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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스타크래프트2 한글판 최신버전을 체험하다

익숙한 초반 빌드오더, 아직은 낯선 한글 번역

정우철(음마교주) 2009-06-29 16:00:00

미국 시간으로 지난 22일, 블리자드 본사를 방문했습니다목적은 베타테스트를 앞둔 <스타크래프트 2>의 최신버전 체험! 특히 한글 버전이 처음으로 공개됐기 때문에 의미가 컸습니다.

 

게임 자체는 지난 5월 말 한국에서 개최한 체험회와 비교하면 한글판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글 버전을 체험했지만 실제 플레이 소감은 5월 체험회 버전과 다를 게 없습니다. 있다면 한글 버전의 첫 소감 정도.

 

그래도 밸런스 조절을 통해 5월 말 체험회 버전과는 달라진 빌드 오더가 몇 가지 눈에 띄었습니다. 베타테스트를 앞둔 <스타크래프트 2>의 한글판 체험기로 살펴 보시죠. /어바인(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우주방어 테란, 공성모드가 빨라졌다

 

테란의 테크트리는 지난 체험회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바뀐 부분이 있다면 모든 건물 및 유닛 명칭이 한글로 완역되었다는 점이죠. 그래도 달라진 부분을 살펴 보면,

 

5월 체험회에서는 공성전차(시즈탱크)의 공성모드(시즈모드) 업그레이드가 무기고(아머리)에서 진행된 반면, 이번 최신버전에서는 군수공장(팩토리)의 테크 애드온에서 개발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가지 또 다른 점은 지상의 전투순양함(배틀크루저)이라 불리는 토르가 방어에 최적화된 유닛으로 밸런싱이 조절되었다는 것입니다.

 

본진 방어는 이제 토르에게 맡겨도 문제없습니다. 

 

일단 건물과 유닛이 어떻게 한글로 완역되었나 살펴보겠습니다. 유닛의 명칭은 한글 완역이 여러 차례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 버전도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베타테스트 버전에서는 또 변경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SCV는 한글로 바꿀 도리가 없었는지 그대로 SCV로 표기됩니다. 그러나 자원채취 추가 유닛인 뮬(MULE)화물차라는 이름으로 변역되었네요. 마린과 머라우더는 예전 한글 명칭인 해병약탈자로 등장했습니다. 고스트 역시 유령이라는 표기가 그대로 사용되었군요.

 

이중 가장 당황했던 유닛의 한글화는 바로 갈까마귀입니다. 한글 명칭만 보고 무엇인지 알 수 있나요? 처음에는 나이트호크였다가 레이븐으로 바뀐 유닛의 한글명입니다.

 

건물 명칭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어느 정도 군대용어가 포함된 탓인지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건물을 떠올릴 수 있죠. 커맨드센터는 사령부’, 배럭은 병영’, 팩토리는 군수공장’, 스타포트는 우주공항등으로 한글 완역되었습니다.

 

 

그나마 익숙한 명칭이 등장해서 그런지 테란의 한글버전은 무난하게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다소 혼란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게임 플레이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었죠.

 

실제 플레이에서 변화된 점은 크게가지입니다.

 

군수공장의 기술연구소(테크랩 애드온)을 통해 공성전차의 공성모드를 연구하게 되면서 5월 체험회 버전보다 빠르게 공성전차의 공성모드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공격과 방어에 유리하겠죠.

 

또한, 토르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조금 상향되었고, SCV 수리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SCV를 붙이면 효율적으로 본진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지난 버전에서는 토르의 파티클 캐논으로 상대의 건물은 공격할 수 없었지만 이번 빌드에서는 건물 공격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우주방어 테란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방어 기술이 추가되었습니다. 갈까마귀(레이븐)는 자동포탑 외에 지점방어 유도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일점 범위내의 미사일 혹은 에너지 병기의 파괴력을 최대 200까지 흡수합니다.

