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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결코 가볍지 않은 미소녀 족구, 스파이크 걸즈

‘스파이크 걸즈’ 오픈 베타테스트 리뷰

격화 2009-02-17 10:04:26

모본에서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스파이크 걸즈>가 지난 5일부터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게임의 소재가 미소녀들의 킥볼(족구)이라고 해서 전체적으로 가벼운 캐주얼 게임일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예상과 다른 게임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격화


 

선행(先行) 입력방식의 조작법

 

튜토리얼을 처음 시작하고 나서 생각보다 어려운 조작에 당황했습니다. <스파이크 걸즈>캐주얼 게임 인 만큼 기본 조작키는 화살표 키와 더불어 [A] [S] 딱 두 가지로 굉장히 간단합니다. 하지만 타이밍 면에서는 움직임(액션) 보다 먼저 입력해야 하는 선행 입력방식입니다.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온라인 스포츠 게임과는 확연하게 느낌이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일단 공이 떨어질 장소에는 노란색 원으로 바운드 마크가 생깁니다. 여기에 캐릭터를 먼저 이동시키고 리시브·토스라면 [S] , 스파이크라면 [A] 키를 '공이 오기 전'에 미리 누르면 공을 받는 액션을 합니다. 그리고 키 입력 중에 화살표 키로 공을 보낼 장소를 결정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화살표 키로 캐릭터 이동 바운드 마크에서 사전에 [A]or[S] 키 입력 키 입력 중에 화살표 키로 공의 방향 결정’의 순서입니다.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고 테니스나 배구 게임 등을 떠올리고 게임을 한다면 정말 공을 받는 타이밍과 조작 방식에서 많이 당황하게 됩니다.

 

코트를 9구역으로 구분해 공을 보낼 방향을 지정합니다.

 

게다가 화살표 키가 캐릭터의 이동과 공의 방향 결정에 모두 관여하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방향에 공을 정확하게 보내려면 [A] [S] 키를 입력할 때는 우선 손을 떼야 합니다. 여기에 바운드 마크의 판정이 제법 까다롭기 때문에 낙하지점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공을 제대로 못 받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또한 <스파이크 걸즈>는 마지막 스파이크를 할 때 파워 게이지가 채워지는데 그것은 공격력 게이지가 아니라 공을 차는 힘 게이지입니다. 최대치(MAX)를 채우면 입력한 방향을 훌쩍 넘어 코트의 라인을 벗어나는 것이 보통인데요, 이렇다 보니 게이머들은 왼손으로는 파워 게이지를 조절하면서 오른손으로 이동 방향 및 공격 방향 등 다양한 조작을 동시에 입력해야 합니다. 양손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야 생각한 대로 공격이 가능합니다.

 

파워 지정은 너무 많아도, 부족해서도 안 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빈말로라도 쉽다고 말할 수 없는 조작법인 셈입니다. 캐주얼한 인상과는 반대로 너무나도 까다로운 조작이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튜토리얼에서 CPU와의 자유대전도 제대로 클리어 하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오직 팀플레이!

 

<스파이크 걸즈>가 캐주얼하지 않은 부분이 바로 킥볼(족구)이라는 소재 때문입니다. 족구는 혼자서는 절대로 즐길 수 없는 스포츠로 <스파이크 걸즈>도 기본이 3:3. 그리고 2:2입니다. 다른 팀원들의 협력은 게임의 승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에 공격(스파이크)을 하면 소모되는 ‘지구력’ 개념이 있습니다. 지구력은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스피드와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 명의 유저가 전문 어택커로 경기 내내 공격만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공이 떨어지는 지역은 크게 9지역이고 우리 편은 최대 3명이라 수비 때는 전원 리시브를 준비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전원 공격의 형태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누구 한 명이라도 게임을 못하는 구멍’이 된다면 팀의 패배가 거의 100% 확정되는 꽤나 냉혹한 팀플레이 중심의 구조입니다.

 

먼저 키를 입력한 유저의 머리 위에 !가 표시 되기 때문에 다른 팀원들은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비록 냉혹한 팀플레이 구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오는 긴장감과 재미는 분명 뛰어납니다. 먼저 키를 입력한 아군의 머리 위에 !가 표시 되기 때문에, 다른 유저들은 이를 보고 상황에 맞춰 재빠르게 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리시브나 토스 없이 바로 스파이크를 날릴 수도 있기 때문에 전략의 폭과 긴장감은 한층 넓어집니다. 다만 리시브나 토스 없이 스파이크를 날리면 그만큼 공격력이 감소 되는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다양한 매크로 음성도 준비되어 있어 진행속도가 전체적으로 빠름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의 의사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많은 의견을 주고 받으며, 서로 격려를 하고 전략을 짤 수 있는 것이죠. 다만 토스 요청 같은 매크로가 상대 팀에게도 보이는 점은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F2부터 F8까지 매크로 음성이 존재, 플레이어가 설정할 수도 있다.

