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대중화’의 물방울에 갇힌 TPS 버블파이터

‘크레이지 슈팅 버블파이터’ 오픈 베타테스트 리뷰

격화 2009-02-06 13:18:03

넥슨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크레이지 슈팅: 버블 파이터>(이하 버블 파이터) <비엔비>와 <카트라이더>로 친숙한 다오, 배찌 등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3인칭 슈팅(TPS) 게임입니다. <비엔비>의 콘셉트를 TPS에 그대로 적용한 게임성, 누구나 손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접근성 등으로 발표 이후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는 법. 최근 오픈 베타테스트(OBT)에서 <버블파이터>는 기대와 다르게 아쉬운 점도 많이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격화 


 

누구에게나 쉬운 TPS 게임

 

<버블파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접근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오, 배찌 등 익숙한 캐릭터부터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파스텔톤의 3D 그래픽, 물총 이라는 비폭력(?) 소재까지. 일단 겉으로 풍기는 분위기부터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로비.

 

게임 플레이 역시 쉽습니다. FPS나 TPS 게임을 처음 즐기는 초보자라도 쉽게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물총을 쏴서 상대방을 맞추는 행위에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할까요? 여기에서 1등 공신은 바로 자동 타겟팅입니다.

 

<버블파이터>의 모든 무기는 레이더(크로스 헤어)에 들어온 상대를 자동으로 조준합니다. 따라서 마우스 컨트롤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손쉽게 적을 맞출 수 있습니다. 물론 컨트롤이 좋은 유저에게는 패널티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레이더의 범위가 좁은 대신 위력이 큰 무기도 준비되어 있어서 고수라고 해도 거부감이 적습니다.

 

TPS이기 때문에 캐릭터 주변을 확인하기 용이합니다.

 

맵 역시 단순한 구성에 양쪽 구조가 거의 똑같습니다. 대칭형이나 거울형의 구조로 맵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적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3인칭 시점으로 주변을 확인하기 쉽고, 캐릭터들의 이동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상대방의 접근을 충분히 감지하고 대결할 수 있죠.

 

이런 특징들 덕분에 <버블파이터>는 단순하다 싶을 정도로 의외의 플레이가 나오기 어렵습니다튜토리얼을 언제라도 다시 할 수 있기에 조작에 필요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고요. 개발 의도 자체가 슈팅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물방울을 터트리는 시원한 쾌감, !

 

 
무엇보다 팀 전술이 중요하다

 

<버블파이터>물총으로 상대방을 공격해서 쓰러뜨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TPS FPS 게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바로 죽지 않고 <비엔비>와 마찬가지로 물방울에 갇히는 버블 상태가 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버블 상태에서 아군의 터치를 받으면 헬프가 되어 죽지 않고 다시 풀려나며, 반대로 적에게 터치를 허용하면 이 되어 죽게 됩니다.

 

당장 바로 옆에 버블이 된 아군을 구하지 않으면 곧 자신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팀원들은 싫더라도 동료를 구해야 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규칙 덕분에 무엇보다 다른 유저들과의 협력. 팀의 조직력과 전술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버블이 되면 아군에게 헬프 표시가 보여진다. 미니 맵에서도 +로 표시.

 

버블-의 규칙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혼자보다는 팀을, 그리고 마우스 컨트롤보다는 팀전술을 중시하도록 만드는 장치들이 <버블파이터>의 곳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캐릭터의 빠르지 않은 이동속도 역시 그런 장치 중 하나입니다. 속도의 제한 때문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맵을 휘젓고 다닐 수 없습니다. 물론 아이템전에서 부스터’ 아이템을 쓰면 일시적으로 빨라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일반 속도로 뛰거나 걸어다니게 됩니다.

 

결국, 같은 팀끼리 무리를 지어서 움직이거나 역할분담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개인:개인이 아닌 팀:팀의 구도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팀 단위의 전략(상대편의 무기와 동료들의 상태, 자신의 위치 등 각각의 조건)에 따라 다양한 전술이 세워 지고 깊이 있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팀 전술 지원 시스템의 부재

 

그렇지만 <버블파이터>에는 팀 단위 전술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부족합니다.

 

팀원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능으로 오직 채팅만 제공됩니다. 왼손은 키보드, 오른손은 마우스를 잡고 해야 하는 TPS 게임에서 채팅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른 슈팅 게임들이 매크로 음성이나 라디오 채팅, 음성 시스템 등으로 전투 중에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버블파이터>는 그런 시스템이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전투는 그야말로 개인의 감각과 판단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편이 어떠한 행동을 하려는지 대화 없이 그저 움직임만으로 읽어야 합니다. PC방이나 학교 실습실 같은 곳에서 함께 즐긴다면 문제가 없지만, 온라인으로 연결된 개인 유저들에겐 참을 수 없는 답답함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멋대로 움직이는 팀원이 한두 명 있을 경우에는 더 그렇죠.

 

혼전일 때 더욱 의사소통의 부재가 아쉽다.

 

또한 팀플레이에 특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입 시스템이 없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잘하더라도 같은 팀원들이 못하면 결국엔 질 수 밖에 없는 게 <버블파이터>인데, 플레이 도중 팀원이 한 명이라도 나간다면 다시 보충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그 판은 그냥 포기해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나가면 팀이 급격하게 불리해진다.

