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모바일>이 어느새 1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발사 미어캣게임즈는 이번 1주년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인상이었는데요.
일단, 세계관 최장자 '흑태자'가 1주년에 맞춰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점만 해도 팬들에겐 엄청난 소식입니다. 거기다 지난 9월 미어캣게임즈에 합류한 원작자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풀어낼 신규 스토리 '코스모스 사가' 또한 <창세기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만한 콘텐츠입니다. 원작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가능성 또한 이 '코스모스 사가' 안에선 열려 있기 때문이죠.
다들 잘 알고 있듯 <창세기전> IP는 역사도 길고 굴곡도 많았습니다.(심지어 아주 최근까지도 말이죠) <창세기전 모바일> 디렉터직을 겸하고 있는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와 원작자인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를 만나 가감 없이 <창세기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의 답변은 이번 인터뷰를 관통하는 말이었던 동시에, 꽤 뭉클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창세기전 모바일>에서의 작업이 그가 <창세기전>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라는 예감과 함께, "원작자의 팬픽"이라는 마음으로 '코스모스 사가'에서, 전에 보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1주년은 어떤 모습으로 준비되고 있었는지 함께 보시죠.
<창세기전 모바일>은 현재 <창세기전 2>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1주년 시점에 <창세기전 2>의 실질적인 주인공 '흑태자'가 드디어 추가될 예정입니다. 궁극 그리마를 비롯해, 고유 스킬 극한의 무, 초필살기 아수라파천무 등 진주인공다운 강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죠.
이어질 인터뷰 전문에서도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지만, '흑태자'는 신규 캐릭터 등급인 '아우터 원'으로 추가됩니다. '코스모스' 바깥의 외부에서 흘러 들어온 미지의 힘을 사용하는 인물(영혼/영자)이라는 콘셉트입니다.
'아우터 원'과 비슷하게 6성 각성 이상의 발현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을 가진 존재들이 '이너 브레이크'인데, 이들은 '코스모스' 안에서 분석이 끝난 영자력을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계속 언급된 '코스모스'와 관련된 '코스모스 사가'가 스토리에서 중요한 존재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원작자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코스모스 사가'는 무엇일까요?
역사를 수호하는 존재 '시즈'들은 가상의 역사 공간이자 시뮬레이션 공간 '코스모스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 역사 시뮬레이터(이너 월드)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기존 <창세기전> 넘버링 시리즈의 '뫼비우스 세계관'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별개인 세계를 다루게 됩니다. 원작에선 이뤄질 수 없던 만남, 전투,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죠. 일종의 멀티버스이자 이프(if) 스토리인 셈입니다.
기존의 메인 스토리와 코스모스 사가를 투 트랙으로 진행하면서, 메인 스토리는 원작의 구현에 충실하게 하고, 코스모스 사가에선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 <창세기전 3> 등 차기 시리즈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원작에서 볼 수 없던) 스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재밌는 점은, 멀티버스라고 해서 '코스모스 사가' 속 이야기가 공허한 상상과 시뮬레이션으로만 그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해킹 등의 원인으로 코스모스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면서, 현실과 시뮬레이션 사이에 접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인데요. 그런 맥락에서 이너 브레이크와 아우터 원이라는 안과 밖을 지칭하는 등급 체계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Q. 1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소회가 궁금합니다.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벌써 1주년이 됐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픈하면서 사실 유저분들께 사랑도 받았지만, 부족한 면도 있어서 질책도 받고, 사고도 많았는데 칭찬도 받았고, 1주년까지 정신 없이 지나온 것 같아요. 지금까지 즐겨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이었는데, 본격적으로 기반을 다지려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원작이 있고, <창세기전 2> 스토리를 베이스로 쭉 이어왔는데, 1주년 이후로 본격적으로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할 것 같아, 준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Q. 원작자 최연규 디렉터는 지난 9월 미어캣게임즈에 합류하신 이후로 내러티브 디렉터라는 직함을 쓰고 계신데, 어떤 일을 주로 하고 계신가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생소할 수 있는 직책인데요. 이전에 소프트맥스가 해체되면서, 개인적으론 그때 이후로 프로듀서나 총괄 디렉터 같은 비중 있는 역할은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지치기도 했고, 결과가 안 좋기도 했고요. 그래도 게임 업계는 떠날 수 없다 생각해서 실무적인 일들을 했는데, 이런 건 잘 하겠다-싶은 영역이 있어서 맡게 됐습니다.