 

비매너 유저가 같은 편에 있을 때 다른 팀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역시 단점입니다. 팀원간의 협력이 강제되기에 그의 플레이를 방해할 수도 없어 자멸할 수 밖에 없죠. 팀플레이 중심이라면, 이를 해치는 행동에 대한 제제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매력적인 캐릭터, 낮은 육성 자유도

 

<스파이크 걸즈>의 캐릭터를 보면 스피드, 순발력, 리시브, 토스, 공격, 지구력의 6가지 능력치가 있고, 각각의 캐릭터들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마다 특징이 뚜력하게 구별되지만, 아쉽게도 <스파이크 걸즈>는 레벨업을 했을 때 캐릭터가 자동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키울 수는 없습니다. 물론 경기 중에 장비할 수 있는 스킬의 수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완벽하게 캐릭터가 차별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다 보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능력치를 바꿀 수 있는 장비가 너무나 중요한 요소로 다가옵니다. 다만 문제는 장비 중 옵션이 붙는 것은 옷뿐이라는 것이고, 옷에 어느 옵션이 붙는지는 어디까지나 운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마음에 드는 장비()를 구하려면 누군가와 교환하거나, 쿠폰으로 뽑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경매장 시스템 같은 것도 없습니다. 다른 유저와 옷을 교환하려면 하루 종일 광장에서 외치기를 해야 하거나, 아니면 일정 확률로 꽝이 나오는 쿠폰에 의지해야 합니다.

 

정말로 자주 이용하게 되는 쿠폰 상점.

 

초반부터 착용해서 지겨운 세일러복, 허나 옵션이 있어 착용하게 된다.

 

이렇게 장비가 중요하게 되다 보니, 결과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멋지게 꾸미기 보다는 좋은 옵션이 붙은 장비를 구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됩니다. <스파이크 걸즈>의 매력 중 하나인 캐릭터성을 스스로 무너트리는 결과를 낳고 만 것입니다.

 

 
결국 경기가 전부인 컨텐츠

 

앞에 설명한 어려운 조작 때문인지 <스파이크 걸즈>는 튜토리얼이 충실하며, 다양한 미니 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인공지능(AI)과 싸우는 챌린지 모드까지 있습니다.

 

챌린지 모드는 다양한 인공지능과 대전이 가능하고, 이기면 그 상대를 다음 대전에서 팀원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흡사 패키지 게임 같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본 경기 외의 다른 모드들은 경험치는 없고 들어오는 보상() 역시 적다는 데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심심풀이란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레벨업과 장비를 위해서 유저들은 본 경기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3:3이나 2:2의 경기를 반복하고, 계속하고, 다시 합니다. 그렇게 얻은 돈으로 장비를 사서 쿠폰을 긁지요. 소위 말하는 ‘닥치고 사냥’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형태가 됩니다.

 

이기든 지든 경험치와 돈(RING)은 들어온다.

 

그리고 높은 스테이터스가 붙은 의상일수록 착용 제한 레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게임을 하면 할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물론 이런 패널티는 언뜻 보면 유저간의 공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RPG가 아닙니다. 정말로 운 좋게 얻은 아이템을 레벨 때문에 착용 못하고 라커룸에 보관만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어서 빨리 입기 위해 유저들은 긴 시간이 걸리는 재미있는 경기보다도, 짧으며 그 대신 많이 할 수 있어 경험치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경기를 선호하게 되거나, 각종 편법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원래는 10레벨 의상이지만 옵션이 붙으면 15레벨로 착용 레벨제한이 상승.

 

<스파이크 걸즈>는 팀플레이와 게임 그 자체에서 오는 재미가 뛰어난 게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어도 똑같은 반복이 계속 된다면 언젠가는 질립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무엇이 유저를 잡고 있을까요? 유저간의 커뮤니티만으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일 것입니다.

 

경기장에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것도 아쉽습니다. 외견만 다르지 코트의 크기와 플레이 가능 영역은 같기 때문에 별다른 개성을 느낄 수 없습니다. 풍향 등의 외부 요인이 없기에 특정 유저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요소도 없습니다. 원래는 서브/리시브 권 등에서 공정함을 기하기 위해 있는 코트 체인지 역시 중간에 컷인을 감상한다는 것 말고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반복되는 플레이가 쉽게 질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력적인 게임성, 섞이지 못한 매력들

 

거듭 말하지만 <스파이크 걸즈>는 팀플레이와 게임 자체의 재미는 상당합니다. 여기에 미소녀 캐릭터들의 매력과 그들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점 역시 굉장히 훌륭합니다.

 

문제는 두 가지 매력이 섞여 있지 않고, 따로 논다는 데 있습니다.

 

재미를 분산시키는 원인을 꼽자면 역시 유저의 성향이 반영되지 않는 성장 시스템과 랜덤으로 붙는 의상 옵션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구하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이 어려워서 답답함을 준다면 게임 자체는 늘어지고, 결국 재미보다는 반복만을 요구합니다.

 

반복만이 계속되는 게임에서 유저가 어떤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결국 최대한 빨리 게임을 끝내고 한 판이라도 많이 플레이를 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럴 바엔 차라리 캐시 아이템 구매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재미는 탁월한 ‘게임 그 자체가 아닌, 컨텐츠와 다른 요소들에서 스스로를 깎아 내리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아쉬웠습니다. 오픈 베타를 시작한 만큼 앞으로 정식 서비스까지 보다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에 꾸미는 매력이 있어 좋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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