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블레이드>를 이야기하면 뭘 떠올릴까?
대부분 시프트업 특유의 디자인이 뒷받침된 미형의 캐릭터를 이야기할 것이다. 데모가 아직 나오지 않은 지금 <스텔라 블레이드>를 둘러싼 대부분의 이야기 주제도 이곳으로 향해 있다. 이런 디자인이 옳은지 아닌지, 자기 취향에 맞는지, 맞지 않은지에 관해서.
기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것보다 궁금한 것은 지금까지의 트레일러에서 엿보여 왔던 <스텔라 블레이드>의 액션 정체성은 무엇인가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패링을 위주로 한 <세키로> 같은 게임인가? 아니면 구르고 피하는 기본적인 액션 RPG의 틀에서 주인공의 외관만 시프트업의 스타일인 게임인가? 미디어 선행 데모를 통해 직접 플레이해 본 결과, 그 이상의 것이 <스텔라 블레이드>에 담겨 있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데모에서는 초반부 스테이지와 중반부 보스 전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 보스 전투로 확인한 <스텔라 블레이드> - 적과 주고받는 공방합이 핵심인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는 액션 게임이다. 그런데 잘 만들었다. 어느 의미에서 잘 만들었냐면, 액션의 깊이를 플레이어가 스스로에게 고민하게 하는 지점에 있다.
데모 버전의 기본 난이도 기준으로 <스텔라 블레이드>는 ‘떠먹여 주는’ 게임은 아니었다. 간단히 버튼 몇 번 누르면 슬로우 모션으로 컷신이 재생되면서 예쁘장한 여주인공이 못된 괴물들을 서걱서걱 베어내는 게임이 아니다. 착용한 장비에 따라 추후 달라질 수 있지만, 게임 초반부의 이브는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강한 캐릭터가 아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핵심은 적과의 합을 주고받는 데 있다. 상대의 공격을 알맞은 타이밍에 막아내는 패링이나,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의 패턴을 익히고, 어떻게 대응할지 머리 속으로 외우고, 실패를 거듭하며 학습해야 한다.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으면 자비 없이 주인공을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점에서는 단순히 쉽고 예쁜 게임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개발진의 의지가 느껴진다. 이 부분은 가장 낮은 난이도를 선택하면 달라질 수 있으니 액션에 익숙하지 않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신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그만큼의 보상이 상당하다. 적의 공격을 정확한 튕겨내거나 회피하고, 특수한 공격이 나오면 타이밍에 맞춰 반격 커맨드를 입력하고, 패링이나 공격을 통해 모은 게이지로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액션이 성공할 때마다 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플레이어에게 쾌감을 전달한다. 패링과 특수 공격에 지속적으로 성공해 적의 특정 게이지를 모두 감소시키면 연출이 동반된 강력한 잡기 공격을 사용할 수도 있다.
노란색 게이지를 모두 감소시키면 강력한 잡기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주인공은 별도의 자원(BE)을 사용해 적에게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이 자원을 모으려면 패링과 정확한 회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액션 게임은 이 보상감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스텔라 블레이드>는 이 점을 잘 짚었다고 느껴진다.
<갓 오브 워>처럼 공격 직전 별도의 사운드와 원형 이펙트를 통해 대응해야 할 타이밍을 알려 주는 특수한 공격도 있다. 가령 적이 푸른색의 잡기 공격을 사용하면, 앞으로 대시해 적의 뒤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 보랏빛 이펙트의 공격을 할 경우에는 뒤로 움직이며 공격해 상대의 공격을 튕겨내고 대미지를 줄 수 있다.
특수한 공격은 색깔과 소리로 미리 알려 준다.
카메라 워크도 흥미롭다. 특정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카메라 워킹은 거의 없는 느낌이다. 순수히 액션, 지구를 점령한 이상한 괴물과 처절하게 싸우는 주인공을 강조한 카메라를 선보이고 있다.
