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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개발자 10% 이상이 다이버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데브 오브 데이브 (Dev Of Dave)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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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3-08-18 17:41:15
우티 (김재석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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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개발자 10% 이상이 다이버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데브 오브 데이브 (Dev Of Dave) ③

2023년 한국의 게임 생태계를 돌아볼 때, <데이브 더 다이버>는 빼놓지 않고 언급되어야 할 만한 게임이 될 것이다.

넥슨의 해양 어드벤처 +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 6월 28일, 8개월간의 짧은 얼리억세스를 마치고 출시됐다. 2018년 지스타에서는 모바일게임으로 소개됐던 게임은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재정비와 함께 부활, 성공적으로 출시됐다. 게임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최근 메타크리틱 점수 또한 90점을 넘기며 '머스트 플레이' 뱃지를 획득했다. 게임의 흥행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모바일에서는 '짝퉁 데이브' 게임들이 나오기도 했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개발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게임을 만들었을까? 흥행 돌풍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 8월 16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프로그램, 아트, 기획​ 세 파트의 책임자들을 만났다. 세 사람으로부터 데이브가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생생한 개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총 세 차례에 걸쳐 그 이야기를 싣는다. 이름하여 데브 오브 데이브(데이브의 개발자들).




(이어서)

Q. 잠수에 대한 표현도 그렇고, <데이브 더 다이버>에는 게임적 허용이 많은 편이다. 일례로 초밥이 그렇다. 먹지 않는 어류로 만드는 요리가 굉장히 많은데 어떻게 만든 건가?

A. 기획 리더 우찬희: 게임적 상상력이 많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설득력을 얻으려면 현실에서 접할 만한 음식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 개발팀에서 별도로 물고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지만, 외국에서는 요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꽤 많이 참고했다. 그래서 기획 단에서 나온 요리들은 그렇게 특이하거나 괴식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요리를 선정해서 AD님께 전달해 드리면 거기서 개성을 살려주셨다.

A. 정기엽 AD: 기본적인 요리의 모습을 갖추려고 했다. 처음에는 초밥과 비슷한 그림을 그리려고 했는데, 물고기가 많아지면서 한계에 도달했다. 초밥이라는 게 결국 흰살 생선 아니면 붉은살 생선인데 썰어놨을 때 차이를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물고기의 특징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톱날상어 생선이라면, 초밥 위에 톱날이 있다든지, 오징어 요리면 일부러 다리를 보여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귀상어에는 얼굴이 보인다. (웃음)


Q. 인스타그램을 패러디한 '쿡스타' 피드에 나오는 그림은 어떻게 그렸나?

A. 정기엽 AD: 내 나이 이상 되는 분들은 SNS를 거의 안 하니까 그쪽 감성을 모른다. 팀원 중 가장 젊은 분께 '소재는 전달해 드릴 테니 마음껏 해보셔라'는 느낌으로 일임했다. 처음에는 어려워 하셨지만, 나중 가서는 요리 당 하나씩 그림이 나왔다. 이뿐 아니라 추가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도 '피드'를 새로 그렸으니 결과물은 훨씬 많다. 굉장히 손이 많이 간 작업이었다.

'굉장히 손이 많이 간' 쿡스타 피드 그림

Q. 게임은 자세히 보면 볼수록 '손이 많이 갔'다. 30곡 가까운 사운드트랙이 들어갔는데 전부 누가 만들었나? 새미의 랩 음악 '핫 페퍼 튜나'는 개발팀의 자작곡이라고.

A. 기획 리더 우찬희:​ 많은 스튜디오들이 사운드의 중요성을 후순위에 두곤 한다. 어느 정도 게임을 만든 뒤에 후작업으로 사운드를 붙이는데, <데이브 더 다이버>는 처음 만들 때부터 사운드를 중요시했다.

초반부터 담당자 한 분이 계셨고, 이후에 미국에 있는 음악가와 협업하면서 트랙들을 채워나갔다. 게임 개발과 작곡이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두 분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BGM과 사운드가 나올 수 있었다. 어인족 마을에 가면 등장하는 '우튼'이라는 음악 연주하는 NPC가 우리와 함께 작업한 미국인 음악가 캐릭터다. 

'핫 페퍼 튜나'는 특이한 케이스다. 우리 팀에서 UI 만들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분이 게임업계에 오시기 전에 힙합 씬에 몸을 담으셨다. 그 곡은 그분이 9년 전쯤에 프로듀싱한 곡이다. 랩은 그분의 친구분이 하신 것이다. 게임 속에는 새미라는 이름의 힙합 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새미는 그 디자이너분이 한참 힙합을 할 때 쓰던 랩네임이다. 

