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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온라인판 ‘이상한 던전’ 카오틱에덴

카오틱에덴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 체험기

격화 2009-05-11 19:10:21

일본 코나미와 유니아나가 공동으로 개발한 던전탐험 RPG <카오틱에덴>이 최근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2007 11월에 제작 발표회를 개최하고1 6개월이 지나서 3 CBT를 진행할 정도로 공을 들인 <카오틱에덴>. 직접 체험해 보니 <풍래의 시렌> 같은 이상한 던전 스타일의 게임 구성을 가지고 있어 독특했습니다.

 

물론 캐주얼 MMORPG를 표방하는 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이상한 던전 형태의 게임과는 다른 모습도 눈에 띄었는데요, 차근차근 살펴 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격화


 

‘이상한 던전’ 이란?

 

이상한 던전이란 일본의 게임 개발사 춘소프트의 <풍래의 시렌> 시리즈로 유명해진 게임 스타일(장르) 중 하나입니다. 독특한 게임성 덕분에 많은 지지층이 있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소위 이상한 던전 스타일의 게임들이 꾸준하게 발매되고 있습니다.

 

닌텐도DS용으로 국내에 출시된 <포켓몬: 시간의 탐험대> <포켓몬: 어둠의 탐험대>이상한 던전 스타일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 출시된 NDS용 포켓몬 시리즈. 이상한 던전’ 류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로그 라이크(Rogue Like) 게임이라고도 하는 이런 방식의 게임들은 핵심 무대가 던전이며,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던전 안이 무작위로 바뀌는 랜덤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유저들은 똑같은 던전에 들어가더라도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죠.

 

<디아블로>의 랜덤맵도 따지고 보면 로그 라이크에서 유래된 요소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상한 던전 스타일 게임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플레이어의 한 번 행동이 하나의 턴(Turn)이 되어 몬스터도 한번 움직인다.

 

모든 던전은 들어갈 때마다 그 형태와 배치가 바뀐다. 시작위치 또한 랜덤.

 

일반적인 RPG와 달리,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주는 마이너스(능력치 감소) 아이템이 매우 많이 있다.

 

장비 능력치가 보이지 않는 미식별 아이템이 존재한다. 착용에는 제한이 없지만, 마이너스 아이템의 경우 페널티를 받을 수도 있다.

 

던전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음 층으로 이동하기 위한 계단이나 문이 존재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전 층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능력치(스탯)보다는 운으로, 그보다 유저의 임기응변에 상황이 많이 좌우된다.

 

던전 탐색 중 죽거나 던전 클리어해서 밖으로 나가면 모든 능력이 초기화된다. 언제나 던전을 처음 시작할 때는 레벨 1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카오틱에덴>은 이런 이상한 던전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이어 받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 게임에서는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는 것보다 플레이어 자신의 실력과 경험을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가 레벨업 하는 것이 아닌, 유저가 레벨업하는 것이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이상한 던전과 MMORPG의 만남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카오틱에덴>이상한 던전의 특징을 100% 그대로 따르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유저들의 적응을 도와주는 MMORPG다운변경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던전 안에서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방식 진행이다.

 

가장 대표적인 차별점으로는 더블 레벨이라고 해서 베이스 레벨던전 레벨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카오틱에덴>은 캐릭터의 레벨이 아무리 높아도 몬스터를 쓸어버리듯 학살하는 식의 플레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레벨(베이스 레벨)이 높다고 해도, 던전 레벨이 낮다면 캐릭터의 스탯(HP, MP, 공격력, 방어력)도 낮아서 스킬의 남발이나 공격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던전 레벨을 많이 올리면 되지 않는가? 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던전 레벨은 오직 ‘던전’ 안에서만 적용되고, 타운으로 돌아오면 레벨 1로 돌아가 버립니다. 따라서 무조건 레벨이 높다고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없습니다.

 

스킬이 있어도 던전 레벨이 낮다면 MP가 부족해 마음껏 스킬을 쓸 수 없다.

 

한편 베이스 레벨은 일반적인 MMORPG의 캐릭터 레벨을 말하며, 던전 탐험이 종료된 후 획득한 경험치를 계산해서 적용됩니다.

 

캐릭터의 실제 능력치는 던전 레벨에 따라 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의 베이스 레벨이 무작정 쓸모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퀘스트의 의뢰와 습득, 그리고 스킬을 배우는 데는 베이스 레벨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베이스 레벨은 무기 착용에 관련된 라이선스를 얻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 중요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던전 클리어 후, 던전 레벨이 정산되어 베이스 경험치에 더해진다.

 

결국 <카오틱에덴>은 유저의 실력을 냉혹하게 평가하는 이상한 던전’ 스타일의 특징과 장비 아이템의 착용에 따른 능력치 상승 및 자기 과시를 할 수 있는 일반 MMORPG의 특징을 적절하게 혼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요소는 적절하게 게임 속에서 어우러져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베이스 레벨이 올라가면서 추가된 라이선스.

 

라이선스가 없어 무기 착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나온다.

 

<카오틱에덴>의 인벤토리는 25x 2개로 50칸이며, 아바타·퀘스트·스페셜 아이템용 인벤토리가 따로 존재합니다. 다른 이상한 던전 시리즈와 비교해 보면 넉넉한 가방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광물 같은 아이템은 한 칸에 최대 99개까지 겹쳐서 보관할 수 있어 창고의 공간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확실히 적게 받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별도의 NPC를 만나지 않아도 [H] 키를 누르면 나오는 창고.

 

 

뒤로 갈 수록 단조로운 플레이

 

여러 가지 면에서 <카오틱에덴>은 이상한 던전 스타일의 마니악함을 줄이고, 난이도를 낮춘 흔적이 보입니다. 사실 던전 부분을 빼면 일반적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는 구성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무기와 회복약을 판매하는 상점이 존재하고, 보석을 사용해 아이템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무엇보다 과제로 퀘스트라는 명확한 목표를 계속 제기하기 때문에 할 일을 찾지 못 해서 헤매는 일은 없습니다.

 

던전도 게임의 규칙이 독특할 뿐,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기와 회복약을 파는 상점이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파티 플레이의 필요성 또한 필요 이상으로 낮아졌다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던전이 혼자서도 부담 없이 플레이 가능한 수준인 관계로, 3차 CBT에서는 파티 플레이를 하려는 유저를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이렇게 솔로 플레이가 많아지면서 게임의 흐름이 너무 단조롭다는 아쉬움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동선이 던전 진입  몬스터 사냥 아이템 획득 (사냥과 획득 반복)  보스와 대결’의 구조라서 오랫동안 해도 나오는 몬스터와 아이템만 달라질 뿐, 플레이 자체는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유저가 직접 던전을 만드는 UCD(유저 창작 던전) 시스템도 있습니다. 하지만 UCD 시스템은 어느 정도 고레벨이 되어야 즐길 수 있고, 그나마 던전을 만드는 과정이 지극히 단순해서 아직까지는 유저가 직접 던전을 만든다는 재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는 느낌입니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갖고 있어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수정들.

 

3차 CBT의 소감을 정리하자면, <카오틱에덴>은 그 동안 온라인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던전 탐험형 RPG라는 점에서 눈에 띕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단조로워지는 게임 플레이를 앞으로 어떻게 즐겁게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