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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탁월한 게임성, 워해머 40k: 던오브워2

‘워해머 40,000: 던오브워2’ 리뷰

Nephlite 2009-03-10 16:43:56

<홈월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등을 만들었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의 명가 렐릭이 지난 2월20일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2004년 출시된 <워해머 40,000: 던오브워>의 후속작 <워해머 40,000: 던오브워2>(이하 던오브워2)입니다. 올해 RTS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던 <던오브워2>의 게임성은 어땠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필진 Nephlite 


 

스팀과 게임즈 포 윈도우즈 라이브

 

<던오브워2>는 한번 구입하면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일반적인 PC 패키지 게임과 다르게, 2중으로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일단 <던오브워2>는 밸브의 스팀(Steam)을 통해서만 플레이할 수 있다. 패키지 구입 유저뿐만 아니라, 온라인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구입한 유저 역시 마찬가지. 플레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스팀’ 가입과 인스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스팀을 통해 게임을 실행하면 이번에는 자동으로 MS‘게임스 포 윈도우 라이브(Games For Windows Live)에 접속된다. 이것은 MS에서 지원하는 멀티플레이 서버 겸 메신저 시스템으로, 콘솔 게임기 Xbox360의 게이머 태그와 연동되기도 하며친구 관리와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장점이다.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복잡하다.

 

다시 말해 <던오브워2>를 즐기기 위해서는 2개나 되는 보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계정도 이중으로 필요처음 하는 초보자의 입장에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스팀’과 ‘게임스 포 윈도우 라이브’는 한번 계정을 만들면 <던오브워2>뿐만 아니라 차후 이 방식을 이용하는 다른 게임을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장점으로 어필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통 RPG보다 더 RPG다운 싱글플레이

 

<던오브워2>는 독창적인 RTS를 꾸준히 만든 렐릭의 신작답게 차별점이 굉장히 많다. 특히 싱글플레이 캠페인은 RTS라기보다 RPG에 훨씬 더 가까운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각 유닛 분대의 분대장들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시나리오 전개에 중요한 등장인물들이다. 그들은 싸움에서 결코 죽지 않는다. 오직 전투불능이 될 뿐이고, 전투불능이 된 분대장은 동료를 접근시키면 금세 회복시킬 수 있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등장인물들은 차례차례 추가되고, 전투를 치르면서 성장해 나간다한두 명의 중심인물을 제외하면 모든 유닛들을 소모품으로만 생각해야 하는 기존 RTS의 싱글 캠페인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다.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획득한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다.

 

- 유닛을 강화시키는 수단은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적을 죽이거나 임무를 성공시킴으로써 경험치를 획득해 유닛의 레벨을 올리고, 적을 죽이거나 임무를 성공해서 얻는 아이템을 장착해야 유닛을 강화시킬 수 있다. 아이템의 종류와 수량은 무척 다양하다.

 

각 유닛의 특성을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 각 유닛은 레벨업할 때마다 2점의 특성을 얻게 된다. 이것을 사용해 유닛의 성장 방향을 플레이어의 입맛대로 결정할 수 있다. 성장 과정에서 어떤 특성을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같은 유닛이라도 나중에는 판이하게 다른 전투 방식을 보이게 된다.

 

소모형 스킬을 보충해 주는 보급상자.

 

대표적인 소모형 스킬인 수류탄 투척. 건물에 주둔한 적을 격파하는 데 유용하다.

 

- 유닛들이 가지고 있는 각종 스킬들은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각 스킬들을 큰 범주로 분류하면 공격 스킬, 강화 스킬, 회복 스킬 정도로 구분된다. 이 스킬들은 레벨업을 하면서 특성치로 얻을 수도 있고, 보조 아이템을 장착해서 얻을 수도 있다. 게임 중 보급상자를 찾으면 소모형 스킬의 보충이 가능하다.

 

건물의 개념은 잠시 잊어도 좋다.

 

- <던오브워2>는 건물의 비중이 다른 RTS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다. 이런 경향은 싱글플레이 캠페인에서 더욱 심하다. RTS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지의 개념으로부터 무언가를 생산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능은 완전히 삭제되어 있다. 오로지 잃은 분대원 유닛들을 보충하고 주변의 유닛들을 회복시켜주는 기능을 수행할 뿐이다.

 

최종보스를 제거해야만 임무가 클리어된다!

