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캣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허스키 익스프레스>(이하 허스키)가 4월 25일과 26일 게릴라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 때 문제가 되었던 랙(lag)이 많이 해소되어 비로소 정상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지만, 수많은 유저들이 몰린 데 반해 서버는 오직 1개만 제공되어 대기열이 뜨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허스키>의 게릴라 테스트는 1차 CBT 때 지적된 문제들이 많이 수정되고, 새로운 요소들도 추가되어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첫 번째 CBT 버전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격화
다양한 변경점들
1차 CBT 때는 무조건 ‘랜덤 선택’만 가능했던 캐릭터 메이킹. 하지만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얼굴을 제외한 ‘헤어스타일’과 ‘피부색’, ‘의상’을 유저가 직접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캐릭터에 보다 끈끈한 애착을 가질 수 있었죠.
선택지가 늘어날 수록 캐릭터의 다양성은 커진다.
그리고 보상으로 얻는 강아지의 이름이 고정되어 있던 1차 CBT와 다르게, 이번 테스트에서는 유저들이 자유롭게 이름을 정해 줄 수 있었습니다. 무작위 이름짓기(랜덤) 기능도 지원하기 때문에, 일일이 강아지 이름을 짓기 귀찮은 유저들은 클릭 한번으로 해결할 수 있었죠.
랜덤 네이밍으로 고른 이름 럭키!
무엇보다 난방기구 ‘라디에이터’의 에너지인 EN이 숫자로 표시되어 알기 쉬워지고, ‘배터리’가 추가된 점이 좋았습니다.
배터리는 썰매 한 칸을 차지하면서, 각각의 충전량 합이 EN의 최대량으로 계산되는 아이템입니다. 덕분에 이동할 때마다 라디에이터를 충전하는 것이 귀찮은 유저들은 다수의 소형 배터리를 장착해서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를 많이 실으면 정작 다른 물건을 실을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해야 하죠.
라디에이터와 분리된 배터리, 하지만 썰매 공간을 한 칸 차지하는 점은 페널티.
또한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충전기가 마을 밖에서 안으로 들어와서, 1차 CBT 때는 ‘마을→충전기→맵’이었던 이동 동선이 ‘마을→맵’으로 짧아졌습니다.
여기에 충전 가격과 강아지 사료값이 각 마을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졌기 때문에, 특산품과 함께 각 마을의 특성이 형성된 점에 눈에 띕니다.
마을 안으로 충전기가 들어와서 동선이 짧아졌다.
시작 마을인 모슬리 마을의 충전기는 무료.
한편, 오로지 사료로만 개들의 스태미너를 회복할 수 있었던 1차 CBT 때와 달리, 썰매를 이동하지 않는 시간에 비례해서 개들의 스태미너가 자동으로 회복되는 시스템이 추가됐습니다. 맵에서 ‘움직이는 동물’이 추가되어 단조로웠던 설원을 채워 주고 있었습니다.
신규 퀘스트와 함께 지형, 등장인물도 늘어나서 전체적으로 1차 CBT 때에 비해 풍성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배회하는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의 쓰임새가 있다.
특히 채광할 때 ‘보석’이 나오기도 하는 점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의 등장이 무엇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채광의 변화 - 보석 등장
1차 CBT 때 채광은 그야말로 단순한 반복구조였습니다. 곡괭이를 클릭하면 매번 같은 시간이 흐르고 100% 흑석만 나옵니다. 말 그대로 단순 노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하지만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 선보인 채광은 달랐습니다. 채광 방식에서도 ‘크리티컬’ 판정을 받으면 평소보다 몇 배나 빠른 속도로 채광을 합니다.
보통은 노란색 게이지이지만, 크리티컬이 뜨면 파란색 게이지가 채워진다.
그리고 일정 확률로 흑석 외에 ‘보석’이 나옵니다. 보석은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데요, 보석세공사로부터 살 수 있는 ‘보석함’에 5개의 보석을 세트로 구성해서 팔면 더욱 높은 이득을 노릴 수 있습니다.
단순노동에 반복작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잔재미가 늘어났다고 할까요? 매번 마을을 왕복하기 싫거나 보다 큰 이익을 노리는 유저에게 보석함은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석은 보석세공사가 아닌 교역상에 팔면 절반의 가격만 받기 때문에 무작정 파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가끔 흑석이 아닌 보석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보석을 클릭한 후 조립하기 메뉴를 이용, 보석함에 보석을 집어넣는다.
5개의 보석을 모아 완성된 세트.
모으기 힘든 만큼 그 가치는 높다
새로운 가능성 - 사진기
‘보석’이 나올 확률이 어디까지나 운이라는 점은, 보석도 결국 반복 작업이 된다는 단점으로 남습니다. 반면 새롭게 등장한 사진기는 <허스키>가 지향하고 있는 목표가 ‘적과의 투쟁보다 즐거운 생활 판타지’라는 점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진기 사용장면, 가운데 원에 위치한 대상의 정보가 표시된다.
찍은 사진은 스크린샷 폴더에 저장되고, 썰매에도 사진의 정보가 등록된다.
여기서 주목해 볼 것은 사진 시스템이 단순하게 사물을 이미지로 저장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허스키>의 사진기는 대상의 움직임도 구별되어 기록합니다.
가령 강아지의 특정 행동 장면을 찍으면, 이에 대한 정보가 사진에 저장되는 식인데요, 이는 ‘동물의 특정 움직임을 찍어와라’ 같은 퀘스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만일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 모션의 사진을 구하는 퀘스트가 추가된다면 어떨까요? 몬스터와 싸우거나 죽이지 않지만, 그래도 사냥하는 것에 버금가는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에 사진 찍는 재미가 된다.
목표는 귀를 긁는 테오의 사진!
또한 주목할 것은 사진이 단순 ‘이미지 파일’로만 저장 되는 것이 아니라, 썰매에도 저장 된다는 점입니다. 아직 썰매칸의 사진을 게임 내에서 다시 볼 수는 없습니다. 허나 차후 사진을 다시 볼 수 있고 거래를 통해 다른 유저에게 넘겨줄 수 있다면, 서로의 경험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허스키>의 사진 시스템은 ‘제 2의 스크린샷’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굉장히 유용한 컨텐츠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진은 또 다른 형태의 사냥이 된다.
리오의 사진 관련 퀘스트를 마치면 자신의 사진을 판매할 수도 있다.
여전히 등장하지 않은 육성
이번 게릴라 테스트는 생각보다 많은 재미를 주었습니다. 랙 같은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도 그렇지만, <허스키>가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썰매개의 육성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허스키>가 생활 판타지에 촛점을 맞춘다면 그만큼 개의 성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도 육성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의 성장과 관계 있어 보이지만 정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음식.
지구력이 다르기에 소모된 스테미너도 차이를 보인다.
그래도 ‘보석’을 통해 ‘흑석’ 채광의 단순함을 없애고, ‘배터리’를 등장시켜 (이동거리와 교역 사이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사진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종합해 보면 다음 테스트가 언제가 될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가 기대되도록 만들어 준 게릴라 테스트라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중요 인물도 등장!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