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게임 개발사 시리우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3D MMORPG <라임 오딧세이>가 최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CBT 이전부터 특유의 미려한 원화와 그래픽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게임은 1차 CBT에서 ‘생활형’ RPG와 ‘전투 중심’의 RPG가 혼합된 독특한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체인징 라이프 RPG’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확인해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필진 격화
■ 체인징 라이프 MMORPG?
국내에 서비스되는 MMORPG들은 대부분 전투직이 중심이고 생산직은 어디까지나 보조의 형태를 취합니다. 일반적으로 ‘생산직의 가치’란 결국 전투할 때 필요한 아이템을 얼마나 만들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될 정도입니다.
물론 이에 반기를 든 게임도 존재합니다. 일명 ‘생활형 RPG’라고 불리는 그들은 전투도 전투지만 채광, 자원 수집 같은 생산활동의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렇다면 <라임 오딧세이>는 어떨까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유저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해 두 가지 형태 중 원하는 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즉, 생산직과 전투직을 분리하고, 하나의 캐릭터가 ‘생활 직업’과 ‘전투 직업’의 두 가지 직업을 동시에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유저들은 게임 중 ‘C’ 키를 눌러서 전투직과 생산직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라임 오딧세이>가 ‘체인징 라이프 MMORPG’를 표방하는 핵심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C’키를 누르기만 하면 바로 전투직/생산직 장비 전환!
게다가 캐릭터에는 ‘전체 레벨’이 따로 존재하며, 세부적으로 전투레벨과 생산레벨이 존재합니다. 유저들은 생산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서 전체 레벨을 높일 수도 있고, 반대로 전투를 집중 육성해서 전체 레벨을 높일 수도 있죠.
말 그대로 유저가 자신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서 얼마든지 원하는 형태의 ‘판타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캐릭터/전투직업/생산직업 경험치가 따로 존재하는 퀘스트 보상.
■ 첫인상은 생활형 RPG에 더 가까운 형태
유저가 자유롭게 직업을 전환할 수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라임 오딧세이>의 이번 1차 CBT만 놓고 평하자면 ‘생활형 RPG’ 쪽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해서 캐릭터를 만들면 처음에는 오직 ‘생활 직업’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퀘스트를 통해 재료를 수집하는 기술을 하나 둘 익혀 나가게 되는데요, ‘모으기’, ‘베기’, ‘캐기’, ‘찾기’의 4가지 수집 기술을 익혀야만 비로소 ‘전투 직업’을 갖게 됩니다.
이렇듯 <라임 오딧세이>의 1차 CBT는 전투보다는 생활 쪽에 보다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만들 때 ‘생활 직업’부터 선택한다.
퀘스트를 통해 ‘전투 직업’을 습득한다.
생활형 RPG의 기본이 되는 ‘자원 채집’.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라임 오딧세이>의 자원 수집이 단순한 ‘클릭 반복’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길들인 바투’에서 ‘모으기’ 방식으로 털을 채취하면 보통 털 종류의 자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저가 ‘모으기’가 아닌 ‘찾기’ 스킬로 채취하다 보면 가끔 ‘라임의 가루’ 같은 아이템도 얻습니다. 즉, 클릭 노가다 외에 유저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 따라서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다른 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덕분에 자원 수집은 단조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길들인 바투를 ‘모으기’로 채취하면 보통 ‘털’ 종류가 나온다.
하지만 ‘찾기’로 채취하면 가끔씩 ‘라임의 가루’ 같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 애매한 전투 시스템
첫인상부터 나름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생산 쪽과 다르게, 1차 CBT에서 드러난 <라임 오딧세이>의 ‘전투’는 별다른 특색이 없고 지극히 평이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콤보 스킬’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적에게 공격을 할 때마다 쌓이는 게이지를 모아서 콤보 스킬을 사용하면 적을 넘어트리고 밀쳐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라고 개발사 측은 주장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그저 적을 날려 버리는 데 그치고 맙니다.
원래는 적을 날리고 그 사이 시간이 걸리는 스킬을 사용하라는 의도였겠지만, 날아간 적이 잠시의 경직도 없이 바로 돌아오기 때문에 별 효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단순한 ‘스킬’ 그 이상의 특이점을 보여주지 못 한 것입니다.
현재는 기본 3 연타 후 콤보 발동창이 뜬다.
일종의 ‘분노 모드’라고 할 수 있는 스트림 게이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사용하면 30초 동안 공격력 관련 버프를 받아서 좋아 보입니다만, 2분 동안 자동 회복이 되지 않는 페널티가 뒤따르기 때문에 꾸준한 사냥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됩니다. 향후 파티 기능이 구현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어찌 되었든 스트림 게이지의 활용도가 높다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스트림 게이지가 다 찼을 때 'Z'키로 발동!
디퍼프를 받을 때는 자동 회복이 안 되고 물약으로만 회복 가능.
이 밖에도 스킬 사용 후 바로 자동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식의 ‘귀찮은’ 점도 눈에 띄었고, 특히 전투 관련 튜토리얼이 전무한 점이 아쉽습니다. 전투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필자의 경우 전투직 습득 퀘스트에서 처음으로 적과 싸울 때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격 지정방법을 몰라서 물약으로 회복하면서 스킬만 써서 적을 공격했을 정도였습니다.
■ 앞으로가 기대되는 ‘체인징 라이프’
<라임 오딧세이>가 꿈꾸는 이상향은 전투와 생활, 양쪽에 동등한 비중을 둔 완벽한 형태의 ‘체인징 라이프’ MMORPG일 것입니다. 일단, 이번 1차 CBT에서는 그 뼈대가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완벽한 형태의 ‘체인징 라이프’로 발전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이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캐릭터의 ‘전체/전투/생산’ 세 가지 레벨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겉도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결국 전체 레벨은 ‘장비의 착용가능 레벨’이고 전투 레벨은 오직 전투에서, 생산 레벨은 오로지 생산에서 따로 놀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결국 기존 MMORPG에서 하나였던 레벨 개념을 3개로 쪼갰다는 느낌 그 이상을 받기 힘들었습니다.
장비 제한은 캐릭터 레벨이 관련되어 있다.
여기에 스킬을 익히기 위해서는 ‘스킬 포인트’가 필요하고, 스킬 포인트는 레벨이 올라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생산직의 입장에선 페널티가 됩니다. 생산할 때 성공 확률이 존재하고, 성공했을 경우에만 생산 경험치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생산 스킬과 생산 관련 스탯으로 성공률이 정해지기에 유저들은 안전한(100%) 성공을 노리며 단순 작업을 반복하게 됩니다.
생산에는 성공 확률이 있고 그 확률은 생산 스탯과 스킬 레벨로 결정된다.
생산에 관련된 스테이터스.
물론 위의 아쉬움들은 1차 CBT 게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라임 오딧세이>가 1차 CBT에서 다른 MMORPG와 다른 기본 뼈대와 특색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사실입니다. 향후의 테스트에서는 ‘체인징 라이프’라는 특유의 개성을 확실한 매력으로 다듬어 나가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