 

- 캠페인의 모든 임무에는 최종보스가 등장한다. 최종보스는 막강한 능력치를 바탕으로 플레이어의 모든 유닛들과 단신으로 대적할 수 있으며, 처치하지 않으면 임무가 완수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던오브워2>의 싱글플레이는 흡사 RPG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 RPG답다’라는 말은 결코 <던오브워2>의 싱글플레이 캠페인을 폄하하는 표현이 아니다.

 

<던오브워2>의 다양한 요소들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 신선한 재미와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유닛을 성장시키고 더 좋은 아이템을 착용시키기 위해 많은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던오브워2>에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중독성이 강한 <던오브워2>의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도 문제는 있다. 대표적으로 제공되는 임무의 패턴이 너무 정형화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이템 획득이나 레벨업을 위해 마련되는 통상임무들은 ‘적 최종보스의 섬멸’과 ‘거점 방어’의 두 가지 방식으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미션을 수십 번씩 클리어하다 보면 새로운 방식에 대한 갈증이 일어나게 된다.

 

물론 시나리오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임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가뭄에 단비와 같은 시나리오 임무들은 미묘하게 볼륨이 적은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남긴다.

 

 
개성 넘치는 멀티플레이

 

요즘 RTS에서는 게이머들이 대결을 펼치는 멀티플레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던오브워2>의 멀티플레이는 렐릭의 전작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던오브워>의 게임성을 계승하여 지역점령자원 시스템과 분대 개념을 채택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 <던오브워2>만의 특징도 살아 있다. 전작들과는 달리 건물 개념을 생략해 하나만 남기고, 분대의 수를 줄임으로써 전투를 강조한 것이다. 공식 래더 게임의 경우 밑에서 설명할 빅토리 포인트 방식을 채택하여 박진감을 높였다.

 

튜토리얼은 정교하지 않지만 로딩화면을 통해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을 알려 준다.

 

또한, 오로지 스페이스 마린 진영으로만 진행되는 싱글 플레이 캠페인과는 달리 멀티플레이에서는 게임에 등장하는 스페이스 마린, 오크, 엘다, 티라니드의 4종족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다.

 

진영을 선택했다면 다시 세 명의 영웅들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영웅들의 성향은 진영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전면전/후방지원/게릴라의 세 종류로 구분된다. 선택한 영웅의 종류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성향에 맞는 영웅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다른 RTS에 비해 건물의 비중이 크지 않다.

 

멀티플레이 게임이 시작되면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은 자신의 본진 건물이다. 본진은 기존 RTS의 기지의 역할이 대부분 집약되어 있는 중추 시설로, 모든 유닛은 이곳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유닛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급의 유닛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소비하여 본진 건물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유닛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병류와 워커류, 차량류의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보병들의 엄폐물을 이용한 전투.

 

워커와 차량은 이동하면서 경로의 모든 장애물을 파괴할 수 있다.

 

차량은 빠르고 강력하다. 하지만 약점도 명확하다.

 

각 영웅과 유닛들은 소정의 자원을 사용하여 ‘워기어’를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워기어 파츠는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식으로 구성되지만 드물게 중복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파츠도 존재한다.

 

워기어는 폭탄 투척이나 방어막 형성 등의 특수능력을 부가 해주거나 유닛의 공격력, 방어력을 올려주기도 하며, 때로는 아예 무기 타입을 장거리에서 근접으로, 근접에서 장거리로 뒤집어 버리기도 하는 등 유닛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보여 준다.

 

같은 유닛이라도 워기어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능력치와 성향을 지니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각각 다른 형태의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은 <던오브워2>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타이라니드는 워기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대부분의 주력 근접 격투 유닛을 장거리 화력 지원 유닛으로 전환할 수 있다.

 

워기어 업그레이드는 유닛 상태창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던오브워2>는 소규모의 병력만을 운용할 수 있다. 게임상에서 가장 많은 머릿수를 자랑하는 타이라니드 종족조차 한 번의 전투에 나올 수 있는 유닛은 사실상 50 마리가 채 되지 않을 정도다. 이것도 각각의 분대에 속한 유닛의 수를 모두 센 것일 뿐, 사실상 분대로 따지면 4~6개에 불과하다. 유닛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던오브워2> 멀티플레이의 또 다른 특징은 유닛간의 상성개념이 상당히 극단적이라는 점이다. 극초반에 보병전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해서 마음을 놓고 있으면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중반 이후 등장하는 차량이나 워커 유닛들은 기총에 엄청난 내성을 지니고 있어서 하급 유닛 수십 명이 덤벼들어도 흠집만 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런 유닛들은 대차량 무기를 지닌 유닛에게는 또 대단히 취약하여 가위바위보 상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갑작스런 상성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정찰과 워기어의 현명한 선택이 필수적이다. 반대로 불리한 상태에 있더라도 비밀리에 상대에게 상성인 유닛이나 워기어를 준비한다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두 가지 방식의 매치플레이

 

<던오브워2>의 멀티플레이에는 ‘빅토리 포인트’ 방식과 ‘섬멸전 방식’의 두 가지 모드가 있다.

