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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이것이 원조 맛집' 엘든 링 DLC 미리 해봤습니다

맵다, 어렵다, 즐겁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6-04 23:00:38
소울'라이크'에서 원조 '소울'로 돌아갈 때.

<엘든 링>의 처음이자 마지막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의 출시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는 프롬 소프트웨어답게 아직 DLC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본편에서 스토리 상 중요 인물로 여겨졌지만,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은 '미켈라'가 DLC에서는 핵심 인물로 나온다는 정도일까.

이런 상황 속, 출시를 앞두고 DLC를 미리 체험해 볼 기회가 생겼다. 주어진 시간은 약 2시간 반 정도였다. 다른 게임이라면 상당히 긴 시연 시간이지만, 볼륨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한 <엘든 링> 답게 시연 시간은 짧게만 느껴졌다. 그만큼 이번 DLC는 풍부한 볼륨으로 무장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큰 의의가 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2000년대 이후 생겨난 장르인 '소울라이크'에 대한 선구자격인 회사다. 그 말인즉슨 오래간만에 원조의 맛을 느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약 2시간 반 동안 체험해 본 <엘든 링> DLC에 대한 소감을 정리했다.


(출처: 반다이 남코)



# 이것이 원조의 '탐험'이다.


본편 <엘든 링>에서 프롬 소프트웨어가 선보인 '오픈 필드'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기자가 레벨 디자인 전문가는 아니니 너무 어려운 이야기는 제쳐 두고 설명하면 이렇다. 플레이어에게 목표를 제공하되, 강요하거나 대놓고 이끌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게임 내의 퀘스트 마커, 혹은 미션 탭을 통해 'XX로 이동하라'라고 하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대사 그리고 코너를 돌 때마다 등장하는 일견 흥미롭게 보이는 오브젝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스스로의 동기로 탐험을 이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치 나방이 불빛으로 향하는 것과 같고, 그 불빛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장엄한 풍경이나 모험의 결과와 마주하는 것이 <엘든 링>의 재미다.



<황금 나무의 그림자> 도입부 플레이 동영상 (출처: 반다이 남코)


<엘든 링>의 DLC는 알려졌다시피 모그의 성소에서 미켈라의 팔을 만짐으로써 진입한다. DLC 구역에 진입하면 트레일러에서 보았던 넓은 대지와 풀, 묘지가 플레이어를 반긴다. 맵을 따라가다 보면 NPC가 등장하고 플레이어에게 미켈라의 자취를 쫓을 힌트를 준다. 이윽고 플레이어가 따라가는 길은 두 갈래로 나뉘며 선택에 따라 각 레거시 던전으로 향하게 된다.


체험 버전에서 주어진 레거시 던전은 두 개였다. 혹시 모를 스포일러를 방지하고자 이런 장소에 대한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다. 아무튼, 첫 번째 레거시 던전을 탐험하며 얻은 소감은 "참으로 원조 맛집답다"는 것이다. 레거시 던전에 들어서서 딱 10분을 돌아다녔는데도 그렇다.

무언가 위압감을 주면서도 너무 판타지스럽지는 않은 아트 디자인, 계속해서 골목을 돌 때마다 마치 이리로 오라고 유혹하는 듯한 오브젝트 배치, 카메라가 닿지 않는 모서리의 사각에서 대기하다 공격하는 적들(정말 많이 나온다!), 혐오감이 절로 느껴지는 괴기한 몬스터 디자인까지. <황금 나무의 그림자>에는 플레이어가 기대하는 것으로 가득하다.


체험할 수 있었던 레거시 던전 중 하나 (출처: 반다이 남코)

소울라이크가 하나의 장르로 굳어지고 수많은 아류작이 나오면서 기자도 좋건 싫건 해봐야 할 일이 많았다. 이런 아류작 사이를 길 잃은 사람처럼 헤메다가 원조 맛집으로 돌아오니 일견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잠시의 체험에도 <엘든 링> DLC의 맵 디자인은 만족스럽다는 느낌이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소울라이크 분야에서 훌륭한 성취를 보여 준 게임이 많지만, 역시 원조가 제일이다. 탐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훌륭하다.

여기에 탐험에 대한 동기 부여를 더욱 강화시켜 주는 것은 DLC에 별도로 할당된 강화 시스템이다. <엘든 링> DLC를 플레이하기 위해 주어진 캐릭터는 120레벨이었고, 다양한 무기까지 충분히 강화되어 있었지만 필드 진행에 있어 쉽지만은 않았다. DLC 지역에서는 별도의 추가적인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처: 반다이 남코)


DLC 지역에서 확실히 강해지기 위해서는 '그림자 나무 파편'이라는 것을 각 지역에서 찾아 축복에서 사용해야 한다. 첫 강화에는 1개, 두 번째 강화에는 2개가 필요한 방식이다. 영체를 강화시켜 주는 '영혼 재의 파편'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그림자 나무 파편을 찾기 위해서는 당연히 맵 곳곳을 탐색해야 한다. 기자는 첫 번째 레거시 던전을 일부러 보스전 직전까지 진행한 후, 다른 지역으로 추가적인 파편과 아이템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했다. 첫 레거시 던전 보스를 마주쳤을 때의 압도감을 생각해 보면 마치 의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어의 탐험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미켈라의 자취와 이를 따르는 파벌들이다. 트레일러에서 등장한 미켈라의 자취가 곳곳에 등장해 일종의 길 안내를 해 주며, 이번 DLC에는 NPC가 이전 게임보다 더욱 많이 등장하는 느낌이다. 

