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식 홈페이지는 PvE로 떠들썩합니다.
<메탈레이지>가 5월 15일 초대형 업데이트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바로 PvE 모드! ‘제 1탄 : 놈들의 습격’이라는 이름의 PvE 모드는 ‘스위젠 방어 작전’으로, 적으로부터 아군 기지의 코어를 보호해야 합니다.
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PvE 모드에서는 난이도 설정이 가능합니다. 라운드마다 세 번의 리스폰 기회가 주어지므로 무턱대고 적진에 침투할 수는 없습니다. 기체들 간의 협력을 통해 적의 침투를 기지에서 막는 게 효과적이죠.
OBT 직후 하루도 빠짐 없이(?) <메탈레이지>를 즐겼던 유저로서, 이번 업데이트는 참으로 뜻깊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로 급격히 늘어난 채널 수에 감명을 받았죠.
공방을 뛰면서 적 유저들과도(?) 반갑게 인사할 정도로 유저 수가 적었었는데, PvE 모드 공개 날 주말에는 5채널까지 ‘혼잡’이란 말이 뜨더군요. 업데이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서든데스나 폭파미션, 팀데스매치 모드 방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아쉬웠습니다. 마치 신규 컨텐츠에 갈증을 느낀 유저들이 한곳에 모였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인원수가 늘어난 게 어딥니까?
■ PvE 모드에 대하여
PvE는 Player versus Environment의 약자로, 쉽게 말해 유저와 몬스터가 싸우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유저들과 경쟁을 펼쳤던 기존의 대전 모드와 달리, 유저들과 협력하여 적 기체(AI)를 물리치는 모드인 셈이죠. 유저들은 초급, 중급, 고급의 난이도를 선택한 뒤 게임에 참가합니다. 각 난이도마다 진행 라운드와 출현 기체들은 조금씩 달라지니 이 점은 유의하세요.
캠페인 모드로 방을 만든 후 난이도를 조정합니다. 8명까지 플레이가 가능하고요.
적 기체들은 유저들의 기체처럼 분류됩니다. 물론 외형은 기존 기체와 다르기 때문에 색다른 모습이죠. 아마도 새로운 적 기체의 외형을 보며 군침(?)을 흘렸을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외형만 보고 좋아하기는 이릅니다. 적 기체들은 꽤나 전략적으로 기지를 압박합니다.
특히 자폭형 기체들이 코어를 공격할 때면 가슴이 조마조마하죠. 뿐만 아니라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저격형 기체, 유저들의 필살기처럼 강력한 화력을 선보이는 MR-4(동시에 4연발을 날리는 포탄)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중간 보스까지. 한시도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없습니다. 그만큼 긴장감이 넘칩니다.
전갈을 닮은 듯한 저격형 기체의 외형을 갖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수두룩합니다.
더군다나 물량 공세라고 하던가요. 기체들의 양이 엄청납니다. 마치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등장하는 외계 벌레들처럼 우글거립니다. 게다가 들어오는 입구도 세 방향으로 나누어져 있어 매번 기지 입구를 막느라 정신없습니다. 보조 기체인 정비형 기체들도 최전방에서 폴짝 폴짝 뛰면서 싸워야 할 정도입니다.
말 그대로 ‘전쟁’입니다. 하늘을 떠 있는 전함을 보고 멋있다고 넋을 놓고 있다간 적 기체에게 죽어 나가기 십상이죠. 전함은 쉴 새 없이 적들을 뱉어냅니다. 리스폰된다고 좋아하면 안 됩니다. 한 라운드당 세 번의 리스폰 기회밖에 없기 때문에 아군이 어려움에 겪을 때 자신이 관전 모드가 되어버린다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전함에서 내려오는 기체들은 온갖 방향으로 흩어져 공격을 가해옵니다.
기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기체가 협력하여 들어오는 적들을 막아야 합니다. 이점이 이번 PvE 모드의 가장 강력한 재미입니다. 다량의 적들을 한번에 부수는 재미. 적 기체를 무찌르고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 PvE 모드에서 기체들의 역할
PvE 모드에서 모든 기체는 각자 자신의 역할에 맡게 튜닝합니다. 전장을 미리 살펴본 다음,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고 스킬도 찍어야 하고요. 물론 모든 기체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아닌데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관측형을 주로 하는 필자는 관측형 기체로 PvE 모드를 뛰기가 매우 힘드니까요.
가장 비중 있는 기체로 손꼽히는 게 바로 정비와 화력, 공병입니다. 화력의 경우는 기지 바깥 쪽 입구를 봉쇄하는 역할을 주로 맡습니다. 옥상이나 2층에 자리잡고 강력한 스플래쉬 대미지를 통해 다량의 킬 수를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에서 적의 이동을 막는 화력은 곡사포를 통해 적을 다량 학살합니다.
정비형 기체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터렛으로 자폭형 기체를 잡기 때문인데요, 어떤 위치를 선점하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정비형 터렛 중 최근에 업데이트된 데드라인 터렛은 강력한 자기장을 발사해 다수의 적을 공격합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입구에서 한꺼번에 들어오는 자폭형 기체를 섬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지로 들어오는 적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최소한 정비 기체 둘은 필수입니다. 좌·우를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서죠.
