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소프트가 개발하고 구름인터렉티브에서 서비스하는 <위(WE) 온라인>이 오는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 동안 첫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합니다.
‘West & East’를 줄인 WE(위)라는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서양’과 ‘동양’ 콘셉트의 두 진영이 서로 대립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또한, 컨텐츠는 MMO와 MO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죠.
일종의 믹스&매치인 셈인데요, 과연 실제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요? 꾸러기소프트를 찾아가 1차 CBT를 앞둔 <위 온라인>(이하 WE)의 알파 버전을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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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사전 체험기는 <WE >의 ‘서양’ 파트 초반 부분과, 인스턴스 던전을 체험하고 작성한 것입니다. 스크린샷은 퍼블리셔인 구름에서 제공한 것을 이용했습니다.
패키지 게임 같은 인스턴스 던전 |
<WE>가 내세우는 핵심요소 중 하나는 바로 ‘MMORPG이지만 MO 요소를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MO’란 바로 ‘인스턴스 던전’(인던)을 말합니다. 실제로 <WE>에서는 인던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곳곳에서 굉장히 많은 인던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얼핏 봐도 하나의 마을에 5개가 넘는 인던이 있을 정도), 시나리오를 비롯한 주요 퀘스트들이 모두 인던에서 진행됩니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해 볼 만한 것은 <WE>의 인던이 무작정 평이한 구조는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패키지 게임이나 액션 RPG 스타일이었다고나 할까요?
컨텐츠 구성의 핵심 중 하나인 인스턴스 던전.
인던에는 기본적으로 ‘보스를 쓰러뜨려라’ 같은 클리어 과제가 주어지지만, 그 과정은 단순한 잔챙이 몬스터 사냥과 외길 진행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숨겨진 길 찾기’, ‘상자 위에 매달려 갈 수 없었던 길 가기’,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다음 단계로 진행’, ‘함정을 피해 타이밍 맞춰서 점프’ 같은, 액션 RPG에서 많이 봤을 법한 요소들이 즐비한 것입니다.
보스와의 전투 역시 대세에 따라(?) 거대한 몸집의 보스가 등장하며, 패턴을 파악해서 공격 타이밍을 잘 노려야만 합니다. 단순 마우스 클릭이나 스킬 난무로는 승리하기 힘듭니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적어도 인던을 공략하면서 단순 마우스 클릭만 하다가 졸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던 관련 퀘스트를 받으면 패키지 게임과 유사한 동영상 연출이 나온다. 참고로 인던은 ‘Easy/Normal/Hard’로 난이도가 구별된다.
일정한 타이밍으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함정. 타이밍을 잘 맞춰서 피해야 한다.
보스를 물리치면 이렇게 숨겨진 상자를 얻어서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클래스 구별이 없다?
<WE>가 내세우는 또 다른 주요 특징은 바로 캐릭터의 직업(클래스)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WE>에는 ‘검/도끼/둔기/지팡이/창’ 등의 무기가 등장하는데요, 이들 중 어떤 무기를 들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전투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각 무기는 ‘숙련도’가 있어서 숙련도가 높은 무기를 들어야 캐릭터의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 덕분에 유저들은 수시로 무기를 바꿔 가면서 다양한 상황 변화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가령 파티에 특정 무기가 부족하다면 무기를 바꾸고, 솔로잉을 할 때 멀리 있는 적을 끌어 오고 싶다면 임시로 원거리 무기를 들어 풀링을 할 수도 있는 식입니다.
‘F1’, ‘F2’, ‘F3’ 등에 무기의 단축키를 지정해서 수시로 바꿀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무기 중에서 ‘힐러’에 대응하는 것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신 이번에 체험한 알파 버전에서는 캐릭터의 체력(HP) 회복을 오직 ‘물약’으로만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물약은 쿨타임이 있어서 무작정 쓸 수는 없었습니다)
덕분에 거의 모든 캐릭터들은 솔로잉이든 파티 플레이든. 전투 중에는 무조건 ‘전투’ 하나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참고로 <WE>는 주민등록번호를 체크해서 남성 유저는 남성 캐릭터를, 여성 유저는 여성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성 캐릭터는 선택 불가.
무엇보다 전투에 집중!
<WE>는 그래픽만 보면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포근하며 귀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고로 이런 그래픽이라면 누구나 ‘폭력성은 비교적 덜하고, 아기자기한 게임 시스템들을 자랑하는 캐주얼 RPG’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실제로 <WE>와 비슷한 그래픽풍을 가진 시리우스엔터테인먼트의 <라임 오딧세이> 만해도 ‘생활형 RPG’를 표방하며, 전투 외에도 채집 등 부가 시스템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WE>는 다릅니다. ‘동양과 서양 콘셉트를 가진 양대 진영이 치열하게 대립한다’는 시놉시스만 해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전투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게임의 모든 컨텐츠는 대부분 ‘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그 외의 시스템들은 생략하거나 전투를 보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전투와 관련이 없는 시스템을 찾자면 ‘이모티콘’ 정도?
