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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4] 한국의 콘솔 게임 명가를 꿈꾸는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이들의 전략이란

김승주(사랑해요4) 2024-08-23 06:21:54
사랑해요4 (김승주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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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4] 한국의 콘솔 게임 명가를 꿈꾸는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이들의 전략이란

"글로벌 게이머에게 사랑받는 개발사가 되겠다."

게임스컴 2024 현장에서 국내 개발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내세운 포부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2019년 설립되어 <로스트 아이돌론스>, <블랙아웃 프로토콜> 등을 출시했다. 스튜디오 설립부터 꾸준하게 PC/콘솔 이용자들에게 '웰메이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롤모델은 '라리안 스튜디오'다. 설립 이후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자신들이 사랑하는 RPG라는 장르에 꾸준하게 매진하며 <발더스 게이트 3>라는 역작을 탄생시킨 것처럼,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또한 실패를 겪더라도 꾸준하게 피드백을 받고 역량을 쌓아 '좋은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현장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독일 쾰른=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게임스컴 2024 현장을 찾은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구성원들
(좌측부터) 차현성 디렉터, 박지은 디렉터, 김진성 디렉터 이정수 사업총괄


#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어떤 곳?

이정수 사업총괄에 따르면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2019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부터 정했던 목표는 '글로벌 게이머에게 사랑받는 개발사'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장르'를 잘 파악하고 있는 개발자가 '명확한 재미를 가진 게임'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개발자가 잘 알고 있는 장르'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제안되면, 반드시 개발자가 프로젝트 게임의 장르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핵심 재미를 잘 표현해낸 게임을 만들려면 개발자부터 프로젝트의 장르에 대한 '하드코어 팬'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이용자의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정수 사업총괄에 따르면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창업 당시 개발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개발사'의 사례를 면밀히 조사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첫 게임부터 사업적으로 대흥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첫 게임이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도전하면서 이용자의 피드백을 듣고, 개발 역량을 키운 스튜디오가 결국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롤모델은 '라리안 스튜디오'다. <발더스 게이트 3>로 글로벌적인 RPG 개발사로 떠오른 라리안 스튜디오도 2014년 출시한 <디비니티 오리지날 신> 이전에는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게임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정수 사업 총괄은 "이처럼 첫 게임이 잘 안 되더라도, 꾸준히 개발에 매진하며 역량을 키우고 성공한 개발사들을 보면서 확실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공개한 세 가지 프로젝트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현장에서 공개한 프로젝트는 세 가지다.



-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 2024년 말 얼리 액세스 출시 예정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이하 위선의 마녀)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진상 디렉터는 <창세기전> 시리즈를 사랑하는 SRPG 마니아다. 스튜디오 입사 전에도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과 같은 게임의 개발을 거쳐 왔다.

<위선의 마녀>는 2022년 출시된 오션드라이브의 첫 게임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스핀오프 게임이다. 당시 '잘 했던 것'과 '못 했던 것'을 철저하게 분석해, 긍정적인 성과를 살리기 위해 기획된 새로운 프로젝트다. 

게임의 핵심은 SRPG의 '하드코어함'에서 조금 벗어나 '캐주얼'함을 살려내는 것이다. SRPG 특유의 깊은 전투의 재미를 가져가면서도, 로그라이크 요소를 추가해 보다 가벼운 플레이 타임과 반복 플레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보다 폭넓은 게이머에게 사랑받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사내 테스트를 거치고 있고, 2024년 말 얼리 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식 출시 때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동시 발매할 예정인데, <로스트 아이돌론스>를 개발하며 플랫폼 동시 출시가 더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 <섹션 13> : 2025년 초 출시 예정

<섹션 13>은 박재은 디렉터가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2023년 얼리 액세스 출시된 탑 뷰 액션 코옵 게임 <블랙아웃 프로토콜>을 리브랜딩한 것이다.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가장 집중한 부분은 '스토리'와 '싱글 플레이'의 재미를 살리는 것이다. <블랙아웃 프로토콜>을 얼리 액세스 서비스하며 이용자들이 '하드코어한 코옵 게임'보다는 '혼자서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싱글플레이형 게임'을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했기 떄문이다.

더불어 매 게임마다 양상이 변화하고, 무기와 캐릭터의 능력을 조합해 여러 창의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로그라이크'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게임을 진행하며 만날 수 있는 스테이지 일부는 '절차적 생성'으로 플레이할 때마다 맵의 형태가 랜덤하게 변화하게 함으로써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더욱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 <갓 세이브 버밍엄> : 출시일 미정

<갓 세이브 버밍엄>은 '현실적인 좀비 생존' 게임이다. 좀비가 창궐한 중세 영국의 '버밍엄'이라는 소도시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한 소시민이 되어 좀비 사이에서 최대한 살아남고 탈출하는 게임이다.

현실성을 추구한 만큼 언리얼 엔진의 물리 엔진을 활용한 전투 시스템이 가미됐다. 좀비의 머리나 팔, 다리 등을 노려서 공격하면 절단시킬 수 있으며, 좀비를 확실하게 처치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잘라야 한다. 이런 부위 파괴 시스템을 잘 이용해야 좀비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날붙이로 좀비의 몸통을 공격하면 오히려 무기가 몸에 박혀 빼내기 곤란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좀비에게 공격을 받을 때도 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좀비에게 둘러 쌓이면 물리는 것을 피하기 위한 몸싸움이 발생한다. 

무대가 중세 시대인 만큼 콘셉트에 맞춘 생존 시스템 구현에도 노력하고 있다. 부싯돌을 만들어 모닥불을 설치하는 등, 중세 시대에 걸맞은 여러 생존 및 제작 시스템이 현재 개발 중이다.

