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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핵앤슬래시 스타일의 귀환, 콜 오브 카오스

콜 오브 카오스 사전 체험기

Sol 2009-05-25 15:58:07

엔플루토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콜 오브 카오스>(이하 CC)는 올드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쿼터뷰 시점의 핵앤슬래쉬 방식 MMORPG로써,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게임성이 장점이다. 단순 클릭만으로도 몬스터를 잡고, 주문서 하나로 아이템을 강화하는 직관적인 시스템은 과거 <리니지>스타일 게임들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줬다.

 

거기에 새로운 요소로서 운영자가 유저들의 요구에 따라 스토리를 제공한다는 SOD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게이머들을 초대할 <CC>를 한발 앞서 체험해 보았다. /디스이즈게임 Sol


 

<CC>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혼돈만이 존재하는 '샤스텔'지역에 도착하여 홀홀 단신으로 모든 것을 시작해야 한다. 마을 밖에서는 적과 아군이 없이 누구나 서로 싸울 수 있고, 전투중에 쓰러지면 아이템과 경험치를 동시에 잃는다. 길드원끼리가 아니라면 아무도 믿을 수 없고, 그 길드원들조차 100%믿을 수 없다. 초기 <리니지>류의 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긴박감을 그대로 재현한 게임이 바로 <CC>이다.

 

플레이어간의 제한 없는 전투가 게임의 핵심 컨텐츠이다

 

 

 

콤보, 연계기, 스킬 상성 등, 최근의 온라인 게임들은 복잡한 전투 시스템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수 많은 스킬들의 상성에서 나올 수 있는 심리전을 도입한 전투들이 대부분이라, 자신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꽤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그에 비해, <CC>는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다. 필드에 나가서 적을 만나고 검을 휘두르면 된다. 이 모든 것이 마우스로만 진행된다. 스킬을 배우면 단축키를 쓰긴 하지만, 스킬의 수도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주력 스킬 한 두개의 사용법과 소모품 사용법 정도만 알고 있으면 전투 자체를 하는데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어찌 보면 간단해서 좋고, 어찌 보면 단순해서 심심한 전투방식이다.

 

보이는 대로 슥삭!

 

육성에도 부담이 없다. 무작정 사냥하다 보면 레벨이 올라 있고, 돈을 벌어 장비를 구입하면 올라간 능력치에 따라 캐릭터 정보 창에서 적절한 수준의 사냥터를 알려준다.

 

캐릭터 정보창에서 방어구와 레벨에 따른 사냥터를 안내해 준다.

 

 

 

 

<CC> MMORPG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시스템들은 모두 가지고 있다. 길드, 공성전, 장비 강화, PK, 던전 등의 익숙한 시스템부터 운영자와 유저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SOD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사냥터도 50레벨까지의 사냥 지역이 모두 만들어져 있는 상태라 한동안 컨텐츠 부족으로 시달릴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몬스터들의 AI가 거의 모두 일정하다는 점까지 초기 핵앤슬래쉬 게임들과 같을 필요는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CC>의 가장 중심적인 컨텐츠는 PK(Player Kill)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기본적인 룰은 <리니지>의 PK와 유사하다. 일반 필드에서 유저를 쓰러뜨리면 확률적으로 상대의 아이템을 뺴앗을 수 있고, 유저를 죽인 이는 카오스 성향이 높아진다. 카오스 성향이 높아지면 자신이 PK당했을 때 아이템을 떨굴 확률이 높아지고 특정 마을에 진입할 수 없게 되는 등, 여러 가지 패널티가 존재한다.

 

이런 몬스터들 보다 플레이어가 더 무서운 게임이 <CC>이다.

 

캐릭터가 쓰러졌을 때의 패널티가 큰 만큼, '순간이동 주문서'나 '귀환 주문서'등을 통해 전장을 쉽고 빠르게 이탈하는 것이 가능하다. 주문서의 가격도 매우 싼 편이다. 결국 당황하거나 실수하지만 않는다면 죽는 일은 거의 없지만, 한 번 죽으면 큰 대가를 치루게 된다.

 

하지만 적을 당황하게 만드는 한방 마법이나 번개막대, 아이템들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주문서만 믿고 안심하다가는 단숨에 차가운 바닥에 누워버릴 수 있으니, 긴장을 풀 수 없다.

 

각 지역별로 성들이 있고 성들은 길드만이 소유할 수 있다.

 

파티의 개념이 없이 길드만 지원하는 점은 <CC>의 또 다른 특징이다. 타인과 파티를 맺을 수 없기 때문에 파티사냥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자동 파티상태인 길드를 중심으로 뭉칠 수 밖에 없다. 이는 '로드'직업만 길드를 만들 수 있는 <CC>에 있어서 '길드'라는 존재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다른 길드원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을까. 차후에는 길드 연합과 같은 시스템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SOD(Story On Demand)시스템은<CC>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이다. 그간 여러 온라인 게임에서 GM들이 했던 이벤트들을 기억하는가? GM권한으로 마을에 몬스터를 소환하거나, 마을에 눈을 내린다거나, 아이템을 만들어서 주는 등의 이벤트 말이다. SOD시스템은 이런 요소들을 '가끔씩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 중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으로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엔플루토에서는 운영팀 내에 'SOD팀'을 따로 만들어서 관리할 것이라고 한다.

 

단순한 NPC인줄 알았더니 사실은 운영자가 조종하고 있었다거나, 운영자가 마왕을 조종해서 몬스터를 이끌고 마을로 쳐들어올 수도 있다. 마왕의 마을 침략과 같이 커다란 이벤트는 수비에 실패할 경우 한동안 마을의 기능이 정지되거나, 서버 전체의 스토리 라인이 변화할 수도 있다.

 

아직 개발 중이고,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라 실제로 경험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운영진이 NPC를 연기한다거나, 유저의 참여로 세계가 변화된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보스를 잡을 것이고, 어떤 이는 기회를 틈타 PK를 노릴 것이다.

 

 

<CC>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졌다서로 죽고 죽이고 대규모의 단체와 단체가 대결하는 격동의 시대는 플레이 하는 유저들에게 공통된 목표를 준다. 바로 이 세계에서 내가, 혹은 우리 길드가 최고가 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 유저가 해야할 것은 아주 간단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너무 평이하다현재 구현되어 있는 시스템들은 <CC>에 맞추어 구성한 요소들이지만 이미 많은 게임들에서 수 없이 선보였던 시스템이다. 현재로서는 "리니지의 3D판"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겠다.

 

물론 SOD시스템을 통한 새로운 시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사냥에 갑작스러운 이벤트들과 가끔은 세계를 변화시키기도 하는 거대한 퀘스트들은 유저들을 더욱더 게임에 몰입시킬 것이다.

 

마을을 습격한 몬스터가 이런 귀여운 졸병들이라면 언제든 환영~♥

 

최근 게임 개발의 대세가 기존의 것을 좀 더 다듬고, 약간의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이온>이 그랬고, <WOW>가 그랬다. <CC>역시 그 길을 가는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CC>의 모습은 잘 다듬어져 있지만, 그것 이상이 되기 위한 요소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많은 게임들이 해외 온라인 게임을 롤 모델로 따라가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의 향수를 찾아간 <CC>의 선택은 분명히 용기 있는 결단이다.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움을, 해외 온라인 게임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올 <CC>의 공식 테스트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