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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파인애플 피자' 다음엔 이거다! 액션 로그라이크 '크랩 챔피언스'

"총 쏘는 '게'임, 재밌는 '게'임"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4-19 15:44:29

지난 번 <파인애플 온 피자>라는 기묘한 게임을 소개한 적이 있다. 출시 이후 스팀에서 스팀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운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게임도 굉장히 독특한 스팀 게임이다. 바로 <크랩 챔피언스>라는 액션 로그라이크. 이 게임의 소개 영상을 보자마자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바닷가나 식탁에 있어야 할 꽃게가 총을 들고 화려한 액션을 펼치고 있다니. 이건 개발자가 웃기자고 만든 게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게임 또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4월 2일 출시 이후 3주도 안 지났음에도 스팀 리뷰가 6,230개 이상 달렸으며 98%가 긍정 평가인 '압도적으로 긍정적' 게임이다. 유쾌함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일까? <크랩 챔피언스>를 직접 플레이해 봤다.

 


 

게임명: <크랩 챔피언스>

장르: 액션 로그라이크, TPS

출시일 및 플랫폼: 2023년 4월 2일/ 스팀

개발사, 배급사: 노이즈스톰 리미티드

정가: 11,000원 (얼리 액세스 기준)

한국어 지원: X

 

# 기대 이상의 퀄리티

 

트레일러 영상만 봐도 느낄 수 있지만 <크랩 챔피언스>는 속도감이 빠른 게임이다. 2단 점프, 슬라이딩 등을 활용해 빠르게 이동하며 경쾌한 액션을 펼친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게'의 움직임은 매끄러웠고, 쉬운 조작에 비해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줘서 컨트롤 난이도도 높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꽃게의 움직임을 아득히 뛰어넘는 무빙을 보여줬다.


그래픽 또한 만족스러웠다. 캐릭터, 배경, 로비, 스테이지, UI 등 전반적인 디자인이 깔끔한 것도 좋았지만, 적군 및 총탄의 식별이 잘 되는 원색 위주의 색감이 직관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줬다. 바다, 빙하, 화산 등 구간별로 특색 있게 만들어진 스테이지 디자인도 게임의 보는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사운드가 좋았던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는데, 1인 개발자 노이즈스톰은 게가 들썩들썩 춤을 추는 노래로 인터넷에서 한 번쯤 봤을 <크랩 레이브>를 만든 작곡가이기 때문이다. 그가 2018년 작업해 올린 <크랩 레이브> 유튜브 영상은 음악 채널 몬스터캣 인스팅트에서 2억 4천 만 회 이상, 자신의 채널에서 1억 5천 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멜로디는 1분 14초부터 나온다. <크랩 챔피언스>는 그가 개발한 첫 게임이다.

 


  

UI, 배경, 캐릭터 등 전반적인 색상이 진해서 한눈에 잘 들어와 좋았다.

 

# 시스템은 심플하지만 게임은 중독적이다

 

게임의 목표는 간단하다. 로그라이크 형식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끝까지 생존하는 것. 모든 적을 쓰러트려야 끝나는 '아레나', 몰려오는 적에게서 일정 시간 이상 버티는 '호드', 제한 시간 안에 더 먼 체크포인트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파쿠르', 업그레이드를 구매할 수 있는 '상점', 열 번째 섬마다 등장하는 '보스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로비에서 무기와 난이도를 선택한 후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는 게, 개미, 민달팽이, 복어, 해골, 호박 등을 차례로 쓰러트리게 된다. 처음에는 권총으로 게임을 시작하며, 집게발을 이용한 근접 공격과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수류탄도 활용한다. 섬 하나를 클리어할 때마다 보물상자가 등장하는데, 이동 속도, 장전 속도, 탄의 특성, 속성 공격, 수류탄, 스킬 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체력 및 아머 회복·강화도 가능하다.

  

게와 게가 싸우는 모습을 초반부터 보게 된다.

