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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퍼즐이 강조된 던전의 매력, 파이널 퀘스트

‘파이널 퀘스트’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현남일(깨쓰통) 2009-04-13 20:21:55

제니브레인이 개발하고 라이브플렉스가 서비스하는 <파이널 퀘스트>(Final Quest)가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마쳤습니다. 모험 RPG를 표방하는 <파이널 퀘스트>는 퍼즐이 강조된 던전을 매력 포인트로 내세웠는데요, 과연 실체는 어땠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핵심은 퍼즐로 가득한 던전

 

<파이널 퀘스트> 2D 사이드뷰(Side View) 시점의 횡스크롤 RPG입니다. 보통 국내에서 만든 횡스크롤 RPG는 <메이플 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 류로 구별할 수 있는데요, <파이널 퀘스트>는 굳이 분류하자면 <메이플 스토리>에 가깝습니다.

 

게임 안에는 마을이 있고, 모든 유저가 사이 좋게 사냥을 할 수 있는 MMO 필드도 있습니다. 여기에 액션 자체도 다이나믹한 액션을 강조하는 <던전앤파이터> 스타일의 MO 액션 게임과는 다르게 가볍고 단순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형태는 <메이플스토리>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파이널 퀘스트><메이플스토리>와 무작정 비슷하냐고 하면, 그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이 게임은 퍼즐 요소가 굉장히 많은 인스턴스 던전을 통해 기존의 게임들과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파이널 퀘스트>가 선보이는 던전은 게임의 백미입니다단순하게 몬스터()만 잡는 공간이 아닙니다. 물론 몹도 있지만, 그보다는 숨겨진 열쇠장치, 아이템 등을 찾아서 다음 지역으로 가는 출구를 찾거나,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 마디로 콘솔용 액션이나 아케이드 게임에서나 봤을 법한 퍼즐 요소가 많습니다.

 

가령 일반적인 점프로는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공간은 근처에 있는 상자를 끌고 와서 발판을 삼아야 올라갈 수 있습니다. 끊어져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길목에는 분명 어딘가에 숨겨진 길이 있거나, 특수한 액션을 사용하면 숨겨진 길이 나옵니다.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이라면 분명 꺼져 있는 횃불이 있고, 특수한 스킬을 사용해서 불을 붙이면 주변이 밝아집니다. 여기에 벽에 매달리기, 줄 붙잡고 올라가기, 함정 피하기 같은 특수한 액션도 많아서 아케이드 게임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죠.

 

단순하게 칼질만 하고, 일방통행 방식의 던전에 질렸던 유저의 입장에서는 이런 <파이널 퀘스트>의 던전이 정말 가뭄의 단비처럼 다가옵니다.

 

온라인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퍼즐요소가 굉장히 많은 던전이 핵심.

 

튜토리얼에서 퍼즐의 개념을 확실하게 알려 주기 때문에 적응은 쉽다.

 

물론 던전에 퍼즐 요소가 많다면 난이도 라는 측면에서 걱정하는 유저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행히 <파이널 퀘스트>의 던전들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설령 혼자서는 퍼즐을 풀지 못 하더라도 던전은 파티 플레이가 기본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파티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되니까요.

 

파티원들이 힘을 합쳐 퍼즐을 풀고, 서로 모르는 공략 정보를 공유하며 차근차근 던전을 공략하는 것. 확실히 지금까지 국산 온라인게임에서 좀처럼 경험할 수 없었던 요소입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굉장히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스턴스 던전은 2~3인 플레이가 기본입니다. 혼자서는 몬스터 잡기도 힘듭니다.

 

 
던전 빼면 밋밋한 게임 플레이

 

색다른 느낌과 재미를 주는 던전. 하지만 <파이널 퀘스트>의 가장 큰 문제는 던전을 뺀 나머지 거의 모든 부분이 너무나도 밋밋하다는 데 있습니다.

