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아머드 코어 6, '쉽지 않은', 하지만 '재미 있는' 메카닉 액션

아머드 코어 6 루비콘의 화염 체험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현남일(깨쓰통) 2023-08-24 10:20:48

'10년만의 귀환' 

지금이야 <다크소울>을 필두로 한 소위 '소울 라이크'의 명가로 자리잡았지만, 일본 프롬소프트웨어는 한 때 '메카닉 게임'의 명가로도 유명했다. 5편까지 나올 정도로 지난 9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초까지 큰 인기를 얻었던 <아머드 코어> 시리즈 덕분이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이 시리즈는 마지막 넘버링 작품인 <아머드 코어 5>(2011)와 <아머드 코어 버딕트 데이>(2013)가 혹평을 받은 영향으로, 자그마치 10년 가까이 후속작이 나오지 못했다. '나만의 메카닉(게임에서는 'AC'라고 불린다)을 커스터마이징 하고', AC를 타고 오직 '메카닉 게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액션을 경험하고, 다른 AC 혹은 거대한 보스를 상대로 '나만의 스타일로' 전투를 펼쳐서 승리한다는 <아머드 코어> 특유의 재미를 10년 가까이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6편 이전 마지막 작품인 <버딕트 데이>의 지원 플랫폼은 무려 PS3와 Xbox 360이다(…)

그렇기에 8월 25일, 근 10년 만에 발매되는 신작인 <아머드 코어 6 루비콘의 화염>(이하 아머드 코어 6)은 여러 의미로 특별한 타이틀일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해서 이번 6편은 '아머드 코어' 특유의 재미와 시리즈의 개성을 현세대에 멋지게 부활시켰다. '아머드 코어'를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메카닉 특유의 그 육중하면서도 부스터를 이용한 하이 스피드의 속도감과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만족하면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프롬 소프트웨어 아니랄까봐, 이번 작품 또한 '결국 AC를 조종하는 건 너'라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며 플레이어의 숙련을 요구한다. (=단순하게 말하면 '난이도가 높다') 그렇기에 처음 입문하려는 유저라면 최소한 이 게임이 '쉬운 게임이 아니다' 라는 점은 확실하게 인지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육중한 로봇들이 벌이는 '하이 스피드' 부스터 액션

<아머드 코어> 시리즈가 다른 3D TPS 게임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점은 역시나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로봇'. 즉 'AC'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AC는 기본적으로 육중한 메카닉이기 때문에 여러 행동을 취할 때마다 경직이 동반되고, 그 와중에 다양한 화기를 사용해서 주변을 초토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육중하다'는 무게감을 여러 의미로 잘 살린다. 하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부스트'를 사용할 수 있고, 이 부스트는 점프하지만 않으면 (=지상에 붙어 있으면) 게이지를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무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다. 

대신 지상에만 붙어 있으면 적의 공격을 피하는 데 불리하기 때문에(가령 폭발하는 무기의 폭발에 휘말릴 수 있다는 식으로), 결국 입체적으로 기동할 필요가 있고, 그렇기에 다른 게임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입체적인 '하이 스피드' 액션을 느껴볼 수 있다. 

거대한 로봇들이 빠른 속도로+입체적으로 전장을 누비며, 각종 화기를 이용해 타겟을 섬멸하거나 주변을 초토화시킨다. 이것이 바로 AC의 전투.

이번 6편은 이런 <아머드 코어> 특유의 액션감을 PS5라는 기기에 맞춰 훌륭한 비주얼과 함께 멋지게 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빠른 속도감 속에서도 '전탄발사' 같은 메카닉 특유의 로망도 잊지 않았고, '퀵 부스트'를 이용한 기체의 빠른 방향 전환 같은 조작을 사용해 적의 공격을 피하다 보면 오직 '메카닉 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액션과 조작의 재미를 확실하게 맛볼 수 있다. 

PS5 버전 기준으로 비주얼은 나무랄 데가 없고, 다수의 메카닉이 화려한 효과로 펑펑 터져 나가는 와중에도 이렇다할 프레임 드랍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최적화 또한 잘 되어 있다. 그 와중에 거대한 적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과 특유의 디스토피아적 분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환경의 묘사가 다채롭게 이어지기에 계속해서 '눈이 즐거운' 모습을 보여준다. 

