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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의 불량일기

제주도에 대한 기억

임상훈(시몬) 2011-04-03 02:26:04
시몬 (임상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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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대한 기억

1. 바나나와 파인애플.

 

제주도 하면 저에게 떠오르는 첫번째 이미지입니다.

저 어렸을 때 가끔 제주도에 출장 가셨던 아빠가 감귤 상자와 함께 이 과일들을 사오셨거든요.

당시에는 대부분 비싸게 수입만 됐던 이 녀석들의 가치는 지금과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정확히 기억해 낼 수야 없겠지만, 제가 어린 시절 누렸던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건전지 들어갔던 장난감 로보트와 야구 배트/글러브 세트, 그리고 바나나와 파인애플.

유년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아빠의 선물이기도 하네요. 고맙고, 죄송합니다. 

 

 

2. 제주도 여행

 

어렸을 때 몇 번 여행을 갔다고 하는데, 기억에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제주도 여행만은 예외입니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탄 경험이었으니까요.

비행기 좌석에 있던 벨을 마구 눌러 아빠, 엄마를 당황하게 했던 기억. 

승무원 누나가 왔고, 아빠가 사탕을 달라고 했고, 저는 꾸지람과 사탕을 동시에 얻었죠.

땡볕 아래, 택시 한 대를 다섯 식구가 타고, 유명한 제주도 관광지를 돌아다녔습니다.

시원하지만 무서웠던 폭포와, 서늘했던 동굴의 기억. 고맙고, 죄송합니다.

 

 

3. 4월 3일

 

대학교 시절, 아빠의 선물과 가족의 여행으로만 기억하던 제주도를 조금 더 알게 됐습니다.

아름다운 섬으로만 알고 지냈던 곳에 슬픈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었죠.

약 3만 명. 한국전쟁을 빼고는 해방 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주도 출신의 하숙집 후배 녀석과 가끔 맥주를 마시며 그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그 슬픈 일은 지금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아직 더 진상을 파악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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