안심하고 대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제도적으로 이 부분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당사자가 직접 HR팀을 찾아갈 수 있고, 핫라인을 통해 무기명으로 제보할 수도 있고 조직 내에서 상향 전달될 수도 있다. 본인이 선호하는 편안한 방법으로 이슈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피플 익스피리언스’(EA의 HR조직) 팀 내에 ‘피플 릴레이션’이라는 이름의 자체 조사 부서가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경우 피플 릴레이션의 조사관이 해당 직원과 함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Q. 앞선 성차별 이슈와 관련, 업계의 경력단절, 임금불평등과 같은 해묵은 차별 이슈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 직원의 절대 비중이 적은 기업일수록 해당 문제에 더 취약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EA코리아의 경우 어떠한지?

A. ​이: 일반적 인식이 그럴 수는 있다고 본다. 아무래도 여성 비중이 더 적을 때 불합리가 더 잘 발생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기본적으로 중시한다.

또한 이것은 성별에 상관 없이 모든 직원에 관한 문제라고 본다. 예를 들어 EA코리아에는 육아휴직을 장기간으로 가는 남성 직원이 많다. 이를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뭐라고 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여성이 더 많이 받는 부담이기는 하다. 그래서 HR차원에서 이와 관련하여 더 많은 노력과 교육을 통해 인식개선에 나서고 있다.

더 나아가 EA가 내세우는 다양성·평등·포용의 가치는 직원 평가와 보상에도 항상 적용된다. 평가와 보상 절차에 앞서 다양한 차별인식을 배제할 방안을 먼저 논의한 뒤에 시작한다. 그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승진·채용 등 문제에서도 성별 등은 원칙적으로 논외다.

더 나아가 실제 직원들이 받은 보상에 차별이 없는지 내부적으로 정기 검토하고 있는데 문제가 포착되지 않는다. 크게 보면 결국 조직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모든 소수자 포용이 EA의 기본 문화다.



# 한국패치 미적용

Q. EA코리아 스튜디오의 직원 복지, 인사관리 시스템은 본사의 글로벌 체계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여기에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우스개소리로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면 ‘한국패치’가 된다고들 한다(웃음). 그런데 EA코리아는 아니다. EA의 인사관리는 전 세계적으로 통일되어 있다.

다만 복리후생의 경우 지역별 정책이 조금씩 다른데, 이건 현지 직원 배려 차원이다. 예를 들어 직원 건강을 위한 운동 보조금 지원 등은 전 세계 공통이다. 반면 한국 한정의 여러 기념일 지원 등, 로컬에서 요구되는 혜택도 따로 마련하고 있다.

A. ​류: 예를 들어 국내의 52시간 근무제 준수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런 경우 국내법 안에서 직원들을 충분히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한다. 유연근무제를 통해서 직원들이 자율적인 형태로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등 지역 법 실정과 상황에 맞춰서 복지가 운영되고 있다.

A. ​이: 또, 국내 게임/IT업계는 플렉서블 베네핏(현금 지급) 복지를 많이 운영 하는데 이건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다. 이 부분에서도 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현지 특성을 반영해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Q. 피플 익스피리언스 팀의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식이 궁금하다. 업무환경 모니터링과 개선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A. ​이: 평가·보상 등에서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직원 설문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매니저 설문도 진행한다. 실제 직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함이다.

사실 이런 설문은 다른 회사도 많이 진행하지만 EA의 경우 단순히 의견을 수치화, 점수화하는 대신 실질적인 문제를 보려고 한다. 이렇게 정량적 지표가 아닌 정성적 지표를 확인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 리더, 매니저 분들과 많은 논의를 거쳐 직원에게 좋은 방향을 찾고 있다. 그렇게 발견된 문제를 직원들이 실제로 겪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 포괄임금제 2019년에 없앤 게임사

Q. 사실 직원들 사이에서 특정 이슈가 불거진 뒤에야 수습하는 사례가 더 많다. ‘선제적 대응’의 예시를 들어줄 수 있는지?

A. ​이: 대표적으로 포괄임금제를 2019년에 선제적으로 폐지했다. 외국계 회사다보니 이 사실이 매스컴에서 크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아마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진행한 회사일 것이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포괄임금제 폐지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크지 않았고, 그 이후에 점점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EA코리아는 앞서 이야기한 직원 설문 등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연근무제를 먼저 도입할 수 있었고 직원들로부터 실제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Q. 앞서 ‘한국 패치’가 적용되지 않은 회사라고 했다. 되도록 글로벌 기준에 맞춰 직원 복지를 추구한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구체적 사례를 들자면?