 

 
게임모드는 딱 2개, 아이템or노템

 

현재 <버블파이터>는 오픈 베타 중인 게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숫자의 게임 모드, 노템전아이템전’ 두 가지만 제공합니다.

 

물론 <카트라이더>도 처음엔 게임모드가 두 가지였죠. 그래도 <카트라이더>는 이 곧 컨텐츠가 되는 레이싱 게임이었습니다. 슈팅 계열인 <버블파이터>는 너무나 적은 게임 모드로 장시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치고 질린다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다소 우려되는 점은 버블- 시스템의 특성상 과연 다른 모드가 등장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유저가 버블이 되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없는가는 결국 주변에 동료가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버블파이터>의 맵은 크기와 동선이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맵의 크기나 동선이 너무 크면 버블이 되었을 때 그만큼 부활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과연 이러한 맵의 제약 속에서 다양한 모드가 등장할 수 있을까요? 개발팀에서는 새로운 모드를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괜찮은 모드가 나올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의상, 무기들이 준비되어 있는 상점.

 

 
한 번 밀리면 만회하기 힘들다

 

<버블파이터>는 클로즈 베타테스트 기간에서부터 무기와 맵 밸런스에서 아쉬운 점들을 많이 노출했습니다. 일례로 클로즈 베타 중에는 스나이퍼 라이플+ 박치기’ 조합이 거의 국민 무기 세팅처럼 유행했습니다. 원거리는 스나이퍼 라이플로, 근거리는 박치기로 상대를 원샷 원킬 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무기 밸런스 문제는 오픈 베타테스트에서 박치기가 삭제되고, 헬프 가능 횟수를 보여주는 라이프가 등장하는 등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블루팀 베이스 벽에 붙어 부활하는 적을 노리던 레드.

 

하지만 아직도 맵 밸런스는 부족해 보입니다. 부활할 때 일정량 무적 시간이 주어지긴 하지만, 지금의 <버블파이터>는 어느 한쪽 팀이 베이스까지 밀린다면 맵의 구조와 게임의 특성으로 인해 다시 밀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죽었다가 부활하는 시간이 짧지 않고, 부활 주기가 일정하기 때문에 악용의 소지를 제공합니다. 일례로 상대 팀원들의 팡 시점만 잘 조절하면 공격하는 인원수에서 언제나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 일방적인 전투가 전개되는 식입니다.

 

그나마 아이템전에서는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는 아이템(자이언트, 대마왕, 번개 등)이 나와서 상황이 한결 낫습니다만,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을 경우에는 분풀이하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게 됩니다.

 

상대 베이스 앞까지 진출한 상태. 위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유리하다.

 

 

진지하지 않게, 가볍게 즐겨야 하는 게임

 

이 밖에도 <버블파이터>는 아쉬운 점들이 다수 눈에 띕니다.

 

특히 아쉬웠던 점은 시스템에 따라 서버와 상관 없이 끊김 현상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옵션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옵션을 들어가도 마우스 감도와 창모드, 소리 설정이 전부이기 때문에 잦은 끊김 현상을 겪는 유저들은 결국 자신의 PC 사양을 탓해야 합니다.

 

옵션의 매우 간략한 선택 범위.

 

단점도 꽤 이야기했지만, 사실 <버블파이터>는 가볍게 즐기면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밝은 톤의 배경에 뛰어다니는 캐릭터들은 귀엽고, 접근성도 높으며, 벽구르기와 달리기 등 다양한 액션을 사용한 액션은 TPS 게임 치고는 굉장히 아기자기합니다.

 

그런데 막상 재미가 붙어서 진지하게 잘 하려고 하면 벽에 부딪힙니다. 팀원과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의견 조율이 안 되고, 혼자서 어떻게든 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여기에 자신의 실력보다 동료들의 협동에 의해 승리가 결정되니, 자기를 과시하고 싶거나 실력을 자랑하고 싶은 유저에게는 취향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의 <버블파이터>를 재미있게 즐기려면, PC방처럼 함께 할 수 있는 장소에서 4명의 친구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팀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지원 시스템만 있었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버블파이터>의 기획의도는 조금만 즐겨도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쉽고 새로운 게임성으로 슈팅의 대중화를 노린 게임이죠. 하지만 그 목표를 위해 선택한 ‘대중화’라는 물방울에 스스로 갇힌 느낌도 적지 않습니다.

 

다행히 캐릭터성이 좋고 접근성이 높아 꽤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카트라이더>급 게임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적당히 즐길만한 캐주얼 슈팅으로 남을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Thisisgame Review Score

 

6.5

그래픽 (7) 귀여운 그래픽, 그런데 옵션은 어디로?
접근성 (8) 누구에게나 정말 쉬운 게임.
컨텐츠 (5) 모드 2개. 아직은 부족하다.
리뷰어 (6) 콘셉트는 독특하지만 허점도 많다.

최신목록 이전검색 1 | 2 | 3 | 4 | 5 | 6 | 7 | 8 | 9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