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고향에서 책장을 정리했습니다.
100권 정도 버렸습니다. 대략 이런 종류들이었죠.
- 엄마나 아빠가 아주 옛날 사셨던, 글자가 세로로 내려오는 책
-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저나 제 동생들이 봤을 영어 관련 책
- 한때 정기구독하며 소중히 보관했던 잡지들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버린 것은.
서생적 습성이었을 겁니다. 책을 버리지 못했던 것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추석 때는 또 100권 정도 버릴 겁니다. 대략 이런 종류들일 거고요.
- 한참 지나가 버린 세상을 다룬, 한참 지난 학술잡지류
- 한자가 많이 들어있는, 일본책을 번역한 철학관련 책
- 별로 기억나지 않고, 다시 읽을 가능성도 없는 문학비평서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 수북히 쌓여있는 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결심을 하나 했습니다.
"올해 안에는, 내가 볼 목적으로 20권 이상 사지 않겠어!"
연말연초에 이어, 계속 지르고 있는 제 상태가 상식의 궤를 많이 벗어났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 그렇게 질렀던 책 중에서 단서를 발견했죠.
'행복의 쳇바퀴'.
책에 대한 욕심. 결코 채울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번 지르면, 또 다른 책들이 유혹에 흔들리고. 행복은 잠시. 또 다른 책이 유혹하고.
뜻밖에 책과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진짜 행복하기 위해서.
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