미어캣게임즈로 오면서 남기룡 대표님께 대본과 스크립트를 쓰는 등 스토리에 집중된 실무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창세기전 모바일>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 메인스토리 및 서브스토리, 선보일 코스모스 사가 등에 집중해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죠. 이야기에 집중해서 작업하고 있는 사람이라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과거 <창세기전 4> 인터뷰 당시, 3편에서 '뫼비우스의 우주'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철가면과 흑태자의 이미지나 위상이 실추된 면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창세기전 모바일>을 통해 실현 가능할까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이경진 전 창세기전 IP 디렉터님과 그 이야기를 5년 정도 했었는데요. '뫼비우스의 우주'를 만들면서 원작에 영향을 줬던 게 후회도 있었어요. '코스모스 사가'에서는 그때와는 다른 체계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고, 요즘은 멀티버스 개념도 많이 나와 있으니, 유저분들도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일종의 '원작자의 팬픽'이라 생각해요. 알고 보니 꿈-같은 느낌이면 아쉽기 때문에 원작과 연결될 고리도 많이 만들어 놨습니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죠안' 스토리에서도 나오는데, 해킹을 통해 균열이 생겨서 시뮬레이션 안과 밖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 이야기 자체도 흥미를 가지실 수 있을 거예요. 흑태자와 철가면의 비중도 '뫼비우스' 당시엔 좀 적었지만 '코스모스 사가'에선 꽤 있을 것 같습니다.
Q. 첫 사가가 '그라테스 대회전'이 될 것이라 하셨는데, 세계관 가장 초반에 제일 큰 병력이 벌인 큰 전투였잖아요. 단순하게 스토리 설명만 나오면 아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연출과 컷씬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SRPG가 너무 큰 대전을 표현하기엔 안 어울리긴 하죠. 저희가 할 수 있는 안에서 가능하면 큰 전투를 표현하려 노력했고, 컷씬 및 연출도 신경을 썼습니다. 등장인물도 많이 등장하고, 중요한 사건은 시네마틱으로 담을 수 있으면 담으려 합니다.
Q. 창세기전 IP 이미지가 마냥 좋진 않은 상황이에요. <회색의 잔영> 콘솔 버전도 평이 엇갈렸고, 뉴노멀소프트의 <창세기전 3 리버스>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요. 미어캣게임즈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선 이미지 관리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일단 저희는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사고, <창세기전> IP 자체는 라인게임즈에 있는 상태고요, 저희도 협력하며 IP 관리에 힘쓰고 있는 중입니다. 기사도 봤는데, 저희가 100%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도 사실 있어서, <창세기전> IP 원작이 훼손되거나, 방향성에 맞지 않는 경험을 드리는 부분이 있을 때 최대한 긴밀하게 소통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간 결과에 대해선 저희도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고, 미어캣게임즈가 다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뉴노멀에서도 이런 부분들은 인지를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창세기전>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웃음) <회색의 잔영>(리메이크) 때는 자문만 조금 했는데, IP의 향방에 대한 감정들이 있어서 저도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미어캣게임즈에서의 <창세기전 모바일>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은데, IP나 콘텐츠 면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지금은 직원 A긴 합니다. 남기룡 대표님보다 권한은 적지만, 기억을 좋게 남길 수 있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요.
Q. 그래서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한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1주년 이벤트를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존 유저를 위한 이벤트도 풍성하게 마련했고, 신규 및 복귀 유저들을 위해 뽑기권을 비롯해 많은 보상도 드릴 예정입니다. PvP가 엔드 콘텐츠 중 하나인데, 격차를 줄이기 위한 성장 지원도 하려 합니다.