이들 모두가 DLC에서 각자의 스토리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되는데 프롬 소프트웨어가 인상 깊은 NPC 스토리를 잘 써낸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군상극같은 이야기가 이번 DLC에서 등장할 것이라 언급됐다.


미켈라에 대한 나쁜 반응을 내비치는 NPC (출처: 반다이 남코)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미켈라의 자취 (출처: 반다이 남코)


# 개성 있는 무기 대거 추가

두 번째로 DLC를 플레이하며 인상을 크게 받았던 부분은 장비다. DLC를 첫 공개하면서 새로운 장비에 대한 예고가 많았다. 이 덕분인지 체험 버전 플레이를 위해 주어진 세이브 파일도 DLC 장비 위주로 꾸며져 있었다.


DLC 무기를 사용하며 느낀 인상은 <엘든 링> 마니아라면 좋아할 만한 요소로 꾸며져 있다는 것이다. 직검처럼 생겼지만 기본 공격 모션부터 크게 달라져 다른 느낌을 주는 무기가 있다던지, <엘든 링> 특유의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멋이 넘치는 전기(특수 기술) 등이 인상깊게 느껴졌다.


트레일러에서도 큰 인상을 남겼던 신규 주먹 무기군도 존재하는데, 기자의 실수로 착용해 보는 것을 깜빡해 상세한 체험은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개발진이 테스트 계정에 충분한 강화를 거친 주먹 무기군을 넣어 놨다는 점에서 충분한 활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상깊었던 무기 중 하나. 전기를 사용해 자세를 잡고, 두 개의 공격으로 파생시킬 수 있다. (출처: 반다이 남코)

DLC 출시 후 개인적으로 꼭 써보고 싶은 역수 무기 (출처: 반다이 남코)


# 보스전 "어렵다! 맵다!"

보스전은 3개를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 받은 인상은 간단하다. 맵고, 강하다.

먼저,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만났던 인간형 보스가 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맵 구석에서 찾을 수 있었던 지하 묘지에서 등장했다. 트레일러에서 등장했던 '연속 발사 석궁'을 사용하는데, 플레이어가 곧바로 다가올 것을 고려한 것인지 개막 패턴은 반드시 석궁을 사용한다. 그것을 모르는 기자는 돌격을 감행했고, 1초 뒤 고슴도치가 됐다.

곧바로 느꼈다. DLC의 보스전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트레일러에 등장했던 불타는 거대한 거인을 만났을 때도 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그대로 돌진했더니, 돌아오는 것은 자비 없는 공격이었다. '불의 거인'과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문제는 스펙이 매우 강하게 느껴졌다는 것. 조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경을 헤메는 영마를 열심히 채찍질하며 도망가야만 했다.


(출처: 반다이 남코)


이후 첫 번째 레거시 던전의 마지막 구간에서는 트레일러에서 등장했던 사자 모습의 보스를 대면할 수 있었다. 엇박을 포함한 연속 공격을 해 오는 데다, 체력이 일정 수준으로 감소하면 얼음과 번개를 동반한 장판 공격을 사용해 오기에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몸을 망토로 추정되는 것으로 둘러싸고 있기에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컸다.

대형 보스기에 패턴은 그래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공격해도 체력이 잘 줄어들지 않아 나무 파편을 미리 모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이번 작품에는 NPC가 다수 등장하는 만큼 조력자를 소환할 수 있기도 했는데, 조력자와 영체를 방패로 삼은 후 보스 뒤에서 공격하려 해도 반격 범위가 큰 데다 이리저리 움직여 쉽지 않았다.

그래도 체험 시간을 온전히 보스 공략에 사용해 격파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고 하니, 소위 말해 '망자'(숙련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겐 도전할 만한 난이도일 것이다.


쉽지 않았던 보스전 (출처: 반다이 남코)


두 번째 레거시 던전 보스의 경우에는 소울류 팬이라면 만족할 만한 디자인이었다. 법왕 설리번과 아스토리우스, 차가운 골짜기의 무희를 합친 여기사라는 느낌이다. 쌍수를 들고 긴 팔을 이용해 엇박을 동반한 여러 타수의 공격을 해 오는 한편, 체력이 떨어지면 양 무기에 속성을 부여해 공격해 온다. 속성이 부여된 공격은 가드를 하더라도 일정 대미지가 들어온다. 낭만 있는 화려한 광역 공격도 사용한다.

필드 탐험을 위해 보스전은 굳이 클리어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러니 믿어 달라. 그래도 짧은 체험에서 느낀 것은 절대 보스전 난이도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소울라이크 게임을 플레이하며 자신감이 올라 있는 상태였지만 역시 원조의 격은 다르구나 싶었다. 적어도 기자 같은 사람에겐 나무 파편을 모아 스펙을 강화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게 느껴졌다. 훌륭한 영체도 필수다.


(출처: 반다이 남코)




# 미켈라는 기다린다.

약 3시간 정도의 짧은 체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한들 의미가 있을까? 게임은 해 봐야 한다. 직접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이라면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엘든 링> DLC는 느낌이 좋다. 소울 시리즈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것을 생각하면 원조도 슬슬 빛이 바랄 때가 아닌가 싶지만, 그럼에도 DLC를 시작하자마자 느낀 것은 반가움과 그리움, 그리고 장엄함이었다.

프롬의 노하우가 가장 잘 녹아든 탐험에 대한 유도, 멋진 아트워크, 절도 있는 멋을 보여 주는 보스, 흥미로운 NPC 그리고 모두가 궁금해할 미켈라가 남긴 메시지까지. <엘든 링> DLC에는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들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6월 21일, 잊지 말고 틈새의 땅으로 돌아오시길 바란다. 미켈라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약속한 왕을.


(출처: 반다이 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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