 

‘빅토리 포인트’ 방식은 필드의 거점을 점령하여 얻을 수 있는 제 3의 자원 빅토리 포인트를 통해 승패를 가리는 모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양쪽에 500점의 빅토리 포인트가 주어지며, 미니맵에 ‘별’로 표시되는 빅토리 거점을 장악하면 거점 수의 차등에 따라 상대의 점수가 서서히 깎이게 된다. 빅토리 포인트가 0이 되는 쪽은 즉시 패배한다. 공식 래더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래더로는 즐길 수 없지만 ‘섬멸전’이라는 게임방식도 존재한다. 섬멸전을 즐기기 위한 규칙은 빅토리 포인트 방식보다 훨씬 간단하다. 섬멸전에서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는 아군이나 적군의 본진 건물이 반드시 파괴되어야 한다. 고전 RTS에 가까운 클래식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플레이 시간이 빅토리 포인트 방식보다 길게 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두 방식의 룰은 다시 각각 1:1 3:3매치의 형태로 지원된다.

 

- 1:1에서는 병력의 수에 비해 점령할 자원/승리 거점이 맵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승부의 초중반에는 전투 자체보다는 운영과 게릴라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강하다. 각각의 영웅과 분대를 쪼개서 맵의 각 지역에 있는 자원 거점들을 장악해 나가고 그것을 통해 모인 자원으로 승부를 결정지을 본대 병력을 생산해 나가는 식이다. 양쪽의 실력이 비슷할 경우 처음에는 마치 뱀이 꼬리를 문 듯한 게릴라 거점탈취가 이어지며, 중반 이후로 흘러갈수록 서서히 본대가 형성되면서 기세 싸움이 펼쳐지는 양상이 전개된다.

 

33 래더 게임의 일반적인 양상.

 

- 반면 3:3 래더게임에서는 초반부터 각각의 전력을 기울인 혈전이 펼쳐 진다. 양측에서 생산되는 군세가 많고 삼등분된 구조의 맵이 많아 각자 한 구역을 암묵적으로 맡게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전투와 힘싸움 위주로 게임의 양상이 흘러가는 것이다.

 

심지어는 빅토리 포인트만 장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의 본진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끝장내는 상황도 곧잘 나온다. 너무나도 전투가 중점이 되기 때문에 1:1에 비해 게임의 양상이 더욱 단순화되는 문제는 있지만, 그로 인해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은 대단한 수준이다.

 

 
발목을 잡는 문제들

 

<던오브워2>는 PC 패키지 게임으로는 드물게 출시 이전에 멀티플레이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으며테스트 기간과 정식 발매 사이에 굉장히 많은 부분이 수정되고, 개선되었다. 실제로 <던오브워2>는 오픈 베타 버전과 비교하면 훨씬 짜임새 있는 구성과 게임성을 선보였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발사의 무책임함으로 까지 비춰지는 사후관리의 미숙을 지적할 수 있다.

 

<던오브워2>의 멀티플레이에는 현재 통칭 인구수 버그로 불리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이것은 멀티플레이에 등장하는 모든 분대기반 보병류 유닛에게 일어나는 문제로, 분대원 유닛이 죽은 뒤에도 한번 소모했던 인구수가 감소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어 추가 유닛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게임이 중후반에 이르게 되면 결국은 추가 유닛을 생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므로 멀티플레이에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제외하고도 갖가지 버그들이 존재한다.

 

물론 출시 초기에 버그는 있을 수 있고, 제작사가 신속하게 고쳐 준다면 그다지 문제될 요소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치명적인 버그가 발매 초기에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20일이 흐른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

 

물론 수정 패치를 예고하고는 있지만, 출시 후 3~4주라는 기간은 많은 게이머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인구수 버그는 치명적인데도, 왜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다.

 

<던오브워2>의 제작사인 렐릭의 이러한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팬들이 렐릭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문구가 있다. “렐릭은 우량아를 낳는다. 그리고 버린다” 이 안타까움 섞인 독설이야말로 팬들의 마음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한 마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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