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를 필두로 그 동안 국내에서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인 ‘SNS’ (Social Networking System)가 큰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를 제외한 국내 SNS는 대부분 웹(Web) 기반으로 서비스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문자나 그림 정도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누리엔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SNS <누리엔>은 다르다. 풀 3D 그래픽. 그것도 <기어즈 오브 워> <아바> 등 고사양 게임의 개발에 사용된 ‘언리얼 엔진 3’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바로 누리엔에 포함 되어 있는 댄스게임 <엠스타>(MStart)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모다모다
화려한 그래픽, 세밀한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
<누리엔>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온라인게임과 다르지 않다. 게임에 접속하면 우선 3D로 제공하는 아바타를 만들고 이 아바타를 움직이면서 <누리엔>이 제공하는 각종 컨텐츠를 즐기는 방식이다.
필자가 처음 <누리엔>에 접속했을 때 받은 인상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그래픽이었다. 실제로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매우 긴 로딩과 함께 척 보기에도 엄청나게 사양을 잡아먹을 듯한(-_-) 화려한 그래픽 그리고 아바타 생성화면을 볼 수 있다.
<누리엔>의 아바타 생성 시스템은 굉장히 세밀하다. 보통 지금까지의 온라인게임이나 SNS 서비스에서는 몇 가지 정해진 패턴을 조합해서 아바타를 만들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에 한계가 있었다. 비록 그 조합의 수가 많을지라도 유저를 크게 만족시키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 하지만 <누리엔>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설정을 할 수 있다.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SNS인지라 기존 웹 기반 SNS와는 차별화된 점들이 많다.
가령 기존의 게임들이 캐릭터의 눈을 ‘큰 눈’, ‘작은 눈’, ‘보통 눈’ 정도로 설정해야 했다면, <누리엔>은 눈 사이즈를 1~100까지 설정할 수 있다는 식이다.
다만 이것이 너무 세밀하다 보니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는 조금 당황할 수 있다. 기존의 아바타 생성 시스템과 너무 다르고, 복잡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 좀더 다양한 샘플을 제공해 유저가 처음부터 당황하지 않도록 하는 약간의 배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누리엔의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화면, 아바타를 세밀하게 만들 수 있다.
누리엔>엠스타? No! 엠스타>누리엔!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누리엔>이라는 SNS 안에는 <엠스타>라는 음악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의 <누리엔>은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엠스타>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즉 개발사의 기획 의도는 ‘누리엔 안에 엠스타가 포함’ 이었을지 모르지만, 현재 게임의 모습을 보면 ‘엠스타를 위해 누리엔이 존재’ 하는 형국인 것.
<누리엔>에 포함된 음악게임 <엠스타>.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댄스게임이다.
그렇다면 <누리엔>을 떠나 <엠스타>라는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나쁘지 않다. 특히 <엠스타>는 <누리엔>이라는 SNS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기존 음악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었던 문제점 즉 ‘커뮤니티’ 부분에서 많은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 음악게임은 유저와 유저를 이어줄 컨텐츠가 빈약했다. 서로 같은 목표를 위해 던전 안에서 몇 시간이고 동고동락하는 MMORPG에 비해 음악게임의 한계상 유저를 긴밀하게 이어줄 유대관계 형성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SNS 서비스 안에서 제공되는 엠스타는 이러한 기존 음악게임의 한계를 벗어나게 됐다. 호감이 가는 유저들을 보면 단순히 아이디랑 레벨 정도로만 이미지를 추측하고 끝나는 기존의 음악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어 관심있는 유저의 방을 둘러보고 이런저런 장난도 칠 수 있다. 기존 음악게임에서 제공하던 메신저 서비스 정도에 아쉬웠던 유저라면 더 이상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라이트 유저를 위한 댄스 게임 엠스타
<엠스타>는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NDS용 게임 <리듬히어로>(응원단)를 떠올릴 수도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만든 <오디션> 같은 게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화면에 끊임 없이 표시 되는 노트를 타이밍에 맞춰 화살표 키와 스페이스 바를 눌러 없애면 된다. 화살표 + 스페이스바 키 입력은 <오디션>과 비슷하지만 원이 줄어드는 노트가 표시 되는 방식은 <리듬히어로>에서 그 컨셉을 따 온 것으로 보인다.
화면에 나오는 노트를 보고 해당 키를 누르면 된다.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 노트 배치는 음악의 흐름을 따르기 때문에 ‘리듬을 타는 요령을 익히면’ 어렵지는 않다.
<엠스타>가 기존 음악게임과 차별화된 점이라면 단순히 실력에 의해서만 판가름 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의 음악게임은 수많은 노트들을 보면서 정확히 키를 입력하는 정확도와 콤보에 의해서 결정이 났다. <엠스타> 역시 정확도와 콤보가 점수를 내는데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이것을 뒤집는 ‘심리전’ 이라는 요소를 넣었다.
게임에는 ‘컨피티션 타임’이라는 것이 준비돼 있다. 이는 일종의 보너스 스코어를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노래 중간 중간에 나오는 ‘컨피티션 타임’에 자신이 갖고 있는 별을 터뜨려, 가장 많은 별을 터뜨린 사람에게 보너스 점수를 주는 형태다.
남들이 별을 다 터뜨릴 때 같이 터뜨리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남들보다 별을 적게 가지고 있어도 아무도 안 터뜨릴 때 터뜨리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 유저의 실력이 부족해도 심리전에 앞서면 충분히 고득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별을 쓸까 말까 고민해야 하는 컨피티션 타임, 주위 사람들이 그 동안 축적한 별이 얼마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컨피티션 타임에 성공하면 엄청난 양의 보너스를 획득할 수 있다.
실력이 부족해도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을 수 있다면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
음악게임에는 괴물급의 실력을 가진 하드코어 유저가 많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그저 음악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라이트 유저가 많은 장르 역시 음악게임이다.
<엠스타>는 '컨피티션 타임'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라이트 유저를 위한 요소들이 많이 준비 되어 있다. 음악 역시 오리지널 곡보다는 최신가요와 팝송 위주로 꽤 많은 양이 준비되어 있다. 또 게임 난이도도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익스트림’ 난이도로 넘어가면 체감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하드코어 유저라고 해도 큰 불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법 많은 음악들을 제공한다.
전반적으로 볼 때 <엠스타>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댄스게임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음악에서 난이도별 정렬기능이 없다는 점, 인터페이스가 다듬어지지 않은 점 등은 다소 아쉽다.
또 하나 이 게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엄청나게 높은 고사양! '언리얼 엔진 3.0'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되기는 했지만 <아이온>이나 <WOW>와 비교해 봐도 전혀 꿇릴 것 없는 고사양은 단점으로 보인다.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SNS고 가볍게 즐기는 음악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물론 <누리엔>과 <엠스타>는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PC사양 역시 과거 <아바>(A.V.A)가 고사양이라고 지탄받았다가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나아진 전례가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