A. ​이: 포괄임금제 폐지에 관련해 노력한 이슈가 하나 더 있다. 초과근무 수당이라는 당연한 권리에서 더 나아가 직원들이 실제로 자신의 삶을 살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논의가 나왔다. 그래서 아예 초과근무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했다.

사실 초과근무 단축은 일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과감하게 우선순위를 판단해 직원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 지금까지도 초과근무 데이터를 매달 검토하고 있는데, 실제 수치상으로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

또 한 가지 예시는 근무환경 및 근무방식 변화다. EA가 다양성, 포용성과 함께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직원 및 가족의 건강과 안전이다. 이런 문화의 장점은 팬데믹 기간에 특히 더 두드러졌다. 아마 3년 가까이 전사원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이 국내에 많지는 않을 거다.

현재는 코로나가 잦아들고 있는 상황이고, 전원 재택 체제에서 조금 변경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새로운 효율적 업무 방식을 찾고 있다. 다만 전원 출근하는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예정이다. 직원 및 가족의 안전을 도모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모색 중이다.

이에 따라 업무 성격에 맞춰 일단 재택, 하이브리드, 사무실 출근 등 다양한 근무 제도를 동시 운영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새로운 근무 형태에 맞춰 별도 지원도 이뤄진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를 할 경우 각종 집기 등 사무실 환경을 이용하기 힘들다. 이에 맞춰 매월 일정금액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 반대로 출근하는 분들께도 통근비 등 발생 비용에 따른 보상이 이뤄진다.

임산부나 모유 수축이 필요한 여성 직원을 위한 프라이빗 공간 '마더스룸'. 직원 및 가족의 건강과 안정을 위하는 EA의 섬세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 EA코리아 최고의 복지는 ‘문화’

Q. EA코리아 스튜디오의 복리후생과 근무 환경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A. ​류: 다른 게임회사 혹은 대기업 등과 비교했을 때 임금 및 보상 자체도 경쟁력 있는 것으로 안다. 큰 게임회사들이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현금성 복지나 케어 프로그램도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임금 보너스, 연차 등도 기본이다.

이처럼 전반적 복지가 좋지만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복지는 바로 기업문화다. 사실 기업문화라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 아무리 끌고 나가려 해도 실제로 계속 만들어지고 유지되려면 직원들의 노력이 없으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EA 이전에 외국계 회사만 다녔었기 때문에 외국계 회사의 ‘한국 패치’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잘 알고 있다. 그런데 EA코리아는 본사의 문화, 운영 방식이 그대로 잘 지켜지는게 놀랍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생각해 보니, 성별 나이 상관 없이 직원간 상호 존중과 신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한국 회사는 나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두는 케이스가 있지 않나.

저희는 누군가 새롭게 입사했을 때, 혹은 협업을 시작했을 때, 각자가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해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지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는다. 또한 업무를 진행할때 직원 스스로 특정한 일과 역할에 전문성이 있다고 얘기하면 이것을 믿어주고 업무를 나누는 배려가 있다.

또한 직원끼리 서로 아는 바가 다르더라도 서로 맞다 틀리다 따지지 않고 존중, 배려하는 것 같다. 이런 열려있는 문화, 상호 존중의 문화가 마음에 든다.

A. 이: 저 또한 여기에서 근무하면서 “저 사람 어디 대학을 나왔냐” 혹은 “어디 출신이냐” 같은 질문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실제로 나도 (동료들 출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 당사자가 말하는 근무환경

Q. 아무래도 인적 구성상 여성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성 직원으로서 이에 따라 느끼는 불편이나 아쉬움은 없는지?

A. ​류: 실제로 여성 직원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성별의 차이때문에 느끼게 되는 별도의 감정은 없다. 앞서 말했듯 협업 과정에서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하지 성별, 나이 결혼여부 등은 관계 없다. 그저 게임, 브랜드, 유저를 위해 같이 고민할 뿐이다.