 

밸런싱 조절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 실제 베타테스트에서는 또 변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량과 속도로 승부하는 저그

 

저그의 한글 버전은 테란보다 난해했습니다일단 저그의 테크트리는 지난 5월 체험회 버전과 약간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히드라리스크와 맹독충(베인링) 빌드의 경우 지난 5월 체험버전에서는 서식지(레어) 테크였지만, 최신버전에서는 부화장(해처리) 테크로 변경되었네요. 대신 바퀴(로취) 빌드는 부화장 빌드에서 서식지 빌드로 맹독충과 테크 위치를 바꾸었습니다.

 

즉, 초반에 바퀴를 생산해서 버티고 중반에 히드라리스크를 생산해서 효율적이 공격이 가능했던 5월 빌드와 달리, 최신 빌드는 초반에 히드라리스크와 맹독충으로 방어와 공격이 한층 수월해졌습니다.

 

그러나 바퀴 생산이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효과적인 방어 유닛과 공격 유닛의 효과적인 조합 전략도 덩달아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초반에 베인링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공격과 방어가 수월해졌습니다. 

 

그리고 저글링의 발업시 이동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체감 속도는 1편과 비교해 2~3배 정도는 빨라진 느낌이더군요. 실제 저글링만을 이용한 전투에서는 빠르게 치고 빠지기가 가능했고, 쉽게 상대 유닛을 포위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빌드오더가 바뀌면서 전략적인 면에서 저그는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또 유닛 및 건물 생산 자원이 비교적 저렴해지면서 보다 빠르게 물량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대신 체력도 조금 약화되었죠. 질보다 양’이 저그의 특징입니다.

 

그럼 건물과 유닛이 어떻게 한글로 바뀌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저그는 이번 최신버전에서 선보인 한글 완역 명칭과 추후 공개될 명칭이 바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편입니다.

 

일단 건물부터 보면, 해처리는 부화장’으로, 레어는 서식지’로, 하이브는 군락으로 표시됩니다. 스포닝 풀은 산란장’, 에볼루션 챔버는 진화실’, 럴커덴은 잠복자 굴’, 스파이어는 첨탑등으로 한글 완역되었습니다.

 

군락으로 이름이 바뀐 하이브. 디자인도 한글 완역도 생소합니다.

 

유닛도 라바는 애벌레’, 드론은 일벌레’, 럴커는 잠복자등으로 완역되었죠. 블리자드가 만들어낸 신조어 히드라리스크, 뮤탈리스크, 울트라리스크 등은 한글 완역할 방법이 없는지 직역으로 표시했습니다. 참고로 유닛으로 변태할 때 잠깐 등장하는 에그는 로 완역 해놨습니다.

 

여기서 명칭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건물과 유닛을 살펴보죠.

 

최신 빌드에서 촉수생체로 완역된 스파인 크롤러’(전작의 성큰 콜로니 역할)가시촉수로 명칭이 변경될 듯합니다. 이외에도 첨탑은 둥지탑’(스파이어), 서식지는 번식지’(레어) 등으로 또 다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플레이에서도 완역된 명칭과 그대로 직역된 명칭이 뒤섞이면서 테크를 타는 데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군락이 뭔지, 산란장이 뭔지, 진화실은 뭔지 한번에 알 수가 없었던 것이죠. 마치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심팜>(Sim Farm)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확 바뀐 다크 파일론과 모함, 모선 프로토스

 

프로토스의 테크트리 자체는 지난 5월 체험버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은 꽤 많았는데요, 우선 모선(마더쉽)이 방어에 최적화되면서 1대만 생산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방첨탑(오벨리스크, 과거 다크 파일론)이 지난 체험버전에서는 탐사선(프로브)의 미네랄 채취량을 늘려 주는 등 특수 기술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인구수도 늘려 주었는데요, 이제는 특수 기술만 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이와 함께 이름도 다크 파일론에서 오벨리스크로 달라졌습니다. 결국 파일론 계열에 빠진 셈이고, 자연스럽게 인구수 증가 기능도 사라졌습니다.

 

모함(캐리어)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5월 체험회 빌드에서는 모함의 탑재기인 요격기(인터셉터)가 기본으로 4기 탑재되었고, 미네랄을 15씩 들여서 추가로 4기를 만들 수 있었죠.