PS5 버전 기준으로, 화려한 연출 속에 적들이 펑펑 터져나가도 굉장히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AC는 겉치례(?) 결국 조작은 플레이어가 한다

<아머드 코어>는 전통적으로 난이도가 높다는 편견(?)이 있는 시리즈다. 결론부터 말해서 이번 6편은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꽤나 높은 난이도. 정확하게는 유저들의 '도전'이 필요한 난이도를 보여준다. 

적의 공격을 한 번만 잘못 맞아도 바로 경직에 걸려서 이어지는 후속타에 비명소리 못지르고 패드를 집어 던질 수도 있다. 좋게 보면 그만큼 긴장감도 탁월하다고 할 수 있지만. (…)

일단 한 가지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은, <아머드 코어 6>는 사실 게임의 조작 체계나 편의성만 놓고 보자면 시리즈 역대 최고로 '초보자 친화적인', 그리고 '직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기본조작 기준으로 L1/L2/R1/R2가 각각 왼팔 어깨/손, 오른팔 어깨/손 무기에 대응하며 좌/우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이동 및 시점을 조작한다. 이런 기본 조작을 빼면 2가지 부스터 사용 버튼이나 아이템 사용 버튼 정도만 사전에 알고 있으면 된다.

그렇기에 순수하게 조작 난이도 측면에서는 다른 일반적인 3D TPS 게임들과 비교해도 딱히 '어렵다'거나 '복잡하다'고 느끼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이번 6편은 키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게 허용된다. 또한 튜토리얼이나 '시뮬레이터'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기체 조작이나 각종 기능의 테스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말은 플레이어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연습하고, 또 적응할 수 있다. 

게임의 키 커스터마이징 화면. 전작들과 비교해봐도 굉장히 간략화 되었다고 볼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 게임 개발사는 '그' 프롬 소프트웨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이 게임은 진행하다 보면 소위 '보스' 라고 부를 수 있는 거대로봇 등. 다양한 목표들이 '보스'로 등장한다. 이들은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맞붙으면 순식간에 'DESTROYED MAIN SYSTEM DOWN' 화면을 띄울 정도로 강력한 화력을 뽐낸다. 그래서 적의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공략' 해야 하는데, 철저하게 공략의 힌트는 유저들이 '깨져 가면서'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공략이란 것은 결국 유저의 조작 및 시스템에 대한 '숙련'을 요구한다. 가령 이 게임에서 가장 맨 처음 맞붙게 되는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대형 무장 헬리콥터'를 마주하면 바로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적이 미사일을 쏠 때는 '절대로' 지상에 붙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부스트 게이지 관리를 하면서 무빙을 해야 한다. 여기에 기본 원거리 무장만으로는 충분한 대미지를 주기 힘들기에 헬기의 움직임을 보면서 적절하게 '붙어서' 펄스 블레이드로 칼질할 타이밍을 재야 한다. 

<다크소울> 같은 게임은 그나마 전투 템포가 느리지만, 이 게임은 말 그대로 '날라 다니는' 로봇과 로봇들의 대결이다. (…)
 
이게 말이 쉽지, 막 게임을 처음 시작해서 '부스트'와 '퀵 부스트' 구별조차 잘 되지 않는 유저 입장에서는 결국 헬기에게 최소 10번은 '터져봐야'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이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대형 보스들과의 전투는 이런 식으로 공략에 대한 힌트를 철저하게 '유저가 스스로 몸으로 깨닫을 것'을 요구한다. 물론 그렇기에 역으로 보자면 '힘들었던 보스전을 클리어했을 때'의 쾌감이 정말 최고이기는 하다.

튜토리얼 보스 주제에 아무런 정보 없이 맞붙으면 족히 10번은 박살 날 각오를 해야 하는 대형 무장헬기.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이 정식 발매되면 유저들의 반응이 어떨지 정말 너무나도 기대된다. (…) 참고로 꼼수 같은 거 없으니 못 깨면 그냥 여러분들의 실력을 키우셔야 합니다. 원거리 전투 벌일 생각은 하지 마시고 최대한 붙으시구요.

# 기체 커스터마이징 '어셈블리'는 여전히 명불허전

<아머드코어>를 상징하는 것 중에 하나는 액션도 액션이.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게임에서는 '어셈블리'(ASSEMBLY)로 표현되는 기체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다. 

AC들은 저마다 '헤드/코어/암/레그'의 4가지 프레임과 '부스터/FCS/제네레이터'의 3가지 이너, 그리고 최대 4개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진행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부품들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AC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이런 AC 커스터마이징은 게임 플레이 및 미션 클리어에 대한 '공략' 그 자체에도 직결된다. 