Q. 회사에서 혹시 모를 곤경이나 부당한 일을 겪는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보고하거나 상담할 창구가 마련되어 있는지?

A. ​류: 일단 개인 경험을 말하자면, 이슈가 생기면 상사에게 그냥 이야기 한다. 어떤 문제를 겪었고, 개인적으로 어떤 해결방안을 시도했는지 이야기한다. 이렇게 조언을 구하면 매니저는 도와줘야 할 의무가 있다.

실제로 근무 기간이 6년 정도 되어가는데 그 동안 겪은 매니저 분들 모두 하나같이 급박한 일이 생기면 달려와서 도와주셨다. 부당한 일은 개인적으로 겪은 적은 없지만, 만약 생긴다면 HR 부서 등에 직접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Q. 시간, 질적인 측면에서 실제로 느끼는 '워라밸'은 어떠한지? 조심스럽겠지만, 업계 내 다른 사례들과 비교한다면?

A. ​류: 먼저, 워라밸에 대한 인식은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느끼기로는 EA에선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업무가 다른 게임회사보다 조금 많기는 한 것 같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워라밸을 지켜주려는 문화가 있다. 예를 들어 사내에 불문율이 하나 있는데, 만약 현재 맡고 있는 일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업무 요청은 무조건 거절할 수 있다.

물론 게임사다보니 라이브 서비스는 급박하게 돌아가기 마련이고, 장애대응도 해야 하니  일이 많아질 수는 있다. 유저를 위해서 성실하게 문제에 대처하고 알리는 것이 의무이기도 하고. 다만 이런 일이 생기더라도 직원들이 신념을 가지고 함께 움직인다.

또 다른 워라밸 관련 문화로 ‘포커스 프라이데이’ 제도가 있다. 매주 누릴 수는 없지만, 금요일에 자기계발, 휴식 등 개인적인 니즈가 생겼을 때 업무를 잠시 멈추고 다녀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말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마지막 주는 전세계 직원들이 모두 사무실 문을 닫는다. 연말에도 긴급한 일은 생길 수 있으니 대응은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쉬는 주다.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하려는 배려다.


Q. 위에 언급된 여러 긍정적 오피스 문화가 부서별로 크게 차이 나지는 않을지?

A. ​류: 일반적으로 주변에 회사의 분위기가 어떤지 질문하면 ‘팀바팀’, 혹은 ‘케바케’라고 하는데 EA코리아에서는 그런 경험을 못 했다. 물론 조직장의 스타일과 성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호 존중 문화가 있고, 그 점에서 특별히 다른 팀이 있진 않은 것 같다.



#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 직접 느끼셨으면”

Q. 직장 내 포용성 확대, 평등 실천 등을 위한 노력이 또 있다면?

A. ​이: 현재 ESG가 워낙 화제인데, EA의 경우 오래 전부터 아예 전담 조직이 있었다. EA 내에서도 비중이 큰 조직이다. 직원뿐만 아니라 회사와 연관된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게임 제작에 있어서도 스토리텔링 등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EA코리아에 관심이 있는 취준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 알다시피 게임회사 근무란 게 직장에서 게임도 하고 즐거울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저는 정말로 즐겁다. 게임을 해서는 아니고,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직원에게 의견이 있거나 원하는 게 있으면 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그래서 함께 추구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다. 좋은 회사, 들어와서 100% 이상 만족하는 회사고, 직원을 정말로 위한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현재 동계 인턴 채용이 시작됐고, 신규 프로젝트 인력도 채용한다. 좋은 문화에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존중받는 회사에서 새 도전을 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망설이지 마시고 직접 오셔서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신규 입사자 분들 얘길 들어보면 실제로 만족을 많이 하신다. '어디에서도 못 겪어본 걸 느낀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경험을 함께할 분들을 많이 만나뵙고 싶다.

A. ​류: 개인적으로 마케터 커리어가 18년 됐는데, 여러 회사 중 EA코리아를 압도적으로 오래 다녔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직원이 추구하는 것이 있으면 실제 액션을 많이 지원 해주고, 독려해주는 좋은 회사다. 비록 이런 장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안 알려져 있지만,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좋은 분들이 많이 알게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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