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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프로젝트 아크, 캐주얼과 하드코어의 낯선 만남

5대5 멀티 대전 간단 체험기

방승언(톤톤) 2024-11-08 10:48:58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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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아크, 캐주얼과 하드코어의 낯선 만남

5대5 멀티 대전 간단 체험기

3D 슈팅(FPS, TPS)은 그 익숙함에 비해 ‘대중적 장르’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따지고 보면 입문의 허들이 많다. 캐주얼 장르와 견주어 게임플레이가 어려운 편이다. 고사양의 PC 혹은 게이밍 기기도 흔히 요구된다. 이른바 ‘디지털 멀미’ 때문에 전혀 플레이하지 못하는 사례도 잦다.

3D 슈팅의 코어 경험을 다른 메카닉으로 ‘이식’한 작품들은 그래서인지 꽤 수요가 있다. 3D 슈팅에서 인기를 끈 배틀로얄, 익스트랙션 문법을 탑뷰로 재해석한 <브롤스타즈>, <제로 시버트>, <슈퍼 애니멀 로얄> 등 게임들이 크고 작은 성공을 거둬 왔다.

크래프톤이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 아크> 역시 유사한 접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5대5 밀리터리 슈터의 긴박감 넘치는 대결을, 탑뷰로 재해석했다.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전장에서 각자의 특기를 뽐내는 ‘히어로 슈터’로도 분류할 만하다.

지난달, 서초 크래프톤 사옥에서 <프로젝트 아크>의 두 가지 주요 게임모드를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오는 지스타 2024에도 출품 예정인 <프로젝트 아크>의 주요 특징과 기대되는 점, 아쉬운 점을 정리해 봤다.



# 단순한 듯 복잡한 기본 시스템

<프로젝트 아크>의 첫인상은 단순한 편이다. WSAD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로 사격 방향을 정하는 것이 조작의 기본이다. 캐릭터별 무장은 주무기와 보조무기 외에 소모성 장비가 주어진다. 장비 각각은 범위 내의 적을 감지하거나, 독성 가스를 살포하는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한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숨겨져 있던 복잡성이 하나둘 드러난다. 가장 주의를 끄는 건 카메라 조작 방식이다. 마우스로 원하는 방향을 겨냥한 뒤 마우스 우측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해당 방향으로 빠르게 정렬되면서 일종의 ‘조준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게임 설정에 들어가면 다른 카메라 조작 옵션도 존재하지만 실험해 보지 못했다.)

이를 통해 FPS/TPS와 어느 정도 유사한 사격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다만 피격 지점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FPS/TPS의 컨트롤과 달리, 마우스로 직선 커서를 좌우로 움직여 발사하는 방식이어서 본질적인 차이는 여전하다.

한편, 캐릭터 움직임은 ‘밀리터리 슈터’라는 장르 구분에 맞게, 그러나 탑뷰 장르에는 다소 안 어울리게도 느린 편이다. C를 눌러 웅크리면 이전보다 속도가 더욱 느려지는데, 대신 발소리가 줄어들어 활용할 만하다.

적응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메카닉은 사격 각의 높낮이 조절이다. <프로젝트 아크>만의 독특한 시스템이자 다소 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지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탑뷰 슈팅 게임에서는 사격을 수평 방항으로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 아크>는 수직 방향의 조절도 지원해 사격의 자유도를 더 높였다.

우클릭을 눌러 총기를 조준한 상태에서 마우스 휠을 돌리면 조준점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이를 이용해 ‘헤드샷’을 노리는 것은 물론, 엄폐물에 부분적으로 가려진 적을 정확히 맞추는 등 다양한 활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 아크>에는 장르 내에서 드물게도 총기의 수직 반동이 구현되어 있는데, 이 또한 조준점 수직 조작을 통해 상쇄시킬 수 있다.


비주얼 디자인에서는 탑뷰와 3D 슈팅의 절충을 고민한 모습이다. 우선 앞서 말한 것처럼 사격 방향으로 카메라를 빠르게 돌릴 수 있어 사격에서 카메라가 주는 혼란은 덜하다. 대신 적 캐릭터 위치를 식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각자의 선호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아크>에서 캐릭터 시야 범위는 캐릭터 주변의 원과 전방으로 뻗은 부채꼴이 합쳐진 형태로 되어 있다. 당연히 물리 오브젝트, 혹은 연막 등 특수 효과가 시야에 끼어들 경우, 혹은 대상과 거리가 너무 멀 경우, 시선은 끊어진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동료의 시야에 적이 들어왔다면, 해당 적의 모습은 거리와 장소를 불문하고 플레이어 화면에 함께 표시된다. 따라서 벽 너머에서 아군이 교전 중더라도, 해당 적의 위치를 특정해 접근하기가 매우 쉽다는 의미다. 이는 피아 모두에게 급습 기회를 자주 열어주는 요소가 된다.