'나만의 AC를 만든다' <아머드코어> 시리즈가 어떻게 보면 그렇게 많은 인기를 얻은 근본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

가령 역관절 타입의 다리는 공중 기동이 빠르고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에 공중전이 중심이 되는 스테이지나 미션을 공략할 때 굉장히 유용하며, 탱크형 다리는 일반적으로는 실을 수 없는 각종 중화기를 원 없이 적재해서 화력이 필요하거나 지상전 중심의 미션에서 유용하다는 식. 

게임의 초 중반에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부품들만 가지고도 대부분의 미션에 대응할 수 있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런 '어셈블리'에 따른 상황 대응이 미션 클리어의 핵심으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게임의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전투보다는 개러지(조립소)에서 AC를 어떻게 조립할 지에 대해 몰두하는 데 시간을 더 쏟을 수도 있다.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로 기체를 조립해보면 굉장히 직관적으로 부품들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손 쉽게 AC를 만들 수 있다. 도색 등 외형 커스터마이징도 물론 가능하다.

'어셈블' 그 자체의 직관성이나 편의성은 많이 쾌적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무기들을 사용해보기 전에 해당 무기의 특성을 미리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속성' 같이 전작에서 쓸 데 없이 사람 머리 쥐어 뜯게 만들었던 각종 복잡했던 스테이터스들이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가 되어서 어떤 스탯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쉽게 되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보면 결국 '중량'과 'EN부하'만 선을 지키면 '어떻게든' 굴러갈 수 있기에, 커스터마이징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6편은 플레이어가 미션을 진행했을 때 '적자'가 나는 경우가 없다시피 하기에, 어떻게든 돈이 모이고, 그래서 비교적 속편하게 자신만의 AC를 만드는 데 몰입할 수 있다.


# '전작 안 해도 상관없는' 싱글 플레이와 미션 중심의 게임 진행

<아머드코어 6>는 10년 가까이 단절되었던 시리즈지만 요즘 유행(?)인 리런치나 넘버링 초기화, 리메이크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당당히 후속작임을 밝히고 '6'를 달고 나왔다.

하지만 전작들을 하나도 플레이 하지 않았다고 해도 상관이 없는 완전히 독립된 후속작이기 때문에 초보자가 게임을 즐기는 데나,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다. 스토리 자체의 흡입력도 뛰어난 편이고 충분히 '재미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미지의 에너지 자원인 '코랄'을 두고 벌어진 분쟁의 한복판에 떨어진 '강화인간'이자, 용병 라이선스를 탈취한 '위장 용병' 으로서 다양한 미션을 받아서 플레이하는 형태로 스토리를 진행하게 된다. 미션을 플레이하는 순서는 어느 정도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

하지만, 결국 일직선 방식의 진행이라고 봐도 되며,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면 게임의 엔딩을 보게 되는 방식. 미션의 개수는 약 50여 개에 달하지만, 엔딩을 본 이후에도 '도전' 해볼 수 있는 형태의 각종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스토리는 기존의 <아머드코어> 시리즈와 유사하게 제법 직관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진행된다. 다크소울 때문에 다들 잠시 잊고 있는 거 같은데, 사실 프롬소프트웨어는 이런 쉬운 이야기도 잘 쓴다. (…)

철저하게 '미션 선택 → 클리어 → 다음 미션'의 일직선 방향 게임 진행이다. 그래도 엔딩 이후의 도전 요소들은 준비되어 있다. 미션 자체는 타겟 파괴부터 특정 지점 방위, 목표 포인트 도달 등 다양한 방식의 미션들이 준비되어 있다.

정리하면 <아머드코어 6>는 이전 작품인 5편이나 <버딕트 데이> 등에서 악평 받은 복잡한 요소를 최대한 쳐내면서, '메카닉 게임'으로서 보다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한 타이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고, 소재가 대중적이지도 않으며, '깨져가면서' 배워야 하는 '도전'이 필요한 게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온갖 종류의 메카닉 게임이 전멸한 2023년 현재. 오직 이 게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카닉' 게임으로서 재미와 개성이 뚜렷하고, 그 '도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을 때의 쾌감 또한 확실하다. 그래서 메카닉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혹은 메카닉 게임에 도전하고 싶은 유저라면 선택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타이틀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한국어화 퀄리티는 딱히 흠잡을 것이 없다만… 하필이면 미션 진행중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화면 중앙 상단'에 호출되기 때문에 자막 읽는 것이 다소 고통스러울 수 있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