 

그런데 최신버전에서는 전작처럼 빈 모함이 생산되고, 이후 미네랄 150, 가스 150을 소비해 총 6기의 요격기를 한번에 탑재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요격기를 한방에 탑재하는 대신, 가스를 추가로 소비하고, 최대 탑재량도 8기에서 6기로 줄었네요.

 

베타테스트 체험에서 모선(마더쉽)은 1대만 생산이 가능했습니다. 대신 방어 성능을 뛰어나게 조절되었죠.

 

테크트리가 자체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가 난해했던 것은 대부분의 건물과 유닛명칭이 애매한 한글로 완역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넥서스가 연합체’로, 게이트웨이가 관문’으로, 사이버네틱스 코어는 인공생체 실험실’로, 템플러 아카이브는 기사단 기록소’로, 플립비콘은 함대 신호소’로 바뀌는 등 한글도 아니고 한문도 아닌, 이해하기 힘든 명칭입니다.

 

유닛도 마찬가지. 질럿은 광전사로 이미 익숙해진 명칭이 되었죠. 그러나 다크템플러는 암흑기사’, 하이템플러는 고위기사’, 아콘은 집정관’, 옵저버는 관측선’, 캐리어는 모함으로 바뀌었죠. 특히 모함(캐리어)과 모선(마더십)은 헷갈리기 쉽습니다. 최신버전을 접하면서 건물과 유닛 명칭을 이해할 수 없어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고위기사가 사이오닉 폭풍을 시전합니다! 전투 순양함 이대로 가면 안 되죠! 식의 중계가 진행될 지도…

 

그 외에는 빌드가 거의 같기 때문에 실제 전략이나 전술을 통한 플레이는 체험회 빌드의 체험기를 보시면 될 것 같군요. 하지만 바뀐 한글 명칭으로 치환해서 체험기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낯설다는 의미입니다.

 

 

■ 어려워진 초반 러쉬, 대칭형 초반 맵들

 

이번 최신버전에서 전작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초반 러쉬가 조금 힘들어 졌다는 것입니다.

 

각 종족의 일꾼인 탐사선(프로브), SCV, 일벌레(드론)가 부대 단위로 일점사를 할 경우 상대의 공격 유닛을 쉽게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일꾼들의 공격력은 예전하고 비슷합니다. 하지만 각 종족의 초기 공격 유닛의 공격력은 강해진 반면 방어력은 낮아졌죠.

 

저그의 경우 여왕()이 본진 방어용 유닛이면서 여러 마리 생산이 가능합니다. 초반에 공격력 있는 유닛으로 히드라와 맹독충이 생산 되면서 방어도 수월해졌죠.

 

한편 각 종족의 밸런스를 신경 쓰게 만드는 것이 바로 맵입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맵에 따라서 테란, 저그, 프로토스가 각각 장단점을 가집니다. 리그 중계에서 자주 나오는 이 맵은 앞마당 멀티가 가까워 저그에게 유리합니다 같은 멘트를 2편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베타 버전에 적용될 KulasRavine 맵. 자원의 위치와 러쉬 거리 등이 대칭형으로 같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맵의 종류에 따른 종족간 유리함이나 불리함은 없어보입니다. 이번 최신버전의 모든 맵들은 데칼코마니를 한 것처럼 상하, 혹은 좌우가 대칭구조입니다. 러시거리 및 자원위치 등이 모두 동일하고요.

 

일단 베타테스트에서는 유닛과 종족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맵의 유불리에 따른 편차를 없앤 느낌입니다. 이를 위해 최신버전에 나온 모든 맵의 구조는 1편의 국민맵, 로스트 템플을 기초로 재구성한 것이 많습니다. 독특한 균형의 맵들은 차근차근 등장할 것으로 보이네요.

 

한글화에 대한 기사는 따로 적겠지만, 일단 완역과 음역이 뒤섞이면서 한동안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완벽한 현지화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음역으로 중계할 <스타크래프트> 중계방송과의 괴리감은 어찌해야 할까요. 결국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블리자드 코리아가 넘어야 할 산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