'흑태자'가 1주년 때 캐릭터 출시로 등장하고, 본격적으로 <창세기전 2>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1주년에 맞춰 오시면 새롭게 업데이트된 콘텐츠와 스토리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고, <서풍의 광시곡> 및 <창세기전 3>의 내용들, '코스모스 사가'에서 보여드릴 새로운 이야기들도 장기적으로 준비 중입니다. 1주년 때가 새로 오시거나 복귀하기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Q. '흑태자'가 다른 성급으로 등장하는데, 이렇게 선택한 배경이 궁금하고, 밸런스는 어떻게 조절하실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흑태자는 콘셉트상 '아우터 원'이라는 설정입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코스모스 사가' 세계관이 등장하면서 원랜 정식 인물이 아닌 시뮬레이터 속 데이터로 존재하던 인물 중 일부가 각성한다는 콘셉트입니다. 이런 캐릭터를 '아우터 원', '이너 브레이크'라 부르고 있습니다.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흑태자는 세계관 최강자니까 그런 걸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이고 PvP도 있으니, 밸런싱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니,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Q. 아우터 원과 이너 브레이크에 대한 설명을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6성 각성 이후의 추가 성장이 있는 거죠?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6성 각성 이상으로 초월하는 캐릭터를 말합니다. '아우터 원'은 현재는 흑태자만 가지고 있는 명칭입니다. 초월했을 때는, 패시브 스킬 등 지금과는 다른 느낌을 보실 수 있을 텐데, 게임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콘셉트라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이너 브레이크'는 '아우터 원'이 아닌 전설 등급 캐릭터가 6각 이상으로 초월할 수 있는 개념으로, '아우터 원'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Q. 칼스를 비롯한 4대 검사 등 기존 캐릭터에도 소급 적용되는 설정인가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네. 기존 캐릭터에도 소급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밸런스에 대해 고민 중이기 때문에, 한 번에 적용할지 차례대로 할지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정도를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Q. 흑태자 이후에 살라딘 등 다른 최강자 캐릭터들도 '아우터 원'으로 나올 수 있는 건가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세계관에서 강력한 캐릭터들이 '아우터 원'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시라노 등 다른 캐릭터에 적용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Q. 외전이나 <창세기전 3> 캐릭터가 추후 많이 등장할 텐데, 원작 속 이미지로 기억하던 모습과 실제 만나는 캐릭터가 다를 수 있잖아요. 톤 조절 등에 대해 피드백을 받은 내용이 있었나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1년간 서비스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생각하던 이미지와 원작을 많이 하신 분들이 플레이하면서 생각하는 부분들이 조금씩 다른 지점들을 맞춰가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외관이나 비주얼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멋지게, 이쁘게 보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방향성은 일단 원작 팬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최대한 맞춰가려 노력하고 있고, 그 안에는 저희만의 기술적인 아이덴티티도 있습니다. 이벤트적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서풍의 광시곡> 속 캐릭터 '캡틴 실버' 등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받고 있고, 팬들과 방향을 맞춰가려 하는 중입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이게 참 어렵고 재밌는 이슈더라고요. <창세기전 4> 때도 느꼈지만, 개발자와 팬들이 느끼는 게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창세기전 모바일>에도 나온 '메리'라는 캐릭터는, 원작 당시엔 저도 20대였으니, 10대 캐릭터인 '메리'가 애기라고 봤는데, 유저들은 누나로 인식하고 있던 분들도 많았던 거예요. 저는 귀엽게 잘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유저들은 왜 이렇게 어리게 나왔냐는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지금도 일러스트 시안이 나오면 <창세기전>을 잘 아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제 의견보다도 오히려 이런 피드백들을 더 중요하게 반영할 때도 있습니다.
▲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언급한 '메리'
Q. <창세기전 2>의 캐릭터까지는 이경진 디렉터의 스타일을 사용해오셨던 것 같은데, 이번에 출시될 '흑태자'는 리파인을 새롭게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리파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저도 <창세기전 2> 원작 출시 당시부터 플레이한 팬이기도 해서, <회색의 잔영>(리메이크)에 나온 흑태자 외형이 제가 생각한 이미지는 아니었어요. 저도 원작에 가깝길 원했고, <창세기전 모바일>은 <회색의 잔영> 리소스 활용을 하고 있지만, '흑태자'에 대해서는 제가 팀에 강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로 생각을 맞추느라 1차에서 10차까지 여러 번 했고, 저희 팀에서 원작 팬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에 맞춰 3D로 만들려 노력했습니다.
라이브 서비스의 장점은, 기회가 되면 기존 캐릭터들도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것이니까, 리파인할 수 있다면 하고 싶어요. '이올린'도 저희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맞춰 얼굴 등을 개선해 1주년 쯤에 보여드리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이올린'은 스킨 형태로 나가는 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저는 오히려 원작을 만들던 때의 흑태자 이미지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당시엔 여러 한계도 있었고요. 반대로 저는 <회색의 잔영>(리메이크)의 흑태자 이미지도 좋아한 편이었는데, 팬들은 옛날 기억 속 이미지를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런 영역은 게임을 하며 함께 자라온 분들의 감성에 맞추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코스모스 사가'에서 '아수라'를 어떻게 활용하실지 궁금합니다. 스토리에서 키가 될까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시스템적으로는 전용 무기로도 등장을 하고요. 스토리적으로는 당연히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얼마 전에 다른 기회를 통해서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아수라검'은 뫼비우스 세계관에서 코어 같은 역할을 했거든요. 당시엔 인류의 유전자 정보를 담은 정자 같은 느낌으로 표현했었고, 이를 통해서 다음 세대에 정보를 넘겨주고, 이런 부분들은 여전히 중요하게 사용될 것 같습니다.
