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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스컴은 어떻게 성장했나? "게임만큼 빠른 혁신이 비결"

게임스컴 주최사 쾰른메세 팀 엔드레스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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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4-08-26 11:10:36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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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스컴은 어떻게 성장했나? "게임만큼 빠른 혁신이 비결"

게임스컴 주최사 쾰른메세 팀 엔드레스 디렉터

게임스컴, 가슴이 설레지만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느껴지는 이름이다. 게임쇼 참가를 위해 12시간의 비행 끝 이국 땅을 밟기란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 만큼 유명세에 비해 아직 우리에게 생경한 면이 많은 행사다. 코로나19 대유행까지 이겨내며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게임쇼로 우뚝 섰지만, 행사를 관통하는 철학이나 그간의 역사에 대해선 비교적 덜 알려진 편이다.

게임스컴 2024 현장에서, 행사 주최사 쾰른메세의 디렉터 팀 엔드레스(Tim Endres)를 만나 이러한 근본적 궁금증을 해결할 기회를 얻었다. 게임스컴이 지난 16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산업 그 자체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하며 게임씬 전반을 품으려 노력해 온 결과라고 그는 말한다. / 독일 쾰른=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팀 엔드레스 디렉터


Q. 디스이즈게임: 게임스컴은 물리적 거리 때문에 한국 게이머들에게 다소 익숙지 않은 게임쇼입니다. 게임스컴의 역사와 주된 강점 대해 독자들에게 알려주신다면?

A. 팀 엔드레스 디렉터: 게임스컴은 지난 2009년 시작해서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역사가 오랜 만큼 수년에 걸쳐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저희는 게임계 전반, 게임 생태계 전반을 모두 다루는 데 집중했습니다. 즉, 기업, 종사자, 소비자, 게이머를 모두 아우르는 행사로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 관해 얘기해 보자면, 업계 종사자분들은 사실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게임스컴에 많이들 오십니다. 물론 일반 관객에게는 먼 곳이긴 하지요.

게임스컴의 참가 기업 수, 현장 규모, B2B 방문자 수 등 모든 핵심성과지표(KPI)는 2배, 3배로 성장해 왔습니다. 더 나아가 점점 국제성을 띄면서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쇼가 되었습니다.

게임스컴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도 열렸는데, 이는 결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또한 저희는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부터 온라인 전야제 행사인 오프닝나이트 라이브(ONL)을 진행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게임쇼를 진행함과 동시에 전 세계로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저희 장점입니다.


Q. 방금 두 배, 세 배 성장을 해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게임스컴의 독특한 콘셉트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한 장소에 아우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계 내부의 여러 집단의 서로 다른 니즈를 모두 충족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이번에도 코스플레이관, 하드웨어관, 인디관 등이 열렸습니다. 올해 참여한 인디 개발사는 200곳 정도입니다.

저희는 매해 게임스컴이 열릴 때마다 그해 잘 운영된 분야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개선이 필요한 분야는 어디인지 살펴본 뒤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가령 올해는 처음으로 카드 & 보드 관을 열고 테이블탑 및 TCG 게임들을 초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게임스컴 사상 처음으로 해당 분야의 유명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죠. 이런 면모가 성장의 원동력 같습니다.



Q. 아까 한국과 게임스컴 행사장 간의 물리적 거리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마침 게임스컴은 최근 다른 대륙으로 확장 중입니다. 확장의 목적에 대해 더 설명해 주신다면?

A. 네, 현재 싱가폴에서 게임스컴 아시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게임스컴 라탐이 열리고 있으며 후자는 올해 7월 첫선을 보였습니다.

타 대륙으로 확장한 이유는 게임스컴을 더욱더 국제적인 행사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저희 파트너 기업들과 전시 기업들은 모두 게임스컴의 브랜드 파워를 통해 해당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하며, 이는 우리에게도 반가운 일입니다. 올해 게임스컴 라탐 방문자는 10만 명으로 첫 행사임에도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Q. 대형 게임사들이 점점 게임쇼보다 자체 온라인 쇼케이스에 의존하고, 게이머들 역시 오프라인 행사보다 온라인을 통해 게임 정보를 얻는 시대입니다. 그런 만큼 오프라인 게임쇼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게임스컴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네, 올해 행사에는 64개국 1400개 전시 기업이 참여하면서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방문자의 경우 오늘(행사 첫날) 기준 32만 명이 찾아오는 등 양호한 상태입니다.

