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엔터테인먼트(JCE)의 <프리스타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온라인 스포츠게임 중 하나입니다. 후속작이자 일종의 외전인 <프리스타일 매니저>가 주목을 받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죠.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기존 <프리스타일>의 게임성에 인공지능(AI)을 더해, 유저 혼자 3명의 선수들을 동시에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든 ‘1대1 스타일’의 농구 게임입니다. 또한, 게임명처럼 ‘매니지먼트’ 요소들 도입해서 캐릭터를 육성·관리하는 재미도 살리고 있죠. 과연 실체는 어떨까요. 첫 비공개 테스트로 확인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희극실행
캐릭터 생성은 NO~ 이제는 매니지먼트! |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로비에서부터 게임이 진행되는 코트까지 매우 화사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핸드 드로잉 느낌이 듬뿍 묻어나는 락커룸의 모습이나 화사해진 코트의 모습도 그렇고, 캐릭터 역시 <프리스타일>과 동일한 모델링임에도 개선된 그래픽 엔진 덕분인지 원작에 비해 훨씬 미려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카페테리아 옆에 있는 농구코트라…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팀플레이 게임이었던 원작과 다르게, 유저 1명이 모든 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해서 상대 유저와 1대1로 대결합니다. 당연히 캐릭터 생성의 개념도 원작과 다릅니다.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캐릭터들을 영입하고 육성해서 자신을 대표하는 ‘팀’을 만들어야 하죠.
이번 테스트에서는 캐릭터 ‘생성’이 따로 없었습니다. 대신 준비되어 있는 몇 명 중에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영입할 수 있었습니다. (차후 정식 테스트에서는 스토리 모드를 통해 캐릭터를 만나고, 한 명씩 영입해 나가는 과정이 있다고 합니다.)
캐릭터들의 능력치를 살펴 보면 같은 포지션이라도 각자 능력치가 약간씩 다르고, 성장할 수 있는 최대 레벨도 정해져 있더군요. 이 부분은 앞으로 잘~ 키운 캐릭터를 유저들이 서로 트레이드한다는 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주어진 캐릭터를 영입해서 팀을 꾸립니다.
팀원은 기본적으로 주전 멤버 3명과 교체 멤버 1명, 후보 1명으로 총 5명의 구성입니다. 포인트를 투자하면 교체 슬롯과 후보 슬롯도 늘릴 수 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굳이 후보 선수를 늘릴 필요는 없었습니다.
제공되는 여자 캐릭터들마다 가슴이 어째 영… 음. (-ㅅ-)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레벨이 11이 넘는 선수는 ‘트레이너’로 전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레이너로 전직하면 더 이상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대신, 특정 선수의 능력치를 높이는 ‘육성 도우미’로 활약할 수 있습니다.
가령 ‘달리기 +13’ 능력을 가진 선수를 트레이너로 전직시키면, 이후 이 트레이너를 다른 선수에게 붙이는 것으로 선수의 달리기 능력치를 +13만큼 비약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식입니다. 이는 <프리스타일>의 능력치 상승 아이템의 역할과 같습니다.
이런 트레이너 덕분에 이제는 능력치 걱정 없이 예쁜 옷을 마음껏 갈아 입힐 수 있습니다. <프리스타일>에서는 능력치 때문에 옷을 못 갈아 입히는 점이 늘 불만이었는데, 이건 아주 바람직한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트레이너가 되면 경기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지나치게 개념 충만한 AI 캐릭터
필자는 소싯적 센터, 포워드, 가드 모두 30 레벨 이상 찍어 본 경험을 믿고 조작법 설명도 무시한 채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센터니까 어슬렁어슬렁 골대를 향해 드리블을 해서 다가가 봅니다. 팀원들이 3점 라인을 따라 부지런히 개념 있게 움직이는군요. 빈 공간에서 “Pass Me”를 외치는 가드에게 패스를 하니 공을 받은 가드를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놓고 3점을 던져 봤더니 당연하게 슛블록을 당합니다. 상대방이 수비를 잘 하는 건지, 인공지능(AI)이 좋은 건지, 수비에 빈틈이 없습니다.
밀착 마크를 하고 있는 AI 캐릭터들
공은 뺏겼고 공수교대의 시간! 개념 있는 2명의 동료는 이미 백코트해서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고 있고, 직접 조작하는 센터도 어찌어찌 수비 위치까지 내려왔습니다. 가까스로 상대 빅맨 앞을 막아섰는데 기습적인 레이업 슛! 이건 못 막겠다 싶었는데 얼래? 자동으로 뛰더니 그대로 슛블록을 합니다. 단지 상대를 페이스업으로 압박했을 뿐인데 상대 슛에 맞춰서 자동으로 블록을 시도하다니… 블록 뿐만 아니라 리바운드도 알아서 해버립니다.
이렇듯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AI가 굉장하다 못해 지나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조작을 안 하는 캐릭터 뿐만 아니라 유저가 직접 조작하고 있는 캐릭터에까지 AI가 개입하다니…. 이 부분은 조금 어색한 느낌을 줍니다.