Q. 1주년 업데이트 로드맵을 보니, <창세기전 3 파트 2>까지를 고려하고 계신 듯한데,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 이후의 스토리도 고민하셨나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코스모스 사가'가 열쇠가 되어줄 것입니다. '코스모스 사가'의 목표가 뫼비우스를 깨는 것이고요, <파트 2>쯤에서 이야기가 겹쳐지게 될 거예요. 이게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역사를 바꾸기 위한 시도기 때문이죠. 한 번에 연결해서 보여드리진 않은 건데, 원래 역사가 이런 식이었다면 창세기전 캐릭터들이 새로운 역사를 모색해나가면 앞으로는 다른 모습이 되는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흑태자와 철가면이 적잖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특히 철가면은 또 원작에서도 다양하게 등장했었고, <창세기전 모바일>에서도 지금 코어로 쓰이고 있고, 스토리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Q. 과거 남기룡 대표와 얼터 캐릭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는데, 이프 스토리 세계관 속 캐릭터를 얼터 캐릭터로 별도 출시하는 것도 계획 중이신가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얼터 캐릭터도 고려는 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캐릭터가 이렇게 되면 어떨까-하는 상상들에 맞춰서, 확정된 바는 없지만 고려 중입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그런데 아직 미출시 캐릭터도 너무 많아서, 주신들도 <창세기전 3>에서 연결되는 캐릭터들인데, 당장 얼터를 급하게 개발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Q.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1주년까지 충성 유저층이 모여있다는 인상인데, 오프라인 이벤트나 팝업 스토어 등 유저와 직접 만나는 자리에 대한 계획도 있으신가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긴 합니다. 저도 유저분들, 고객분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관련해서 라인게임즈와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최연규 디렉터님이 모 유튜브 채널에 나가 소통하며 하신 말씀도 봤었어요. 내부적으로 논의 중입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빨리 하자고 쪼는 중입니다.(웃음)
Q. '코스모스 사가' 속 스토리도 음성 더빙이 되나요? 세계관 특성상 같은 캐릭터인데 다른 모습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 음성 더빙을 진행해왔는데, 아직 모든 스토리에 대해 더빙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이긴 합니다. 새 캐릭터가 등장하고 연계된 스토리가 나오면 가능하면 맞춰서 할 예정이지만, 모든 스토리를 더빙하는 형태보단 중간중간 더빙이 들어가는 방식이 될 것 같습니다. '코스모스 사가' 등 외전 스토리에서도 고려 중입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현실적으로 100% 더빙은 어렵습니다. 성우 녹음 계획에도 제한이 생기고요. 반대로 계획을 잘 세우면 많은 이벤트를 할 수 있거든요. 할 수 있는 영역에선 스토리와 캐릭터 출시 일정에 맞춰 많이 진행하려 합니다.
성우 이야기 나온 김에 말씀드리면, 가급적 원작 성우들을 활용하려 하고 있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은퇴하신 분들도 꽤 있지만, 담당자가 가서 읍소라도 해야 하나 싶습니다.(웃음) 원작에서 연기해주신 분들을 모시는 게 최고라 생각하고 있고요, 가능하면 그렇게 하고 싶은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가서 드러누워야 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웃음)
Q. <서풍의 광시곡> 스토리가 내년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라고 봤는데, <창세기전 2> 스토리는 언제까지 마쳐야 한다는 스케줄이 정해진 게 있나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하루하루 다음 업데이트 고민도 하고 있어서 먼 미래까지 확정하고 있진 않습니다.(웃음) 2편의 스토리는 계속 준비하고 있었으니, 내년 안에 마무리 짓는 게 목표고, <서풍의 광시곡>은 <창세기전 2>에 비해선 짧으니 2026년까지 풀어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템페스트>는 조금 고민입니다. 장르적으로도 다르고요. 풀어낸다 해도 3편으로 넘어갈 텐데, 3와 3 파트 2는 그때 가서 또 고민해봐야죠.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자고 쪼고 있습니다. <회색의 잔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원작자들이 아니다 보니 <창세기전 2> 스토리 진행이 느렸어요. 모바일게임은 더 템포가 빨라야 하는데, 2년 동안 스토리를 이어가는 건 너무 길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처음부터 지금처럼 작업했으면 상당 부분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창세기전 2> 후반부를 풀어내려면 리소스도 많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코스모스 사가' 등을 통해서 리소스를 많이 확보해두는 중입니다. <서풍의 광시곡>에 등장하는 '인페르노'는 <서풍의 광시곡> 묘사에서 미리 만들어 놓는 등의 방식입니다. 그런 부분이 제가 할 역할이 아닌가 싶어요. 원작자가 아니면 뭘 자르고, 뭘 넣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테니까요.