취향만 맞는다면 캐릭터의 디자인만 보고 혹해서 들어왔다가 액션에 빠져들 수 있는 게임이라고 느껴진다. 장르나 캐릭터에 대한 취향이 맞아야 한다는 소소한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스킬과 패링, 반격 시스템 말고도 <스텔라 블레이드>의 전투를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기믹은 다수 존재한다. 이브의 공격도 단순히 약공격과 강공격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어떤 순서로 버튼을 입력하는가에 따라 공격 모션과 효과가 달라진다. 탄약 제한이 있지만 원거리 사격을 통해 안전한 위치에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으며, 액티브 아이템을 통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다.
데모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액티브 아이템은 4종류였다. 3번의 사용 제한 횟수를 가진 체력 회복 텀블러와, 추가로 맵의 상점에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체력 회복 아이템, 이브의 체력을 지속적으로 회복해 주는 주사기, 그리고 발 밑에 던질 수 있는 파편 수류탄이었다. 수류탄의 경우 보스가 공격을 할 때 사용하면 보스를 뒤로 넘어트려 추가적인 공격 타이밍을 발생시킬 수 있다.
정리하자면, <스텔라 블레이드>의 액션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플레이어 취향대로 이것을 조합해 적과의 합을 주고받는 것이 핵심이다.
# 액션 어드벤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전투 외의 부분을 설명하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스전을 제외한 구간은 이전에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에서 설명됐던 것처럼 일직선, 혹은 세미 오픈월드를 탐험하며 아이템을 얻고 적들과 전투를 해 나가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데모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은 인트로와 게임의 첫 스테이지 일부다. 첫 스테이지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며 적들과 전투를 하고 스토리를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진행 도중 샛길로 빠지거나 숨겨진 위치에서 메모를 찾고 비밀번호를 알아내 잠긴 상자를 열 수 있다.
특기할 점이라면 OST인데, 휴식 포인트와 전투 시 보컬이 들어간 미려한 음악이 재생된다. 덕분에 <스텔라 블레이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 부분에서는 확실한 시프트업의 스타일이 느껴진다. 단순히 음악을 넣었다는 이유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휴식 포인트에서는 미려한 보컬곡이 재생된다.
맵을 탐사하고 비밀번호를 알아내, 게임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소감을 정리하자면, <스텔라 블레이드>의 데모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무언가 캐릭터도 둔한 느낌이고, 쓸 수 있는 스킬도 적고, 적의 패턴을 학습해서 알맞은 타이밍에 패링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귀찮았다. 기자는 심각한 박치라 패링을 안 좋아한다.
그러나 충분히 육성한 캐릭터를 사용해 여러 스킬을 활용할 수 있는 보스 러시를 시작한 순간 <스텔라 블레이드>의 액션은 단순한 지점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플레이어가 게임 시스템을 잘 활용했을 때의 보상감과 성취감도 확실했다. 김형태 디렉터도 인터뷰에서 이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기어와 자주 사용하는 스킬의 선택에 따라 같은 보스라도 다양한 공략법이 존재할 수 있는 게임이란 것이다.
덕분에 이 패턴은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공격 콤보를 사용해서 전투를 풀어나갈지, 어떻게 하면 보스를 몰아붙이면서 화려하게 처치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 보니 한 두 시간 정도의 분량이 제공되는 데모판을 플레이하다가 점심 시간부터 퇴근 시간까지 훌쩍 지나가 버렸다. 게임의 분위기와 OST에서도 시프트업 특유의 스타일이 느껴졌다.
게임을 진행하며 얻을 수 있는 기어와 캐릭터 스킬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정식 출시될 <스텔라 블레이드>가 너무나 기다려진다. 단순히 콘솔 첫 도전이라고 기존에 출시된 액션 게임의 시스템에 예쁜 캐릭터만 얹은, 그저 그런 게임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체험판에서 공개되지 않은 스킬 트리도 있기에 정식 출시 버전의 <스텔라 블레이드>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전투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데모는 29일 출시될 예정이니 여러분도 한 번 해 보시길. 사람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 말이다. 분량은 한 두시간 내외로 길지 않지만 <스텔라 블레이드>의 방향성은 충분히 알아볼 수 있다.
여담으로, 주인공의 포니테일 길이도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