# 실제 교전의 느낌은?

체험은 두 가지 모드로 이뤄졌다. 리스폰 무제한 조건으로 더 많은 적을 처치하는 팀이 이기는 '데스매치,' 그리고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뉘어 목표물의 파괴/보호를 두고 대결을 벌이는 '폭탄전'을 연이어 플레이했다.

데스매치는 난전에 난전을 거듭하는 양상으로 펼쳐진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군 시야에 잠시라도 노출된 적은 그 위치가 모두에게 드러나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적들의 위치 대부분을 파악한 채 움직일 수 있다.

반대로 누구하고든 교전을 벌였다면 자동으로 위험에 처하는 셈이 된다. 이를 피하려면 최대한 적의 정면 시야각을 피해 외진 공간으로 우회하고, 또한, 측면을 노려 상대가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처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작전을 위해 맵을 넓게 활용하게 되는데, 문제는 상대방 역시 거의 동일한 생각으로 움직인다는 것. 반면 맵의 절대적 규모는 크지 않아 어디서든 적을 조우할 확률이 높다. 결과적으로 빠른 속도로 죽고 죽이는 전투가 꼬리를 잇는다.

두 번째 모드인 폭탄전은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 식스 시즈>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으로 플레이된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서와 같이, 방어팀은 공격팀의 침투를 막아야 하고, 반대로 공격팀은 어떻게든 침투한 뒤 목표 지점에 폭탄을 설치해야 한다. 어느 쪽 팀이든 전멸하면 해당 라운드는 즉시 끝난다.


경기 시작 전 방어팀은 장애물들을 설치한 뒤 위치를 잡고, 공격팀은 침입 루트를 결정하는 과정 또한 동일하다. 방어팀에게 문을 보강하는 바리케이드 아이템이나 이동을 방해하는 철조망 아이템이 기본 지급되는 점, 나무문 등의 구조물은 총알에 파괴/관통될 수 있다는 사실 등도 역시 <레인보우 식스 시즈>를 연상시킨다.

실제 게임 플레이 양상도 유사하다. 방어팀은 상황을 만들어 놓은 채 기다리고, 공격팀은 빈틈을 찾아 비집고 들어온다. 그 과정 중에 각자의 특수장비가 변수로 작용한다. 양 팀원이 한두 명씩 사망할 때마다 긴장감은 고조되고, 결정적 한두 방에 의해 긴장이 해소되며 경기가 정리된다.

다만 캐릭터의 평균 체력이 비교적 높아, 한두 방의 총격으로 승패가 갈리지 않으며, 따라서 숫자에 의한 우열이 뒤집히는 일이 잘 없다. 결과적으로 각 팀이 몰려다니며 떼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이 훨씬 더 빈번히 펼쳐진다. 공방 양측의 전략 대부분을 무위로 돌리고 전반적 긴장감을 낮춘다는 측면에서 반갑지 않았다.

데스매치와 폭탄전 모두 기획 의도에 부합하여 정통 FPS/TPS에서와 유사한 재미를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상대 움직임을 예상해 허를 찌르는 순간의 묘미, 불가피하게 서로 사격 실력을 정면으로 겨뤄 이겨냈을 때의 짜릿함, 예리한 사격 각을 파고들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을 때의 뿌듯함 등을 근접하게 구현하고 있다.



# 개선이 기대되는 지점은?

아직 개발 중인 타이틀인 만큼, 게임에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가장 두드러지는 아쉬움은 캐릭터별 특색에서 온다. 특수 장비와 무기만으로도 서로 간의 구분은 확실하지만, 요즘의 히어로 슈터에서 캐릭터 차별화에 자주 쓰이는 패시브 능력이 도입되지 않은 점은 다소 허전하게 다가온다.

게임의 앞날에 있어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지점은 타깃 청중이다. <프로젝트 아크>는 단순해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총기 반동 및 흔들림의 구현이나 조준 높낮이 조절, 사운드 플레이 등 일반적 3D 슈팅에서 기용되는 여러 요소들을 도입함으로써 깊이 있는 PvP환경을 구현했다.

이는 그러나 일반 슈팅 게임의 ‘하드코어함’에 부담을 느껴 대체재를 찾아온 유저라면 반갑지 않을 요소다. 반대로, 어차피 본격적 슈팅 게임 시스템에 큰 반감이 없는 유저라면, 익숙치 않은 조작을 익혀가면서까지 <프로젝트 아크>에 진입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아크>가 향후 추가, 강화해야 할 것은 인접 장르들의 여타 게임들이 선사할 수 없는 독자적인 매력이다. 캐주얼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지금의 게임플레이가 독자적 방향성으로 심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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