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의 2020년 1분기 실적 공개에 앞서, 증권가에서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내놓고 있다. 이중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 '3N'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전반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를 낙점하는 분위기. 반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성적 저조로 전망치가 낮게 분석됐다. 넷마블은 자체 IP의 매출 점유 상승으로 좋은 성과를 예측했다.
1분기 성적과 더불어, 각 회사는 신작 출시부터 글로벌 시장 출시, 서비스 강화 등 올해 주요 이슈를 앞두고 있다. 인수회사와 시너지가 주목되는 곳도 있다. 3N의 평균 전망치와 올해 어떤 이슈가 있는지 정리했다.
# 엔씨소프트, 역대 최고실적 전망... 연간 영업이익 1조 가능할까?
엔씨소프트는 1분기 역대 최고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는 매출 7,058억 원, 영업이익 2,816억 원을 예상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약 97%, 254% 증가한 수치. 게임사 중에는 가장 높게 예상됐다.
회사의 이러한 전망 원인은 단연 <리니지2M>의 성과 때문. 작년 11월 27일 출시한 <리니지2M>은 시장에 선보인 지 나흘 만에 구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리니지M>은 만 2년 5개월 8일 만에 1위를 내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게임은 지난 1월 31일까지 누적 매출은 2,740억 원, 두 달간 일일 평균 매출이 41억 원에 달한다.
<리니지M>이 매출 2위로 내려오기는 했으나 일일 평균 매출이 20~25억 원을 기록하며 두 게임이 나란히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2019년 매출 비중에 따르면, 자사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계속 증가 추세이며 전 분기 대비 70%가량 증가한 3,629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리니지M>과 <리니지2M> 국내 서비스 안정화와 더불어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2> 등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 계획이다. <리니지2M>의 해외 진출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관계로 해외 진출 시기는 다소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
압도적 실적으로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증권가는 엔씨소프트가 현 성장세를 볼 때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시 게임의 흥행 유지와 더불어 신작 출시, 해외 진출이 시너지를 일으키면 상승세는 충분히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게임업계에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곳은 넥슨코리아의 자회사 네오플이 유일하다. 작년 <리니지2M> 출시 덕에 올해 연초부터 주당 60만 원선을 넘으며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 1조가 전망되기도 했으나 아쉽게도 무산됐다.
회사는 최근 업무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8,000억 원 규모의 판교구청 부지 매입을 단독 응찰했다. 코로나19 대비 업계 최초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 넥슨, 카트라이더와 던전앤파이터 IP의 새로운 도약... 출시 게임 다지기도 관건
반면, 넥슨은 1분기 전망치가 낮게 분석됐다. 회사는 지난 2월, 매출 740억 엔에서 807억 엔(약 8,480억 ~ 9,247억 원), 영업이익은 360억 엔에서 421억 엔(약 4,124억 ~ 4,823억 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13~20% / 20~32% 감소한 수치다.
예상 원인으로는 <던전앤파이터> 중국 매출 감소가 가장 크다.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이한 2018년에는 매출 1조 3,000억 원을 넘기며 당시 영업이익률 93%이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했으나 게임의 노후화로 글로벌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여기에 1월 출시한 올해 첫 신작 <카운터사이드>의 성적 부진도 뼈아프다. 출시 이후 인기 1위를 차지하며 초반 순항했으나 순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게임은 오늘(22일) 기준 63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V4>는 타사 인기 IP 가운데 신규 IP로 보기 드문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출시 후 매출 3위를 하며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회사의 작년 4분기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은 932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8%, 전 분기 대비 97% 성장했는데, 여기에 <V4>가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대만, 홍콩, 마카오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매출 상위권도 기록 중이다.
최근 넥슨은 <프로젝트 DH>를 포함한 신규 프로젝트 5건을 중단했다.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회사는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 자사 인기 IP의 후속작과 기존 자사 게임의 업데이트, 글로벌 출시를 예고했다.
<카트라이더> IP로는 최근 사전등록을 한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PC-콘솔 크로스플레이로 개발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있다. 모두 원작 <카트라이더>를 계승, 발전시킨 게임으로 접근성 확대가 특징이다.
중국 우선 출시를 앞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넥슨의 차기 캐시카우로 꼽히는 게임이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한 중국 사전 예약은 2,900만 명 이상이 몰렸다. 네오플이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제주 본사 외 서울에 추가로 사무실을 낼 정도로 공을 들이는 게임이다. 이미 2016년 판호를 발급 받아 출시도 무리 없다. 회사는 개발팀을 300명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으로, 최고 수준의 지원을 약속했다.
그밖에, 넥슨은 개발 중인 <바람의나라: 연> 출시와 <트라하>의 일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최근 자사 임직원에게 매각 상황이 종료됐다며, 내부 정비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 자체 IP의 본격적인 활약, 코에이 실적도 주목 '넷마블'
3N사 중 유독 외부 IP 의존도가 높던 넷마블은 신작 두 게임이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증권가는 넷마블의 1분기 전망치를 매출 5,558억 원, 영업이익 492억 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약 16%, 45% 증가했다.
수년간 여러 모바일게임을 내놓고 이를 매출 최상위권까지 올려놓은 넷마블이지만, 유독 '자체 IP 부족'이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붙었다. 로열티도 지급해야 하기에 자체 IP 게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률도 낮다.
이런 가운데, <A3: 스틸 얼라이브>의 성과는 넷마블에게는 '자체 IP'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게임은 MMORPG와 배틀로얄 장르를 혼합하며 지스타 공개 이후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3월 12일 출시하며 구글 최고 매출 3위까지 기록했다. 게임의 일평균 매출은 5억원 내로 추정되고 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작년 6월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데이트마다 순위가 반등하고 있으며 올해 3월 3일에는 글로벌 버전을 출시, 현재 북미 앱스토어 매출 6위 기록 중이다. 증권가는 글로벌 버전 출시 이전 5억 원 수준 매출에서, 출시 이후 최대 13억 원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넷마블은 올해 다수의 신작 출시와, 코웨이와 시너지가 주목된다.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다수의 자체 IP를 시장에 내놓는다. <스톤에이지M>도 상반기 출시를 밝히기도 했다. 외부 IP로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의 4월 글로벌 서비스가 예정돼 있으며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과 <마블 퓨처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신작도 개발 중이다.
작년 말 발표한 코웨이 인수도 영업 외로 1분기 말부터 반영되며 어떤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권영식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넷마블의 AI,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