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스크롤 게임하면 다들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를 떠올리겠지만, 게임초보 달리아는 얼마 전 체험기를 위해 플레이 했던 <짱온라인>밖에 잘 모른다. 모르는 게 자랑이냐고? 그만큼 처음 접하는 유저나 일반 유저에 가깝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이만큼 게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소 하면서 신랄하게 비판할 줄도 모르고,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도 잘 몰라서 심도 깊은 비교분석도 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더 집중적으로 <내맘대로 Z9별>을 연구할 수 있다. 그럼 이제 미니게임천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안드로메다에서 등장한 지구별로 초보 게이머 달리아와 함께 떠나 보자! /디스이즈게임 정수진 기자
■ 안드로메다성운 Z구역 제 9 태양계
게임 이름, 뭔가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안드로메다식 작명법이다. 대체 왜? 게임이름은 단순하고 쉬워야 기억하기 쉽고 어필하기 좋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 같은 작명이 나왔는냐~는 홈페이지의 게임 시나리오에 들어가면 알 수 있다. 지금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멸망해서 안드로메다 성운 Z구역 제 9태양계에서 지구와 꼭 닮은 행성을 발견하고 떠나게 된다. 그 행성의 이름이 바로 <Z9별(지구별)>.
달리아가 처음 <Z9별>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게임이름이 너무 초딩틱하지 않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전체 이용가 등급이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등급인 만큼 귀엽고 아기자기한, 만화 같은 그래픽을 자랑한다.
■ 서버선택부터 채널입장까지 안드로메다
<Z9별>에 접속하면 TV에서 나올 법한 만화 제목처럼 게임 로고가 뜨고, 뒤이어 서버선택이 나온다. 서버는 머큐리나 비너스 같은 행성 단위로 표시되고, 채널선택까지 작은 행성들이 동그랗게 줄 지어 있다. 고것 참 귀엽다. 일반적인 채널과 게임 선택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서비스하는 서버는 머큐리와 비너스 행성처럼 후광이 비친다.
서버를 선택하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얼굴과 머리 스타일은 세 가지씩 밖에 없지만, 머리카락 색상은 빨강, 파랑, 초록의 색조정을 이용해 자기만의 색을 뽑을 수 있다. 얼굴와 머리 스타일은 같은 유저가 많지만 미묘한 차이로라도 머리색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를 생성하고 게임에 접속하면 쉽고 친절한 튜토리얼로 플레이 방식을 배운다. 이동 방식부터 낚시 방법, 땅을 개간해서 농사를 짓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방법 등을 쉽게 배우고, 실전에 적응할 수 있다.
■ 뭘 해도 상관없다. 내 맘대로 세컨드 라이프
하늘 위 우주부터 광산, 바다까지 활동 영역이 굉장히 넓다.
<Z9별>의 마을은 굉장히 넓다고 느껴졌다. 뭐가 그리도 많은지 여기 저기 갈 곳도 많고, 할 것도 많다. 키보드 [TAB] 키를 누르면 마을 전체 맵을 볼 수 있다.
- 알림판 – 공지사항, 이벤트, 질문/답변. - 제작마을 – My Home서비스. 현재 서비스 중단. - 대전마을- 유저끼리 대전을 하는 대전방. - 광산 – 광 류를 캘 수 있다. 가끔 지하수가 터져 생수를 획득하기도 한다. 광만 캐도 랩업이 잘 된다. 또한 광부- 타이틀도 금방 얻는다. - 사냥터 – 동,서,남,북으로 나누어진 사냥터에서 몹를 처치해서 아이템을 얻고 팔 수 있다. - 벌목장 – 나무를 벌목하여 목재 채집을 할 수 있다. - 농장 - 땅을 개간하여 씨를 뿌리고 작물을 키워 수확할 수 있다. - 동물 농장 – 가축을 키워 우유, 달걀을 획득. - 감옥 – 다른 유저의 아이템을 5회 이상 스틸하면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 갇힌 유저는 5분 동안 채팅, 아이템 습득 불가의 패널티를 받는다. - 수영대회 – 해저터널을 이용한 수영대회 / 상어를 조심하자. 데미지를 입으니까. - 왕복선 – 우주전쟁, 외계인 침공 등 우주 관련 컨텐츠 이용시 탑승한다. - 자동차 경주 시작점 – 자동차 경주 이벤트(자동차는 게임에 접속하면 그냥 제공) - OX퀴즈 – 플레이를 하다 보면 OX퀴즈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게임 머니와 기름도 획득할 수 있으니 종종 이용해 보자.(기름은 비행기 등 탈것에 쓰임) - 테마공원 - 커뮤니티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 그러나 유저가 거의 없다.
