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9일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이하 몬헌 온라인)이 조작법 개선을 위해 본 서버와는 별도로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동안 <몬헌 온라인>은 복잡한 키보드 조작과 불편한 게임패드의 초기설정으로 많은 비판을 들었다. 때문에 이번 테스트를 통해 국내 유저들에게 친숙한 ‘FPS 방식’과 ‘PSP 방식’의 조작을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새롭게 도입된 FPS 방식과 PSP 방식의 버튼조합형 조작은 확실히 쉽고 인상적이었다. 다만 테스트 방법과 도입 시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FPS 방식을 도입한 키보드 조작 |
초급자용 조작은 기존의 FPS 게임와 비슷한 방식이다. 왼쪽의 [W,] [A] [S] [D] 키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로 시점의 상하좌우 이동과 공격·방어 등을 할 수 있다. 마우스에서 지원되는 버튼이 부족하기 때문에 휠 버튼과 상하 휠 이동까지 각종 액션 키로 활용한다. 때문에 달리기과 구르기는 이전처럼 [Shift] 키와 [스페이스 바] 키로 고정되어 있다.
새로운 키보드 조작방식. 마우스에 할당된 키가 많은 만큼 오른쪽이 비어있다.
다른 것은 둘째치고, 초심자가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시점 이동이 FPS 게임처럼 마우스로 변경되면서 손의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동이나 공격 중의 시점 전환도 손쉬운 편이다.
시점의 가로축과 세로축을 동시에 움직이기는 조금 어렵지만 대부분의 유저가 어차피 게임 중 세로축을 고정해놓고 가로로 시점을 전환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축이 고정되는 만큼 시점이 상하로 어지럽게 튀지 않는다.
마우스의 감도가 다소 낮다는 것을 제외하면 시점전환 부분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 마우스의 감도 변경 정도만 추가하면 될 듯하다.
다만, 휠 버튼을 이용한 조작은 다소 어려웠다. 휠을 상하로 돌려서 공격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휠이 적당히 돈 후에 공격이 시작되기 때문에 연타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다. 수렵적 무기의 경우 휠 버튼을 누고 휠을 위로 한 번, 아래로 한 번, 다시 위로 한 번 돌리는 상황도 벌어졌는데 이때 휠을 멋대로 돌리다가는 상하가 거꾸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었다.
마우스를 사용하다 보니 이동과 방향전환, 회피, 아이템 선택, 달리기 등의 모든 액션이 왼쪽에 쏠린 것도 문제다. 특히 [Shift] 키를 누른 채 [W] [A] [S] [D]를 두 개 이상 누르거나 이동 중 [Crtl]과 [Z] 키로 아이템을 고르다 보면 게임인지 왼손의 근력테스트인지 알 수 없을 정도.
PSP와 똑같이 꾸민 포터블 조작 |
포터블용 조작은 PSP에서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을 위한 것이다. 게임패드의 기본조작에서 우측 아날로그 대신 일반 버튼에 공격키를 넣고, 두 버튼을 동시에 입력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버튼+버튼의 조합을 통해 게임에 사용하는 버튼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PSP와 완전히 같은 포터블 조작 방식. 다만 추가적인 버튼 설정과 변경은 가능하다.
PSP 조작 방식은 마니아 유저의 대부분이 PSP를 통해 <몬스터헌터>를 접한 국내 상황을 반영한 셈이다. 오른쪽 아날로그 대신 버튼으로 모든 액션이 가능하고, [R2]와 [L2] 등 ‘뒤쪽의 버튼’을 쓰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손이 편해졌다. 기존의 조작을 보다 쉽게 구현해 놓은 만큼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
테스트 방법과 도입시기가 아쉽다 |
문제는 지나치게 일방적인 테스트 방법과 도입시기다. 도입시기가 늦은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니 그렇다 치고, 여기서는 테스트 방법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하겠다.
<몬헌 온라인>의 테스트를 위해서는 클로즈 베타테스터로 당첨된 유저가 기존의 클라이언트를 완전히 지우고, 테스트를 위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설치해서, 독립적인 홈페이지에 들어가 실행시켜야 한다.
단지 4일짜리 테스트서버를 위해 기존의 클라이언트를 삭제해야 한다는 것부터가 문제인데다가 테스트용 클라이언트를 실행한 후에 실수로라도 공식 페이지에서 게임을 실행했을 경우 위의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게다가 캐릭터 이전도 불가능해서 다시 1랭크 몬스터 사냥부터 시작이다. 굳이 원래 하던 정식 서버를 놔두고 한두 시간이면 끝나는 조작법 테스트를 위해 누가 이런 고생을 할지 의문이다.
‘현재로서 가능한’ 최선의 변경 |
핑계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스틱까지 포함해 20여 개의 키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몬스터헌터>에서 키보드로 최고의 조작법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는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에 가까운 배치를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 보인다.
일단 양손이 모두 꼬이던 상황(…)에서 적어도 오른손만은 자유로워 진 것이고, 시점조작도 기존의 FPS 게임을 경험한 유저라면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을 정도다. PSP 버전의 조작을 그대로 옮긴 포터블 조작 역시 적응하기에 편하기는 마찬가지.
이미 상용화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 유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새로운 조작방식을 만들어내는 업데이트를 했다는 사실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버튼+버튼의 요소를 키보드와 마우스에도 도입했다면 굳이 휠을 돌리지 않아도 대부분의 공격 관련 액션을 모두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또한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던 테스트 방법과 새로운 조작법을 도입하기에는 늦은 시기에도 미련이 남는다. 분명 사정이 있었겠지만, 오픈 베타에 맞춰 도입됐으면 보다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한편,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럽게 예측이 제기되는 부분인데, 혹시라도 향후 과금 방식을 바꾸게 될 경우 이번 조작법 개편은 반드시 필요한 사전작업이다. 조작법을 개선한 <몬헌 온라인>이 한국에서 앞으로 어떤 카드를 내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