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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의 불량일기

책과의 전쟁

임상훈(시몬) 2013-02-12 19:49:12
시몬 (임상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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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전쟁

설 연휴 고향에서 책장을 정리했습니다.

 

 

고향 책장에서 발견한 고교 시절의 기억. 책 사는 즐거움을 배웠던, 그리고 가장 즐거웠던.

 

100권 정도 버렸습니다. 대략 이런 종류들이었죠.

 

- 엄마나 아빠가 아주 옛날 사셨던, 글자가 세로로 내려오는 책

-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저나 제 동생들이 봤을 영어 관련 책

한때 정기구독하며 소중히 보관했던 잡지들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버린 것은.

서생적 습성이었을 겁니다. 책을 버리지 못했던 것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책배(fore edge)에 적힌 이름 석자. 영어 단어책이었습니다. 이번에 버리게 된.  

 

 

추석 때는 또 100권 정도 버릴 겁니다. 대략 이런 종류들일 거고요.

 

- 한참 지나가 버린 세상을 다룬, 한참 지난 학술잡지류

- 한자가 많이 들어있는, 일본책을 번역한 철학관련 책

- 별로 기억나지 않고, 다시 읽을 가능성도 없는 문학비평서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 수북히 쌓여있는 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결심을 하나 했습니다.

 

"올해 안에는, 내가 볼 목적으로 20권 이상 사지 않겠어!"

 

연말연초에 이어, 계속 지르고 있는 제 상태가 상식의 궤를 많이 벗어났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 그렇게 질렀던 책 중에서 단서를 발견했죠.

 

'행복의 쳇바퀴'.

 

책에 대한 욕심. 결코 채울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번 지르면, 또 다른 책들이 유혹에 흔들리고. 행복은 잠시. 또 다른 책이 유혹하고. 

 

뜻밖에 책과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진짜 행복하기 위해서.

 

si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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