특별한 사연을 가진 '핫 페퍼 튜나'

Q. 또 NPC로 개발자를 집어넣은 사례가 있나?

A. 정기엽 AD: 어인족 마을 미니게임하는 곳에 있는 NPC가 나를 본떠 그린 것이다.​ 해마 경기를 하다 보면 나오는 어인들 중 하나다. 주낙이라는 캐릭터는 김준학 아티스트가 본인을 본떠서 만든 캐릭터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주낙 NPC와 게임을 하다가 패배하고 욕을 하는데... 자기가 욕을 많이 먹는 NPC를 그렸다. (웃음)


Q. '개발자들끼리 초밥 많이 먹었을까'라는 질문을 생각했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했는지 듣고 싶다.

A. 정기엽 AD:​ 개발 초기에는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넷플릭스에서 조금이라도 파란색이면 다 눌러봤다. OTT에 있는 바다 다큐멘터리는 웬만하면 다 시청했다. 그러다 보니 어종에 대해서 알아서 알게 되더라. 얼마 전에 아쿠아리움을 갔는데 혼자서 '이거는 이거네' 하게 되더라. 다른 분들도 엄청 많이 공부하셨을 거다.

A. 기획 리더 우찬희:​ 게임을 만들면서 실제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도 있다.


Q. (우찬희 리더를 가리키며) 가지고 있나?

A. 기획 리더 우찬희:​ 바다 게임 만들면서 바다에 한 번도 안 들어가 보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따면서 바닷속이 어떤지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이번에 태국에 가서 어드밴스드 자격증을 땄다.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자 30명 중에 3~4명 정도가 실제 다이버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A. 정기엽 AD:​ 나도 어드밴스드 (자격증) 가지고 있다. [편집자 주:PADI 기준, 어드밴스드는 입문 다음 단계의 다이버 자격이다. 이 자격 위에는 레스큐 다이버, 다이브 가이드, 인스트럭터가 있다.]

A. 서보성 프로그래머 리더: 나중 가면 입사 우대 조건에 '다이버 자격증'이 나오는 거 아닌가? (일동 웃음)


Q. 다큐멘터리 하니 말인데 게임 중간중간 나오는 문어 이벤트는 <나의 문어 선생님>의 오마주인가?

A. 기획 리더 우찬희:​ 실제로 넷플릭스 <나의 문어 선생님>을 인상적으로 봤다.​ 어떻게 하면 문어라는 독특하고 똑똑한 생물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 다큐멘터리에서도 보면 문어가 다양한 곳에 숨어들고, 사람을 상대로 장난치는 부분들이 있는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또, 벨루가 미션 때 등장하는 남극문어는 죽이거나 살릴 수 있는데, 이것은 <바이오쇼크>를 오마주했다.

하나의 미션에도 여러 콘텐츠가 오마주됐다.


# 데이브, "lean하게 갈게요"

Q. 민트로켓에서 30명 남짓의 개발자들이 <데이브 더 다이버>를 만들었다. 소규모 인원이니만큼 서로 이야기할 시간이 많았을 텐데.

A. 기획 리더 우찬희:​ 소규모였던 우리 팀이 개발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효율과 속도다.

우리 회사 자체가 대기업이다 보니 담당하는 것도 많고, 외부 조직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절차가 복잡했던 적이 있다. 우리는 소규모의 강점을 살리려고 했고, 그래서 효율을 중요시했다. 어떤 결정 사항을 몇 명이서 결정하고, 각 담당자에게 이야기한다면, 그 과정에서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거나 설명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런 결정들은 담당자들이 모두 모여있는 공용 채널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의사소통이 간결해지니 서로 소통이 잘 됐고, 그에 따라서 정확하게 개발이 진행되는 강점이 있었다.


Q. 판교 사투리로 "린(lean)하게" 갔구나.

A. 기획 리더 우찬희:​ ​맞다. (웃음) 소규모 조직의 강점을 살리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 (웃음)


Q. 예전에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김대훤 부사장을 인터뷰하면서 '공유와 소통'을 강조했는데, 그것이 일선 실무 차원에서는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하나?

A. 기획 리더 우찬희:​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문서들이 모여있는 공간이 있다. 신규개발본부 안에서는 프로젝트 구분 없이 다른 팀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일하고 결정하고 있는지를 모두 볼 수 있다. 우리도 다른 팀의 작업과 프로세스 과정을 많이 참고하면서 도움을 받았다.