빨간 점에 터렛을 깔아 좌우로 들어오는 자폭형 기체들을 견제합니다.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았던 공병의 3번키, 건설 키가 바로 이 모드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기지 입구에 있는 ‘공병 터렛’은 오직 공병의 건설 키로만 설치가 가능합니다.
공병 터렛은 적이 감지되면 높은 연사력을 선보이며 기지에 들어오려는 적들을 막아 줍니다. 후반부에 진입하면 적들이 강해지고 많아지기 때문에 터렛이 파괴되면 재설치가 거의 힘들어집니다. 때문에 초반에 공병을 통해 터렛을 확보한 후 킬 수를 얻어가는 게 수월하죠.
이 세 기체의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일까요. 초반 라운드에 공병 기체가 터렛을 설치 한 후, 정비와 화력만 적절히 맞춰서 버티면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고급 라운드에서 정비 넷, 화력 셋만 갖추면 어렵지 않게 보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세 기체가 모두 ‘지원형 기체’라는 데 있습니다. 적들은 점점 강력해지고 기지를 압박하는데, 그것을 가장 수월하게 지켜내는 기체들이 모두 ‘지원형’이라는 점이 역설적이죠.
하지만 마지막 지원형 기체인 관측형은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스카웃을 이용한 플레이는 인공 지능 곡사포로 가다가 폭파되며, 적의 위치를 표시해 주는 것은 할 수 있으나 스카웃이 폭파되면 본체로 직접 가서 표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다른 지원형 기체에 비해 비중이 작다고나 할까요.
정비 넷에 화력과 공병 하나. 정비와 화력만 있으면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아요.
저격형과 소형, 중형 기체는 원거리에서 적을 견제합니다. 특히 저격형은 상대 저격형 기체를 차단해야 하므로 역할이 중요합니다. 소형과 중형 역시 견제가 가능하나 모든 방향으로 들어오는 적 기체들의 공격을 피하기가 어려우므로 잦은 정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강습형 기체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근거리 기체인데다 뒷치기를 통해 킬 수를 노리기 때문에 PvE 모드에서 관측형 기체와 함께 꺼리는 기체입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기체들이 협력해야 하는 PvE 모드가 순식간에 지원형 기체들의 활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남깁니다. 실제로 정비형 기체 같은 경우는 터렛과 수리를 통해 대부분 PvE 모드에서 공헌도 1등으로 활약합니다.
같은 화력은 몇 백명을 킬 하고 있음에도 공헌도가 상위권에 있지 않습니다. 이번 PvE 모드의 공헌도 기준이 애매하여 불편한 점도 적지 않네요.
■ PvE 모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메탈레이지>는 새로운 PvE 모드로 초기 집객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만의 기지에서 다수의 적을 공략하는 재미는 기존의 모드와는 다른 재미를 주지요. 친한 사람과 협력하는 재미가 있고, 정해진 리스폰 횟수와 코어의 사수를 위해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번 모드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시간 자체는 한 시간 반 이상(고급 모드를 기준)인 반면, 경험치, 포인트, 카드 획득 수는 동시간대의 다른 모드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계급과 보상에 민감한 유저들 같은 경우는 PvE 모드를 기피하게 되는 것이죠.
열심히 했는데 경험치, 포인트는 0. 이럴 땐 정말 하기 싫어집니다.
또한, 캠페인 대기방에서는 ‘준비하기’ 단축키(F5)가 적용되지 않고, ESC를 통해 뒷화면으로 이동할 수도 없어 불편합니다.
적 기체들의 습성도 매번 똑같기 때문에 PvE 모드는 고급 라운드의 보스를 보는 순간, 새하얗게 불태우고 다음부턴 접속하기가 조금 꺼려집니다. 어차피 반복적인 패턴을 가지는 모드이기 때문에, 한 시간 반 동안 다시 도전하기엔 다소 벅찬 느낌이 듭니다.
적들은 각각 세 군대에서 침입하나, 적들의 침입 패턴 방식은 매번 똑같습니다.
적 기체의 다양한 패턴 변화를 통해 플레이마다 매번 다른, 신선한 재미가 확보돼야 합니다. 심지어 똑같은 보스 기체가 나와야만 할까요?
말장난이지만, 커다란 정비형 기체가 나와 터렛을 깔고 싸울 수도 있겠지요. 이처럼 보스 기체의 다양하게 마련됐다면 좋았을 텐데요. 보스마다 공략 방식도 각각 달라질 수 있게 말이죠. 매번 새로운 패턴을 가진 놈들이 기지를 습격한다 하더라도, 강력한 보상과 높은 재미 아래 유저들은 언제든지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긍정적인 부분은 PvE 모드의 캠페인 난이도가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메탈레이지> 개발진은 5월 15일 업데이트 이후 19일(AI 수정)과 21일(난이도 수정), 두 차례에 걸쳐 게임성을 개선했습니다. 향후 지속적인 PvE 캠페인 모드의 업그레이드도 예정되어 있고요.
첫선을 보인 <메탈레이지>의 PvE 캠페인 모드가 더욱 발전하길 기대해 봅니다.
[Update] 본 체험기에 최근 업데이트 내용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