불편한 점은 NPC의 위치를 설명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낚시꾼이 어디 있는지 처음 접속한 달리아가 어떻게 알겠는가. 유저 캐릭터와 NPC의 크기도 비슷비슷해서 바글바글한 유저들에게 가려지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자동으로 받게 되는 퀘스트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마을의 몇 군데에서 수행하게 된다. 처음은 광산에서 철광석을 캐는 아르바이트인데, 한 10분 캐면 나온다. 그 10분 동안 곡괭이질만 하는데도 레벨이 4 단계 오르고, 광부 타이을 얻는다. 쉽다. 타이틀을 이렇게 쉽게 얻다니.
<Z9별>을 플레이 하면서 <마비노기>가 가끔씩 생각났다. 재미 있고 기발한 타이틀로 큰 웃음 주었던 <마비노기>처럼 <Z9별>도 특이한 타이틀이 많다. 의아한 점은 <마비노기>와 똑같은 타이틀이 있다는 사실.
“죽음을 초월한”이라는 타이틀을 두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나 똑같은 타이틀을 사용한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지 싶었다.
아르바이트 형식도 마비노기를 떠오르게 한다. 각 NPC를 만나면 그 지역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단, 타이틀과 시간대가 아르바이트에 적용이 되었던 <마비노기>와는 다르게 <Z9별>은 언제 어디서든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인벤토리의 아이템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자동 판매가 되는데 정말 편리하다. 일반적으로 다른 게임의 경우 상점으로 가거나 NPC를 찾아가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Z9별>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인벤토리를 열고 클릭만 하면 팔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방법인가!
■ 여긴 어디인가, 나는 또 누구인가
게임에서 주는 퀘스트를 완료하고 나서 마을 구경한다고 쫄쫄쫄 돌아다니고 나니 갑자기 멍해졌다. “어…이제 뭐하지?” 물론 체험기를 써야 하니 이것 저것 다 해봐야겠지만 순식간에 당황했다. 할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정말 할 건 많다. 근데 난 삽질하기도 싫고 나무패기도 싫다. 싸우는 게 좋다. 그래서 사냥터에서 1시간 동안 몹을 잡았다. 그런데 1시간 후 지겨워 지고 또 할 일이 없어졌다.
이 게임이 계속 생각나고 접속하고 싶게 만드는 목적성이나 목표를 느끼기 힘들었다. 미니게임의 천국? 맞다. 그렇긴 하다. 다채로운 미니게임이 총동원되어 <Z9별>이라는 큰 게임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유저를 쏙~ 끌어당기는 매력이 없다.
또한 게임 내의 팝업창은 무조건 마우스 클릭으로 없애야 한다. [ESC] 키가 안 먹힌다. 굉장히 귀찮고 불편하다.
생활형 게임이나 세컨드 라이프라는 주제가 있는 <Z9별>이지만 솔직히 뭐 하나 뚜렷한 목표는 결여된 느낌이다. 제작 시스템을 해서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도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언월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150개의 철광석과 5개의 다이아몬드, 월장석 15개, 목화 30개가 들어간다. 철광석과 다이아몬드의 경우 하루 종일 광산에서 삽질만 한다고 해도 수집하기가 어렵다. 다른 유저에게 산다고 해도 시세가 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돈이 든다. 결국 밭을 일구고 재배하여 수확해 팔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역시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힘들게 무기를 제작해도 크게 쓰임이 없다. 일반 대전이나 사냥터에서 몬스터를 잡는 정도는 굳이 언월도를 제작하지 않아도 기본 무기로 충분하다. 힘들게 잡아야만 하는 몬스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더 빨리 사냥하거나 겉모양(뽐내기)을 위해서 언월도를 만드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엄청난 시간이나, 많은 게임머니가 필요하다.
■ 게임의 목표도 안드로메다?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그래픽과 다양한 컨텐츠는 나무랄데없이 좋았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성이 없어 풍부한 컨텐츠들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니게임의 천국이라는 타이틀에 머무르지 말고 더욱 알찬 컨텐츠 구성과 목적성을 부여하면 어떨까? 아무리 다채로운 놀이동산이라도 하루 종일, 일주일, 한달씩 머무르면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