Q. 그렇다면 원작자 감수에서 원작자 제작으로 바뀌었다고 봐도 좋을까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회색의 잔영>(리메이크)은 이미 성우 녹음까지 있었으니, 대본이 크게 바뀌긴 어려울 것 같고, <서풍의 광시곡>부턴 대본을 다시 작업해서 <창세기전 모바일>에 맞게 다듬을 예정입니다.
Q. <회색의 잔영> 때는 최연규 디렉터가 직접 참여하신 게 아니었잖아요. 오히려 당시의 부재로 인해 <회색의 잔영>이 이런저런 평을 받았다-고 욕하는 팬도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반대로 이번엔 전면에 나서서 작업하시다 보면 '코스모스 사가' 등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아졌을 때 욕을 먹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그런 부담이 <회색의 잔영> 때 있었죠. 그런데 후회가 되더라고요. 저도 50대인데, 개발자 수명이라는 게 또 있고, 이젠 제 아이들이 개발자를 할 나이가 됐어요. 인생은 길지 않으니까요.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고민이 진짜 많았어요. 남기룡 대표님께 찾아 뵙고, 제가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90년대 감성이 지금 그대로 통할 거란 생각도 안 해요. 유치하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요. 참여 안 하고도 <회색의 잔영> 때 욕 먹었잖아요?(웃음) 해도 욕은 먹는 거죠. 원작자로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어차피 욕먹을 바엔 하고 싶은 이야길 하자 싶었어요. 대작을 쓴다-는 느낌보단, 원작자의 팬픽이다-라는 마음으로요.
모바일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 특유의 업데이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영역도 있으니까요. 캐릭터나 배경 등 리소스를 갖추게 되면 패키지 형태로 추출하는 것도 나중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회사 상황도 봐야겠지만(웃음) 개인적으론 기대하고 있어요. <서풍의 광시곡>까지 만들어지는 시점이 되면, 게임 출시 리소스의 80%는 만들어질 거라 봐요. 오피셜은 아닙니다.(웃음)
Q. 리소스에 대해서 계속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미어캣게임즈 인원이 크게 늘어날 계획은 아니잖아요. 기존 인원의 작업에 부담은 없을까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캐릭터와 배경 같은 아트 리소스가 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고 사람도 필요한데, 쌓아 놓은 작업량도 많습니다. <서풍의 광시곡>은 6개월 넘게 준비해서 80% 이상 확보하고 있고요.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하는 입장이니까 패키지처럼 처음부터 모든 걸 다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사이에 조금씩 리소스 확보를 하는 차원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서풍의 광시곡>까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창세기전 3>는 지역도, 시대도 다르고, 캐릭터도 많이 나와서 부담되는 상황이긴 합니다. <창세기전 3> 리소스는 그 사이에 또 차츰 차츰 미리 준비를 해야죠.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제가 입사한 후에 미어캣게임즈의 게임 개발 시스템이나 리소스를 봤는데, 개발툴이 잘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입사 후 일주일 만에 실무에 들어갔고, 메인스토리 또한 작업했는데 금방 배울 수 있었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도 생기더라고요. 리소스만 된다면 제가 시도할 수 있는 것도 늘어날 수 있다고 봤고, 지금 하시는 분들도 이미 이 작업에 익숙하시니까요.
Q. <대항해시대>와의 콜라보레이션 외엔 협업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주년에 콜라보레이션 계획도 있나요?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이야기는 많이 나오고 있는데, 1주년 때 타 IP 캐릭터가 등장하진 않을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에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 출시되는데, 그쪽은 콜라보레이션을 더 적극적으로 하려 합니다. 국내에선 <창세기전>이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 대만에 <창세기전> 원작이 출시되긴 했어도 많이 알려진 건 아니니,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려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관련 콜라보를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반대로 <창세기전> 캐릭터가 다른 게임에 나가는 경우엔, 최연규 디렉터의 존재로 스토리적 요소의 강화를 더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A.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다른 게임에 캐릭터가 나가게 되면 짬을 내서라도 공을 더 들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기존 유저분들께 참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1주년 준비도 잘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밌는 게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규, 복귀 유저들도 지금이 시작하기 좋은 때가 될 것 같아요. 보상을 포함해 이벤트 풍성하게 준비했으니, 같이 즐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창세기전 모바일> 팬들 중 많은 분들은 저하고 30년 가까이 자라온 분들이죠. 저도 즐길 수 있고, 유저분들도 재밌어 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말씀드렸는데, <창세기전 모바일>이 (저에겐) 소통하며 즐겁게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은 한계가 있지만요.(웃음)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