게임스컴은 또한 ONL, 게임스컴 인디, 게임스컴 스튜디오 등 온라인 플랫폼도 가지고 있죠. 이렇듯 하이브리드 행사이기 때문에 전시 기업들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용이 좋은 편입니다.

티켓 판매 추이도 아주 좋습니다. 내일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더해 온라인에서는 수백만 게이머들이 게임스컴을 접하고 있죠. 저희는 현재 상황에 만족 중입니다.


Q. 벌써 수년째 게임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한다면 게임스컴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어떤 대비를 하고 계시는가요.

A. 게임스컴의 통계만 가지고 얘기한다면, 사실 아직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지 못합니다. 오히려 더 성장 중인 상황이죠.

미래의 일을 말하는 것은 항상 어렵지만 저희는 언제나 게임 산업과 보조를 맞춰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ONL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것이 하나의 예시가 되겠죠. 이것이 지난 16년 동안 게임스컴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고, 그렇기에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게임스컴은 친환경 운영을 위해 노력 중인데요.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

A. 네, 다양한 수단이 존재합니다. 방문객과 전시 기업 모두 ‘Gamescom goes green’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요. 가령 방문객들은 ‘그린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때 구매 금액 일부는 숲 조성 기금에 들어갑니다. 전시 기업에는 친환경 카펫과 친환경 부스 등 선택지를 제공하고 사용을 장려 중입니다.


Q. 또 다른 노력으로는 행사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계신다고요.

A. 모든 전시 기업에, 부스에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사용자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사실 일부 방문객들에게 행사 접근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개선을 시작하게 되었고, 실제로 살펴보시면 이러한 개선 노력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Q. 친환경, 접근성 증대 외에 앞으로 또 개선하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A. 분명 개선할 것이 있겠지만, 아시다시피 오늘(21일)은 게임스컴 첫날이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오늘은 사업 관계자, 미디어 방문일이고 일반 관객 입장은 내일부터 시작하니까요. 그 며칠 사이에 아주 많은 일이 벌어지고는 합니다. 다 끝나고 나면 또 개선할 것이 눈에 띌 거예요

입장 비표용 목걸이. 일괄적으로 나눠주지 않고 원하는 관객만 가져간다.


Q. 게임스컴은 국제적 게임쇼지만 독일 내부에서도 주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을 텐데요. 게임스컴이 독일 내에서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 지점이 있을까요?

A. 물론입니다. 게임스컴은 독일 사회 전체에 게이머 집단(공동체)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는 창구입니다. 게이머들은 게임스컴에서 서로를 반기고 행사를 축제처럼 즐기죠. 이런 모습이 언론 등을 통해 조명되면서 게이밍이란 과연 어떤 것이며 게이머 집단은 또 얼마나 훈훈한지가 알려지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몇 년간 분명 게임스컴은 주류 사회에서 게임 문화의 인기를 끌어올렸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 게임스컴에는 한국 기업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참가하고 있는데요. 서구권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런 기업들에게 전하고픈 조언이나 팁이 있다면요?

A. 무엇보다도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청중들도 출품된 한국 게임들을 매우 좋아하고 있고요. 서구권 진출의 시작으로서 게임스컴은 분명 옳은 선택입니다.

힌트를 드린다면, 게임스컴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기회를 전부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가령 B2B와 B2C관 양쪽에 부스를 마련하시는 거죠. 더 나아가 ONL이나 게임스컴 스튜디오 등 디지털 플랫폼까지 활용하셔서 세계 게이머들에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성은 다른 게임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쾰른메세의 단기적, 장기적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A. 빠르게 발전하는 게임 산업에 보조를 맞춰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마찬가지로 계속 성공을 거두는 것이 일차적 목표입니다. 또한 게임 산업 전체, 게임 생태계 전체를 위해 더욱 훌륭한 무대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한편 게임 산업의 장기적 앞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말씀드리는 것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만, 과거에 그러했듯 앞으로도 언제나 옳은 선택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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