일례로 ‘연주’ 시스템만 해도 그렇습니다. <WE>에서는 캐릭터들이 바이올린, 클라리넷, 첼로, 트럼프 같은 각종 악기들을 들고 음악을 연주하고,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합주’를 펼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비노기>처럼 전투와 거의 상관 없는 음악 감상용 연주를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WE>의 연주 시스템은 그렇게 평화롭지(?) 않습니다. ‘캐릭터 버프’를 오직 연주로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저들은 음악 감상은 둘째치고 캐릭터 버프를 위해서 악기를 들고 연주를 해야 합니다.
연주 시스템의 존재 의미는 결국 ‘전투 보조’.
<WE>에서는 유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진행할 퀘스트를 스킬트리 같은 형식으로 보여 주는 ‘퀘스트 트리’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덕분에 퀘스트를 찾아 일일이 헤맬 필요가 없고, 그보다 전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힐러’가 없는 클래스 구성도 그렇고. 자유롭게 무기를 변경해서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등, 전반적으로 <WE>는 전투에 많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만약 ‘동양과 서양의 대립’이라는 게임의 기본 플롯까지 차후의 테스트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면, 정말 캐주얼한 그래픽과 다르게 굉장히 하드코어한(?) 전투 게임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서양은 캐주얼 판타지, 동양은 캐주얼 무협? 이번 체험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게임의 또다른 축인 ‘동양’ 쪽 컨텐츠였습니다. 1차 CBT에서는 오직 서양 진영만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동양은 알파 버전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개발팀의 도움으로 현재 개발 중인 동양 부분을 살짝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샷이나 영상 등으로 소개하지 못 하는 것이 아쉽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공개된 서양이 비주얼적으로 ‘캐주얼 판타지’의 느낌이라고 한다면, 동양은 <열혈강호 온라인>과 같은 ‘캐주얼 무협’의 느낌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서양 쪽과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서양과 다르게 원색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었고, 등장하는 건물은 웅장한 멋을 잘 살리고 있었죠. 물론 확실한 차별화라고는 하지만 서양과 동양 사이에 특별한 이질감이나 위화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WE>를 개발하는 꾸러기소프트의 김정현 기획이사에 따르면 양 진영은 완전히 다른 컨텐츠와 다른 톤의 그래픽을 보여 주기 때문에 마치 두 개의 게임을 만드는 것 같은 노력이 들었다고 합니다.
<WE>의 동양 진영 포스터.
꾸러기소프트 김정현 기획이사 미니 인터뷰
전반적으로 인던을 많이 강조하는데, 그렇다면 인던과 필드의 차별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김정현 이사(오른쪽 사진): ‘MO’라고 할 수 있는 인던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필드 사냥터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인던은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그리고 필드는 ‘경험치를 보다 많이 얻을 수 있는 장소’로 디자인하고 있다.
캐릭터의 클래스 구분을 없앤 의도는?
<WE>는 기본적으로 동양/서양 콘셉트의 두 진영이 대립하는 전쟁·전투 중심의 게임이다.
기존의 전쟁 중심 MMORPG에서는 다른 직업을 선택하려면 반드시 캐릭터를 새로 만들고, 길드를 탈퇴하고 다시 가입해야 했다. 이런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생각한 것이 바로 캐릭터의 클래스 구별을 없애는 것이었다.
전쟁 게임이면 양쪽 진영의 인구 불균형 문제가 걱정이다.
우리도 그 부분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향후 오픈 베타테스트를 하면 양쪽 진영의 인구 상황을 면밀하게 체크할 것이고, 만약 인구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면 특정 진영은 일정 기간 신규 캐릭터를 만들 수 없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
동·서양 MMORPG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아직 동양 진영은 공개된 내용이 적다.
오는 23일 시작되는 1차 CBT에서는 서양 진영을 우선 선보인다. 그래서 아직은 동양과 관련해서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하반기로 예정하고 있는 다음 테스트에서는 동양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때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1차 CBT에서 선보이는 컨텐츠의 양은 얼마나 되나?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번 1차 CBT에서는 서양 쪽만 우선적으로 공개할 것이다. 서양 쪽에서도 초반 부분. 구체적으로는 레벨 30까지의 컨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하지만 비록 초반이라고는 해도 ‘인던’부터 ‘숙련도 시스템’, ‘연주 시스템’ 등 <WE>의 기본이 되는 컨텐츠는 모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꾸러기소프트에서 살짝~ 보여준 동양 쪽의 마을과 건물 디자인 원화.