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미세계>를 통해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중국의 개발사 완미시공. 그들이 만든 또 다른 무협 게임이 4월14일부터 30일까지. 국내에서 공개형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야인터렉티브와 SBSi가 국내에 공동으로 퍼블리싱하는 <무림외전>은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킨 동명의 시트콤을 온라인 게임으로 각색한 3D MMORPG입니다. 과연 어떤 게임이었을까요? 지금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칼리토
■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
<무림외전>은 무림의 고수들이 강호를 배경으로 무공 대결을 벌이는 무협 MMORPG입니다. 판타지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무협이라고 해서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럴 걱정은 할 필요 없습니다.
이 게임은 정통 무협에서는 약간 벗어난 느낌으로, 무협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뼈대 역시 판타지 MMORPG와 비교해 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저는 시작 지점인 칠협진에서 ‘강호 출입’이라는 퀘스트를 통해 기본적인 사항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후 NPC의 의뢰를 받아 이야기를 진행하는 ‘시나리오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를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며, 레벨업을 거치고 점차 영웅으로 성장하게 되죠.
궁극적으로는 <무림외전>이 추구하는 컨텐츠 중 하나인 대규모 전쟁(영토 간 문파전)에 뛰어들어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게 됩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흐름입니다.
게임의 기본은 다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열혈강호 온라인>이 생각나는 밝은 그래픽.
■ 기본은 갖춘 게임
<무림외전>을 하면서 느낀 총평부터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본은 갖추고 있는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저사양 PC를 고려한 저렴한(?) 사양의 그래픽이지만, 특별하게 이질감이나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다수의 사람이 몰려도 크게 느려지는 현상을 느낄 수 없는 서버/클라이언트 최적화. 무엇보다 사냥을 통한 레벨업과 이를 도와 주는 퀘스트의 존재가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어 초보자들은 비교적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캐릭터를 키울 수 있죠. 역시 중국에서 RPG의 명가 소리를 듣는 완미시공의 게임답다고 할까요?
사냥 및 퀘스트 구성은 나름의 짜임새 갖추고 있는 편.
<무림외전>의 전투는 평이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MMORPG의 정석(근처의 몬스터 타겟팅 → 공격 → 단축키를 통한 적절한 스킬 활용)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인지 참신하다고 말하긴 어려웠지만 기존의 유저들이 큰 장벽 없이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다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운영진의 자세도 보기 좋았습니다.
이밖에도 제조서를 통한 무기나 방어구의 제조, 펫을 이용한 전투,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얻을 수 있는 칭호 등 <무림외전>은 최근 온라인 게임의 기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조금 밋밋하다는 느낌이지만. 그럭저럭 봐줄 만한 정도입니다.
이 게임의 참신한 시스템이라면 ‘신은’과 ‘신위’를 들 수 있습니다. 신은은 필드 위에 존재하는 수상한 게이트(?)로 유저가 접근하면 화려한 효과와 함께 사냥에 유리한 버프가 걸립니다. 신은은 필드 곳곳에서 랜덤으로 생성되며, 버프는 유리한 것들뿐이기 때문에 초반 사냥에 큰 도움이 되죠.
그리고 신위는 무분별한 PK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호 장치로, 일정 시간 동안 PK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주로 고레벨 지역에서 나타납니다.
필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신은은 사냥을 도와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아쉬운 한글화, 눈에 띄는 문제점들
중국에서 이미 서비스를 한 게임답게 전체적으로 <무림외전>은 탄탄한 뼈대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개 테스트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아쉬웠던 것은 바로 ‘한글화’였습니다. 이 게임은 ‘코믹 무협’을 표방하는 만큼 대사 등을 보면 재미있는 표현이 제법 눈에 띕니다. 하지만 번역의 문제로 인해 이런 재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 하고 있었으며, 게임의 흐름도 자주 끊겼는데요, 굳이 비교하자면 중국에서 만든 어색한 한글 티셔츠를 보는 것 같았다고 할까요?
한국에 맞춘 현지화는 얼마나 유저를 게임에 몰입시킬 수 있는가를 결정짓는 중대 요소인데, 이 부분에 소홀하진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저기. 무슨 소린지 전 잘 모르겠거든요? -_-;
아직 곳곳에 문제점들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필드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분명 지나갈 수 있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곳이 나타나면서, 가야 하는 길을 멀리 돌아가야 한다는 식의 문제가 꽤 있었습니다.
<무림외전>은 유저들이 퀘스트를 받은 다음, 퀘스트 수행 지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정확성이 떨어지는 데다 일부 지역은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결국 마우스 클릭하다가 못 참고 직접 뛰어가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맵 화면을 클릭하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네비게이션. 하지만 의외로 불편합니다.
베타테스트 단계의 게임이라고는 해도 초보자를 위한 배려가 너무 부족했던 점 역시 아쉽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알 수 없었습니다. 게임 내 도움말이나 튜토리얼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공략 정보는 유저들의 정보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초보자들은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밖에도 일관성이 없는 배경음악이나 퀘스트 NPC를 잘 인식할 수 없었다는 점, 폰트 문제 등 자잘한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일부 정보(직업, 세계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종합하자면 <무림외전>은 밝고 가벼운 무협 RPG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에게 적당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기도 탄탄하고 특별하게 모나거나 모자란 점도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무난해서 요즘 유저들의 시선을 확 끌어모으는 점이 없는 건 아닌가 하는 게 불만일 정도입니다.
앞으로 한글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자잘한 문제점들을 고치면 부담 없이 즐길 만한 무협 RPG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