 

필드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는 단순한 사냥 외에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던전 플레이가 최대 특징이라고 하지만, 사실 유저들이 <파이널 퀘스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MMO 방식의 필드입니다. 레벨업과 몬스터 사냥대부분의 퀘스트 수행이 바로 필드에서 진행되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MMO 필드 던전 → 다음 MMO 필드 → 다음 던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MMO 필드의 컨텐츠는 다른 횡스크롤 RPG들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맥이 빠집니다. 구체적으로 몬스터 사냥퀘스트 수행이 필드에 준비된 컨텐츠의 전부입니다.

 

그렇다고 필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재미나 액션이 훌륭하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던전앤파이터> 급의 액션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2009년 게임 치고는 너무나도 단순한 버튼 연타 액션을 선보이기 때문에 금새 지루해집니다.

 

몬스터의 패턴이 다양해서 공략하는 재미가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전반적인 공격속도도 느린 편이고, 묘하게 키를 눌렀을 때의 반응 속도도 살짝 느려서 긴박감이나 시원시원하다 같은 느낌보다는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습니다.

 

1차 CBT에선 액션도 묘하게 답답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가령 근접한 적은 아무리 공격 키를 눌러도 맞지 않는는 등.

 

퀘스트 구성은 단순 사냥과 아이템 모아 오기’가 전부였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퀘스트 스토리는 무언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집중해서 내용을 꼼꼼하게 읽지 않으면 당췌 그 뜻을 알기 힘들 정도로 난해해서(한마디로 가독성 떨어집니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필드의 이동 동선도 너무 길어서 마을과 사냥터를 왕복하다 보면 지치기 일쑤죠. 레벨업 속도 역시 플레이 초반 1시간에 3레벨 올리기 힘들 정도로 느린 편이고, 밸런스도 살짝 문제 있어서 겨우 다음 장비를 찰 수 있는 레벨까지 올려도 상점의 아이템 가격은 터무니 없이 비쌉니다.

 

따라서 유저들은 MMO 필드에서 사냥만 하다가 게임의 핵심인 던전에 도달하기 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코스 요리를 먹는데, 정작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식욕을 잃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유저의 플레이 동선과 재미의 흐름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풍부한 대사량도 좋지만, 전달력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유저들이 이번 1 CBT에서 <파이널 퀘스트>를 두고 던전을 해 보기 전에 게임을 평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다시 말해 일반 플레이의 재미가 던전에 비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차 테스트 버전에서 컨텐츠의 완성도를 너무 깐깐하게 보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던전 플레이와 일반 플레이의 격차가 너무 심한 부분은 집중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조목조목 짚어 봤습니다.

 

 

콘솔용 아케이드 감각의 게임

 

앞으로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은 조금 더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도 보다 직관적으로 다듬으면 좋을 것 같고, 800x600으로 고정된 해상도 역시 아쉬웠습니다. 올라탈 수 있는 나무 같은 중요 오브젝트가 배경에 묻혀서 제대로 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800x600 해상도 하나만 지원. 보다 높은 해상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HP, MP 게이지 등도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1 CBT에서 드러난 <파이널 퀘스트>는 장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횡스크롤 액션 RPG였습니다그 장점이란 바로 퍼즐 요소가 많은 던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유저들이 참신한 시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솔직히 아직 미지수입니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한국 유저들의 컨텐츠 소비 속도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걱정되고, 아무리 퍼즐이 복잡해 봐야 결국 공략’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하는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CBT 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퍼즐의 난이도 역시 잠복해 있는 시한폭탄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파이널 퀘스트>는 모험 RPG’의 느낌, 퍼즐이 강조된 콘솔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온라인에서 재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패미콤용 고전 게임 <구니스>에서 열쇠 하나를 찾기 위해 모든 맵을 샅샅이 뒤지고, 퍼즐을 풀던 느낌. 그런 느낌을 설마하니 온라인에서 다시 느끼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신기했다고 할까요?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부각된 1차 CBT였습니다. 좋은 점은 더 살리고, 온라인게임으로서 갖춰야 할 부분은 차곡차곡 보강해서 진정한 모험 RPG’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열쇠를 찾고 출구를 찾고... <구니스>가 떠오른 것은 필자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