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 올라 쾰른(Köln, Cologne)을 봤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광경.
기차들이 잠시 잠드는 곳.
기차들의 요람도 동그랗다. 그래서 푸근했나?
녹색 숲이 보듬어서 더욱 푸근했을지도.
쾰른의 랜드마크, 쾰른 대성당(Köln Dom).
21세기 대도시에서도 중세 고딕의 건물이 단연 돋보인다.
성당의 첨탑처럼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건물 사이사이의 숲들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쾰른은 계속 커가지만 숲을 배려할 줄 알고, 역사를 지킬 줄 안다.
구름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쾰른성당의 위엄. 왼쪽에 있는 157m의 두 개의 첨탑이 유명하다.
600년 넘게 공사를 했고, 1880년 완성됐다. 고딕양식의 대표적인 건물.
관광객들이 성당을 카메라 한 샷에 잡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엎드린다. 겸손해진다.
우러러 보게 하는 교회의 의도는 시대를 건너서도 유효한 셈.
불경하게도, 문득 첨탑 위에 올라가 보고 싶었다.
다리 건너편 왼쪽에 게임스컴이 열리는 쾰른 메세가 있다. 대성당과 메세 사이에는 라인강이 유유히 흐른다.
다리로는 기차와 트램(전철)이 오간다. 그리고 사람들도 많이 지난다. 나도 가봤다.
거기에는 수많은 사랑이 매달려있었다. 부러웠다.
그리고 또 부러웠던 것. 게임샵와 명품샵이 나란히 있는 이 광경. 그 앞의 연주자들.
두 개의 하모니.
2년 전 처음 독일을 갔을 때 머문 호텔이 저 뒤에 있다. 무척 허름했지만, 창 밖으로 쾰른 대성당의 첨탑 일부가 보인다는 이유로 비쌌던 호텔. 역사의 부가가치. 미국만 쳐다보면, 알 수 없는 지혜.
두 번 신기했다. 동그란 창문. 그리고 여는 방식.
라인강변의 벤치와 풀밭과 가게들. 라인강은 공평했다. 모든 사람을 품었다.
풀밭에 앉지는 못하고, 벤치에서, 가게에서 맥주를 마시곤 했다. 무조건 한 가지 종류였다.
'쾰쉬'(Kölsch)라고 불리는 쾰른 정통 맥주. 살짝 과일향이 도는 깔끔한 맛.
쾰쉬글라스(Kölschglas) 또는 슈탕에(Stange)라고 불리는 0.2L의 길쭉하고 폭이 좁은 잔으로 마신다. 잔이 작으니까, 쉽게 들이키고, 그래서 쉽게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에 빠지지 않는 안주, 소시지.
이런 곳에서 기분 좋게 쾰쉬를 넘기다보면, 얼굴이 발개지고, 카메라에 이런 장면이 남는다.
옆 테이블에 있다, 합석했던 사람들.
뒤늦게 유럽 일기 쓰는 불량 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