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스 게임이 가장 재밌던가요?" 이번 BIC에서는 유독 이 질문을 많이 들었다.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28개국 245개 게임이 참가했고, 부스 수도 예년보다 정말 많아서, 어느 부스를 봐야 할지 선택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가 가장 많이 추천하고 다닌 부스는 바로 아이보리핸드의 <시그나노타>였다. 정말로 오래 기다렸던 손님처럼 반가운 장르였기 때문이다. 플레이도 당연히 재밌었다.
과거 윈도우 기본게임으로 깔려 있던 <핀볼>을 기억하시는가. 당겨서 쏘고 튕긴다-는 매우 단순한 메커닉을 가지고 있지만, 긴장감은 절대 단순하지 않았다. '당구'나 '포켓볼'도 마찬가지다. 구르고 튕기는 게 전부지만 나이 불문 모두 몰입하는 게임이 아닌가. 손맛이라는 측면에서 기호의 차이는 있겠지만, 현실의 '당구'도 모바일이나 PC로 즐기는 '당구' 게임도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시그나노타>는 캐릭터를 당기고 쏴서, 주변의 벽과 적에게 부딪히고 튕기게 만드는 것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게임이다. 어디로 쏘아지는지 유도선도 표시되어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당구, 핀볼형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 캐릭터가 언제 멈출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이동 중에 타이밍에 맞춰 특수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단순히 튕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변수가 창출되어 신선하다 느껴졌다.
전체적인 진행 방식은 로그라이크 형태다. 스테이지를 깨며 획득하는 아이템을 3칸으로 고정된 아이템 슬롯에 적절히 배치 및 합성하며 전력을 보강한다. 적들이 나를 공격하려는 범위를 미리 볼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최대한 적을 많이 때리면서, 적의 공격에는 덜 맞는 최적의 루트를 컨트롤로 만들어내야 한다. 달려드는 육탄전이 메인인 전투를 쏘고 튕기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느낌에 가깝다.
도트 기반의 아트도 예쁘고, 캐릭터도 각양각색 개성이 강해서 비전투 구간을 보는 맛도 좋았다. 추후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이런 캐릭터와 세계관이 더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여,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다.
일부 조작감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캐릭터를 당기고 쏠 때의 조작 등을 더 개선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정 플레이어블 캐릭터나, 몇몇 특수한 적들은 적도 작용 반작용으로 함께 튕겨나가는 방식이 채택되어도 재밌을 것 같아 보였다.
사이게임즈의 <월드 플리퍼> 서비스 종료 전후로, 시장에서 이런 스타일의 게임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그나노타>가 이번 BIC 출품을 계기로 완성도를 갈고 닦아, 상대적으로 공석인 장르 안에서 멋진 후발주자가 되길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