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게임쇼의 백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십중팔구 AAA급 대작의 발표겠지만, 전에 몰랐던 게임을 발굴했을 때 희열 또한 나름 백미입니다.
2024년 출시를 앞둔 3D 어드벤처 <레카>(REKA)는 꼬마 마녀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서 오두막을 짓고, 탐험을 떠나고, 마을을 돕는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스컴에서 체험이 가능합니다.
<레카>는 이번 게임스컴에서 베스트 비주얼, 오디오, PC 게임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은 게임을 모르고 있었다니, 흥분되는 마음으로 퍼블리셔 파이어샤인 게임즈(Fireshine Games) 부스를 방문했습니다.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독일 게임스컴에서 만난 3D 어드벤처 <레카>. 렉카 아닙니다.
데모 빌드의 <레카>는 30분 내외의 분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소녀가 신비한 숲에 불시착하고, 전설적인 마녀 '바바 야가'를 만나 간단한 퀘스트를 수행하고 도제 마녀가 된다는 이야기까지가 데모입니다. 마녀라면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인 '오두막'을 짓고 그곳을 자신의 취향껏 꾸미는 데에서 데모는 종료됩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게임에 한국어 자막이 없는 상황에서 대사를 통해서 퀘스트를 지시했기 때문에 게임이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데모의 대부분은 이것을 여기로 가져다 달라는, 버섯과 벌집을 모아달라는 심부름이었는데 이 심부름의 로직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주민들과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까마귀를 날려서 벌집을 따는 모습.
하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게임의 색채와 연출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숲에 불시착한 소녀가 마녀가 되는 과정까지가 이 게임의 데모인데, 점차 마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까마귀를 날리거나 거대한 시체를 정화하는 기믹들이 가미가 되면서 성장의 재미가 불어났습니다. 적을 무찌르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차곡차곡 모아서 캐릭터의 발전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후 폐허가 된 집을 자신의 오두막으로 쓰게 되면, 본격적으로 하우징 페이즈가 시작됩니다. 이 오두막의 외형은 닭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은 플레이어가 마음껏 꾸밀 수 있죠. <레카>에서 오두막은 요리와 물약 제조 등을 위해서 쓰입니다. 플레이어는 흡사 <심즈>를 하듯이 가구를 이곳저곳에 놓아보며 자기만의 방을 꾸밀 수 있습니다. 이 하우징을 마치면, 데모는 종료됩니다. 현장에서는 3D 공간을 자유롭게 꾸미느라 시간을 쓰는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고사양의 그래픽이 아닌데도 압도감이 느껴지는 연출이었습니다.
한정된 시간 탓에 깊이 있게 보지는 못했지만, <레카>의 숲에서 플레이어는 절차 생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숲에서 야생동물과 만나거나, 이들을 입양해 반려동물로 함께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오두막에서는 약초를 만들어 포션을 만들어 아픈 마을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마녀'이기 때문에 주민들을 골탕먹일 수도 있습니다.
기자의 추측이지만, 미래에 플레이어는 두 발 달린 오두막을 운전해서 더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숲이 절차생성 방식으로 형성된다면, 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모쪼록 힐링도 되고, 보는 재미도 있고, 키우는 재미도 있으니 오두막이 이동하지 않아도 나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