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SNS 바이럴 효과 덕분에 최근 며칠 사이 동시 접속 플레이어 수가 100명 이하에서 1,000명 이상으로 10배 이상 훌쩍 늘어난 게임이 있다. 바로 인디 개발사 디지털 사이버체리스(DCC)의 디펜스 슈터 <하이퍼차지>다.
게임의 플레이 영상이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신작 Xbox 게임’으로 오해받으면서 바이럴을 탔지만, <하이퍼차지>는 사실 2년 전 나온 작품이다. 그러나 장난감을 콘셉트로 한 눈에 띄는 비주얼과 흥미로워 보이는 게임플레이로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고, 그 결과 현재 급속한 플레이어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게임의 평가 또한 스팀 기준 ‘91% 긍정적’으로 나쁘지 않다. 최근 긍정 평가를 남긴 유저들은 ‘바이럴 덕분에 알게 되어서 기쁘다’며 환호하는 상황.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게임플레이에 긴박함이 부족하며 금방 질린다는 부정 평가도 있다. 실제 게임플레이는 어떤 느낌일까? 한 번 간단히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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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하이퍼차지>의 비주얼은 다양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우선 방, 창고, 화장실 등 익숙한 공간이 높은 디테일과 리얼리티로 구현되어 있어, 그 안을 누비는 작은 장난감 병사가 된 흥미로운 체험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와 벽 사이의 공간이나 PC 모니터의 뒤편과 같이 생활감 넘치는 공간의 구체적인 묘사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맵 구성은 게임의 주요 메카닉과 관련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미하다. 다른 디펜스 슈터와 달리 <하이퍼차지>에서는 구조물 배치만큼이나 맵 탐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각 스테이지는 3개 웨이브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구조물’의 설치 가능 위치 역시 다소 제한된 편이어서 게임플레이가 자칫 단조로워질 위험성이 있다. 이를 보완하는 전략적 요소가 바로 웨이브 사이사이의 맵 탐사 활동이다.
유저는 웨이브마다 맵을 돌아다니면서 랜덤하게 배치되는 무기 파츠, 자원, 건전지 등을 빠르게 회수해야 한다. 수집 상황에 따라 다음 라운드의 승패가 좌우되기도 하므로 이는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다. 맵의 숨겨진 여러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과정이 따라서 꼭 필요하며, 이를 위한 ‘자유 맵 탐방 모드’가 별도로 존재한다.
더 나아가 맵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웨이브 방어에서도 유저들은 빠르고 안전한 적 섬멸이 가능한 위치를 수시로 잘 선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맵 탐사가 슈팅, 건설과 함께 디펜스의 중요한 시스템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로, 이때 디테일하고 다채로운 맵 구성은 흥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어준다.
다만 이런 비주얼적 디테일이나 구조적 복잡도는 맵에 이미 '통달'한 유저에게는 더는 큰 흥미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라운드마다 맵을 누비며 이동해야 하는 총 거리가 멀고, 높은 곳에서 ‘플랫포밍’을 실수할 경우 이를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야 하는 등, 게임플레이 감각을 다소 루즈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게임을 초반만 플레이하더라도 괴물 고무 인형, 팽이, 비행기 및 헬리콥터 모형, 인간형 로봇 등 어린 시절 한두 번은 보았을 여러 장난감 유형들을 적으로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그 외형뿐만 아니라 이동 속도나 공격 방식, 접근 경로, 체력 등이 모두 다르며, 각 장난감의 외양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적 묘사는 ‘장난감 디펜스’라는 핵심 테마를 게임플레이 측면과 비주얼 측면에서 모두 충실하게 보조한다.
한편 건플레이의 ‘손맛’은 나쁘지 않지만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우선 무기들은 쏘는 즉시 적에 적중하는 ‘히트스캔’ 형식이며 총기 반동 역시 적거나 자동 회복되는 방식을 따르고 있어 상당히 캐주얼한 인상을 준다. 이는 무수한 적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게임플레이 내용상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맵을 탐방하며 총기를 ‘발견’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건플레이의 자유도를 해치는 기분을 선사한다. 더 나아가 일부 총기의 경우 성능이나 타격 표현 등 여러 요소에서 다른 총기보다 뒤처지는 경우도 있어, 건플레이의 전반적 만족도에서 다소 비일관적인 측면이 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은 게임의 ‘파고들기’ 측면이다. 일부 유저는 충분한 플레이타임을 보장한다고 여기지만,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지 못했다는 지적 또한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평가가 갈리는 현상은 '반복 플레이'에 대한 개별 유저 호불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서 말한 것처럼 맵의 ‘숨겨진 요소’ 공략은 한 번 완수한 이후에는 추가적인 재미를 주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노동처럼 느껴진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러한 단점을 제작진은 각 맵의 수평, 수직적 크기와 복잡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최대한 보완한 듯한 모습이다. 유저들은 맵의 까다로운 위치에 놓인 ‘하이퍼코어’를 지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이외에 유저가 파고들 만한 요소는 크게 코스메틱과 방어 건축물 언락 등이 있다.
먼저 코스메틱은 장난감의 유형과 머리, 몸통 스킨, 무기 색상 등 비교적 다양하게 마련된 편이다. 더 나아가 인게임에서 3인칭으로 캐릭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코스메틱 언락에서 얻어지는 만족감도 크다. 코스메틱은 스테이지 완수로 얻을 수 있다.
한편 건설물의 경우 10여 개 유형으로 나뉘고 유형마다 ‘강화 버전’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특정 맵을 특정 조건으로 클리어하면 하나씩 언락되며, 후반에 획득하는 포탑일수록 더욱 강력해 성장 요소로 작용한다.
적을 느리게 하거나 적에게 독 대미지를 입히는 등 각자의 역할이 구분되기 때문에 상황과 적 유형에 맞춰 적절한 배치를 구상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방어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대상 위치가 제한된 편이기 때문에 의존에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도전 거리가 부족하다는 일부 유저의 지적에 대해서 제작진은 ‘높은 난도’와 ‘퍼펙트 플레이’ 등 스스로 패널티를 부여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고난이도에서 하이퍼코어에 대미지를 입지 않은 채 게임을 클리어하는 등의 자체적 부가 목표를 설정할 경우, 이를 이룩할 때까지는 많은 재도전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게임플레이는 총 4단계 중 3단계 난이도인 전문가 레벨로 설정할 경우, 일부 하이퍼코어를 잃거나 아예 미션에 실패하는 상황이 예기치 못하게 펼쳐지는 등, 다소 어려운 편이다. 게다가 높은 난도를 설정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도전에는 성장 및 수집 요소로서의 의미도 부여된다.
다만 일부 유저는 이러한 게임 디자인에서 필수적으로 수반하는 ‘시행착오형’ 게임플레이가 지루하다는 평가다. 이런 게임 플레이에 호의가 없는 게이머라면 <하이퍼차지>에도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불호’를 느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