섬을 클리어할 때마다 상자가 보상으로 나온다. 업그레이드를 잘 골라야 한다.

 

초반 스테이지에서는 몰려오는 적의 수에 비해 탄의 공격력이나 재장전 속도가 충분하지 않아서 적과의 거리 조절을 잘 해야 했는데, 재장전을 할 때마다 전방으로 탄을 발사하는 능력이나 탄의 궤적이나 속도에 불리한 변화를 주는 대신 공격력을 높여주는 등 리스크와 리턴이 적절히 상응하는 시스템으로 밸런스를 유지했다. 에픽, 레전드 등급의 보물은 리스크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반 상자에서는 등장 확률이 낮거나 특수 ​상자를 열 때는 체력을 잃어야 높은 등급의 보물을 얻을 수 있게 해뒀다. 


적의 수가 많을 때는 수류탄을 잘 활용해야 했는데, 수류탄 업그레이드도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수류탄이 터진 후 대미지를 주는 버블을 남긴다거나, 2차로 폭발하는 버섯이 피어나게 만드는 업그레이드도 있었다. 적의 스탯과 등장 빈도, 플레이어의 시작 스탯 등의 차이가 있는 이지, 노말, 나이트메어의 난이도 선택에 따라서도 플레이 경험이 크게 달라졌는데, 다양한 업그레이드 방식과 맞물려 여러 차례의 반복된 도전을 지루하지 않게 해줬다. 

 

레전드 등급의 업그레이드 클론 익스플로전. 수류탄이 다중으로 폭발한다.

업그레이드 루트와 난이도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많이 달라졌다.

 

보스전을 클리어해 얻는 '열쇠'를 모아오면 로비에서 무기를 해금할 수 있다. 샷건, 라이플, 기관총, 쌍권총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할 때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이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 자루의 총으로 플레이할 때는 좌클릭은 발사, 우클릭은 정조준인데, 쌍권총처럼 두 자루의 총을 활용할 때는 정조준 없이 좌우 클릭이 좌우 총기 발사에 각각 대응하게 된다. 열쇠를 모아오는 것은 다음 플레이에 도전할 목적성이 되어줬다.

 

보스전을 깨고 나면 열쇠를 얻는다. 열쇠를 모아서 무기를 해금할 수 있다.

  

# 생각 없이 쏘는 플레이를 즐겨도 좋다

 

노말, 나이트메어 난이도에서도 생존이 쉽진 않았지만, 이지 모드에서도 20~30번째 섬에 가면 업그레이드를 잘한 캐릭터로도 고전하게 됐다. 여정 한 번의 플레이타임은 20~40분 정도로 짧지 않은 편이지만, 시원시원한 쏘는 맛과 업그레이드 조합을 보는 맛 때문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후반부로 갈수록 등장하는 적의 숫자와 공격 패턴이 악랄해지긴 하지만, 전체적인 플레이 방식은 특별한 전략을 요구한다기 보다는 재빠르게 반응하며 시원한 액션을 즐기기만 하면 됐다. 총 쏘는 게라는 콘셉트가 주는 개그 센스와 더불어 스트레스 없는 진행 방식은 <크랩 챔피언스>의 큰 장점이 되어줬다.

 

사방에서 탄막이 날아올 때도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적다.

섬을 더 어려운 조건으로 클리어하면 보상을 두 배로 주는 경우도 있다. 전략보다는 몰려드는 적에 대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유저들은 "총 쏘는 '게'임", "콘셉트만 보고 똥겜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갓겜이었다", "최근 해본 게임들 중 가장 재밌었다, 게꿀잼", "게가 총을 들 생각을 하다니 오늘 저녁은 간장게장이다" 등의 유쾌한 호평을 남겼다.

 

만약 당신이 복잡한 일상에 지쳐 있다면,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줄 꽃게와 떠나는 모험을 추천한다.

 

<크랩 챔피언스>의 스팀 리뷰 페이지는 꽃게로 도배가 됐다. 그만큼 다들 재밌게 즐겼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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