딱 보아도 화면 아래쪽의 파워 포워드를 상대편이 조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체력의 배분과 작전의 사용
조금씩 게임을 알아갈 무렵 하단의 아이콘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콘 밑에 적힌 ‘Help Me’와 ‘Into the Rim’이 도대체 뭘까요? 5번 밑에 적힌 ‘Counter Atack’은 역습이란 뜻인데 5번 키를 눌렀더니 동료들이 사이드로 부지런히 달려가네요. 아, 이건 작전인 것 같습니다.
작전을 사용하면 동료들이 정해진 작전대로 움직이는 모양입니다. 이제 좀 이해가 됐으니 카운터 어택에 이은 3점 슛 시도~ 성공. 슬슬 게임이 풀리는 느낌일까요? 그런데 작전을 썼더니 어째 내 캐릭터 빼고 동료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느낌? 체력이 떨어지니 좀 빌빌대는 느낌이 듭니다. 작전 타임을 불러야 할 시간인 것 같네요.
작전은 AI 캐릭터들에게 정해진 세트 플레이를 행하도록 하는 것.
작전 타임을 요청하면 실제 농구와 마찬가지로 일단은 ‘대기’ 상태가 되고, 골이 들어가거나 파울이 선언되어야 선수 교체를 할 수 있습니다.
선수 교체는 오직 사전에 세팅한 교체 멤버만 할 수 있고, 후보 선수는 교체할 수 없습니다. 교체 멤버는 최대 2명까지 세팅할 수 있으니까 최소한 한 명의 선수는 체력을 아껴가면서 플레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1명의 발목을 잡는 선수가 생겨버립니다.
작전 타임 도중에는 왼쪽 명단에서 선수 이름을 드래그해서 교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작전’과 선수의 ‘체력 배분’ 및 선수 관리 같은 매니지먼트 등 원작에 없던 새로운 전략성을 보여줍니다. ‘경기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할까요? 이런 부분은 흡사 PC 패키지나 콘솔용으로 나온 농구 게임을 연상 시키기도 합니다.
초보자에겐 높은 진입 장벽
그래픽 개선, 캐릭터 매니지먼트, AI와 작전의 도입 등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이번 테스트에서 원작과 다른 점을 비교적 다양하게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첫 테스트’ 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 방법을 숙지하고 오래 게임을 해 봤더니 조금 불안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매니지먼트 요소나 작전 등의 새로운 요소가 있지만 이러한 신규 요소를 즐기려면 원작인 <프리스타일> 게임 규칙에 익숙해져 있어야 합니다. 허들이 존재하는 것이죠. 기본적인 패스의 개념, 슛 감각, 수비를 돌파하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AI 동료가 있고 작전을 활용해도 승리할 수 없습니다.
영상으로 작전을 설명해 학습 효과를 높이긴 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차이가 있습니다.
오히려 <프리스타일>이 몇 년간 쌓아온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진 AI 캐릭터는 신규 유저에게는 벽처럼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AI 캐릭터를 게이머에게 제공하면서 동시에 AI 캐릭터에 버금가는, 개념 있는 플레이를 요구합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게이머는 지나치게 개념 찬 상대편 AI 캐릭터 2명의 벽을 넘을 수 없습니다. AI 캐릭터를 제치는 것 조차도 쉽지 않은데 슛을 성공시키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려울 것입니다.
<매니저>만의 장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사실 <프리스타일 매니저>의 원작이자 부모 격인 <프리스타일>은 (하면 할수록)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고, 유저들이 적응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지금처럼 게이머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바로 <프리스타일>이 팀 플레이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팀원의 질책이 무서워서 “I’m sorry”를 날리며 좀 더 노력하고, 잘했을 때 아낌없이 “Good job”을 날리며 칭찬해 주는 팀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프리스타일>의 게임 스타일이 정착된 것입니다.
게임 도중이나 로비에서도 거의 대화를 할 일이 없습니다. 같이 팀을 이루는 동료가 없으므로 게임 도중 대화를 통해 다른 유저로부터 조언을 얻는 것 역시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이런 원작의 근본을 시작부터 배제하고 들어간 게임입니다. 역시나 그 이유라고 하면 원작 특유의 팀 플레이에서 오는 ‘마니악함’을 해소하고, 농구 게임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이나 더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함일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프리스타일 매니저>가 추구하는 바가 원작보다 ‘캐주얼한 게임’이라고 하면 지금의 형태로는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프리스타일>의 재미요소였던 킬 패스나 리바운드 순간의 짜릿함은 칭찬 받을 수 있는 동료가 없을 때 크게 반감됩니다. 이런 ‘팀플레이’를 버린 대신 ‘매니지먼트’로 대표되는 ‘1대1농구 게임’의 특징을 장착했지만, 적어도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서 드러난 게임의 모습은 결코 ‘캐주얼’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다음 테스트에서는 조작 난이도를 낮추고, AI 캐릭터를 상대하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개선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