Q. 세 사람 모두 싱글 게임 100만 장 판매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에 일조했다. 이제 민트로켓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

A. 기획 리더 우찬희:​ 일단 나는 현재 우리 팀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야 할 것들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더 재밌고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민트로켓의 성공적인 발사를 알린 첫 작품이다.

# "데이브는 그래도 되니까"

Q. 챕터마다 아케이드 퍼즐 요소와 보스전이 들어간다. 주요 개발자들의 전작 <이블팩토리>의 취향이 묻어난다.

A. 서보성 프로그래머 리더:​ ​황재호 디렉터의 전작이 <이블팩토리>다. 같은 결의 보스전이 잘 들어있다. 멘티스 쉬림프라던가 신경 쓴 보스들이 많이 나온다. 


Q. 엔딩크레딧까지 미니게임 방식으로 풀어낸 기획은 정말 재밌었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A. 기획 리더 우찬희:​ 엔딩도 우리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아이디어 자체는 황재호 디렉터의 것이다. 원래의 의도가 바다와 스시집이라는 2개의 축 안에서 다채로운 것들이 지루하지 않게 나타나는 게 목표였다. 그런 엔딩을 보여주고 싶었고, 개발자의 이름이 터지는 엔딩크레딧이 나오게 됐다. 데이브가 입는 수트는 다른 콘텐츠에 들어가려다가 폐기되고 재활용된 것이다.

이들은 엔딩크레딧마저 미니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

Q. <데이브 더 다이버>를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게임이 대단히 능청맞다. 잠수는 물론 경영에 농사까지 시키는데 그 모든 추가 요소들이 불편하지 않고 유쾌하다. 나중에 가면 "데이브는 이런 게임이니까"라고 받아들이게 되더라.

A. 서보성 프로그래머 리더:​ <데이브 더 다이버> 자체가 이것저것 해보라고 권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발 중에도 자유롭게 여러 의견이 나왔다.

디렉터가 이끌고 있지만, '이거는 내가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역으로 제안하고, 수용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다들 오너십을 가지고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납득 가능할 만한 수준의 제안들은 대부분 디벨롭이 됐다. 결정은 전문가가 하는 거라지만, 의견은 누구나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여러 번 강조됐다.


Q. 게임에 넣고 싶었지만, 아쉽게 넣지 못했던 콘텐츠가 있다면?

A. 기획 리더 우찬희:​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때 좋아했던 콘텐츠가 청소기를 통해서 바다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미니게임이었다. 손맛도 좋고 긍정적인 메시지도 있어서 좋아했는데, 지금 버전의 게임 안에서는 잘 녹아들지 않았다. 게임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는데 아쉽긴 하다.

더프의 콘서트 게임도 <M.O.E>의 뮤직비디오가 1개라서 하나밖에 넣지 못했고, 심지어 한 번 지나가면 다시 해볼 수 없다. 여유가 되면 더 많은 노래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런데 그것을 위해서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도 문제가 있긴 하다. 이만한 규모의 게임에 이런 미니게임 콘텐츠가 딱 한 번 지나가고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도 쿨하다고 생각한다. (웃음)

A. 정기엽 AD: 사실적인 바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까 괴기한 디자인을 많이 넣지는 못했다. 그래서 좀 심심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판타지'스럽고 '괴랄'한 이미지를 마구 넣고 싶었다. 게임의 전체적인 톤 앤 매너와 맞지 않아서 넣지 못했다. 그래도 '엔딩크레딧의 외계인은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말을 들어서 거기에는 특이한 외계인들을 많이 집어넣을 수 있었다.

A. 서보성 프로그래머 리더:​ 비주얼 노블이 1편인 게 아쉽다. 비주얼 노블의 경우 인게임의 구성이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다. 때문에 기회가 되면 반쵸와 코브라, 데이브와 코브라가 어떻게 만났는지 유이는 평소에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같은 스토리를 추가하고 싶다 


Q. 끝으로 독자들께 전할 말이 있다면.

A. 기획 리더 우찬희:​ 유저들께서 다양한 루트로 의견을 주고 계시다. 열심히 보고 있다.​ 최대한 경청하려 하고 있고, 의견들이 허투루 지나가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우리 게임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A. 정기엽 AD: 성원에 힘입어 다음에는 더 '괴랄'하고 독특한 그림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 허락만 해주신다면... (웃음)

A. 서보성 프로그래머 리더:​ ​얼리억세스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유저분들이 보내주시는 개선 방향을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정말 많이 참고하고 있다. 버그를 하나라도 더 고쳐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 같다.

서보성 프로그래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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