- <검술명가 막내아들> : 출시일 미정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액션 게임이다. 앞선 프로젝트보다 큰 규모로 개발 중에 있다. <검술명가 막내아들>의 정보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 개발자 QnA

Q. 프로젝트 3개를 동시에 개발하고, 게임스컴 현장에서 선보인 이유는?

A. 이정수 사업총괄: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전문성을 가진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를 해서, 최종적으로는 잘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드렸다. 카카오게임즈 등 저희에게 아낌 없는 투자를 해 주시고 믿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앞에서 언급한 스튜디오 전략을 여러 갈래로 진행하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장르는 다르지만, 게임을 개발하며 얻은 노하우는 모든 개발자에게 공유하고 있다. 저희 조직 구조 상 아트와 기술적인 부분은 중앙에서 R&D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설명드린 세 가지 프로젝트는 '인디' 정도의 개발 규모로 진행되기에 충분히 감당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Q. <갓 세이브 버밍엄>은 왜 중세 영국의 버밍엄을 무대로 삼았나?

A. 차현성 디렉터: 전략적인 이유는 아니다. 제가 중세 시대 마니아라 좋아하는 것을 콘셉트로 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파리와 같은 대도시는 아무래도 구현이 너무 어렵다. 인지도가 있으면서 당대 사료가 충분히 남아 있고, 저희가 충분이 구현 가능한 수준이 영국의 과거 버밍엄이다 보니 그렇게 정했다.

<갓 세이브 버밍엄>

Q. <블랙아웃 프로토콜>을 <섹션 13>으로 리브랜딩한 이유는? 어떤 피드백이 있었던 것인가?

A. 박지은 디렉터: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 프로토콜>은 '하드코어한 협동 슈팅 게임'을 엣지로 삼았는데, <블랙아웃 프로토콜>의 아트를 보시고 유입되신 분들에게는 조금 더 라이트하고 싱글 게임에 대한 니즈가 컸다. 하드코어한 코옵을 좋아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아닌 분들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개발진이 모두 모여 싱글 플레이를 강화하고 난이도 구분을 추가하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봤는데, 이후에 스팀 평가가 크게 개선됐다. 이런 니즈에 맞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코옵 콘텐츠는 향후에 잘 개발해서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하자는 방향성이 세워졌다.

<섹션 13>

Q. 리브랜딩과 함께 추가되는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

A. 박지은 디렉터: 레벨이 두 개 정도 추가된다. 절차적인 생성으로 만들어진 레벨도 두 개 있다.


Q.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서구권 이용자들이 많이 즐겼었는데,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는지

A. 김진상 디렉터: 출시 후 사람들이 "왜 턴제 게임에 제한 시간이 있는가?"라며 열띈 토론을 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제거했지만 유저의 토론이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개발자가 사소하게 생각해서 넣은 시스템이 이용자에게 크게 다가올 수 있고, 서로가 토론을 하는 것을 보며 많이 배웠다.


Q. <위선의 마녀>의 설명 자료를 보니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정통 하드코어'를 '캐주얼'로 바꿨다고 되어 있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A. 김진상 디렉터: 아무래도 스핀오프 게임이다 보니 다른 것을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상당히 하드코어한 게임이었다. 턴제 RPG 장르부터 꽤 니치한 장르다. 이미 니치한 장르에 하드코어함을 강조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이용자층을 좁힌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턴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A. 이정수 사업총괄: 최근의 트렌드는 '짧고 강렬한 경험'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전투 하나에 1시간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어서 피드백을 스핀오프 게임에서 반영하고자 했다. 전투는 최소 15분 정도로만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다고 전투를 완전히 캐주얼하게 바꾼 것은 아니다. SRPG 혹은 턴제 게임으로써 응당 가져가야 하는 전략성은 유지했다. 사내 테스트, 비공개 테스트 등 여러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지표 면에서도 확실한 성과가 있다. 이런 변화를 주니 테스터가 게임에 체류하는 시간이 상당히 늘어났다.

A. 김진상 디렉터: 아무래도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개발할 수 있는 IP로 만들고 싶다. 내부를 설득했고, 1편의 피드백을 받아 하드코어함을 줄이면서도 IP의 힘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스핀오프 게임으로 개발한 것도 있다.

A. 이정수 사업총괄: 그리고 앞서 회사 설명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개발진이 그 장르의 '코어 유저'가 아니라면 개발을 시작하지 않는다. <로스트 아이돌론스>가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고 개발진도 배운 점이 있었기에 <위선의 마녀>를 개발했다고 봐 주셔도 좋다.

<위선의 마녀>

Q. 이번 게임스컴에 참가한 이유는? 이전에 PAX와 같은 행사에 나가기도 하셨는데, 게임스컴은 처음이다.

A. 이정수 사업총괄: 유럽 게이머와의 접점을 늘리고 싶었다. <로스트 아이돌론스>가 북미 시장에서 잘 팔렸고 PAX는 꾸준히 나갔지만, 유럽 게이머와의 접점은 아직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전날 공개 데모 버전을 오픈해서 게임스컴에 반드시 오지 않더라도 몇몇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Q. (이정수 사업 총괄에게) 국내 게임사의 해외 법인에서 활동한 기간이 길다. 경험이 많을 것 같은데, 현재 해외 게임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보나? 

A. 이정수 사업총괄: '한국 게임'에 대한 편건이 사라진 것 같다. 이전에 다른 회사에서 해외 법인장으로 활동할 때는 한국 게임이 온라인과 모바일 위주고 패키지로는 안 나오다 보니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국 게임도 도전을 많이 하니 편견이 사라졌다. 오히려 한국 게임에 좋은 반응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전에는 한국 게임을 이야기하면 무조건 'MMORPG' 혹은 '온라인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시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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